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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착에 대하여
2. ‘그럴 마음’에 대하여 3. 취향에 대하여 4. 짝미움에 대하여 5. ‘갈까’에 대하여 |
Seiko Tanabe,たなべ せいこ,田邊 聖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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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아가. 이제 와서 숫총각으로 돌아가 뭘 어쩌겠다는 거니. 또 그런 소란 피우고 싶지 않아.”
“내가 뭐해줄까? 다리 주물러줄까? 허리 주물러줄까? 목이랑 어깨 같은 데 안마해줄까?” “결혼해준다든가?” “해도 돼. 까짓 것. 그래. 결혼 대바겐세일. 문제없어. 헐값이오, 헐값. 결혼이든 뭐든 합니다, 해. 싸요, 싸. 염가 판매, 가져가세요. 가져가. 도둑아.” “화났다고 아무 말이나 막 하기야? 결혼 같은 건 할 필요 없어. 그냥 지금처럼 영원히 네가 내 근처에서 맴돌고 있어줬으면 하는 거라고.” “이것 봐. 드디어 본심이 드러나는군.” 그래. 나 때문에 애타하는 남자들이 내 주변에서 맴돌고 있으면 좋겠어. 그러다 나는 ‘이 사람이다’ 싶은 남자랑 결혼하는 거야. 나는 여자의 그런 인생을 꿈꿔왔다. 결혼도 하지 않을 남자랑 더는 복잡하게 얽히고 싶지 않다. 왜 그런 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걸까. ---「집착에 대하여」 중에서 우메모토는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남자로, 껍질을 깐 매끈한 달걀 같은 얼굴에 오목조목 이목구비가 잘생겨서 왠지 모르게 리엔의 후계자 같은 분위기가 난다. 여름에도 긴팔 와이셔츠 차림에 피부가 새하얗고 시원스러운 생김새를 하고 있으며 말라서 키만 크다. 이시이 유미코와 기요카와 하나에의 말을 빌리면 “어딘가 모르게 남자 냄새가 나질 않아”라고 한다. 젊은 여자는 깐깐하기도 하지. 남자 냄새가 물씬 풍기는 남자를 보면 “남자 냄새가 너무 나. 욕망이 번뜩거리고 있는 게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지 않니?”라며 비난하기도 한다. 아, 정말. 그녀들은 태어날 때도 입부터 나왔을 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 또한 우메모토에게 매력을 느끼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죄송합니다만, 패스하겠습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이유랄 건 딱히 없지만, 한 가지 말하자면 이 남자랑 함께 침대에서 ‘그럴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나도 야마무라 후미오를 우습게 여길 처지가 아니다. 이 나이가 되니까 남자를 봤을 때 그럴 마음이 ‘드느냐’, ‘들지 않느냐’가 신경이 쓰이곤 한다. 그러고 보면 남자나, 여자나 다 똑같은 것 같다. 여자도 그런 생각을 하지만 지금까지의 사회 관습 때문에 “그런 생각 해본 적 없어요. 그럴 마음이 드냐고요? 어머, 부끄러워. 하, 정말……”이라는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바로 내숭이라고 한다. ---「‘그럴 마음’에 대하여」중에서 “흠, 냄새 좋다. 분위기 한번 좋구나.” 스미타니는 여자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곳에만 가면 생기가 도는 남자인가보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저기 말이야, 와다 씨. 아무 생각 없이, 포근하게, 스리슬쩍, 깔끔하게, 싹싹하게, 거침없이 자지 않을래?” 결단코 포기를 모르는 놈이다. ---「취향에 대하여」 중에서 예전의 나였다면 누가 누구랑 뭘 하든 내 알 바 아니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여간 나에 관한 것에만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 남자가 나에게 마음이 있을까, 없을까? 나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을까, 없을까? 나는 그 남자와 이 남자 중 누구를 좋아할까? 그런 생각뿐이었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다른 남녀 관계를 궁금해하다니. 이건 노화의 징조다. 시내에 나가 미니스커트 입은 젊은 여자를 보면 바로 심술보가 발동해 다리 쪽으로 시선을 두고 물끄러미 쳐다보게 되고, 클럽에 가는 것보다 오이데야스에서 먹고 마시는 것이 더 좋다. 폐암이나 피부가 거칠어질까봐 담배 피우기를 주저하는 것은 그나마 아줌마 지수가 낮은 편이다. 다른 사람의 이성 문제 때문에 내 마음에 잔물결이 일렁이는 것은 아줌마 지수가 꽤 높은 예다. 게다가 바로 옆자리에서 일하는 남자가 천연덕스럽게 여자와 사귀고 있었다니, ‘용서할 수 없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것이 바로 아줌마 중의 아줌마라는 증거가 아니고 뭐겠어. 나는 우메모토와 마사코가 사귄다는 사실보다도 내 아줌마 지수에 실망하고 말았다. ---「‘갈까’에 대하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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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는 어땠어? 혼자 자기엔 너무 넓지?”
