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출간일 | 2022년 03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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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444g | 120*200*22mm |
ISBN13 | 9791188434565 |
ISBN10 | 118843456X |
출간일 | 2022년 03월 1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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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60쪽 | 444g | 120*200*22mm |
ISBN13 | 9791188434565 |
ISBN10 | 118843456X |
왜 읽고, 왜 써야 했는가? ‘우리는 고전을 혹은 좋은 작품이나 글을 왜 읽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 이 글은 시작되었다. 분명, 좋은 글 혹은 문장은 삶의 내면을 말하고 있고 그것들은, 삶이 무엇인지 모르며 방황하는 우리들에게 ‘니체의 망치‘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고전’이라는 무거운 옷 때문에 혹은 요즘 유행과 맞지 않는 스타일 때문에 우리는 고전을 거부해왔다. 하지만 고전이라는 ‘책’이 아닌 고전의 ‘한 문장‘을 통해서도 가물어가는 우리의 정신과 영혼에 단비를 뿌려줄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이 글을 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나의 문장은 결코 ‘고전’스럽지 못하다. 고전 작가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교차하거나 혹은 작가의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도 하기 때문이다. 한 문장이 담고 있는 고전 작가의 세계를 전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한 문장이 담고 있는 또 다른 우주의 세계를 보여주거나, 보이지 않는 심연의 세계 속에서 독자들이 자유롭게 유영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때로는 고전 작가와 ‘나’의 대화를 통해, 또는 ‘고전 작품 속의 인물‘과 ‘나’의 대화를 통해 혹은 내가 작품 속의 인물이 되어 하나의 문장속으로 들어갔다. 따라서 독자들도 ‘나’가 되어 함께 그들과 대화하거나 노래할 때 진정 고전의 한 문장속으로 들어갈 수 있으며, 그 길은 독자들을 새로운 우주의 세계로 안내해 줄 것이라 믿는다. |
01. 내가 이룩해 놓은 것은 고독뿐이다. 《일기》, 프란츠 카프카 ㆍ012 02. 사랑은 은유로 시작된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ㆍ024 03. 사랑은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도덕의 공포로 인해 비도덕적인 것이 되어가는 것이지요 《안나 까레리나》, 톨스토이ㆍ036 04. 이야기를 지배하는 것은 목소리가 아닙니다. 귀입니다. 《보이지 않는 도시들》, 이탈로 칼비노ㆍ050 05.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어도 패배할 수는 없다. 《노인과 바다》. 헤밍웨이ㆍ070 06. 죽지 않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쓸모없는 짓이다. 《모래의 책》, 보르헤스ㆍ082 07. 물레방앗간 집 마누라의 궁둥짝, 인간의 이성이란 그거지 뭐.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ㆍ096 08. 이 엄청난 혼돈 속에서 분명한 건 딱 하나야.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 《고도를 기다리며》, 사무엘 베케트ㆍ110 09. 그대가 알아야 할 모든 것들은, 이미 여행을 통해 모두 배웠네. 《연금술사》, 파올로 코엘료ㆍ124 10. 긴 세월,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ㆍ138 11.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이야 《어린 왕자》, 생텍쥐페리ㆍ150 12. 신은 죽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니체ㆍ162 13. 화를 내는 것은 솔직함이라기보다 분별없음이다. 《화에 관하여》, 세네카ㆍ174 14. 가능만을 물을 수 있다. 불능은 그 자체가 질문이다. 《예상 밖의 전복의 서》, 에드몽 차베스ㆍ188 15. 나는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니다. 주의(主義)를 죽인 것이다. 《죄와 벌》, 도스토옙스키ㆍ196 16. 진정한 배움이란...... 할 수 있는 것만 알면 되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해서는 안되는 것까지 알아야 하는 것이다.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ㆍ208 17. 똑같은 색의 반복은 효율적인 보호색이다. 《모래의 여자》. 아베 코보ㆍ222 18. 우리는 우리가 스무 살에 자기 가슴에 쏜 총알에 맞아 마흔 살에 죽을 것이다. 《작가수첩 2》, 카뮈ㆍ234 19.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섬》, 정현종ㆍ248 20. 비슷한 것은 이미 진짜가 아니다. 《연암집》, 박지원ㆍ258 21. 함께 말할 만한데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고, 더불어 말할 만하지 않는데 말하면 말을 잃는다. 《논어》, 공자ㆍ274 22. 꿈꾸는 자와 꿈꾸지 않는 자, 도대체 누가 미친 거요? 《돈키호테》, 세르반데스ㆍ286 23. 만약, 우리 안에서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을 없애버린다면 도대체 무엇이 남을까? 《지옥》, 앙리 바르뷔스ㆍ298 24.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ㆍ310 25.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 《장자(莊子)》, 장자ㆍ322 26. 나는 내가 사유하는 동안에만 존재한다. 《성찰》, 데카르트ㆍ336 27. 바로 우리들 각자가 다른 두 사람에 대한 사형집행관인 거죠 《닫힌 방》, 샤르트르ㆍ350 |
사랑.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랑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이 책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랑 없이 삶의 무게로 비틀거리기 보다는 비록 가벼워 보이고 우습게 보일지라도 가벼운 사랑으로 삶을 춤추게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지쳐간다. 몸도 아프고 삶에 있어 더 추구할 수 있는 것도 없어보이고 그렇게 덧없이 다소 괴로운 시간과 함게 늙어간다.
