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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본 것은 검은 새였다. 큰 날개짓도 없이 한번에 이쪽에서 저쪽 산등성이로 유유히 활강을 하고 있었다. 새가 날아간 자취를넋을 잃고 바라보는 나와 용민이 형의입에서는 나지막한 탄성만이 흐를 뿐이었다. 절대 자유. 그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비상. 우리는 꿈을 꾸고 꿈을 만들어 갔다. 그렇게 나와 용민이 형이 만남이 이루어지고 이 얘기는 시작되었다. 마치 건우와 덕희처럼.
우리는 삶의 보이지 않는 부분들, 하지만 중요하자고 믿어지는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우리는 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이상 김해경과 그의 시를 배웠다. 하지만 우리가 배운 것은 난해한 초현실주의와 인간 의식 흐름에 서술 등 한 인간의 삶을 기존의 틀에 끼워맞춘 것뿐이었다. 과연 그게 전부일까? 천만에! 이상이 그의 전 생애를 통해 그토록 간절히 하고 싶었던 이야기, 바로 그의 시가 어떤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하려 하는지도 모르고 있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