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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 4
경주, 달을 품은 함월산 왕의 길 / 11 신문왕이 나라 구할 옥대·만파식적 얻기 위해 걸었던 호국의 길 포항, 원효와 혜공의 숨결로 가득한 오어지 둘레길 / 19 운제산 구름 자락 따라 오어지 거닐며 역사설화 속으로 여행 청송, 보석 같은 신성계곡 녹색길 / 27 징검다리 건너 기암괴석 아래 서면 지구 탄생의 역사가 성큼 군위, 한밤마을 10리 돌담길 / 37 구불구불 삐뚤삐뚤, 돌담따라 발길따라 영양, 대티골 아름다운 숲길 / 46 일월산 두르고 반변천 흐르는 옛 31번 국도 숲길 울진, 금강소나무 숲길(십이령길) / 54 한 걸음 한 걸음 마음으로 걷는 옛길, 열두 고개 굽이굽이 사연도 한가득 봉화, 승부역 가는 길 / 63 산과 낙동강 그리고 철길따라 12km, 굽이굽이 발길 잡는 오지여행 성지 경주, 동남산 가는 길 / 71 불국토 향한 신라인의 염원 고스란히 녹아있는 ‘노천박물관’ 경주, 서남산 삼릉가는 길 / 79 푸른 숲길 따라 남아있는 신라의 ‘흥망성쇠’ 역사 속으로 봉화, 석천계곡서 닭실마을 가는 길 / 88 도깨비 놀러 오고 신선이 살던 곳, 석천계곡 둘러보면 감탄이 절로 영천, 별을 따러 하늘 향해 걷는 천수누림길 / 96 푸른 숲길 따라 별빛 찾아 떠나는 여행 영덕, 블루로드 A 코스 빛과 바람의 길 / 104 푸른 하늘로 이어진 동해 바닷길 눈 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 가득 청도, 운문사 솔바람길 / 113 걱정·고민 잊게 하는 솔향 솔솔 ‘솔바람길’ 안동, 병산·하회 선비길 / 122 병풍처럼 두른 ‘병산’의 절경과 함께 느릿느릿 즐기는 여유 예천, 십승지지 금당실길 / 130 키 낮은 돌담길 굽이굽이 어깨동무 한 고택의 풍치 김천, 직지문화모티길과 사명대사길 / 139 사명대사 호국 발자취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가을을 즈려밟다 고령, 대가야 지산동 고분군길 / 147 내딛는 걸음마다 진한 ‘역사의 향기’ 문화·힐링·자연 어우러진 야외박물관 칠곡, 가산산성길 / 156 참혹했던 6·25 전쟁이 할퀴고 간 길 따라 ‘평화의 새살’ 싹트다 성주, 독용산성길 / 166 돌로 쌓은 성곽과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따라 역사를 걷다 경산, 갓바위 가는 길 / 174 하늘과 닿아 있는 너른 갓 모양, 판석에 간절한 중생들 소망 가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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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길, 어딘가 모르게 계급적인 냄새가 나고 값비싼 융단이라도 깔렸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시골에서 보았던 눈에 익은 고샅길이나 골목길이 정겹고 포근하게 느껴지지만 ‘왕의 길’은 왠지 권위적이고 화려하지 않을 까 하는 선입견이 틀렸음을 알았다. 길모퉁이마다 숨은 얘기와 설화를 간직한 ‘왕이 지나간 길’이 아니라 ‘세상 사람 모두를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는 길’이란 의미로 다가왔다. 이 길을 걸었거나 걸어야 할 사람이라면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과 자긍심을 갖게 될 것이다. 왕의 길은 편의상 네 구간으로 나누어진다.
신록이 짙어지고 있다. 혹한의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 데 꽃들이 다투어 피고 산과 들엔 온통 초록 물결로 가득한 몽환적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람 소리보다 물소리, 새소리, 초록이 건너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이름난 산이나 유명한 행락지는 피하는 게 좋다. 하지만 풍광만큼은 빠지지 않아야 하는데 그런 조건을 갖춘 곳이 청송군 안덕면 신성리에서 고와리까지 걷는 신성계곡 ‘녹색길’이다. 울진에서 봉화와 안동, 영주 등 내륙지방으로 행상할 때 넘나들던 길에 있는 고개가 12개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 바로 십이령길 또는 울진 보부상 길이다. 울진 바닷가에서 해산물을 지고 출발해 내륙으로 넘어갈 때 바지게꾼들이 첫 밤을 보냈던 곳이 울진군 북면 두천1리다. 울진 바다에서 내륙 대처로 나가기 위해서는 십이령길, 고초령길(매화장), 구주령길(평해장)이 주 통로였지만 그 중에도 십이령길을 가장 선호했다. 바릿재, 샛재, 너삼밭재 등 정겨운 이름의 고개를 넘는데, 울진지역에 7곳, 봉화 지역에 5곳이 속해 있다. 공식 이름은 십이령길이나 보부상 옛길이 아닌 금강소나무 숲길이다. 오래 전부터 벼르던 길이었다. 많은 사람이 가고 싶어 했고 예쁜 길이라고 했다.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 이어지는 길은 한 편의 서정시다. 하나같이 칭찬해 마지않는 길의 풍경보다 더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사람이 길에게 부여한 이름이었다. 승부역 가는 길. 경북 봉화에 가면 석포역에서 승부역까지 철길 옆에 사람이 다니는 길이 나 있는데, 이 길의 이름이‘승부역 가는 길’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이 길을 끝까지 다 걸으면 외로운 기차역 하나 서 있는 승부역이 나온다는 것이다. 미리 밝혀두지만, 길이라고 해서 꼭 숲이나 흙길을 걸어야 한다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승부역 가는 길은 인간이 만든 문명의 길이기에 더욱 그렇다. 철길과 물길 그리고 찻길이 나란히 공존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