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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하는 정신

[ 양장 ] 작가정신 소설,향이동
리뷰 총점9.7 리뷰 33건 | 판매지수 813
정가
15,000
판매가
13,500 (10% 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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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1월 07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342g | 108*190*30mm
ISBN13 9791160262964
ISBN10 1160262969

이 상품의 태그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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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한겨울의 서핑을 떠나야만 했던 이유] 번아웃, 급행 휴가, 한겨울 연말연시의 서핑. 이 3가지만으로 설명되는 주인공 ‘이제이’가 일상의 투쟁을 건너는 이야기. 우리에겐 모두 각자의 한계를 다독여줄 위로가 필요하다. 긴 인생의 파도 속에서,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파동이 우리에게 모두 오기를 바라며. - 소설 PD 이나영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해변으로 가는 길
2. 오아후 시절
3. 해변 아파트
4. 베드서핑
5. 제9호 투자 품목
6. 서피 비치
7. 서퍼
8. 와이키키 하우스
9. 파도 잡는 법
10. 인 더 수프
11. 에고서핑
12. 분홍 코끼리
13. 빗질하는 법
14. 파도 타는 법
15. 규칙 없음

서핑 용어
작가의 말
작가 인터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왜 그런 거 있지 않나? 평소에는 혼자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데 크리스마스이브나 설날 같은 날에는 혼자 있기가 어렵다. 냉장고는 텅텅 비어 있고, 밖으로는 한 발짝도 나가고 싶지 않다. 컵을 쥐는 손동작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든가 살성이 그다지 와닿지 않는다든가 하는 상대에 대한 불만은 잠시 접어놓고, 어떻게든 짝을 이루고 있는 이들 앞에서 이런 날 밥 먹을 사람이 아무도 없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줄 만큼 꿋꿋하지도 못해서.
--- p.12

자본주의 시대에 가성비라는 것은 환상일 뿐이라는 게 내 입장이다. 환상은 환상에 빠지고 싶은 사람들이 많을 때 태어나는 법. 아니면 ‘가성비’라는 말이 아닌 다른 말을 동원하기에는 어휘력이 부족하거나. 가성비라는 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돈의 효용 가치에 합당한 것이 주어지고, 그게 자본주의의 합리성이라고 생각하지만 템플 스테이는 좀 다르다. 이 시대에 얼마 남아 있지 않은 낭만적인 도피처랄까.
--- p.14

열 살의 내가 지금의 나와 그렇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나는 커도 내가 될 뿐이니까. 열 살의 내게 운전하고 싶다는 욕망이 있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아는 나라면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강원도의 7번 국도를 달리고 있었다.
--- p.29

몰개성한 게 나의 개성이었다. 현실 세계에서 나는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그걸 추구한다고 해도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몰랐지만 가상 세계에서는 확실히 알았다. 내 인스타그램의 목표가 하나 있다면 이거였다. 현실 세계의 나를 아는 사람이 본다고 해도 나인지 알아볼 수 없을 것.
--- pp.54~55

싫어요는 없고 좋아요만 있는 세계. 하트의 반대는 슬퍼요나 화나요가 아니라 무無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보기만 하고 반응을 하지도 않고 댓글을 달지도 않는 사람들. 나는 중립적인 듯 중립적이지 않고 따뜻한 듯 따뜻하지만은 않은 하트로 이루어진 이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 p.56

누구나 아파요. 말발굽처럼 평평하면서 좁은 무언가가 내 왼쪽 가슴을 꾸욱 하고 누르는 기분이 들었다. 숨이 잘 안 쉬어질 정도로 꾸욱. 마치 현실의 일 같았고, 나는 잠시 거기에 손을 가져다 대었다.
--- pp.239~240

