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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_권영종
보초 | 비가 내리면 | 어머니 | 해녀 | 대리운전 | 횡단보도 | 하늘비 | 주유소 | 꿈 | 봄 | 스승 | 연탄가스 | 아내 | 결혼기념일 | 친구 아버지 | 늙어가는구나 | 중환자실 | 동창생 | 아빠와 아들 | 화장터 | 신음소리 | 해 | 노숙인 2. 수필_정현진 엄니 생각 | 그렇게나 좋으냐? | 친구(1) | 친구(2) | 너, 어디 있니? | 날마다 새로움을 즐기다 | 쓰임새 | 낚시 | 호(號)를 짓는 이야기 | 동창생 만난 날 | 꽃샘추위 오는 때 | 약속이 딸린 첫 계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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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처음 쓴다. 써 보니 좋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쓴 것이 아니고 그냥 써지는 대로 한 편 한 편 써내려 갔다.
써놓고 보니 나 홀로 쓴 게 아니었다. 늘 내 곁에 눈물 흘리고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쓴 것이다. 내가 노숙인분들과 함께 지낸 것이 10년이 조금 넘는 것 같다.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은 심정이었다. 이제 하나 둘 열매가 맺히는 것을 본다. 참 감격스럽고 감사한 일이다. 어쩌면 기적 같은 일이다. 노숙인이 다른 노숙인들을 돌아보고, 위로하고, 찾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이른바, “햄버거 사역”이다. 일정 정도 후원금이 모여지면 그 돈으로 햄버거세트를 사서 서울역, 영등포역, 청량리역으로 나간다. 저녁 8시, 캄캄해진 거리를 따라 길거리에 나앉은 노숙인분들의 손을 잡아 주고, 먹을 것과 용돈과 무엇보다 함께 기도드린다. 놀라운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아무데도 찾아갈 곳 없고,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이때, 노숙인들이 다른 노숙인들을 찾아나선 것이다. 한 번에 100여 명의 노숙인분들을 섬기는 햄버거 사역을 위하여 꽤 많은 비용이 드는데도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여지껏 뒤에서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수많은 후원자님들의 선한 손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참 고맙고 감사하다. --- p.10~11 이 세상 어느 누가 / 비처럼 / 소리없이 말없이 / 기척도 없이 내게 다가와 / 이렇게 수도 없이 많은 / 사연을 떨구고 가나 이 세상 어느 빗방울도 / 그냥 떨어지는 빗물은 없다 / 하나하나 사연이 있고 / 눈물이 있고 / 아픔이 있다 / 하나하나 / 하늘에서 떨어진다 나는 비가 좋다 / 빗소리가 좋다 / 비를 맞으며 / 빗소리를 들으며 / 비에 젖으며 / 길을 / 걷는 것이 좋다 한 방울 한 방울 / 그들의 사연과 눈물을 / 나도 함께 / 맞으며 / 비오는 길을 / 걷는 것이 좋다 --- p.38~40 우리 교회 어떤 분은 어느 날 내게 말하였다: “처음 오실 때보다 얼굴에 웃음이 많이 적어졌어요.” 또 어떤 분은 내게 말하였다: “처음 오실 때에는 머리숱도 많고 검었는데, 지금은……” 그렇다. 이젠 머리칼에도 수염에도 제법 흰 가락이 듬성듬성 섞여 있다. 나이도 곧 나의 선친께서 사셨던 그 만큼에 이른다. 세월과 관계가 내게 남겨준 자국은 참 여러 가지이다. 머리숱이 적어지거나 허옇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도 웃음이 줄어드는 것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일이다. 이것이 내가 만나는 사람과 내가 접하는 환경을 비추는 거울인가, 아니면 내 마음이 아직 덜 익어서 그런가? 나도 잘 모르겠다. 아마 그 여러 가지가 뒤섞여 있겠지? 그리고 설마 그런 것들만 남겨지는 것은 아니겠지? ‘아마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무엇인가가 자꾸 남겨지고 쌓여지고 있을 거야’ 하며 혼자 스스로를 위로해 본다. 