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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갈증 에필로그 |
Akio Fukamachi,ふかまち あきお,深町 秋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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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딸이 사라졌다. 그리고 악몽이 시작됐다.
《고백》 《혐오스런 마츠코의 인생》 나카시마 테츠야 감독의 《갈증》의 원작 소설 겉으로 보기엔 나무랄 것 없는 가족. 문제없다고 생각한 아이들의 일상. 하지만 대화가 단절되고 작은 폭력에 익숙해지면서 각자 자신의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깊숙이 알고 있을까? 가나코는 성적이 좋았다. 어머니의 젊은 시절을 연상시키는 아름답게 뻗은 콧날. 그러나 제대로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 아이는 방에서 나오려 하지 않았다. 늘 음악이 흐르는 헤드폰을 끼고 부모와 벽을 쌓았다. 술기운을 빌려 화를 내며 몇 번 방문을 걷어찬 적이 있었다. 그는 딸하고 어떻게 대화를 시도해야 하는지 몰랐다. ---38p 발걸음을 뗄 때마다 코피가 방울방울 바닥에 떨어졌다. 아무도 나를 알아보지 말아 주기를 바랐다. 하긴 누가 이런 나에게 말을 걸까. 교실과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었다. 수돗가에 가서 얼굴을 씻었다. 차가운 물이 뜨겁게 달아오른 피부에 닿자 기분이 상쾌해졌다. 눈이 뜨거워 손수건으로 얼굴을 닦았다. 눈물이다. 제발 그만둬! 그치라니까! 나를 향해 중얼거린다. 더 이상 서글픈 꼴을 당하고 싶지 않다. 애원하고 기도했지만 눈물과 콧물이 입 안까지 마구 파고들었다. ---56p 소설 속 인물들은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파렴치하고 지저분한 인간 본성, 즉 괴물의 속성을 드러낸다. 한 개인을 넘어 현대 사회에 만연해진 광기를 보여 주는 것 같다. 모른 척 눈 감고 넘어가면 모르는, 그리고 상처를 보듬어 주려는 사람도 없고, 상처 입은 사람을 위로해 줄 여력도 없는 잔인한 현실을 날것 그대로 내보인다. “하지만 가나코는 아주 커. 우리보다 더. 뚫린 구멍이 너무 깊고 커서 주위 사람을 모두 휘감아 버리지. 내 말 뜻 알아?” 떠오르는 말 하나하나가 날카로운 바늘이 되어 나를 찌른다. 그럴 때마다 무릎을 꿇으며 끝도 없이 솟구쳐 오르는 고통을 참고 걸어야 했다. ---291p 가나코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후지시마는 딸에게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가 있다는 걸 조금씩 깨닫는다. 하지만 그 또한 각성제에 의존하여 겨우 버티며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는 등 통제할 수 없는 충동에 사로잡히는 불완전한 인간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량 서클에 관련된 아이들, 위험한 조직원들을 상대로 몸을 내던지며 반드시 딸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하지만 때로 의문을 품는다. 딸을 구해 내려는 아버지의 마음인지, 아니면 한낱 질투가 부른 욕망의 표현일 뿐인지. “……금기에 당한 인간에게 금기는 없다고. 두려움도 없고 연민도 없다고.” ---387p 《갈증》은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가장 추악한 것을 들춰내면서 그 끝을 향해 땀을 쏟으며 달려간다. 그 추악함에서 눈을 돌리지 않는다면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 미처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반전과 함께 지금까지 흘린 땀이 한순간에 얼어붙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