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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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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한국이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우리 부모들이 그랬듯 이곳 부모들도 학구열이 높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도 벅찬 사람들이 아이를 학교에 보내기 위해 많은 애를 쓴다. 어떤 부모들은 사무실로 찾아오거나 지역 조사를 나간 우리에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부탁을 하기도 한다. 가난한 사람들은 배움에 용기 내는 일이 쉽지 않다. 학교에 다닌다고 해서 당장 빈곤을 해결할 방법이 생기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 p.50 이곳에서는 대여섯 살 된 아이들마저 물을 길러 가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꼬맹이들을 위한 작은 물통도 있다. 전통적으로 이곳에서는 말린 소똥을 연료로 쓴다. 어른 손바닥 두 개 정도 크기로 납작하게 빚은 소똥은 벽에 붙이거나 길가에 나란히 세워 햇빛에 바싹 말린 다음 난방이나 요리할 때 연료로 쓴다. 소를 키우지 않는 가난한 사람들은 소똥마저 구하기가 쉽지 않다. --- p.58 전통적으로 여성 인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곳이어서 어른들은 아이들을 지켜줄 의지도 없다. 그들에게는 너무 자주 일어나는 일이라 매우 놀랄 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나쁜 일을 당한 아이들은 아무런 대책 없이 소녀에서 엄마가 될 수밖에 없다. 이방인인 나는 돕고 싶어도 도울 수 없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었다. --- p.62 집은 대부분 나무와 진흙으로 짓는다. 유목을 주로 했던 마사이들은 소와 염소를 몰고 풀밭을 찾아다니며 생활하던 부족이다. 하지만 아프리카에는 더는 넓은 초지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너른 땅이 사막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지평선이 보이는 들판에 잠깐이라도 서 본 사람이라면 환경오염이 불러온 심각한 문제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 p.81 이곳에서 학교를 짓는 일은 단순히 학교 하나가 생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건물을 완성하기까지 주변 사람들에게는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학교가 완성되면 교사가 일할 곳이 생긴다. 더 많은 아이가 더 가까운 학교에 안전하게 다닐 수 있게 된다. --- p.84 내 머릿속에는 온통 바꿀 것, 고칠 것, 달라졌으면 좋을 것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그것 때문에 속이 타고 화가 나는 것은 나뿐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도 아무도 내 생각이나 감정을 알아주지 않았다. 그러다 떠오른 말이 있다. 차이였다. 문화적인 차이, 시각의 차이, 습관의 차이, 생활방식의 차이. 내가 살던 세상과 이들이 사는 세상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살던 세상의 잣대로 이 사람들을 재고 있었다. --- p.89 정부 교사가 없다면 자체적으로 학부모 교사를 채용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이들의 임금은 학교 운영비에서 지원해야 한다. 이것을 해결하고 나면 또 저것이 문제니 답답하다. 그러나 어쩌랴. 한 가지 한 가지 해결하기 위해 애를 써야지. --- p.144 아프리카 아카시아에 흰 꽃이 핀다. 우기가 다가온 것이다. 이 아카시아는 기린이 좋아하는 나무인데 꽃이 진 후에 달리는 열매에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기린과 눈을 마주친 적이 있다. 고요히 나를 보던 기린의 눈동자를 떠올린다. 긴 목을 뻗어 허공에 세운 채 저를 바라보는 나를 한동안 바라보던 눈을, 무욕의 눈동자였다. --- p.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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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나없이 가난한, 쓰레기만 나뒹구는 낯선 땅
나는 왜 이곳에 있을까 탄하 스님, 『케냐의 별』 출간! 물이 없다. 먹을 것이 없다. 잠잘 곳과 입을 것도 없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당장 필요한 것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없는 땅. 탄하 스님은 케냐 시골마을로 들어가 땅을 파 물을 긷고, 흙을 일궈 농사를 지었다. 말이 안 통하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아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는 학교를 짓고 스스로 자립해 살아갈 수 있도록 뛰어다녔다. 검붉은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과 들판에 이는 마른 먼지만이 사방을 뒤덮는 막막함 속에 스님은 다만 기도했다. ‘부처님, 내일도 변함없이 제게 일할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우연히 스쳐간 외국인 찰나의 순간에 내 마음을 보았다 생각의 시작은 오래전 유럽 여행에서였다. 길에서 검은 피부의 외국 청년들이 스쳐 지나간 후였다. 찰나의 감정을 탄하 스님은 찬찬히 들여다봤다. “무엇 때문에 나는 그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느꼈던 것일까. 나와 다른 피부색을 가진 사람이 그들만은 아니었는데 나는 유독 검은 피부를 가진 그 청년들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그들이 내게 말이라도 한마디 걸었다면 능숙하지 못한 외국어를 핑계로 움츠러들었다고 변명할 수 있었을 텐데. 내게는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자신들의 길을 가던 그들을 두렵고 불편한 존재로 만들어버렸다.” 