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종이우산
이정훈의 다른 상품
|
날이 추워지면 고양이들이 지붕 위에 옹송그리고 모여 앉은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밤사이 추위를 온몸으로 버텨낸 뒤, 해가 뜨면 그제야 해바라기를 하며 체온을 높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갑작스럽게 추워진 바람에 미처 겨울털로 갈아입을 틈도 없었다. 집안에 있어도 추운 계절, 길고양이들은 또 어딘가에서 가을 옷 한 겹으로 혹독한 겨울을 나고 아침나절에야 햇볕에 의지해 겨우 잠들 것이다. --- p.35
‘고양이만큼 햇살을 사랑하는 동물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붕 위에서, 담장 위에서, 설령 작은 화분 위에서라도 상관없다. 그저 몸 뉘일 곳과 한줌 햇살만 있으면 행복해질 준비는 이미 끝난 셈이다. 남은 것은 편한 자세로 몸을 뉘이고, 온몸을 노골노골하게 덥혀주는 햇볕을 한껏 느끼며 단꿈을 꾸는 일뿐. --- p.251 |
|
돌아보면 어느새 옆에 와 있는 조용한 걸음.
느긋한 졸음과 함께 번지는 미소.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봄은, 고양이로소이다. 고양이 마니아 사이에선 유명한 인기 블로그 ‘앙냥냥 월드’, 종이우산의 두 번째 길고양이 사진 에세이. 2010년 출간한 첫 번째 사진 에세이 『행복한 길고양이』는 길고양이에 대한 개성 있는 시각과 이미지로 ‘길고양이는 무섭다, 지저분하다’라는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린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은 1권 출간 후에도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기록한 길고양이 사진에 유머러스하고 감성적인 글을 함께 담았다. 지난 1권의 표지를 맡았던 아기 고양이 수염이가 넉살 좋은 아저씨가 고양이가 되어 삼청동 골목길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나 동국대의 터줏대감 반야 고양이 가족 이야기, 길고양이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등 때로는 찡한, 때로는 유쾌한 길 위의 묘연들을 만날 수 있다. 하루하루가 생존이 달린 고달픈 삶이지만 그 안에 행복이 있고 사랑이 있었다. 우리와 닮은 표정의 길고양이들이 전하는 소박한 풍경들 고양이 마니아 사이에선 유명한 인기 블로그 ‘앙냥냥 월드’, 종이우산. 그가 찍은 길고양이의 사진을 엮은『행복한 길고양이』에 이어 두 번째 고양이 사진 에세이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이 출간되었다. 2010년 출간한 첫 번째 책은 길고양이에 대한 개성 있는 시각과 이미지로 ‘길고양이는 무섭다, 지저분하다’라는 편견을 한방에 날려버린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은 1권 출간 후에도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기록한 길고양이 사진에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글을 함께 담았다. 1권의 표지를 맡았던 아기 고양이 수염이가 덩치 크고 넉살 좋은 아저씨가 고양이가 되어 삼청동 골목길을 지키고 있는 모습이나 동국대의 터줏대감 반야 고양이 가족 이야기, 길고양이와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등 때로는 찡한, 때로는 유쾌한 길 위의 묘연들을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길이라 부르는 곳이 그저 그네들에겐 집일 뿐, 길 위에서 살아가고 있는 길고양이들에게도 삶이 있고, 사랑이 있었고, 소소한 여유가 있고, 나름의 행복이 있다. 그 사실을 깨닫고 나서부터 길고양이들을 찍기 시작했다는 저자 종이우산. 저자는 길고양이들의 척박한 삶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고양이 책들과 달리 이 책에서 커다란 메시지나 주장을 앞세우지 않는다. 그저 조금만 관대해 달라고, 이렇게 우리와 비슷한 감정과 닮은 표정을 가지고 있는 작은 존재에게 약간의 염려와 배려를 나눠주면 어떨까? 하고 묻는다. 애정이 듬뿍 담긴 이름을 갖고 있는 고양이들의 사진과 그들의 사연을 보다 보면, 어느새 저자의 물음에 끄덕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란 것을. 조금만 마음의 문을 열고 바라본다면 고양이는 무섭고 섬뜩한 영물이 아니라 보드랍고 따뜻하고 나른한 봄날 같은 존재다. 시간이 흘러 계절이 바뀌고 재개발로 거리가 바뀌어도 그는 묵직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길고양이를 찍는다. 그의 길고양이 산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작가의 말 길에서 만난 고양이들 중, 유난히 사람에게 의지하는 녀석들이 있다. 내민 손에 쭈뼛거리며 다가오는 녀석, 얼굴을 보자마자 우엥우엥 밥을 달라며 보채대는 녀석, 손끝에 코를 비비며 인사하는 녀석, 그리고 만져달라며 온몸을 던져오는 녀석까지. 모습이야 어떠하든 낯선 사람인 내게 기대어 오는 고양이들을 보면 ‘아, 누군가가 참 잘 보살펴준 모양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안심이 되면서도, 또 한편으로 ‘이렇게 경계심 없이 다가서다가 행여 나쁜 사람을 만나 해코지라도 당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마음 아픈 소식들이 전해져 오기 때문이다. 이제 좀 무뎌질 때도 됐는데 아직 멀었나 보다. 먼저 다가오는 길고양이가 행여 해코지 당할까봐 걱정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오랜 세월 누군가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 의해 다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예뻐해 주지 않아도 좋으니, 아니 설령 싫어하더라도 상처만큼은 입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