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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죄의 신들

단죄의 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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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36쪽 | 406g | 138*203*30mm
ISBN13 9791157403424
ISBN10 1157403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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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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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를 아십니까?” 이종하가 또 다른 『단죄의 신들』을 내밀었다. 표지가 방금 전에 봤던 것과 조금 달랐다. 화염으로 둘러싸인 세상에서 뿔 달린 마귀들이 벌거벗은 사람들을 거대한 솥에 끓여서 죽이는 표지였다. 『단죄의 신들 2부 : 사바세계(娑婆世界)의 종말』
--- p.13

“반야심 작가가 정말 무슨 사고를 당해 연락 두절이라는 게 입증되면 모두가 위약에 따른 불이익 상황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분은 지병이 있어서 언제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셨어요. 지금 우린 그 상황을 염려하고 있는 겁니다. 하 교위님이 그분을 다시 만난다면 예전의 사고뭉치는 없을 거예요. 황금 알 낳는 거위가 된 누님을 다시 만나는 거죠. 실례지만 그분이 책으로 벌어들인 재산이 하 교위님 연봉의 몇 배는 될 겁니다. 그분은 가족이 없지만 보고 싶은 동생은 한 명 있다고 수시로 얘길 했습니다.”
“황금 알요? 미운…….”
오리 새끼라는 말이 잦아들었다. 쓴웃음이 나왔다. 자존심을 뭉개는 돈. 모든 일은 돈 때문에 벌어지고 모든 해결도 돈 덕분이다. ‘단죄의 신’이 ‘돈의 신’이 되어 전능이라도 행사한단 말인가.
--- pp.14~15

글이라고는 결재서류만 접해오던 주생은 공포소설 같은 이야기가 일상에 끼어드니 헛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무턱대고 웃을 수도 없었다. 돈이 얽혀 있으니까. 그 어떤 하찮은 것에도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있다면 그건 돈이다. 잃어버린 가정도, 파괴된 과거도, 불안한 미래도 치료할 수 있는 만병통치약이 바로 그것이다.
--- p.17

18년 만이네. 어디서 뭘 하고 지냈는지는 몰라도 유명작가가 되어 나타나셨다고? 그것도 이런 끔찍한 소설로? 아빠도 엄마도 너 때문에 죽은 거야, 서진아. 하지만 돈으로 속죄할 수 있어. 날 좀 도와줘. 이 진저리 나는 일을 때려치울 수 있도록.
--- p.19

무의식중에 잊혀진 과거의 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열두 살이었던 서진의 등을 아빠와 엄마가 손바닥으로 무자비하게 때렸다. “그 부모에 그 딸 아니랄까 봐! 네 부모처럼 너도 사이비 종교에 미칠 거니?” 그때 서진은 울면서 아무 대꾸도 못 하고 주생만 바라보았다. 내가 맞는데 안 도와주냐는 눈길로. 하지만 주생은 도와주지 않았다. 평소와 달랐던 아빠 엄마가 너무나 무서웠기 때문이다.
--- p.39

“지난달부터 아파트에서 밤마다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어요. 방울 소리하고 징 치는 소리 같은 거요. 그 소리만 들리면 개들이 짖어대고 고양이들이 떼로 울어댔어요. 겁이 난 주민들이 엘리베이터에 ‘누군지 당장 그만두라’는 쪽지를 붙이기도 했어요. 어떤 주민이 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안내 방송까지 몇 번 했는데도 그 소리는 밤마다 계속됐어요. 경비원 아저씨들이 아무리 돌아다니고 조사해도 결국 어느 집인지 찾아내지 못했는데…….”
“그런데요?”
“그 소리가 멈춘 거예요. 누님분이 안 보이게 된 날부터.”
--- p.39~40

“이제 와서 니들이 날 어떻게 할 수는 없어! 안 돼! 제발 지금처럼 지내게 해줘.”
눈물 흘리며 혼잣말하던 그녀는 침대에 드러누웠다.
“죄를 고하고 대오하고 각성하라. 그리고 무화로……. 싫어! 싫어! 난 지금이 좋단 말이야!”
--- p.52

“하서진 씨가 신기한 능력을 보인 건 모르시죠?”
“신기한 능력이라뇨?”
“미래를 내다봤어요.”
--- p.89

주생이 움찔거리자 모여 있던 까마귀들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검은 불꽃놀이나 다름없었다. 살점을 뜯어 먹힌 개의 표정은 웃는 것 같았다. 크으으으으윽 소리가 멀어지더니 전화가 끊어졌다.
“까아악! 까아악! 까아악!”
까마귀 소리가 비웃음처럼 들렸다. 심장이 북을 치는 것처럼 뛰었다.
--- p.107

오성교의 교리 역시 지금까지의 업을 없애고 새로운 업을 짓지 않겠다는 불교의 업장소멸(業障消滅)과도 비슷하지만, 업을 벗어나는 궁극의 득도가 죽음이라는 점이 다릅니다. 일종의 속죄인 ‘죽음’이 그들이 내세우는 최고의 경지입니다. 그들은 이 죽음의 경지를 모든 대척에서 해방되는 상태, 즉 무화라고 일컫습니다.
--- p.242

“아냐, 신은 사람을 살리지 죽이지 않아. 너희는 불법을 흉내 낸 사이비들이야!”
“그렇다면 부처를 불러보거라. 너를 도와주러 오는지. 예수를 불러도 좋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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