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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사
일러두기 여는 글 1장 옛 그림을 읽는 비밀의 열쇳말 1. ‘해음’으로 그림 읽기 2. 가볍게 시작하는 ‘해음’ 맛보기 3. 제목의 글자와 그림의 소재 연결하기 4. 소재를 통해 의미를 유추하기 2장 인류가 가진 가장 오래된 소망들 1.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 2. 장수와 부귀의 오래된 상징 3. 오래 사는 삶의 다양한 기원 4. 물고기에 스민 옛 사람들의 태도 5. 대대손손 번성하기를 염원하는 마음 3장 나와 궁합이 맞는 그림 찾기 1. 사업하는 사람들을 위한 그림 2. 공직에 나가는 사람에게 권하는 그림 3. 승진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그림 4. 시험에 합격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그림 5. 집안에 걸어 두면 좋을 그림 4장 오늘의 우리를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 1. 사람으로 살아가는 마땅한 도리들 2.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이 기억해야 할 덕목들 3. 마음에 새기는 순리 4. 영웅이라면 모름지기 이 정도의 품격 5장 기쁨과 평안이 머무는 다양한 풍경 1. 당신의 눈썹에 기쁨이 주렁주렁 2. 평안한 인생에 미소가 방울방울 3. 호랑이가 나타나면 눈이 휘둥그레 4. 순조로운 인생 룰루랄라 닫는 글 부록│그림 목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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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도마에 인두로 새겨진 무언가가 보이나요? 자세히 보면 자유롭게 창공을 날고 있는 것, 바로 박쥐입니다. 아무리 장식용 나무 도마라 해도, 음식을 다루는 물건에 어두운 동굴 안에 날개를 접고 매달려 있을 박쥐라니…. 디자인이라고 해도 좀 이상하지 않은가요? 박쥐는 한자로 편복(??, bi?fu)이라고 하는데, 행복(幸福, xigfu)의 발음에서 ‘복(福, fu)’과 해음입니다. 그래서 박쥐는 복을 의미합니다. 도마의 박쥐가 모두 다섯 마리죠? 바로 오복(五福)을 나타낸 겁니다. 오복은 ‘장수, 건강, 부귀, 명예, 편안한 임종’을 말합니다. 요즘은 오복의 의미가 변해서 건강, 재물, 지위, 배우자, 치아 등 사람의 희망에 따라 내용도 조금씩 다릅니다. 복을 다섯 가지로 분류한 것은 오(五)가 단순히 숫자 5, 다섯 가지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많다’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우리말에도 5를 ‘아주 많다’라는 뜻으로 ‘오만상을 찌푸리다, 오만가지, 오색찬란하다’ 등의 표현이 있습니다. 결국 박쥐 다섯 마리를 그린 것은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을 기원합니다.”라는 뜻입니다.
--- p.50, 「당신이 원하는 오복(五福)은 무엇인가요?」 중에서 이 그림은 중국의 〈하화도(荷花圖)〉입니다. 하화(荷花)는 연꽃입니다. 중국에서는 부귀를 상징하는 꽃은 목단, 은일(隱逸)-도연명의 귀거래사와 관련-을 상징하는 꽃은 국화, 군자를 상징하는 꽃은 연꽃이라고 합니다. 연꽃은 불교의 상징처럼 생각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종교와 상관없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꽃입니다. 위의 연꽃 그림에 제목을 쓰지 않았습니다. 만약 저에게 제목을 정해보라고 한다면 〈화합(和合)〉이라고 하겠습니다. 연꽃의 다른 이름은 하화(荷花, heu?), 연잎은 하엽(荷葉, hee)입니다. 이때 하(荷, he)의 발음은 화(和, he), 합(合, he)과 발음이 같습니다. 그래서 연꽃과 연잎을 그린 그림은 ‘화합(和合)’이라고 읽습니다. 가족 모두가 화목하게 지내기 바란다면 집 안에 걸어두기에 이보다 더 좋은 그림이 없습니다. --- p.149, 「가족의 화합을 바란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중에서 두 그림의 제목은 마치 자연 풍경을 그대로 그린 것 같지만 사실은 그림 속에 숨은 뜻이 있습니다. 해음에 해당하는 한자를 찾아 연결해 보겠습니다. 매화+위+만월(滿月)=처마+위+ 만락(滿樂), 즉 미상만락(楣上滿樂)이 됩니다. 뜻은 “집에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입니다. 매화에 해당하는 해음을 눈썹으로 읽으면 미상만락(眉上滿樂), “눈썹 위에 즐거움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가 됩니다. 그러나 이 그림은 전자로 읽는 게 더 자연스럽습니다. 우리 그림의 속뜻을 감상자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림의 제목 옆에 해음자를 풀어 부제로 달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 p.186, 「매화나무와 달이 만나 당신의 즐거움을 기원합니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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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글
어떤 그림은 딱 보는 순간 느낌이 오고, 그래서 이유 없이 좋아하게 됩니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는 만큼 더 풍부하게 그 감동을 몇 배로 즐길 수 있게 됩니다. 자세히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 그림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 본다는 것은 그림이 속삭이는 숨겨진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전통 그림이 속삭이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시간을 거슬러 옛 선인들의 지혜와 해학을 즐기는 멋지고 풍요로운 여행을 여러분께 선사하고자 합니다. 이 책에 소개한 그림은 우리나라와 중국의 작품입니다. 우리나라 그림이든 중국 그림이든 분명한 것은 ‘우리 그림을 잘 읽기 위한 책’이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우리 전통 그림의 원조가 중국이었다고 자존심 상해하거나 사대주의가 아닌가 하고 생각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문화는 어디서부터 출발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주었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이 책에서는 먼저 우리가 함께 볼 그림 의 장르를 제한한 후 전통 그림을 읽는 데 필요조건인 ‘해음현상’을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각 그림마다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왜 그렇게 읽어야 하는지 등을 쉽고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처음 『그림에도 궁합이 있다』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 조금 낯설지 않았나요? ‘그림과 궁합’을 함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지금은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겁니다. ‘해음’으로 풀어본 옛 그림들의 이야기가 부디 여러분의 마음에 가닿았기를 소망해 봅니다. 이 책을 통해 요즘처럼 힘든 일상 속에서도 옛 그림이 주는 사소하지만 다정한 위안과 평안을 만났으면 합니다. 각자의 간절한 소망 혹은 상황과 궁합이 잘 맞는 그림을 찾을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