사랑이라는 것이 꼭 이성의 사랑을 뜻할 필요없다. 무엇인가를 사랑하고 그것을 추구하고 그렇게 삶을 춤추게 한다면 살아있는 생명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것일 것이다.
성공은 외로움을 견딘 순간에만 찾아온다는 것을 노인은 잘 알고 있었다.
명작 노인과 바다 부분에서 나왔던 문장인데, 외로움을 견딘 순간에만 찾아오는 성공.
무리를 지어 이동하다보면 무리를 지어 어디가에 도착한다. 나만의 길이 아닌 그냥 나도 모르는 어딘가 다른 사람이 가는 것 같았던 그 길에 도달한다.
그리고 아주 무사히 아무일도 이루지 못하고 죽음에 도달한다.
이것을 방지하려면 외롭더라도 자신의 길을 가야한다.
그 과정에 고통이 있더라도 견디며 가야한다. 그러다 보면 노인의 거대한 물고기처럼 자신의 삶이 찾아온다.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할 것은 ‘파면 당하는 것’도 ‘패배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파면이 없는 삶 뿐이다. 먼 바다를 향해 출항하지 않는다면 파멸은 없을 것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가 두려워 할 것은 '패배'가 아니다.
그것은 파면이 없는 삶이다. 무사히 살아서 무사히 죽음에 도달한 삶.
육지를 터나지 않고 배를 썩히면서 내 몸도 썩고 그렇게 무사히 아무일 없이 죽음에 도달하는 것이 가장 두려워 해야 한다. 지금 하지 않아도 언젠가 강렬하고 눈부신 삶이 나타날 것이라 망상하며 또 뭔가를 미룬다.
미루는 이유는 지금은 시시해 보이기 때문이다.
아니면 지금 하기에는 너무 거대하기 때문이며, 지금 하기에는 그냥 왠지 싫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무나도 내가 실행하기 좋은 타이밍을 기다리며 그 타이밍이 오면 내 삶은 강렬하게 빛날 기회를 얻을 것이라 망상하며 무사히 아무일도 없는 삶을 살다가 죽음에 도달한다.
파멸이란 말이 극단적으로 들리지만, 우리 삶의 목표는 성공이 아니다. 실패도 아니다.
치열하게 사는 것이다. 아름다운 전체 삶의 완성을 그려가지 말고 치열하게 살자.
치열하게 살다 가는 30살이 무사히 아무것도 이루지 않고 살다 가는 100살 보다 더 나은 삶이 아닐까?
춤은 가장 정직하고 순결한 언어다.
자신의 감정과 본능을 숨김없이 자신만의 문법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요즘은 다소 춤에 대한 시각이 예전보다 나아졌지만, 춤에 대해 사람들이 느끼는 거부감음 상당하다.
어린아이를 보다 보면 틈틈히 즉흥적인 춤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춤은 내가 가장 정직할 수 있는 언어다. 그래서 우린 태어나자마자 춤을 춘다.
세상이 정한 여러 규칙들로 힘든 삶에 춤이 있다면 누구나 이해하는 나만의 언어로 세상과 마음것 소통할 수 있는 것이다.
여러 거장들의 문학작품의 무게있는 부분을 삽입하고 작가의 시각을 첨한 책이다. 책 한권이지만, 27개의 문학작품이 실려 있고 짧고 깊게 짧은 호흡으로 읽어나갈 수 있다.
