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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The Demon-Haunted World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 과학, 어둠 속의 촛불

[ 양장 ] 사이언스 클래식-38이동
리뷰 총점9.9 리뷰 76건 | 판매지수 4,698
베스트
뇌과학 36위 | 자연과학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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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2월 2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672쪽 | 1114g | 152*224*35mm
ISBN13 9791192107226
ISBN10 1192107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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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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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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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특히 지난 밀레니엄을 거의 마무리하는 시점에 유사 과학과 미신이 해가 갈수록 더욱 사람들을 솔깃하게 만들고 요정 사이렌의 광기 어린 노래가 더욱더 크게 울려 퍼지고 현혹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전에 어디에서 그 소리를 들었던가? 어떤 민족이나 국가에 대한 편견이 세를 얻고 기근이 횡행하며 국가의 위신과 중추가 도전을 받을 때, 우주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목적에 대해 번민할 때, 또는 우리 주위에서 광신적 행동이 거품처럼 일 때, 그때 예전부터 익숙한 사유 습관들이 우리를 지배하기 위해 손을 뻗는다.
촛불이 점차 희미해진다. 초의 작은 불꽃 웅덩이가 떨린다. 어둠이 모인다. 악령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한다.

과학은 지식을 추구하는 완벽한 도구라고 할 수는 없다. 과학은 우리가 가진 최선의 도구일 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과학은 민주주의와 비슷하다. 과학 그 자체는 인간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가르쳐 주거나 옹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확실하게 밝혀 줄 수 있다.

아무리 만족스럽고 안심이 된다고 해도 미망(迷妄)을 주장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있는 그대로 우주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나는 생각한다.

유사 과학은 정반대이다. 유사 과학의 가설들은 어떤 실험을 통해서도 반증할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심지어는 원리적으로 반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유사 과학의 신봉자들은 방어적이고 경계 태세를 늦추지 않는다. 회의주의적인 검토를 하려고 하면 어느새 나타나 방해를 한다. 그리고 유사 과학의 가설이 과학자들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실패할 경우에는 어떻게든 넘어가기 위해 음모를 꾸민다. 예를 들어, 과학자들이 음모를 꾸며 그것을 억압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은 몇 세기에 걸쳐 끈기 있게 집단적으로 자연을 조사해 왔고, 그 결과를 증류해 왔다. 물론 온갖 일들로 점철된 이 증류 과정을 미주알고주알 상세히 설명하는 것보다는 이미 완성된 지혜를 화려하게 소개하는 편이 더 편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과학적 방법이라는 것은 겉보기에 다루기 번거로운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방법이야말로 발견 자체보다 훨씬 더 소중한 것이다.

과학이 성공을 한 또 다른 이유는 오류 수정 장치가 과학의 핵심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오류가 있으면 수정한다는 게 과학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떤 이들은 지나친 범주화라고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에는 우리가 자기 비판을 할 때마다, 우리의 생각을 바깥세상에 적용해서 검증할 때마다, 우리는 과학을 하는 셈이다. 우리가 자신에 대해서 관대하고 무비판적일 때, 희망과 사실을 혼동할 때, 우리는 유사 과학과 미신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과학의 위대한 계명들 가운데 하나는 ‘권위에 호소하는 논증을 믿지 마라.’이다. (물론 과학자들도 영장류이고, 집단 내 위계에 약한 존재라 이 계명을 항상 지키지는 못한다.)

과학은 spirituality, 즉 정신성이나 영성과 모순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심대한 원천이기도 하다. 우리가 광년으로 측정되는 광대한 공간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인식했을 때나, 생명의 복잡성과 아름다움, 정묘함을 파악할 때 솟구치는 감정, 즉 일종의 의기양양함과 겸손함이 결합된 감정은 확실히 정신적 또는 영적이다.

