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마 터치, 크레마원 기본뷰어 이용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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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못생겼다는 건 뭘까? 우리 부모님에겐 보이지 않는 무엇이 그 세 명의 남자아이에게는 보였던 걸까? 못생김은 어디에 있을까? 내 코는 제대로 된 코고, 콧구멍도 두 개 있다. 내 눈은 멀쩡한 눈이다. 내 뺨도, 입도. 내 눈에, 코에, 입에, 그 안의 무엇이 날 못생기게 하는 걸까? --- p.35
나처럼 생긴 여주인공은 아무도 없었다. 나를 모델로 한 건 하나도 없었다. --- p.36 샴푸를 파는 데에 미인이 동원되었다. 하지만 그런 게 제일 필요한 사람은 미인들이 아니다. 립스틱도. 수분 크림도. 믹서를 파는 것조차 미인에게 의지했다. 냉장고조차. 냉장고는 미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게 틀림없었다. 그러니 난 평생 냉장고를 갖지 못하겠지. 난 신선한 음식을 포기해야 했다. --- p.44 우리는 평등하게 태어나지 않는다. 자연의 법칙이 그러했고, 동물 세계에도 차별이 있다. 두꺼비가 있는가 하면 무당벌레가 있다. 다들 두꺼비를 꺼리고 무당벌레를 찾아다닌다. --- p.51 여성적이라는 건 여성의 특징인데, 여성 중 4분의 3이 스스로가 여성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그러니 여성 4분의 3이 자신의 본성과 어긋나는 셈이다. 생각해 보시라. 사실 그 말은 통제 수단이었다. 여성성이란 여자들을 위해 지은 가장 교묘한 감옥이었다. --- p.126 어쨌거나, 설령 여러 차례의 기적적인 수술을 거친다 해도 타고난 미녀, 천연 미인, 아름다움의 귀족인 그들은 결코 나를 그들 중 하나로 받아들일 리 없었다. 나는 성형 미인으로 여겨지겠지. 벼락부자라는 말처럼 벼락 미녀라고. --- p.143 나는 적극적으로 다가가길 포기했다. 더 이상 벽에 부딪치고 싶지 않았다. 사랑이 나를 찾아오거나 아니면 오지 않거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산다. 그리고 사랑은 결코 오지 않는다. 그들은 거기에 익숙해진다. 어떤 이들은 그런 희망이 없는 인생이 더 홀가분하다고 여긴다. --- p.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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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못난이는 안 돼!〉
유년을 깨부순 한마디로 시작된 끝없는 모험기. 상처 가득한 여정의 끝에는 당신을 위한 특별한 무대가 준비되어 있다. ─ 소설가 은모든 〈못난이〉 길렌의 아름다운 인생 뛰어난 그래픽노블 작품을 꾸준히 소개하는 미메시스에서 소설가 프랑수와 베고도가 글을 쓰고 신예 만화가 세실 기예르가 그림을 그린 페미니즘 그래픽노블이 출간되었다. 어릴 적부터 외모 콤플렉스에 시달린 한 독신 여성의 인생을 1인칭 시점으로 세심하게 풀어낸 『나의 미녀 인생』은 프랑스에서 출간되었을 당시 〈과감한 페미니스트적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평범한 보통의 가정에서 외동딸로 태어난 길렌은 엄마 아빠의 사랑과 함께 이웃집 남자아이 〈질〉과 오누이처럼 지낼 정도로 즐거운 유년 시절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의 다른 남자아이들이 길렌을 배척하며 〈못난이〉라고 부르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 순간, 길렌은 추락을 경험한다. 〈못난이〉라는 한 마디는 길렌의 마음에 구멍을 뚫기 시작해 인생 내내 그녀를 따라다니며 상처를 입힌다. 길렌은 자신이 동화 속 주인공들과 다르게 생겼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실제 생활에서도 공주들, 즉 미녀들이 존재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그때부터 길렌은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마치 벽처럼 행동한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너무나 쉽게 〈못난이 길렌〉이라 부르고 그녀를 놀린다. 길렌은 생각한다. 못생김이라는 심각한 병은 평생을 달고 살아야 하며 자신을 어디서나 구속하고 방해한다고. 〈마치 들어갈 수 없는 회전목마가 있는 놀이공원을 돌아다니는 것〉 같다고. 그렇다면 길렌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 〈못생김〉이라는 저주에서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걸까. 그녀도 남들처럼 회전목마를 탈 수 있을까. 길렌이 말하는 〈나의 미녀 인생〉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거울을 딛고 무대 위에 올라서기 위해 〈길렌은 회전목마에 오를 수 없는 소녀의 선택지를 탐색하고 하나씩 맛본다. 앞으로 나서지 않고 눈에 띄지 않도록 애쓰던 시기를 거쳐 전략적으로 미인의 들러리를 자처하며 남자들과 어울려 본다. 그 과정에서 벼락같은 실연의 트라우마를 겪기도 한다. 다음 차례는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는 다양한 펑크족들과 어울리는 모험에 할당된다. 성형외과를 찾아보기도 하지만 이내 박차고 나간 후에는 사회 복지사로 변신한다. 직장에서 남자 친구가 있는 척 가장해 보는가 하면 휴가 때 단체 여행을 떠나서는 새로운 만남을 기다려 보기도 한다. 이윽고 고독을 받아들였다고 느끼며 무심한 고양이 (무구하던 어린 시절 단짝의 이름과 같은) 질, 광대한 자연, 극장의 어둠 속에서 안식을 맞이하는가 싶더니 돌진하듯 다가오는 여성을 만나 헤테로섹슈얼의 정체성을 벗어던질 수 있는지 시험해 본다. 그러고도 길렌의 모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의 미녀 인생』이 흥미로운 지점은 바로 여기에 있다. 길렌은 분명 삶이라는 놀이공원 안에서 소수에게만 허락된 회전목마에 지나치게 오랫동안 사로잡혀 있었다. 그러나 그 힘을 동력으로 이 기묘한 놀이 공원의 곳곳을 탐험했다. 회전목마가 아니라면 롤러코스터는 탈 수 있을까? 바이킹은 어떨까? 혹시 범퍼카에는 내 자리가 있지 않을까? 귀신의 집에는? 하면서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놀이공원 안을 활보한 것이다. 잠깐, 가혹한 운명을 거부하고 끊임없이 좌절하면서도 모험을 이어 나가는 자, 이것이야말로 전형적인 《주인공》의 모습이 아닌가!〉 ─ 소설가 은모든의 「추천의 글」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