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개정판을 내며 | 그들이 다 돌아올 때까지 · 4
작가의 말 | 사라지는 것들이 사람과 그리움뿐이겠는가 · 10 5월의 꿈 · 15 세월교(歲月橋) · 43 실명기(失明期) · 75 금강산 꽃구경 · 103 명인명견열전(名人名犬列傳) · 175 삼수갑산(三水甲山) · 205 산수유와 자동소총 · 231 해설 | 작가의 자의식 ‘하길오’, 작가의 어린 왕자 ‘황동수’ ·72 |
문형렬의 다른 상품
|
1970년대 동부전선의 군생활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장편 『어느 이등병의 편지』
1980년대 초반 시와 단편소설이 중앙일간지 신춘문예에 당선되었고 그 후 동화까지 영역을 넓히며 전방위 글쓰기 작가로 활동해온 문형렬 소설가가 10년 전 선보였던 장편소설 『어느 이등병의 편지』를 다시 출간했다. 문형렬 작가는 1970년대 후반 동부전선의 비무장지대(DMZ) 남쪽 철책선을 지키던 전방부대에서 겪었던 국방의 의무를 1982년부터 한 편씩 쓰기 시작해 30년 만인 2012년에 완성해 독자들에게 선보여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그 당시 못 다한 이야기들이 마음속에 앙금처럼 계속 미진하게 남아 있었다는 문형렬 작가는 “북한에서 발굴된 미군의 유해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며 전사자들에 대한 그들의 존경심이 너무 부러웠다며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지금도 눈만 크게 뜨면 눈앞에서 동부전선의 폭설이 쏟아져 내린다. 살아서도 이런데, 거친 전쟁터, 황량한 고원에 묻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12만3천여 병사들의 한과 가족들의 그리움은 무엇으로 불 밝힐 수 있으랴. 첫사랑처럼 사라진 우리 젊은 날의 꿈을 그리운 언어로 새겨서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옛 병사들에게 그들이 돌아오는 길을 한자락이나마 비추고 싶어서다. 한국전쟁과 월남전에서 돌아오지 못한 그들이 다 돌아오면 우리가 떠나보낸 청춘들도 뒤따라 돌아오리라”라고 개정판을 내는 이유를 밝혔다. 『어느 이등병의 편지』는 5월의 꿈, 세월교, 실명기, 금강산 꽃구경, 명인명견열전, 삼수갑산, 산수유와 자동소총 등의 소제목을 중심으로 춥고 배고프고 고단했던 동부전선 전방부대의 군생활을 겪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103보충대와 입대부터 DMZ 근무와 내무반 생활, 그리고 제대까지 3년 동안의 군대 이야기를 끌고 가는 하길오는 문형렬 작가의 분신과 같은 존재로 등장한다.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재수 끝에 지방대학에 들어갔지만 불현듯 젊음이 허망하게 여겨진 후 입대한다. 하길오의 고향 친구 황동수도 함께 입대하게 되었다. 황동수는 홀어머니와 세 동생을 둔 장남이다. 보충대부터 고문관이란 소리를 들으면서도 늘 열성적으로 군생활을 한다. 후방 전출을 하루 앞두고 북으로 넘어가버린 최 상병, 결국 술집 사장이 되는 선임하사 지중삼, 장기 지원한 ROTC 출신 소대장 조 중위, 군수장교 백중기, 술집주인 포 영감과 이복남매인 금출과 금옥, 보은 산골에서 온 계순 등 등장인물들의 신산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황동수는 그 당시 병사들의 생각과 행동, 꿈을 담고 있는 인물이라 볼 수 있다. ‘사라져가는 모든 그리운 청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부제목이 붙은 해설을 쓴 진형준 문학평론가는 “황동수라는 존재로 말미암아 작가가 겪은 군대생활은 의미 없이 보낸 어두운 청춘의 삶이 아니다. 황동수를 통해 작가는 그 어두운 청춘의 시절을 삶의 근본에 대해 질문하고 깨닫는 통과제의의 삶으로 바꾸어버린다. 전국 어디에서건 군 생활을 했던 모든 사람들, 지금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바쳐도 손색이 없는 책이다”고 평했다. 문형렬 작가는 2012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동부전선에서 가지고 나오고 싶었던 것은 해질녘, 하늘을 쏘아 오르는 샛별과 동터오는 새벽하늘의 빛나는 꿈이었지만 결국 얼룩진 그리움처럼 흐려지는 눈빛만을 가져 나오고 말았다. 나는 그 시절로부터 소리 없이 멀어져갔다. 아니, 그 시절을 하나의 장식처럼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되돌아보면 한갓 얼룩진 그리움으로밖에 간직하지 못한 지금이 오히려 내게는 진정한 ‘실명기’인지도 모른다. 거칠게 파고들었던 눈보라와 적막했던 체온의 편린들은 아직도 한순간이나마 가슴을 섬광처럼 타오르게 만들었지만, 정말 내가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가슴에 품어 안았다면 그것은 지금 내 몸속 어디에서 빛을 밝히고 있을까”라며 동부전선 군생활의 회상하기도 했다. |
|
『어느 이등병의 편지』에는 시대의 아픔이 곳곳에 스며 있습니다. 소설 속 황동수와 함께했던 여러 전우들, 선임하사, 장교들의 모습도 등대처럼 환하게 불을 밝힙니다. 군대는 단순히 분단시대의 통과의례가 아니라 우리 청춘에게 가장 현실적인 가치를 찾게 하고, 더 크고 새로운 꿈을 꿀 수 있게 만드는 곳이라는 것을 이 소설은 정직하고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1970년대 후반, 군대의 어두운 점을 매우 공감하는 세대와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에 따라 느낌은 다르겠지만, 아직도 고통 속에서 희망의 불빛을 향해 가는 예비역 병장의 여정에서 시간을 초월한 우리의 얼굴을 봅니다. 그리고 소설 속의 인물들처럼 병역의 의무를 다하며 대한민국의 젊은이로 희생하고 봉사한 모든 청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가득합니다. 30년이 지나서야 어려운 군 생활을 회상하며 그 시절의 인물들을 눈물겹도록 되살아나게 하면서 다시 느꼈을 저자의 아픔에 위로를 보냅니다. 등장인물 지중삼 중사의 말처럼 인생은 오래 견디어야 하나씩 비밀을 보여주는가 봅니다. - 권오성 (전 육군참모총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