봄이 지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보통 이상으로 사랑을 느끼고 있었다. 그날의 내가 보통 이상으로 사랑을 느끼는 대상은 내 인생이었다. 나는 나의 이 하루를 사랑하고, 제대로 사랑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 pp.259~26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번아웃, 7일간의 급행 휴가,
유산으로 받은 해변 아파트
그리고 한겨울 연말연시의 ‘서핑’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다국적 스타트업 기업을 다니는 ‘나’는 ‘홀로연말족’을 면하고자 양양으로 향한다. 때는 2020년 12월 23일. 수요일이고, 크리스마스이브 전날이었으며,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3차 대유행의 시기였다. 그러나 7일간의 급행 휴가를 쓴 건 사실은 ‘유산 상속’ 때문이었다. 피상속인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부모님이 아니라 다름 아닌 큰이모. 이모의 죽음은 자살이었고, 유산 대리인은 그녀가 “죽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큰이모에겐 직계존속, 직계비속, 배우자, 형제자매가 모두 없어서 조카인 내가 상속인이 되었다. 그렇게 내게 해변 아파트가 생겼고, 나는 양양으로 가게 된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나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매일 반복되는, 미친 듯이 바쁜 일과 속에서도 미치도록 무료한 일상을. 번아웃이 와도 멈출 수 없는 번아웃을. 공허를. 때론 분노와 억울함을. 나는 더 견딜 수가 없었다고 해야 한다. “어디에도 점점 맞지 않는 사람이 되어”가는 듯한 외로움과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이 수시로 찾아드는 막막함, ‘누구나 아파요’라는 인터넷 댓글을 보고 밀려오는 먹먹함에 나는 줄곧 갇혀 있었으니까.

“일상의 투쟁들을 잠시 멈춤”하고
온기를 찾아 모여든
단톡방의 ‘분홍 코끼리’들


그래서 양양으로 오게 되었다. 나의 생의 이력은 조금은 남달랐는데, 해양학 연구원인 아버지를 따라 서핑의 나라 하와이에서 태어나고 열 살 때까지 자랐다. 그러나 서핑을 해본 적도, 하고 싶지도 않았던 나는 우연치 않게 한 게스트하우스의 서핑 강습에 가입하게 되고 그곳에서 해파리, 돌고래, 우뭇가사리, 상어 등의 닉네임으로 불리는 회원들을 만난다. 한겨울에 그것도 연말에, 서핑을 하겠다고 모인 서핑 초보들이라니. 처음부터 쉬운 일이란 없겠지만 이들의 서핑은 예상대로 허술한 모양새다. ‘나한테 말 걸지 말았으면’ 하는 분위기를 풍기며, 서핑 강사 양미 씨의 말대로 ‘좀 어두운’ 낯빛을 한 사람들. 좋아하는 맥주를 마시거나 플로깅을 할 때엔 조금 밝아지는 사람들. 그리고 내 안을 들여다보는 ‘에고서핑’의 시간에 이르러 비로소 언 마음을 녹이는 사람들. 그들은 어쩌면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앞둔 시기, 사무치도록 ‘인간의 온기’가 그리웠던 건 아닐까. 강습이 끝난 뒤에도 계속 만남을 갖자며, 술 취해 헛것이 보이는 섬망 증세를 뜻하는 ‘분홍 코끼리’라는 이름의 단톡방을 만들었듯이.

허세와 지식 자랑, 센스 있는 척까지 골고루 겸비한 해파리, 무기력해 보여도 양양 맥주를 만들겠다는 의지만은 확고한 돌고래, 검정 롱패딩 붐만 믿고 옷 장사를 했다가 망한 우뭇가사리, 까칠하지만 솔직한 ‘여자 어른’인 상어, 거기에 출퇴근길 지하철 2호선의 대환장 구간을 탈출해 여기 양양으로 달려온 직장인 ‘나’까지. “안쓰럽고도 가련한 일상의 투쟁들을 잠시 멈춤”한 그들만의 서핑 바이브가 펼쳐진다.

‘이게 사는 건가? 이게 사는 거지!’
서핑을 하든 안 하든
우리는 모두 인생이라는 파도를 탄 서퍼다


『서핑하는 정신』은 본격적으로 서핑을 하는 소설이라기보다는, 서핑을 시작하기까지와 서핑을 하고 난 후에 방점이 찍히는 소설이기도 하다. 본문의 표현대로라면 서핑이란 “서핑을 하기 전, 하는 중, 하고 난 이후의 삶”까지를 아우르는 것이기에. 그렇게 작가는 ‘서핑’이라는 개념을 다양하고도 입체적으로 바라봄으로써,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크고 작은 화두들을 무겁지 않게 건드리며 예리한 통찰들을 곳곳에 심어놓는다. ‘이제이’라는 인물이 들려주는 부모의 죽음, 유산 상속, 직장생활, 번아웃에 관한 이야기들은 언택트, 인스타그램, 공유오피스, 한달살기, 워케이션, 플로깅 등 최근의 트렌드와 어우러지면서 시대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소설 속 한 정의에 따르면 서핑하는 정신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신”이기도 하지만, ‘서핑하는 정신은 ____이다’로 표현하는 게 더 맞는 건지도 모른다. 소설에서 찾아내는 ‘서핑’에 관한 진짜 의미는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므로. 이제 다시, 서핑을 할 시간이다.

