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는 가상세계와 디지털로 호환가능한 현실세계를 연결하는 수단들을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를 묻는 질문을 종종 받고 있다. 아마도 일반인들이 보통 메타버스라는 말을 로블록스를 통해 처음 접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로블록스는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불릴 수 있을까? 제페토나 포트나이트도 게임이 아닌 메타버스 플랫폼이라고 해야 할까? 우선 플랫폼이라는 개념부터 살펴보자.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는 인터넷의 다음 세대가 무엇이 될 것인지 묻는 질문에 “가상과 현실을 이을 수 있는 메타버스”라고 답했다. 이는 아마 현재 회자되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일반적인 소셜, 검색엔진 등과 같은 비즈니스를 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첫 번째 사업목표는 서비스에 대한 직접적인 과금보다 서비스 이용에 대한 규모의 경제로 진입하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면 다음 단계로 다양한 사업으로 확장할 수 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해외로는 메타와 구글이며, 국내로는 카카오톡과 네이버가 되겠다. --- p.37~38
멀티 페르소나는 COVID-19 팬데믹에 의한 비대면 협업의 일상화 외에도 메타버스 아바타를 이용한 익명성과 블록체인, NFT, 가상화폐 등을 통한 투명성 강화와 함께 더욱 확산하고 있다.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부캐, 즉 멀티 페르소나 경제에서는 ‘브런치’ 작가가 자기 소개란에 제페토 아바타를 올리고 또 다른 부캐 아바타로 네이버 라이브 쇼핑 쇼호스트로 활동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거래는 제페토 아바타들과 블록체인으로 이루어지고, 성과보수는 제페토 가상화폐인 ‘잼’으로 받은 다음 현실의 돈으로 환전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말이 옳았다. “모든 세상은 무대이고,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역을 연기한다.” --- p.67
메타버스 관련 엔터테인먼트 분야는 유독 우리나라가 앞서 나가고 있다. 강력한 콘텐츠의 힘이라고 생각된다. 2020년 이래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넷플릭스라는 OTT 플랫폼을 등에 업고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는 드라마, 영화와 같은 동영상 외에도 웹툰, 웹소설 형태의 콘텐츠 분야와 K팝 공연, 음반, 미술 전시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국내 대표적 기업들의 전략을 보면서 엔터테인먼트 분야 메타버스의 방향성을 예측해볼 수 있을 것이다. K팝을 대표하는 BTS의 팬덤을 이용한 위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웹툰과 게임 분야로 확장하는 하이브, 웹툰과 제페토 플랫폼을 이용한 확장이 예상되는 네이버, 역시 웹툰과 드라마를 이용하려는 카카오가 그 예이다. 이들은 메타버스 분야의 무기가 K팝과 K콘텐츠(영화, 드라마, 웹툰 등)가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으며,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K팝과 K콘텐츠를 생산·판매·교류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협력과 인수합병 등 활발한 합종연횡이 예상된다. --- p.93
엔비디아는 25년 전에 G--- p.U(그래픽 처리 장치)를 처음 세상에 선보이고 시장을 이끌어온 기업이다. 엔비디아의 G--- p.U는 당초 게임용 그래픽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연산 능력이 높은 G--- p.U를 데이터센터용으로 전용하면서 데이터센터 시장을 잠식해나가고 있다. 이와 같은 행보는 모두가 COVID-19로 위협을 받던 2020년 상반기에 공격적으로 두 개의 회사를 인수합병하면서 드러났다(4월에 멜라녹스를 인수하고 두 달 뒤 큐물러스 네트웍스를 인수했다.) 이 배경에는 정보의 가상화, AI, 클라우드가 있다. 기본적으로 AI 인공 신경망을 수행하려면 단순 연산을 수없이 반복해야 하는데, 단순 연산의 반복 처리는 G--- p.U가 C--- p.U보다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그 점에 착안한 엔비디아는 G--- p.U 외에 G--- p.U 기반의 AI 개발 플랫폼까지 세트로 구성하여, 엔터프라이즈 AI 서버를 구축해주거나 구독 서비스 형태로 사업화하고 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플랫폼으로 AI 시대를 이끌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이 유효했는지 2021년 3분기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은 2020년 3분기와 비교하여 55% 증가했으며 전체 매출 기준으로는 37%를 달성했다. --- p.138~139
VR 기기는 가상현실을 온전히 보여주기 위해 주변 환경의 시각적 자극을 차단한다. 가상의 메타버스 외에는 볼 수 없게 하기 때문에 게임, 영화 및 가상 콘텐츠 등 높은 몰입감이 필요한 경우에 VR 기기를 이용한다. 특히 움직이지 않고 시각과 청각만 이용하여 감상이 가능한 영화 등을 볼 때엔 편한 자세로 콘텐츠를 즐기기에 최적의 기기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VR 기기는 여가 시간에 활용되는 오락용 기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AR 기기는 주변 환경에 가상의 정보를 투영한다. AR 기기는 메타버스를 이용하면서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에 스마트 워치와 같이 일상생활 속 웨어러블 디바이스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한 공간에서 협업 시 AR 기기를 활용한 다양한 도구는 생산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2019년 국내에서 관심을 모았던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서 보았던 위치 기반의 특수한 오락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접속 위치에 따라 다채롭게 주어지는 퀘스트, N--- p.C 경험은 사용자의 일상생활에 새로운 흥미를 더해줄 것이다. --- p.165~167
목소리라는 도구는 인간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소통의 수단이다. 따라서 현실과 구분하기 어려운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소리를 활용한 소통이 필요하다. 빅테크들은 목소리를 활용한 소통의 편리성을 인지하고, 사람들에게 이를 제공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전략적인 투자를 지속해왔다. 가장 최근에는 MS가 197억 달러(약 22조 1200억 원)를 투자해 애플의 시리엔진을 개발했던 뉘앙스 커뮤니케이션을 인수했다. MS의 핵심 애플리케이션 팀스의 활용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빅테크들의 동향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대화형 AI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 유의미한 투자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 --- p.209~210
소방수가 메타버스 속에서 화재 진압에 대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VR 기반의 메타버스를 활용하면 시각적으로 다양한 화재 시나리오에 대해 훈련해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현실세계의 화재 현장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존재하고, 높은 온도라는 특수한 환경이 있다. 그러므로 시각 훈련을 통해 숙달한다고 할지라도 실제 상황에서 마주치는 장애물과 뜨거운 열기에 적절하게 대처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약, 햅틱 슈트를 통해 이런 촉각적인 정보도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떨까? 화재 상황에서 소방수들이 더욱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훈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고,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구조 작업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처럼 손을 제외한 다른 부위에서 발생하는 촉각은 정확한 표면질감 등을 표현할 이유가 없음에도, 훈련 과정과 같은 특수한 응용 분야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 p.258~2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