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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신의 손 7 두 번째 말 25 세 번째 노래방 기계와 쑥덕공론 45 네 번째 달님 63 다섯 번째 시끄러워라 81 여섯 번째 나는 어느 쪽도 선택할 수 없었다 99 일곱 번째 두 가지 결혼 117 여덟 번째 이유를 몰라 135 아홉 번째 2008년 겨울 155 |
Yoko Sano,さの ようこ,佐野 洋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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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밤,
내 취미는 내 장례식에 대해 이것저것 상상하는 것이다. --- p.26 남자도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든 가정사든 마음을 열고 이야기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그러니까 시답잖은 잡담을 할 수 있는 남자는 귀하다. --- p.60~62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진은 인간이 달 위를 걷는 사진이다. 달에서는 토끼가 떡이나 찧고 있으면 된다. 나는 모욕을 당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 p.64~65 지금이 되어 생각해보면 피가 이어졌음을 가장 확실하게 증명하는 것이 바로 나 자신이다. 얼굴이 문제가 아니다. 나는 단숨에 침울해지고 말았다. --- p.87 나는 다섯 살 때 머리와 몸으로 “귀엽게” 보여야 한다고 느꼈던 내 알량함이 “지적이고 멋있는” 것보다 수준이 낮았다고, 용기가 없었던 자신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곤 했다. --- p.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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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까칠하고 자조적인데 읽다 보면 폭소가 튀어나오는 예술가의 일상,
그 어느 책보다 요코 씨를 닮은 『요코 씨의 “말”』시리즈 『100만 번 산 고양이』의 밀리언셀러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였던 사노 요코. 이 책은 다수의 그림책과 에세이로 100만 독자들을 웃고 울렸던 사노 요코가 생전에 쓴 에세이를 토대로 기타무라 유카 씨가 그림을 덧붙여 재구성한 특별한 책이다. 그동안 글만으로 알 수 없었던 주변 인물의 인상이나 그녀가 살았던 집, 키우던 고양이나 강아지 등을 이미지로도 함께 경험할 수 있어 시크한 예술가 요코 씨의 일상을 한층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소장본이 될 것이다. 『요코 씨의 “말”』 시리즈는 현재 『요코 씨의 “말” 1 하하하, 내 마음이지』, 『요코 씨의 “말” 2 그게 뭐라고』, 『요코 씨의 “말” 3 이유를 몰라』, 『요코 씨의 “말” 4 후후훗』 『요코 씨의 “말” 5 그럼 어쩐다』까지 총 다섯 권이 출간되었다. “부부는 이유를 모르는 게 좋은 거다.”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관계에 대한 철학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와 결혼했던 사노 요코. 시리즈 세 번째로 출간된『요코 씨의 “말” 3 이유를 몰라』에서는 결혼 생활과 관계에 대한 사노 요코의 속 시원한 고찰을 볼 수 있다. 현실을 살아간다는 것은 현실에 무너지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지는 죽지 않는다. 이미지 앞에서 현실이나 진실은 짓밟아버리는 그만인 것에 불과하다. 진실을 들춰내서 쓰러져 버린 건 나다. (130~133쪽) 나는 부부 생활을 20년 했지만 10년째에는 덜그럭덜그럭 풀어지기 시작했다. 도저히 복구가 불가능한 관계였는데, 나이 젊은 친구가 “요코 씨네 부부가 저의 이상이에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당황스러웠던지. (140~141쪽) (부부는) 사랑이라는, 일본어에 있지만 어쩐지 서먹한 그 말을 뛰어넘는 것이다. 다소 미운 마음을 가지더라도 그 미움이 다시 미운 정이 된다. 참말로 이유를 모를 일이다. 부부에게 과학은 쓸모가 없다. (151~153쪽) 거침없는 독설과 삐딱함으로 솔직하게 자기만의 생각을 표현하면서도 사람들에게 항상 위로와 감동을 주었던 사노 요코만의 매력은 이처럼 자신의 허점마저도 냉소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지점에서 우러난다. “(남은 수명이) 2년이라고 확언을 받자 10년 넘게 나를 괴롭혀 온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의사에게 시한부를 선고받자마자 차곡차곡 모아둔 통장을 털어 재규어 잉글리시 그린 차를 구매한 사노 요코. 그리고 일주일이 채 되지 않아 차를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버리는 배짱. 갑자기 매일매일이 참을 수 없이 즐거워 우울증도 고쳐버린 죽음이라는 자유. 죽음에 대처하는 요코 씨의 태도는 쿨함을 넘어서 거의 즐거움에 가깝다. 그 어이없을 정도로 명랑한 낙관성에서 죽음이란 실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삶의 이치를 새삼 깨닫는다. 나를 계발하고, 성장을 독려하는 바지런한 책에 지친다면 잠시 이 책과 함께 소파에 누워 낄낄거리다 어느새 마음이 찡해져 먹먹해지는 순간을 체험해 보자. 모두가 인류의 달 착륙을 경이롭게 바라볼 때, 마치 모욕을 당한 기분이라며 “쟤들은 저기 왜 가는 거야, 볼일도 없이.” 하며 독설을 내뱉는 요코 씨를 보면 바르게 살기 위해 마음 졸였던 압박에서 해방되어 한층 마음이 자유로워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