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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005
1부 해파랑길 부산 구간 016 울산 구간 028 경주 구간 040 포항 구간 050 영덕 구간 064 울진 구간 074 삼척-동해 구간 086 강릉 구간 098 양양-속초 구간 110 고성 구간 114 2부 동서횡단 DMZ 평화누리길 고성 구간 126 인제 구간 132 양구 구간 136 화천 구간 140 철원 구간 146 연천 구간 150 평화누리길 158 3부 서해안 인천-시흥 구간 178 안산 구간 184 화성 구간 188 평택-아산 구간 192 당진 구간 196 서산 구간 200 태안 구간 204 홍성 구간 210 보령 구간 214 서천 구간 222 군산 구간 226 김제 구간 230 부안 구간 234 고창 구간 244 영광 구간 250 함평 구간 254 무안-목포 구간 260 4부 남해안 목포-영암 구간 268 해남 구간 272 진도 구간 276 해남 구간 280 강진 구간 290 장흥-보성 구간 294 고흥 구간 300 순천 구간 308 여수-광양 구간 312 하동 구간 322 남해 구간 326 사천-고성 구간 334 통영 구간 340 거제 구간 346 통영 구간 356 창원 구간 362 부산 구간 368 후기 372 국내 트레킹 준비 가이드 37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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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푸른 끝없는 바다에서 말면서 펼쳐 내리치는 동해 파도의 기개와 산과 들에 차오르는 대지의 기운을 몸과 가슴에 가득 담아 걸어온 오늘 하루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우리나라 동해 해안의 숨은 보석 같은 길을 우리 둘이 살며시 걸어온 것이다.
--- p. 31 길 안내 표시는 꼭 필요한 지점에 있어야 한다. 특히 갈림길 그리고 길 건너 바로 연결점에는 더욱 그러하다. 잃어버린 길을 찾을 때와 어려움에 처할 때는 편의를 제공해 주는 귀인(貴人)이 나타난다. 그리고 어려움 속에서도 목적지에는 도착한다. 이 모든 것에 감사한다. 트레킹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많이 배우는 것이 감사, 감사다. --- p. 84 또 다시 적막강산(寂寞江山)이다. 앞에 펼쳐진 길, 좌우에 보이는 산 그리고 홀로 움직이는 나를 제외하면 움직이는 물체가 없다. 생각도 멈춘 것 같다. 무상무념(無想無念)이다. 이러니 소모되는 에너지도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동작에서 에너지 소모량이 가장 많은 순서가 사(思), 언(言), 행(行)이라 하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 없이, 말없이 그냥 걷기에 매일 부실한 영양 섭취에도 견뎌내는 것이다. --- p. 141 강둑에 핀 코스모스와 강가에 흐드러지게 펼쳐진 갈대가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며 혼자만의 트레킹을 더욱 멋스럽게 만들어 준다. 갈대숲이 절정을 이루는 가을 길을 걷는 호강을 누리 고 있는 것이다. 어제까지 괴롭던 어깨, 등, 허벅지 등의 통증이 씻은 듯 사라지고 행복한 감 정이 용솟음친다. 운치가 있고 풍광이 좋은 길이 계속 이어진다. 강둑 코스모스 길을 길게 걷는다. --- p. 154 긴 해변을 낙조 따라 걸어 다니니 낙조의 풍광만큼이나 상쾌한 감정이 일렁인다. 지친 걸음은 사라지고, 피로감도 파도에 휩쓸려 사라진다.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며, 무사히 여기까지 온 것에 감사할 뿐이다. 나는 행복한 사람이다. 혼자서 부딪힘 없이 가슴에서 넘쳐나는 감흥이 온몸을 적신다. 아 아름다운 바다다. --- p. 217 걷기란 무엇인가? 걷는 것은 자기(自己)와의 대화이다. 이제까지의 나의 세계, 지금의 나의 세계 그리고 앞으로의 나의 세계와의 대화는 걷기와 함께 계속된다. 걷는 것은 자기 육체와의 대화이기도 하다. 육체 중에서 가장 약한 부분이 먼저 말을 한다. 어제는 왼쪽 무릎이 통증의 신호를 보냈는데, 오늘은 양 엉덩이 고관절이 통증을 보내온다. 앞으로 2~3일간 더 많은 부위에서 통증을 호소할 것이다. 이제 그 호소를 듣느냐, 마느냐는 나의 몫이다. 지켜보자. 얼마나 강하게 호소하느냐? --- p. 273 혼자 길을 걷는 것이 얼마나 고독한지 나는 잘 안다. 이 긴 트레킹을 통해 인간이 혼자가 아 닌 동행자를 갈구한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된 것도 또다른 수확이다. 우리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포구들의 아름다움과 아늑한 농촌 풍경을 나 혼자 보고, 느끼고, 즐긴 것을 미안 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 p. 3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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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일간 2700km의 기록 속에 담긴 한 노장의 진솔한 삶의 철학
이 책의 내용은 단순히 트레킹 가이드, 여행 가이드 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동서남북, 종횡단 변방 길을 걸은 한 개인의 기록이자 사유를 담은 책이다. 고통이 따르고, 기쁨이 오고, 감동을 받고 또 고통을 맞이하고, 이겨내는 과정을 반복하는 걷기라는 행위는 마치 우리 몸과 정신의 리듬을 알 수 있는 자기와의 대화, 자기 내면세계의 관조, 자기 성찰의 시간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낭만 가득한 동해안, 백두대간 트레일이 어우러지는 DMZ 평화누리길, 농촌과 어촌이 공존하는 수채화 같은 마을 길을 따라 걷는 서해안, 애잔한 석양과 아침 바다의 풍요로움이 함께하는 남해안까지. 83일간 2655km를 묵묵히 걸으며 만난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 노장의 진솔한 삶의 철학을 녹여냄으로써 걷기를 통해 깨달음의 길을 찾는 트레킹에 대한 시각을 확장시켜 준다. 숨어 있는 우리 강산의 절경을 서정적인 문체와 사진으로 담아내다! 낭만이 가득한 울산 간절곶, 태화강변의 사각거리는 대나무 숲길, 울산 대왕암 바위 공원의 신비감, 억겁의 시간이 만들어 낸 몽돌의 주전해변, 동해의 끝자락 호미곶의 푸른 파도, 백두대간 태백산맥을 횡단하는 진부령, 영원한 비경에 숨겨져 있는 화천 비수구미마을, 은은한 은색 물결로 뒤덮이는 서해의 아침 갯벌, 바다와 뻘과 갈대가 어우러진 굴곡진 남해 해안 길, 녹차와 꼬막과 문학이 함께하는 보성 벌교의 한 상 차림, 항일암으로 가는 돌산 해안 길의 고요함, 남해 금산의 수려함과 앵강만의 사파이어 바다. 대한민국 곳곳에서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뽐내는 우리 강산의 절경을 서정적인 문체와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아냈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동서남해안 둘레길 구석구석에서 마주한 필자의 가슴 벅찬 감동에 동화되어 나도 모르게 배낭을 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기분을 느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