사랑 없이 삶의 무게로 비틀거리기 보다는 비록 가벼워 보이고 우습게 보일지라도 가벼운 사랑으로 삶을 춤추게 하는 것이 더 나으리라.
p31
최근 허무주의 그런것에 조금 빠졌었다. 나이가 30대에서 40대가 되어서 그랬을까? 그간 쫒았던 것들의 몇몇이 허상처럼 느껴지기도 했고, 앞으로 남은 삶에대해서도 허무함이 있었다.
그때 읽었던 책에서 삶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
그 중 하나는 사랑을 선택하는 것. 사랑에는 남녀의 사랑도 있을 것이고 그 결실로 얻은 자식에 대한 사랑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어떤 사랑이든 사랑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궁극적 목표중 하나다.
인류애적 사랑, 보편적 사랑도 좋고, 이성의 사랑도 좋다.
우리가 태어난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유전자 입장에서 보면 번식이 목적이다. 이젠 동성끼리도 아이를 만들 수 있는 단계까지 왔으니 제한없는 사랑의 시대도 펼쳐졌다.
성공은 외로움을 견딘 순간에만 찾아온다는 것을 노인은 잘 알고 있었다.
p.73
외로움이란 어쩌면 죽음과 가까워지는 기분이다. 무리를 짖는 초식동물이 외롭게 되었다면 곧 죽음이 임박했을 것이다. 밀림의 왕 사자 정도도 그 신체가 강력하지 않으면 하아에나 등에게 죽음을 피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외로움을 피하려 할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짐승이면서 짐승과 다른 사람이다.
사람은 태어난 능력뿐 아니라 키워낸 실력으로도 살아간다.
그 실력은 우르르 몰려다닌다고 생겨나지는 않는다. 그런 협업이나 시너지의 순간도 필요하지만, 그 시너지를 낼 기본 실력은 대게 본인의 외로운 시간을 견뎌낸 결과로 나타난다.
우리가 두려워 해야 할 것은 ‘파면 당하는 것’도 ‘패배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파면이 없는 삶 뿐이다. 먼 바다를 향해 출항하지 않는다면 파멸은 없을 것이다.
p.79
'숨결이 바람 될 때'라는 책과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 인생무상은 일단 베이스로 깔고 가는데 생명은 투쟁이 본질이다'
이런 생각.
도전하고 실패, 파면하고 또 도전하고 투쟁하는게 생명이다. 죽지않으려 애쓰고 굴복하지 않으려 애쓰는게 생명이고, 그런 생명을 즐기다 가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다.
죽을때 우리가 무슨 생각을 할까?
"와! 드디어 무사히 아무것도 안하고 죽음에 도착했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은 기분 좋은 것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다. 기분이 좋은 것은 정신적 균형을 위해서 필요하긴 하지만, 몇시간이면 사라질 기분보다 실질적 현실을 개선하는 것에 관심을 더 두어야 한다는 것.
단지 살아 있고, 오래 사는 것, 기분좋게 오래 사는 것, 이런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것처럼 생명처럼 사는 것이다.
문어는 알을 낳으면 죽을 줄 알면서도 알을 낳고 죽는다.
사마귀도 자칫 잘못하면 암컷에게 먹힐 수 있음에도 목숨을 걸고 짝짓기를 도전한다.
무사히 아무일 없이 오래 살아남는 것.
무시히 아무일 없이 죽음에 도달하는 것.
그렇게 살아 내는 것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망각만이 우리를 과거로부터 벗어나 새롭게 만들기 때문이오.
p.89
리셋은 과거의 것들을 삭제하는 것이 시작이다.
새롭게 되는 것, 망각.
난 단기 기억상실을 경험해봐서 이것의 효과를 아주 잘 알고 있다.
기억이 사라지면 불안하거나 절망적이지 않다.
그냥 시작할것만 있다. 이 세상에 시작할 것만 있는 상태가 된다.
호오포노포노에서 말하는
기억을 지우는 주문 '사랑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용서해주세요.'를 말해보자.
춤은 가장 정직하고 순결한 언어다.
자신의 감정과 본능을 숨김없이 자신만의 문법으로 세상과 소통한다.
p.109
난 탱고라는 춤을 추고 있다.
이 문장을 다시 생각해봤다.
춤을 추려면 자신의 감정과 본능을 자유롭게 허락해야한다.
그래서인지 춤을 추고 나면 괜찮다. 그냥 괜찮다.
코로나로 2년이 넘게 탱고를 추지 않고 지냈다.삶에서 상당히 중요한 것이 사라져버렸던 것 같다. 삶에서 중요한 활동을 잃었고, 정신적으로 힘들고 흔들린 삶을 살았다.