와다 아카리. 여자. 서른한 살. 2남2녀 중 둘째. 오사카 거주. 단기대학 영문학과 졸업. 무역회사 근무 중. 경력 10년의 베테랑 직장인. ……그리고 아직 미혼. 좋아하는 물건들로 원룸을 채우고 가구점에서 특별히 구입한 더블 침대도 매일 가지런히 정돈한다. 여기에 같이 누울 수 있는 남자만 구하면 내 인생은 완벽할 텐데! 단 한 번의 인생, 여러 번의 연애 여자라면 여자라는 사실을 버려서는 안 된다 나는 아직 ‘여자라는 것’에 대해 꿈과 희망을 품고 있다 2012년 일본 KTV 12부작 드라마 〈필로우 토크~침대를 향한 기대~〉 원작소설 드디어 한국어판 출간 아쿠타가와상, 요시카와에이지상, 기쿠치간상, 이즈미교카상, 일본문예대상, 요미우리문학상, 문화훈장 수상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신작 장편소설! “이것이 일본 연애소설의 저력이다” ― 세대를 이어 여성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다나베 세이코의 걸작 연애소설 『침대의 목적』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딸기를 으깨며』, 『서른 넘어 함박눈』 등으로 국내에서도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다나베 세이코의 새로운 장편소설 『침대의 목적』이 ‘단숨’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어머니의 애독서에서 딸의 애독서로 세대를 이어 끊임없이 읽히고 있는 일본 연애소설의 스테디셀러로, 아직도 낭만적인 결혼을 꿈꾸는 올드미스 ‘와다 아카리’의 좌충우돌 싱글 라이프를 위트 있는 시선으로 그려내 많은 독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85년 3월 첫 단행본이 출간된 이래 신장판, 문고판 등으로 끊임없이 재출간되었고 2012년에는 일본 민영방송 KTV에서 다바타 도모코, 나카무라 유리가 주연을 맡아 12부작 로맨틱코미디물 〈필로우 토크~침대를 향한 기대~〉라는 제목으로 드라마화되어 다시 한 번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이 드라마는 그해 일본 민영방송연맹으로부터 드라마방송 부문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침대의 목적』은 이십대 시절 불장난의 대상이었던 연하남 ‘후미오’, 능력 있고 대화가 잘 통하고 심지어 잘생겼지만 어쩐지 성적 매력이 없어 계륵 같은 직장 동료 ‘우메모토’, 능수능란한 마흔아홉 살의 바람둥이 유부남 ‘스미타니’ 그리고 새로 이사한 맨션 바로 옆 건물에서 근무하는 우락부락한 외모의 수학 강사 ‘규타’ 사이에서 고민하는 서른한 살의 여주인공 와다 아카리의 모습을 간결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고 있다. 원치 않은 독신 생활에 질린 아카리, 언젠가 찾아올 거라 생각했던 ‘두 사람만의 생활’이 좀처럼 오지 않고 삼십대로 접어들자 아카리는 과감하게 여성 전용 아파트(한국으로 치면 여성 전용 고시원)를 박차고 나와 원룸 맨션을 얻고 새로운 가구와 가전을 들인다. 순서를 바꾸어서 독립된 주거 환경을 먼저 완성하고 그 공간을 같이 나눌 남자를 나중에 찾겠다는 계획이다. 아카리의 이런 계획은 직접 고른 벽지와 커튼, 입욕제 같은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어 원룸 맨션에서는 다소 사치스러운 존재인 ‘주문 제작한 더블 침대’의 구입에서 정점에 달한다. 물론 이 ‘침대의 목적’은 물론 여기에 아카리와 같이 누울 어떤 남자, 아직 누군지는 모르지만 곧 아카리 앞에 나타날 거라 믿는 어떤 남자에 있다. 다나베 세이코는 아카리가 보여주는 씩씩하되 결코 궁상맞거나 비굴하지 않은 삼십대 여성의 일상, 다시 말해 싱글 여성의 연애와 우정과 직장 생활을 통해 2030 여성 독자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라는 동질감을, 그 시절을 통과한 여성으로서 격려와 응원을 선사한다. 이건 내 모습이잖아, 라는 생각이 드는 기분 좋은 연애소설을 읽기란 의외로 쉽지 않다. 이 소설은 그것을 해낸다. 다나베 세이코는 ‘일본 연애소설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연애와 여성의 미묘한 심리를 탁월하게 그려낸다. 냉소적이지도 않지만 순진무구하지도 않고 필요 이상 무겁지도 않으나 가볍지도 않다. 