혼자서 질문하고 대답하는 시간은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계속되었다. 불편한 마음이 사라지지 않았다. 삼천대천세계를 보았다는 부처님, 그 부처님 법을 공부하는 자신이 겨우 그 정도의 인간이었던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들을 부정적인 존재로 의식하고 있었다니, 이해할 수 없는 편견에 사로잡혔던 모자란 나를 깨부수기 위해 언젠가는 그들을 만나러 가리라. 원願을 세웠으니 행하는 일만 남았다. 온전히 이곳에 머물리라 이곳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리라 제대로 갈 준비를 했다. 탄하 스님은 한국에서 12년간 복지관에서 일한 경험을 토대로 지구촌공생회의 문을 두드렸다. 제때 교육받지 못하는 아이들과 충분히 먹지 못하는 아이들과 사랑받지 못하는 아이들의 곁에 있으리라. 그렇게 발원하고 5년이란 세월을 케냐에서 보냈다. 피부색도 얼굴 생김도 언어와 관습도 틀린 그들과 함께 살았다. 우물을 파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 험난한 과정이 이어지지만 더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이다. 밭을 일구어 농장을 만들었다. 씨앗을 파종할 수 있다면 아이들 스스로 먹을 것을 챙길 수 있다. 학교를 지었다. 마을 사람들과 같이 지은 학교에서 아이들은 읽고 쓰는 것을 배우는 동시에 어떻게 자립해서 살아가야 할지 생각할 수 있다. “교육은 인간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교육은 지금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스스로 변화할 기회를 만든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한다 보현보살의 원력을 새기며 케냐 국민의 대부분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다. 지구촌공생회의 태공월주 큰스님은 해외 구호사업을 펼치며 당부사항을 전했다. “우리가 학교를 지으면 교육은 그들이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들에게 불교를 알리려고 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그들을 돕되 굳이 포교하지 말라는 뜻은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지극한 배려인 동시에 종교를 떠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손을 내민다는 보살의 원력일 것이다. 수행 삼아 생활하지 않는다면 현실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이 사사건건 괴로움이 되어 자신을 괴롭힐 것이다. 아니, 수행 삼아 한다고 마음을 먹어도 쉽지 않은 일이다. 『케냐의 별』은 그러한 순간순간 탄하 스님이 겪었던 마음의 단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고통스럽고 힘든 순간이 되풀이된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무력해지는 시간들도 찾아온다. 『케냐의 별』이 반짝일 수 있는 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는 탄하 스님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하루가 시작될 즈음, 새벽하늘에 아직 떠있는 별빛을 보며 탄하 스님은 이 먼 곳에 와있는 이유를 되새기는 것이다. ‘부처님, 제게 일할 힘과 용기를 주십시오.’ 탄하 스님은 이 책에서 보살행이 어떠한 작은 일에서도 시작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겠다는 마음, 그것 하나면 충분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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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학교를 지으면 교육은 그들이 알아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게 농사짓는 법을 가르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들에게 불교를 알리려고 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존중해야 합니다.” 은사이신 태공월주 큰스님께서 해외 구호사업을 펼치시면서 설하신 행원입니다. 아이들을 도우면서 굳이 포교하지 말라 하시며 그곳의 문화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씀하신 대목에선 지극한 배려의 마음이 읽힙니다. 이 자리, 은사스님의 원력과 가르침에 따라 이역만리 케냐에서 5년 동안을 머무르며 버둥거리는 맨땅에 희망의 잎맥을 피어 올린 총무원 재무부장 탄하 스님의 노고에 종단을 대표하는 총무원장으로서 고마움을 표하고자 합니다. 그러한 역경의 과정이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나오게 된 인연공덕을 수희찬탄합니다. - 원행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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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구름에 가려 희미해졌을 때도 있고, 등지고 외면한 사람들로 인해 외톨이가 된 적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스님의 별이 빛을 잃은 적은 없습니다. 그래서일 겁니다. 일기처럼 진솔하게 써 내려간 『케냐의 별』을 읽노라면 행원行願이란 말이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2,000일 가깝게 있었던 케냐에서의 하루하루가 별과 같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서입니다. 어느 날엔가는 고통스럽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도 많았을 겁니다. 그럼에도 스님은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당신의 품에 있던 자비의 빛으로써 케냐의 오지와 그곳 사람들을 능히 품어 안았습니다. 부처님께서 새벽녘 깨달았던 그 순간을 비춘 별빛과 같이 케냐의 그늘진 곳을 온전히 비추었습니다. - 본각 (대한불교조계종 전국비구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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