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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선 열차를 복원하다서울에서 원주까지를 잇는 경원선은 한반도 서쪽에서 동쪽 사이를 가로지르며 한반도 중앙을 남북으로 연결하는 철도망이다. 남북 평화 시대가 열린다면 동서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 환경, 관광 벨트로 연결할 수 있는 노선으로 꼽힌다. 금강산선은 경원선 복원에 관한 논의가 일어날 때마다 복원 논의가 부각되는 노선이다. 철원역에서 이어지는 금강산선은 여러 가지 점에서 당시 철도 노선들과는 차이가 있었다. 최초로 민간 자본으로 구축되었다는 점, 최초로 운행된 전기 열차라는 점, 당시에는 유일하게 관광 목적의 열차였다는 점 등에서 그렇다. 금강산선 열차는 1926년 881명, 1931년 15,219명, 1939년 24,892명을 태우며 하루 일곱 차례까지 왕복 운행했다. 1944년 10월, 태평양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철강재가 부족해지자 일본은 창도군에서 내금강 사이의 궤도를 철거해 뜯어 갔다. 이 일로 사실상 운행이 종료되었으며, 한국 전쟁이 당시 상당 부분이 파손되었다. 이후 종전을 거쳐 휴전선이 놓이면서 완전히 폐선되었다. 1998년 현대 아산에 의해 금강산 여행 루트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 길은 동해안을 통해 외금강산에 이르는 길로 금강산선과는 전혀 다른 길이다. 작가는 어느 날 아버지의 금강산 여행기를 들으며 금강산선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생겼고,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금강산선 전차 설계도면’을 근거로 3D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지금은 볼 수 없는 금강산선 전차의 외형을 복원했다. 만화라는 매체의 특성이 아니라면 이렇게 생생하게 금강산선을 보여 주기는 어려울 것이다. 더불어 동시대의 다른 철도 자료를 활용해 열차 내부의 디테일 또한 되살려냈다. 그 기차를 운행했던 승무원들과 그 시대를 살아간 승객들까지… 열차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일제 강점기 말기의 시대상을 자세히 그려내고 있다.방옥이네 1박 2일, 금강산 여행전쟁 때문에 곧 일본군이 금강산선의 선로를 뜯어 갈 거라는 소문이 파다해지자, 노선이 폐선되기 전에 금강산을 가려는 사람들이 철원역에 몰려들었다. 철원에 사는 방옥이네와 덕칠이네도 금강산 여행을 계획하여 두 가족이 함께 여행에 나선다. 한 사람당 운임이 7원 56전, 당시 쌀 한 가마니 값이기에 방옥의 아버지 김광일은 함께 가지 못하고 친구 부용(덕칠의 아버지)에게 가족을 부탁한다. 왁자지껄한 관광열차 객실에서부터 두 가족의 금강산 여행이 시작된다. 짧다면 짧은 1박 2일, 하지만 수년 동안 마음에 쌓아 둔 이야기를 서로에게 건넬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여섯 살 차이밖에 나지 않는 의붓어머니와 딸, 조금순과 금옥은 어색했던 지난 시간을 뒤로하고 서로 이해하게 되며, 다음 달이면 징용에 가게 되는 덕칠은 오랫동안 숨겨 왔던 금옥에 대한 연모의 마음을 전한다… 10장으로 구성된 열 개의 에피소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비로봉에 올라 일출을 기다리며 금강산 여행의 막바지에 이른다.1940년대 철도에 관한 사소한 정보이 책은 열 개의 에피소드 사이에 흥미로운 철도 토막 상식을 담아 금강산 여행에 생생한 즐거움을 더했다. -열차에서 먹던 음료: 인천의 스타 사이다, 평양의 금강 사이다, 스타 하이 코라 (83쪽)-열차 도시락: 안변역 도시락, 조치원역 도시락, 경주역 도시락, 대전역 도시락 (84∼5쪽)-철도 기관사, 보선원, 차장의 복식 (114쪽)-승차권, 검표 가위와 개표 가위 (115쪽)-스위치백, 산악지대의 지그재그 철도 (119쪽) -완목 신호기와 철도 수신호 (128∼129쪽)- 내금강역과 주변 숙박 시설: 장안사 호텔, 내금강 여관 등 (157∼158쪽)- 금강산 여행 스탬프 북 (159쪽)-내금강 여행 코스와 비로봉 정상 인근의 구메 산장 (180∼181쪽)작가의 말아버지는 말씀이 참 많으시다. 밖에 나가셨을 때도 집에 계실 때도, 왕성한 수다를 즐기신다. 가족끼리 하는 식사 자리는 거의 아버지의 수다로 채워진다. 우리 집에서 조용한 식사는 남의 이야기였고 어릴 적에는 남들도 수다를 떨며 밥을 먹는 줄 알았다. 아버지는 약주도 좋아하신다. 고주망태가 될 정도로 드시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하는 반주 정도로 술을 즐기신다.가끔 아버지의 술친구로 한두 잔 같이 들이켜다 보면 아버지의 수다는 술과 융합이 되어 더욱 강력해지고, 속에 있던 이야기를 하시기도 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약주를 드시다가 “내가 옛날에 기차 타고 금강산에 갔다….”라고 이야기를 시작하셨다. 무한 반복되던 수다가 아닌 처음 듣는 소재의 이야기는 작가인 나의 흥미를 끌었다. 이야기를 듣다가 언젠가 만들어 보리라는 생각을 가졌다.그렇게 나의 마음속에 간직하다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제는 일로써, 금강산에 간 아버지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되었다. 아버지의 어릴 적 경험이기에 기억의 오류를 수정하며 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금강산선 이야기』는 언제고 만들어 보고 싶었던 우리 가족의 역사이다. 김은성 작가의 『내 어머니 이야기』, 정용연 작가의 『정가네 소사』를 봤을 때 부러운 점이 있었다. 자신의 가족 역사를 작품에 담았다는 것이다. 가족의 작은 역사를 기록한다는 것은, 팩트가 주는 감동도 있지만, 작품에 재미라는 요소를 넣기가 힘든 점도 있다.그래서 『금강산선 이야기』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팩트의 빈구석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처음 생각한 제목은 ‘두 여자 이야기’였다. 어느덧 훌쩍 자란 의붓딸과 새엄마의 갈등을 심도 있게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작품을 그려 내는 과정에서 가족 여행이라는 이야기 안에 서로 간의 이해를 담아내고자 했다.『금강산선 이야기』는 대부분 과거의 이야기를 보여 주지만, 미래의 바람으로 끝을 맺는다. 실현이 가능한 미래의 이야기를 넣으면서 남과 북이 서로 여행 정도는 갈 수 있었으면 하는 작가의 개인적인 바람을 넣은 것이다.마지막으로 철도의 역사를 다루고 있는 부분에서 철도 상식의 오류를 잡아 준 코레일의 나정현 님과 이 작품이 나올 수 있게 도와준 김도현 님, 김영우 님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해 주신, 이 작품의 주인공이자 나의 아버지인 김방옥 님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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