평범한 듯이 비범한 문장은 읽는 이가 간직해온 과거 연애감정과 연애와 관련된 사소한 기억까지도 불러일으키고 등장인물의 행동과 심리 묘사에는 오늘날 여성의 삶에 대한 작가의 통찰력이 곳곳에 숨어 빛을 발한다. 주인공 아카리와 그녀의 올드미스 친구들은 월급날이면 근사한 요릿집에 가서 일본주와 계절 요리를 먹고 평소에는 연기 자욱한 허름한 선술집에서 같이 술을 마시며 남자에 대해 수다를 떤다. “내가 필요할 때만 남자가 곁에 와주면 좋을 텐데”라는 아카리의 독백에 동의하지 않는 여성 독자는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이 소설에서는 여주인공 와다 아카리의 밉지 않은 자기 긍정의 에너지가 첫 문장에서부터 끝 문장까지 흘러넘친다. 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는 남녀 관계에 대한 환상, 혹은 현실, 워킹우먼의 고달픔과 달콤함은 가감 없이 그려낸 『침대의 목적』 한국어판 출간을 통해 한국 독자들도 일본의 여성 독자들을 삼십 년간 매료시킨 ‘다나베 세이코 월드’에 더 한층 가깝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추천 글 읽으면서 왠지 어디서 이것과 비슷한 것을 본 듯한 기분이 든다면, 그것은 1998년부터 방영을 시작해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화제를 모은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때문이리라. 그렇지만 1985년 초판이 출간된 다나베 세이코의 이 작품은 〈섹스 앤 더 시티〉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면서 그보다 무려 14년이나 먼저 나온 작품이다. : 소설가 나카지마 교코(『침대의 목적』 2011년도 슈에이샤 문고판 ‘해설’ 중에서) 다나베 세이코의 소설을 전부 다 읽었지만 한 번도 실망한 경험이 없다. 읽고 나면 언제나 마음속에 ‘다행이다’라는 기분이 밀려온다. 이 ‘다행이다’는 이제 다시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의미다. 사람을 싫어하면서 사는 인생이 즐거울 리가 없으니까. : 소설가 야마다 에이미(에세이집 『AMY SHOWS』 신쵸샤 문고판 중에서) 다나베 세이코 소설 속 성애(性愛)가 육체적 차원을 넘어서 우리에게 와 닿는 건 그 안에 기쁨과 슬픔, 현재와 과거, 삶과 죽음이라는 상반된 사건을 간단히 돌파해버리는 통찰력이 숨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다나베 세이코가 만들어낸 여성 인물들은 모두 현명한 시선으로 인생의 심오한 중심을 응시하고 있다. 그녀들은 조용히 지켜보는 태도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나간다. : 소설가 오가와 요코(『다나베 세이코 전집 제12권』 슈에이샤판 「그녀들의 현명한 눈동자」 중에서) 나와 어머니는 둘 다 다나베 세이코 선생님 소설의 열렬한 팬이다. 우리 모녀는 종종 선생님의 소설을 화제로 삼아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하지만 선생님의 소설은 작품 수가 워낙 많으시기 때문에 이야기가 잘 안 통할 때도 있는데 그래도 『구애』(한국어판 제목은 ‘노리코, 연애하다’), 『아주 사적인 생활』, 『딸기를 으깨며』 같은 3부작은 다르다. 나도 어머니도 손꼽아 좋아하는 다나베 세이코의 작품들이다. : 소설가 와타야 리사(『다나베 세이코 전집 제6권』 슈에이샤판 「내가 태어났을 때 나왔던 소설」 중에서) ― 30여 년 전에 쓰인 소설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을 만큼 신선하게 읽힌다. 현대 일본 여성의 바이블이라 할 만하다. (일본 독자 서평) ― 그간 수십 번은 재독해왔을 것이다. 그때마다 새로운 문장을 발견하고 공감하고 동요한다. 이런 소설은 일본에서 다나베 세이코밖에 쓸 수 없다. (일본 독자 서평) ― 여기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남녀 불문 모두 사랑스럽다. 친한 친구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여자의 미묘한 속내가 솔직한 문장으로 쓰여 있어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빙그레 웃게 된다. (일본 독자 서평) ― 여자의,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작품! (일본 독자 서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