이러한 노력은 과학자들이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일반 상대성 이론은 양자 수준에서 자연을 기술할 때 부적절하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다시 말해 일반 상대성 이론이 언제 어디에서나 타당한 이론이었다고 해도, 그것을 확신시키는 방법으로, 그 약점과 한계를 발견하려는 단합된 노력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 있을까?
이것은 내가 조직화된 종교에 대해 확고한 마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이다. 세상에 어느 종교 지도자가 자신들의 믿음이 불완전하다거나 틀릴 수 있다고 인정하고, 그래서 교리에 숨겨진 약점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소를 세우겠는가? 일상 생활 속에서의 검증을 넘어서서 전통적인 종교적 가르침이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찾아보기 위해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회의주의를 세상사에 적용할 때 자칫하면 문제를 왜소화하거나 잘난 척하듯 다루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속임수에 넘어갔든 아니든, 미신이나 유사 과학의 지지자들도 회의주의자들과 동일한 감정을 가진 인간이고, 세계의 작동 방식이 어떠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회의주의자들은 인정하기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과학자와 거의 같은 동기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다만, 그 탐구에 필요한 도구를 그들의 문화로부터 부여받지 못한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다면 좀 더 완곡하게 비판해도 좋지 않을까? 완전 무장을 하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검증할 수 없는 주장들, 반증할 수 없는 단정들은, 아무리 영감이나 경이감을 준다고 하더라도, 진실과 관련해서는 가치가 없다. 내가 한 이야기는 당신에게 증거 없이 믿어 달라고 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외계인 납치 이야기가 뇌 생리학적 현상이나 환각, 아니면 어린 시절의 왜곡된 기억이나 꾸며 낸 이야기라면 우리는 아주 중요한 문제를 마주하게 된다. 그 문제는 인류의 한계와 관련된 문제이며 인간의 속기 쉬운 본성과 신념이 형성되는 과정이나 우리가 믿고 기도하는 종교의 기원과 연결된 것이기 때문이다. UFO와 외계인 납치라는 주제에는 과학적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진정한 보물이 묻혀 있다. 그러나 그 보물은 분명 인류의 고향에서 유래한, ‘메이드 인 어스(Made in Earth)’, 즉 지구제라는 특질을 가지고 있다.

회의주의적 사고란, 결국 합리적인 논의를 구성하고 이해하기 위한 수단이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사람을 현혹하는 사기를 꿰뚫어 보는 것이다. 문제는 일련의 추론을 통해 나온 결론이 마음에 드는가가 아니라, 그 결론이 전제 내지 출발점에서 제대로 유도된 것인가 하는 것이고, 또 그 전제가 참인가 하는 것이다.

인간은 때로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증거를 완고하게 거부하는 편이 더 쉽다고 느낀다. 그렇다면 우리는 우리가 이런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만 한다.

헛소리와 사기와 속임수, 경솔한 생각과 바람이 사실이라는 가면을 쓰고 등장하는 것은 마술 공연장과 모호한 조언을 읊는 점쟁이의 상담실에서만이 아니다. 불행하게도 정치, 사회, 종교,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한 나라에 국한된 일만도 아니다.

과학자들도 실수를 저지른다. 따라서 인간으로서의 약점을 인식하고 최대한 폭넓게 여러 의견을 들으며 무자비할 정도로 자기 비판을 하는 것이 바로 과학자의 임무이다. 과학은 자기 오류 수정 기능을 가진 집단적 작업인 것이다. 이 기능은 상당히 잘 작동하고 있다. 이것이 역사학에 비해 과학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이다. 왜냐하면 과학은 실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윈을 검열할 수 있을 정도라면 어떤 지식이든 검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검열을 누가 할까? 어떤 정보와 통찰은 버려도 좋고, 다른 정보와 통찰은 10년 혹은 100년 혹은 1,000년이 지나면 필요해지리라는 사실을 그 누가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게 현명한 인간이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까? 분명히 기계나 제품의 안전성에 관해서는 판단할 수 있고 판단해야 할 때도 있다. 왜냐하면 어떤 기술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가능성을 모두 조사해 볼 정도의 자원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식을 검열해 허용되는 생각과 허용되지 않는 생각, 탐구할 수 있는 증거와 탐구할 수 없는 증거 등을 정해 주는 것은 사상 경찰의 짓거리이고, 멍청하고 무능력한 결정이며, 우리 문명을 장기적으로 쇠락의 길로 이끌 바보짓이다.

