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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 프롤로그012 글이란 걸 씁니다020 몹시 궁금한 것024 책의 주변을 배회하면서032 어느 날엔가는 소설037 고전의 역할043 여행 대신 책047 서재가 있는 호수058 개가 되고 싶은 고양이063 집사를 사랑한 집사071 월요일 아침078 나의 부엌081 조금 시들해진 취미들087 정원을 탐하다096 걷는 사람100 책과 찻잔104 차의 시간에 머무르다 111 필통이 하는 말 116 혼자 가는 곳 120 다시, 수영 127 빵 133 ‘반지하’라는 말은 누가 만들었을까 140 청소라는 시시한 행위 145 버리는 기쁨 150 어서 와, 건조기는 처음이지? 154 멋진 중년이 되는 일 160 자신에게 몰두하는 삶 167 우정이라는 사랑 173 내 안에 사는 두 사람 182 나는 네 편, 너는 내 편 187 염려하는 건 죽음이 아니라 삶이다 198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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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평범한 일상,그 안에 숨겨진 작은 즐거움들어디에 말할 만큼의 좋은 일이나 나쁜 일 없이 하루하루가 비슷한 모습으로 흘러가는 게 누군가에겐 권태감으로 다가올 수 있다. 그러나 이 아무 일 없음이 또 다른 누군가에겐 깊은 안도감이 된다. 긴 아픔과 눈물의 시간을 지나온 사람은 ‘평온하면서도 조금은 지루한 날들’이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님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제와 별다를 것 없는 오늘, 오늘과 비슷할 내일을 선물로 여기며 누릴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김설 작가가 그렇다. 대수롭지 않게 흘러가는 시간이 선물임을 알게 한 건 지나온 세월과 경험이었습니다. (프롤로그에서)부모 역할의 부재와 가난, 결혼생활의 어려움, 암 투병 등 고군분투한 세월이 길었다. 약하고 불쌍해 보이는 게 싫어 강한 척, 괜찮은 척하다 보니 외로움까지 더해졌다. 하지만 그 시간들이 인생의 고통이기만 하지는 않았다는 걸 나이 오십이 되어 느꼈다. 그 세월 덕분에 아침마다 고요히 차를 우리고, 정해진 날 수영을 하고, 식물을 돌보고, 고양이의 발톱을 깎고, 동네 천변을 걷는, 그렇고 그런 하루하루가 눈물겹도록 행복해졌으니 말이다. ‘사생활’이라고 하면 대개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상상하기 마련이나, 그런 것을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그녀의 사생활은 지극히 평범하고 좋아하는 것들은 매우 소박해서, 어느 이야기 앞에선 ‘그게 그렇게나 좋다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그래서 더욱 그녀가 느끼는 ‘오늘의 행복’이 나의 행복과 가깝게 느껴졌다. 나에게도 남들은 결코 다 이해할 수 없는 행복감의 근원이 있고, 진심을 담아 아주 길게 이야기할 수 있는 참 별것 아닌 주제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녀가 글을 열며 건넨 고백은 내 고백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바다에서 나를 지탱해 주는 건 큰 기쁨이 아닌 아주 작은 기쁨들인지도 모른다고요. (프롤로그에서)이 책은 그런 책이다. 아프고 민망한 지난날과 평온한 오늘이 한데 섞여 결국 기쁨과 소망을 이야기한다. 이 책이, 고난의 길 위에 있는 이들에겐 그 길 끝의 평온을 기대하게 만들고, 사는 게 지루한 이들에겐 내 삶을 지탱하고 있는 작은 즐거움들을 발견해 삶의 재미를 되찾도록 도울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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