어쨌거나 이제부터라도 웃음을 다시 되찾으며, 아니 예전보다 더 많이 웃으며 살아야겠다. 웃을 수 없을 때에도 웃을 수 있어야 참 신앙인일 테니. 그래야 진짜 웃을 일이 생길 때 구김살 없이 활짝 웃을 수 있겠지? 그래, 누가 뭐래도 나는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니까……!!! --- p.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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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노숙인분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식구들끼리 밥상머리에 앉아 밥 먹는 날을, 이 땅의 모든 상처받고 아파하는 사람들이 치유받고 회복되는 날을, 그래서 그들이 또 다른 아파하는 이웃들을 찾아가, 그들의 상처난 가슴과 손을 붙잡아 주는 날을 꿈꾼다.” 노숙인의 자활·자립·자생을 위해 사역 중인 이수교회 담임목사 권영중과 수도교회 담임목사이자 한신대학교 겸임교수 정현진이 각각 시와 수필을 나눠 쓴 것을 모아 『꿈꾸다』라는 책으로 엮었다. 수필인 듯 시인 듯 노숙인의 눈물과 아픔으로 함께 쓴 글이다. 이 책은 노숙인 사역에 바친 10년의 기도와 땀이 코로나 시대의 문턱에서 귀한 열매를 맺은 결실로 이 땅의 모든 상처받은 사람들의 치유와 회복을 꿈꾸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치유받은 독자들이 또 다른 아파하는 이웃들을 찾아가, 그들의 상처난 가슴과 손을 붙잡아 주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비를 좋아하는 마음 “나는 비가 좋다 / 빗소리가 좋다 / 비를 맞으며 / 걷는 것이 좋다 / 빗소리를 들으면 / 엄마 품에 안긴 것 같다 / 억만 년 과거가 / 내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저자 권영종은 시를 처음 쓴다고 고백한다. 누구에게 보이려고 쓴 것이 아니고 그냥 써지는 대로 한 편 한 편 써내려 갔는데 써놓고 보니 나 홀로 쓴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늘 자신의 곁에서 눈물 흘리고 아파하는 이들과 함께 쓴 것이다. “이 세상 어느 빗방울도 / 그냥 떨어지는 빗물은 없다 / 하나하나 사연이 있고 / 눈물이 있고 / 아픔이 있다 / 하나하나 / 하늘에서 떨어진다”는 시구처럼 이 시들은 비를 닮았다. 그리고 그 비를 좋아하는 저자의 마음에서 노숙인과 같은 아프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사랑이 느껴진다. 우리가 빗소리 같은 이 시들에 귀를 기울여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 많이 웃으며 살아야겠다 “중학교 시절엔 동급생 중에서 내가 제법 나이 들어 보이는 축에 들었는데, 친구들은 지금 내가 젤로 어려보인다고 했다. 친구들은 ‘넌 술을 마시냐 담배를 피우냐, 그런 걸 하지 않으니 피부가 젊다’고 하였다. 어떤 친구는 ‘넌 하나님과 가까이 사니까 우리보다 젊어 보인다’고 하였다.” 오랜만에 동창 모음에 참석한 저자 정현진이 서로의 변한 모습으로 담소를 나누던 중에 ‘내 마음에, 그리고 얼굴에 웃음이 얼마나 남아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겼다. 세월로 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지만 웃음이 줄어드는 것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볼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묵상의 결과 이제부터라도 웃음을 다시 되찾고 예전보다 더 많이 웃으며 살아야겠다는 결심이 생겼다. 웃을 수 없을 때에도 웃을 수 있어야 참 신앙인일 테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웃음을 잃은 우리에게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귀한 글들이 담긴 『꿈꾸다』를 읽고 희망을 꿈꾸며 웃음을 되찾는 삶에 동참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