은하들도 우리가 잘 아는 뉴턴의 중력 법칙을 따라 서로 돌고 돈다. 중력 렌즈가 존재하는 것과 쌍성계를 이루는 펄서의 자전 속도가 감소하는 것은 우주의 심연에서도 일반 상대성 이론이 성립함을 드러낸다. 우리는 장소에 따라 자연 법칙이 달라지는 우주에 살 수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엄연한 이 사실 앞에서 경외의 마음을 품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난 몇 세기 동안 이루어진 발견들에 비추어 볼 때 환원주의에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것은 과학의 결점이 아니라 과학이 거둔 최고의 승리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리고 내 생각에 과학의 성과들은 수많은 종교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다.

과학이 앞으로 무엇을 더 알아낼지 우려하는 교리와 기득권은 이것 말고도 여럿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모르는 편이 더 나을 것이라고 말하며 이렇게 묻는다. 만약 남성과 여성의 유전 형질이 다른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것은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구실로 사용되지 않을까? 만약 폭력 성향을 촉발하는 유전자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한 민족 집단이 다른 집단을 억압하는 행위를 정당화하는 데 사용될 수 있지 않을까? 또는 예방적 차원에서 미리 제거해 버리는 행위도 정당화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정신 질환이 단지 뇌 화학적 문제라면, 현실 감각을 유지하고 행동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우리의 노력은 무의미해지지 않을까? 만약 인간이 우주의 창조주가 만든 특별한 작품이 아니라면, 만약 인간 사회의 토대가 되는 도덕 규범들이 신이 아니라 오류를 범할 수 있는 입법자들에 의해 고안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우리의 분투는 물거품처럼 사라지지 않을까?
이런 우려는 종교적인 것이기도 하고 세속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것이든 간에 진리에 가장 가까운 것을 알고 있는 편이, 그리고 우리의 공동체와 신념 체계가 과거에 범한 오류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편이 세상을 더 좋게 만드는 데 이바지하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진리 또는 진실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질수록 비참한 일이 벌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어떤 것이든 사태를 과장하는 것에 불과하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어떤 거짓말 또는 어떤 사실 은폐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더 숭고한 사회적 목적을 실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슬기롭지 않다. 장기적인 측면은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인간과 기술의 관계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고 오늘 기술을 개발하는 우리나 옛날 기술을 개발하는 조상들 역시 같은 인간이다. 우리는 지금도 언제나 그랬듯이 새로운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약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데, 그 기술은 전에 없던 파괴력, 심지어 행성 규모의 파괴력을 가진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런 시대에는 과학이나 기술 쪽이 아니라 인간 쪽에도 지금까지 없었던 무언가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제 공전절후(空前絶後)의 규모로, 다시 말해 지구 규모로 새로운 도덕과 윤리를 확립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이중적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삶을 풍요롭게 해 준 과학 기술을 낳은 공로는 인정받고 싶어 하지만, 동시에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관계없이 과학 기술이 죽음의 도구로 사용되는 것으로부터는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것이다.

일어날 수 있는 위험을 대중에게 알리는 일, 특히 과학이 야기하는 위험이나 과학의 사용으로 생길 수도 있는 위험을 경고하는 일은 과학자의 의무라고 나는 믿는다. 그것을 예언자적 사명이라고 부를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경고를 할 때에는 신중해야 하며 필요 이상으로 위험을 과장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실수를 피할 수 없는 존재이고 위험이 진짜로 실현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무엇보다도 안전에 무게 중심을 두어야 한다.

