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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무대’의 키워드로 바라본 도시
1부 도시 속의 무대 1장 페테르부르크의 유서 깊은 극장들 마린스키 극장: 지상으로 내려온 백야의 별들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 홀: 러시아 음악의 집 말리 드라마 극장: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카바레 카페 ‘길 잃은 개’: 길 잃은 예술가들의 아지트 2장 박물관에서 발견하는 극장 극장 박물관: 무대의 계보학 러시아 미술관: 미술관 안의 가면극 음악 박물관: 시간 속에 새겨진 시와 음악 정치역사 박물관: 발레리나의 살롱, 혁명가의 발코니 2부 무대로서의 도시 3장 예술 작품의 무대 고골과 도스토옙스키: 소설을 읽으며 걷는 하얀 밤 레르몬토프 〈가면무도회〉: 한 시대의 종말을 알린 연극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7번, 레닌그라드〉: 죽음의 도시를 위한 레퀴엠 보리스 에이프만 발레 〈러시안 햄릿〉: 비운의 황태자를 위한 춤 4장 역사적 사건의 무대 겨울궁전 에르미타주: 유럽을 향한 분장실 유수포프 궁전: 라스푸틴의 잔혹극 궁전광장: 혁명의 최종 리허설 영웅 도시 레닌그라드: 참혹하고 위대했던 900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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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8월까지 페테르부르크의 밤거리는 가로등 없이도 어둡지 않다. 눈이 부시도록 환하지는 않지만, 온 도시를 비추는 백야의 반투명한 빛이 네바강의 물안개와 함께 신비하고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백야 기간에는 한밤중에도 별을 보기가 힘든데, 밤하늘 자체가 어둡지 않으니 환한 빛을 내고 있는 별들을 구별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이 시기에 페테르부르크의 별은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서 만날 수 있다. 백야 기간 동안 마린스키 극장에서 펼쳐지는 〈백야의 별들 페스티벌〉에서 이 도시를, 나아가 세계무대를 빛낸 눈부신 아티스트들을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 p.17 제정 러시아 시절 가장 화려한 삶을 살다간 발레리나의 살롱과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정치가가 뜨거운 연설을 펼쳤던 무대. 러시아 정치사 박물관, 일명 크셰신스카야 맨션은 비록 정식 극장은 아니지만, 그 어떤 극장도 담아내지 못한 극과 극의 드라마가 펼쳐진 곳이라는 점에서, 이 극적인 도시 페테르부르크에서 만날 수 있는 가장 흥미로운 무대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 p.87 극장은 드라마가 상연되는 무대지만 때로는 극장 자체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갖기도 한다. 페테르부르크 최초의 황실 극장으로 문을 연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이 역사상 가장 화려한 무대의 막을 올린 다음 날, 바로 그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던 제정 러시아 시대의 종말과 함께 막을 내려야 했던 이 아이러니한 에피소드는 페테르부르크를 배경으로 하는 연극 무대 중 가장 흥미롭고 드라마틱한 전설로 남았다. --- p.108 레닌그라드 봉쇄가 유명한 이유는 단지 참혹한 상황을 오랫동안 버텨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 지옥보다 못한 조건 속에서도 사람들은 인간다움을 지키면서 단순한 ‘생존’이 아닌 ‘삶’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추위와 배고픔으로 도시의 반 이상이 죽어가는 상황에서도 도서관은 여전히 문을 열었고, 사람들은 열람실에서 책을 펴놓은 채 굶어 죽었다. --- p.1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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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라는 도시가 그 화려함으로 설레게 한다면, 페테르부르크는 차가운 신비로움으로 매료하는 도시이다. 빛보다 더 밝은 눈이 내리는 도시에서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가 탄생하였고, 밤보다 더 깊은 도시에서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탄생하였다. 모두 다 가고 싶지만, 실제로 가본 사람이 많지 않은 도시 페테르부르크. 책을 열면 그 신비로운 도시의 막이 열린다. 예술가들의 무대, 혁명의 무대, 역사의 무대가 펼쳐진다. 수많은 극장의 도시이자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극장이었던 특별한 도시 페테르부르크에 관한 이야기. 이 책을 읽고 나면 이제 운하를 따라 이 신비로운 도시로의 여행을 할 지도를 손에 넣은 것이다.
이 여행은 도시의 거리와 건물만을 보는 것이 아니다. 도시를 겹겹이 싸고 있는 시간 속에서, 배우처럼 마주치는 예술가들, 그리고 그들의 작품 속을 향해 떠나는 여행이다. 페테르부르크 극장 문이 닫히기 전에 이 여행에 동참하기를 독자에게 권한다. 페테르부르크, 막이 오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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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리고 기대했던 책이 드디어 나왔다. 러시아 연극을 전공한 김주연 박사가 공연예술의 메카 페테르부르크를 무대의 키워드로 풀어냈다. 저자가 페테르부르크의 극장가에서 직접 체험한 감동에 성실한 학자의 내공과 예술 잡지 기자로 획득한 세련된 문체가 더해져 국내 최초의 러시아 극장 책이 탄생했다. 러시아 제국의 수도를 배경으로 흘러간 역사 속의 인물들과 사건들이 도시를 가득 메운 극장들과 절묘하게 결합된 이 책에서 독자는 지도 위를 걷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과 더불어 시각적이고 지적인 기쁨을 만끽하게 될 것이다. - 석영중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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