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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 소설집 『16년』
어떤 동행 배웅 그해 여름 반응의 속도 16년 합장 태풍 전야 탐색전 관전기 이인록 작품론 |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하나 되는 기억을 현재화하기…문흥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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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먼 나이트는 『단편소설 쓰기의 모든 것』이란 책에서 ‘서로 모순되지만 부분적으로 진실이라고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하나, 소설 쓰는 법은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지 누구에게 배워서 알 수 있는 게 아니다. 둘, 배워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작법서를 읽어서 알 수는 없다. 셋, 작법서를 읽어서 알 수 있는 것이라고 해도, 자연스럽고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창작 과정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바람에 자신의 참신성을 억누르게 된다고 했다. 내 곁에 여러 필독서가 곁에 있었지만 시간에 비해 성과는 참으로 미미했다.
이제 칠삭둥이 『16년』을 세상에 내보낸다. 부끄럽기 짝이 없다. 그동안 원고지 2~30매의 소품들이 80매의 졸작으로 바뀔 때에도, 마음 한구석 ‘실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자문만 할 뿐이었다. 중편으로도 가당찮다고 여겨진 것은, 장편으로 엮어야 할 ‘실종’을 붙들고 있고자 하는 당위성이 내 몸 어느 구석에 남겨져 있다고 생각해서였을까. 등단을 지켜보시고 “어서 책을 엮어야지”라고 쉼 없이 일러 주셨던 김지연 선생님께 큰절 올린다. “끊임없이 쓰라” 하신 말씀을 평생 가슴에 담는다. 동리목월 문창대에서 쉼 없이 가르침을 주시는 교수님과, 창작의 열정을 함께 가슴에 담는 소설반 문우 여러분께도 고마움을 전한다. 과분한 해설을 써 주신 문흥술 교수님께도 진심 어린 감사를 드린다. 부족한 글을 살펴 주시고 쾌히 뒷표지를 장식해 주신 김지연 선생님과 임헌영 선생님, 이순원 선생님께도 머리 숙여 감사를 드린다. 온통 일천한 것으로 가득한 제게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문예바다 백시종 편집인과 모든 편집진에도 감사를 드린다. 퇴고할 여지가 아직 많음을 고백한다. 부족함이 배어 있는 졸작을 거두고 살펴서 출간할 용기를 준 국가문화예술위원회의 격려는 크나큰 힘이 되었다. 『우리동네』와 『관촌수필』 『내 몸은 너무 오래 서 있거나 걸어왔다』 등 보석 같은 작품을 읽을 수 있게 해 주신 이문구 선생님은 뼛속 깊이 스승이다. 선생님의 유장한 문장의 줄기와 가지는 내 글의 뼈대를 구성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재미있어야 한다. 쉬워야 한다. 아름다워야 한다. 슬퍼야 한다.’를 소설 4원칙으로 우뚝 세우신 한승원 선생님의 원칙이 내겐 경전이다. 외람되지만 내 손에 들려지는 모든 소설들은 ‘소설 4원칙’ 적용에서 예외는 없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번 소설집을 통해, 작가는 전통적 인간 윤리에 기초한 기억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로 확대하면서, 또한 삶과 죽음, 산 자와 망자의 경계를 넘어서는 영역으로 심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작품들을 읽으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최첨단의 시대에 전통적인 인간 윤리에 대한 기억을 끄집어내는 이 작품을 구닥다리라고 폄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소설은 시대의 변화나 유행을 발 빠르게 좇아가는 천박한 예술 장르가 아니다. 소설은 느린 발걸음으로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절대적으로 지향하면서, 급속한 시대 변화에 내포된 비인간적인 문제점을 그 본질적 측면에서 날카롭게 비판하는 둔중한 장르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에 대한 따뜻한 정과 자연과의 소중한 교감에 대한 기억을 절대화하고 그 기억을 현실 사회에 현실적 가능태로 현현하려는 이인록의 이번 소설집은 매우 유의미하다. 오늘날 4차 산업혁명의 화려한 이미지만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작품들에서는 결코 접할 수 없는, 진정 인간의 인간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이번 소설집은 아프게 깨달을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 「문흥술(평론가)_이인록 작품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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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듯 아닌 듯, 그래서 아픔처럼, 미련처럼 그리움으로 남은 청소년기의 우정과 사랑에 대한 아련한 회억이 서정적인 필치로 펼쳐진다. 격렬하진 않으나 가슴 한편에 오롯이 상처로 남았던 사건들이 미완인 채로 끝나 버리는 결말도 이 각박한 세상살이 속에서 경상도 사나이의 깊은 속정을 느끼게 해 준다. 어차피 인생 자체가 어정대다 미완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던가. “금성산 너머 멀리 탑리역을 떠나가는 기차의 기적소리가 워낭소리와 함께 환청인 양 들려왔다.”(「그해 여름」)라는 구절처럼 나에게는 친숙한 경상북도 일대의 지명들이 수시로 등장하여 아늑한 향수에 젖어들게 해 준다. - 임헌영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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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등단작인 「배웅」의 경우 현대와 과거, 토속이 어우러진 배경과 천륜을 넘는 참 우정, 신령재에서 맞는 혼령의 배웅 설정 등이 이채로웠고, 단편소설의 정형을 보듯 빈틈없는 구성과 깔끔한 문장도 돋보였다. 여러 작품마다 토속적인 서정성을 확장시키는 분위기가 곳곳에 배어 있는데, 「그해 여름」에서는 12살 소년과 집에서 키우는 한 식구 같은 황소와의 인간적 교감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특히 표제작인 「16년」은 16살 고양이의 시선으로 그려낸 휴머니즘을 현대에 사는 보편적 일상과 함께 세밀한 묘사로 담담히 보여 주고 있다. 등단 3년을 맞으며 펴내는 이 소설집을 시작으로 부지런한 창작을 계속 이어 가길 바란다. - 김지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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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작가 이인록의 소설엔 그가 오래 받들고 지켜 온 삶의 전통과 유학의 향훈이 흐른다. 이 향훈은 학교에서거나 책을 통해서 배우고 익힐 수는 있어도 그것만으로는 향기가 나지 않는다. 어릴 때부터 삶 속에 체화해 온 사람만이 낼 수 있는 인문의 향기며 인본의 향훈이다. 첫사랑의 아련한 그림자와 억만금으로도 살 수 없는 소년기의 우정을 그린 작품에서도 그가 오랜 삶 속에 중시하고 일상으로 실천하고 있는 유학의 법도가 흐른다. 「합장」과 「배웅」을 읽을 때면 나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고 마음을 여미게 된다. 그의 소설은 삶의 향기가 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가르쳐 주는 동시에 그 향기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준다. 과일로 비유하면 그것을 놓아 둔 자리에 아주 오래 향기가 깃드는 소설이다. 이 향기를 많은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 이순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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