회의주의를 세상사에 적용할 때 자칫하면 문제를 왜소화하거나 잘난 척하듯 다루거나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속임수에 넘어갔든 아니든, 미신이나 유사 과학의 지지자들도 회의주의자들과 동일한 감정을 가진 인간이고, 세계의 작동 방식이 어떠하고 그 속에서 우리가 맡은 역할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어 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회의주의자들은 인정하기 싫어할 수도 있지만, 그들 역시 과학자와 거의 같은 동기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다. 다만, 그 탐구에 필요한 도구를 그들의 문화로부터 부여받지 못한 것뿐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다면 좀 더 완곡하게 비판해도 좋지 않을까? 완전 무장을 하고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 않은가.

과학의 핵심은 얼핏 보기에 모순되는 두 가지 태도 사이에 균형을 잡는 것이다. 하나는 아무리 이상하고 직관에 반하는 것일지라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래된 것이든 새로운 것이든 모든 아이디어를 회의적으로, 그리고 아주 철저하게 조사하는 것이다. 이 둘 사이에 균형을 잡고 나서야 비로소 터무니없는 헛소리로부터 심오한 진리를 구별해 낼 수 있다. 창의적인 사고와 회의적인 사고의 합작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겉보기에도 모순적인 이 두 가지 태도 사이에는 약간의 긴장이 있다.

과학을 가르치기 어려운 것은, 인류가 아직 과학을 받아들일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일까, 아니면 과학이 우연의 산물이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우리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과학을 소화할 만한 지적 능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일까? 나는 이중 어떤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내가 만난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은 과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 주었고, 살아남은 수렵 채집인들도 귀중한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이 사례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적 성향은 어느 시대, 어느 장소, 어느 문화에서든 늘 우리 안에 깊게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우리 생존의 수단이다. 그것은 우리의 천부적 소질이다. 무관심, 부주의, 무능력, 그리고 회의주의에 대한 불안 따위 때문에 우리가 어린이들을 과학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면, 그것은 그들로부터 인간으로서의 특권과 미래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도구를 빼앗는 것이 되리라.

내가 생각하기에는 비결은 오로지 한 가지이다. 일반 청중에게 이야기할 때 동료 과학자들에게 하는 것처럼 하지 말라는 것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뜻하는 바를 즉각적으로 정확하게 전달하게끔 해 주는 어휘들이 있다. 전문 용어, 학술 용어라고 불리는 게 그것이다. 과학자들이야 직업상 그런 어휘들을 쓰는 게 일상이겠지만, 일반 청중에게는 과학을 신비화할 뿐이다. 가능한 한 가장 쉬운 어휘를 써야 한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지금 당신이 설명하는 것을 이해하기 전 당신 자신이 어땠는지 기억하는 것이다. 오해할 뻔했던 부분을 기억해 내고, 그것들에 주의하면서 설명해야 한다. 어느 것 하나 이해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당신을 무지에서 지식으로 이끌어 주었던 첫 과정들을 되새겨야 한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지성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진정 이것이 비결의 전부이다.

어떤 사회든 그 사회의 근본 가치들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다음 세기에도 제대로 생존하기를 바란다면 과학이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의 과학은 과학이라는 업(業)에 종사하는 자들만의 것이 아니라 인류 공동체 전체에 의해 이해되고 수용된 것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과학을 모두의 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우리 과학자들이 하지 않는다면 누가 대신 한다는 말인가.

프레더릭 더글러스는 글을 깨치는 것이 노예 상태에서 벗어나 자유로 가는 길이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노예 상태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자유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그러나 읽기는 언제나 자유로 가는 길이다.