이제 코로나가 풀려가고 더 이상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수 없기에, 다시 탱고를 하고 있다.
인간으로서의 깊은 본능, 나와 무언가를 연결하고픈 순수함, 혹은 무엇과도 닮고 싶지 않은 ‘나’만의 특별함은 신기루와 같이 잠시 머무르다 사라져버리곤 했다. 사람들은 모두를 닮아가고 있었고, 그 모습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닮고 싶은 이미지일 뿐 누구도 아니었다.
p.239
많은 동물들은 기본 본성이 튀지 않고 싶은것이 있는 것 같다. 그러면 무리속에 숨을 수 있고 내가 타겟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인간도 어느 시점까지는 이것이 잘 작동했었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렇게 산다면 그저 그런 삶을 살면서 의미를 잃게 된다.
인간은 의미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유전자 목적인 번식에 성공했다면 좀 더 심리적으로 편안할 수 있지만, 그것이 아니어도 인간은 의미없는 것들에 고통스러워 한다.
의미 없다는 것은 존재할 필요가 없기도 하다 생각할 수도 있다.
가볍게 짧은 호흡으로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아 좋았다.
표지가 정말 마음에 들었다. 고운 연보라색 바탕에 반짝이는 은박 원의 정갈한 제목까지, 예쁜 색과 디자인의 구성으로 에디터의 정성이 가득가득한 책이다. 예쁜 표지에 홀려서 책을 한참이나 겉만 보았다. 책 안의 문장들이 내게 미칠 무한의 무게는 생각도 하지 못한 채, 가벼운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시댁 방문과 연이은 가족 여행 중에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양과 내용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논리적인 글과 저널을 몇 년 동안 읽는 연습을 했던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은유와 예술의 세계가 펼쳐졌다. 분명 한글로 쓴 책이 맞고, 내 모국어는 한국어임에도 문장들이 쑥쑥 뇌를 통하지 못하였다. 눈으로 급히 글자를 따라가다 내용을 음미하지 못했고, 몇 번이고 책은 집 한 귀퉁이에 방치되었다. 가만 생각해보면, 지난 몇 년간 내가 읽은 책들은 에세이, 실용서, 철학, 과학과 관련된 책, 육아서, 일부 소설 등에 국한되어 있었다. 제일 읽기 힘들어하는 영역이 시와 문학인데, 그나마 주제가 익숙한 것은 쉬엄쉬엄 읽었지만, 조금만 어려워진다 싶으면, 신경세포들이 탈출하기 시작한다. 나도 탈출한다.
문장의 무게는 작가님이 엄선한 작품들 중에 좋은 글귀들을 작가님의 세계관으로 다시 쓰고, 부언하고 읽어준다. 그런 친절한 해석에도 어떤 책과 문장들은 내 마음에 들어오지 못한다. 순전히 내 문해력과 감성의 문제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것은 한 권으로 문학 작품에 대한 내 태도와 선호도를 관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순전히 내 기준에서) 은유가 지나치거나, 현실에서 너무 동떨어진 글들은 일단 아무리 잘 쓴 문장이라도 마음이 가지 않았다. 철학이나 사상가의 글들은 오랫동안 머물다 가기도 했다. 내가 고민했던 상황들과 우연히 들어맞는 문장들은 더욱 그러했다.
고전들이 가지는 힘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이 이 책의 두 번째 장점이다. 학창 시절에 중고생이 꼭 읽어야 할 고전 시리즈, S대 교수들이 추천한 고전이라는 타이틀로 끝도 없는 도서 목록에 기가 질린 경험이 있다. 저런 책을 꼭 읽어야만 명문대를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수많은 광고 문구들에 혹하면서도 막상 다가가기 어려워 첫 장을 펼치기 어려웠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훌륭한 마중물이 되어준다. 고전의 권위에 압도되어 온몸으로 거부를 하는 내게, 한 문장이나 한 문단은 고전으로 들어가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이탈로 칼바노의 <보이지 않는 도시들>, 허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파올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즐거운 학문>, 세네카의 <화에 관하여>는 읽고 싶은 도서 목록으로 표시하였다.
어떤 문장들은 가볍게 쓰이고, 가볍게 읽히고, 가볍게 희석된다. 어떤 문장들은 꾸덕꾸덕한 진한 치즈케이크처럼 농밀하고, 오래 남는다. 고전에서 뽑아 올린 문장의 무게를 느끼고 싶다면, 두고두고 읽어도 좋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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