당연히 국가와 인류가 직면한 긴급한 현안들이 있다. 그러나 기초 과학 연구비를 삭감한다고 해서 그런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분명 과학자들은 표밭이라고 보기 어렵고 로비 활동을 효과적으로 하는 자들도 아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하는 일은 모두의 이익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기초 연구에서 손을 떼는 것은 용기 없음, 상상력 결핍, 그리고 환상의 산물일 뿐이다. 만약 지구인이 미래를 이렇게 포기하는 것을 본다면 외계인들은 충격을 받으리라.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자민족 중심주의, 외국인 혐오, 광신적 애국주의가 유행하고 있다. 지금도 많은 나라가 반정부 사상을 억압하고, 잘못된 기억, 때로는 의도적으로 왜곡된 기억을 시민들에게 주입하고 있다. 국가 권력의 이런 조치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과학은 불온한 것으로 보이리라. 과학이 손에 넣으려는 진실은 민족적, 문화적 편견과 대체로 무관하다. 본질적으로 과학에는 국경이 없다. 같은 분야에서 연구하는 과학자들을 한 방에 넣으면 그들은 공통 언어가 없다고 하더라도 대화하는 방법을 찾아낼 것이다. 과학 자체가 국적을 초월한 언어이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본질적으로 세계주의자이고 인류라는 하나의 가족을 분열시키려는 책동을 쉽게 꿰뚫어 볼 줄 안다.

모든 나라에서 과학의 방법과 권리 장전의 의미를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품위도 겸손도 공동체 의식도 거기서 싹틀 것이다.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에서, 몰아쳐 오는 암흑에서 우리 자신을 지켜 주는 것은 그것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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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21세기는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과학 기술의 위력이 크게 발휘되는 시대이다. 과학 기술의 성과물들이 우리 삶의 세부적인 곳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리고 현재는 어느 시대보다 많은 사람이 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정보 기술 덕분에 세상의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한 시대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지금’을 규정하는 또 하나의 단어가 ‘탈진리(post-truth)’이다. 참과 거짓, 실재와 허상을 구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과학으로부터 과학 아닌 것(유사 과학)을 분별해 내고, 인류에게 해악이 되는 유사 과학을 떨쳐 버릴 것을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권고한 그의 책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을 읽으면서 여전히 우리에게 그의 목소리의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 이상헌 (옮긴이)
세이건은 종교적 미신과 정크 과학의 터무니없는 주장이 큰 경외심과 경이로움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천사와 악마에 둘러싸여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진다. 심령술사가 마음만으로 숟가락을 구부리고 미래를 예측하고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짜릿한 일인가. 그러나 대용물에 불과한 이것은 과학의 진정한 경이에 비하면 태양 앞의 반딧불에 지나지 않는다.
- 마틴 가드너
이 웅변적이고 매혹적인 책을 덮으면서 칼 세이건의 전작인 『코스모스』의 마지막 장 제목이 떠오릅니다. “누가 지구를 대변하는가?” 이것은 수사학적 질문이지만 저는 그 답을 알고 있습니다. 저의 마음속 지구 대표는, 인류가 외계 문명에 보낼 외교 대사는 다름 아닌 칼 세이건입니다. 그는 현명하고 인간적이며 재치 있는 사람입니다. 그는 잘 읽히는 문장을 쓰고, 절대 어려운 문장을 쓰지 않습니다. 제가 이 책을 쓰는 저자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렇게 하지 못한 제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친구들을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세요!
- 리처드 도킨스
이 책은 합리주의에 대한 감동적인 변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오늘날 처참한 수준에 이른 과학 교육, 권세를 얻어 가는 개신교 근본주의, 미국의 바보짓을 부추기는 탐욕스러운 출판 문화에 대한 강력한 고발이기도 하다.
- [워싱턴 포스트]
회의주의를 소개하는 책은 사실 드물다. 그러나 칼 세이건의 이 책 같은 책은 더 드물다.
-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칼 세이건은 과학을 대표해 종교와 논쟁할 때도 종교를 현대 문명의 포로 취급하는 법이 없다. 그는 일반적으로 종교를 변함없이 존중한다. 하지만 원리주의의 핵심에는 무지에 대한 사랑이 있다고 강력한 타격을 가한다.
- [올바니 타임스]
한 남자가 비합리주의의 컴컴한 어둠 속으로 들어가 외로이 서 있었다. 그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곧 명료하고 서정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것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한 남자의 사적인 언명이 모여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단단하게 굳은 믿음의 응고물을 녹이기 시작한다. 경이로운 글쓰기이다.
- [해켄색 선데이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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