회원리뷰 (33건) 리뷰 총점9.7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주간우수작 아직 물 위에 뜨지 못했을지 몰라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g | 2022.11.28 | 추천17 | 댓글10 리뷰제목
  주말 동안 유튜브에서 서핑 영상을 찾아보았다. 서핑 강좌나 서핑 브이로그도 보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미친 자들만 골라서 후원하는' 레드불 영상이나 터틀롤, 덕다이브 같은 서핑 동작들도 찾아보았다. 패들 위에 서서 파도를 느껴보고 싶었다. 영상들을 보며 서핑하는 감각을 상상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을 만큼 물이 무섭지만. 상상 속에 나는 꽤 즐거웠다. 중심을 잡기 위;
리뷰제목

 

주말 동안 유튜브에서 서핑 영상을 찾아보았다. 서핑 강좌나 서핑 브이로그도 보았고, 이 책에 등장하는 '미친 자들만 골라서 후원하는' 레드불 영상이나 터틀롤, 덕다이브 같은 서핑 동작들도 찾아보았다. 패들 위에 서서 파도를 느껴보고 싶었다. 영상들을 보며 서핑하는 감각을 상상하는 것밖에는 할 수 없을 만큼 물이 무섭지만. 상상 속에 나는 꽤 즐거웠다. 중심을 잡기 위해 버둥거리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자유로운 기분이었다.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이게 사는 건가?
나는 이 말을 계속해서 머릿속에서 재생하며 아파트로 연결된 산책로를 걸어 올라갔다. 사는 게 그다지 힘들지 않다고 생각해왔는데. (99)

 

『서핑하는 정신』의 제이는 해양학 연구원인 아버지를 따라 하와이에서 자랐고, 현재 공유 오피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20년 12월 23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는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7일간의 급행 휴가를 쓰고 양양의 해변 아파트로 간다. 죽음을 선택한 큰이모가 조카인 내게 상속한 양양의 아파트로. 끝나지 않는 바쁜 업무와 일상의 권태로움이 반복되면서 스스로 '어디에도 맞지 않는 사람'이라고 자책하고, 이렇게 사는 게 맞나? 막막함을 느끼던 차였다. 하와이에서 자랐지만 서핑은 해본 적도, 하고 싶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한 게스트하우스의 서핑 강습에 가입하게 되어 해파리, 돌고래, 우뭇가사리, 상어 등 여러 사람을 알게 된다.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후 해외로 여행을 처음 갔었다. 당시 나는 스스로를 어떤 사람이라고 정의 내리기 어려웠다. 스스로 당차고 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직장 생활을 해보니 내가 주변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에 많은 영향을 받는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다. 나답다고 여기던 모습들은 매번 무너졌고, 나에게 이런 모습이 있다고? 종종 놀라곤 했다. 문득 잠시라도 현실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떠난 여행이었다. 그곳에서 내가 어땠냐면, 그냥 나였다. 뭐든 서툴고, 서툰데 당당하고, 블로그의 추천이나 주변인의 조언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 무모한 나.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무던히 애쓰고 있었을 뿐이다. 그게 나쁘다고 생각했냐면, 아니다. 나라는 사람이 뭘 몰라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아니라,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 그에 맞는 역할을 할 뿐이라고 생각했다.

 

남자는 또 활짝 웃었다. 극도로 내성적인 사람이 대면 업무를 주로 하며 '쾌활함'이라는 가면을 쓰고 나온다면 꼭 저렇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 저러다 저 사람 죽지 싶어서 나는 마음이 쓰였다. 어쩌면 저토록이나 필요 이상으로 본인의 감정을 혹사하는지. (156)

 

한겨울 크리스마스에 혼자 서핑을 하겠다고 모인 초보 서퍼들. 하루하루에 진심을 다해 살았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실패와 좌절을 겪기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왜 서핑을 배우는 걸까? 현실에서 도망쳐 양양으로 왔지만 또 최선을 다해 서핑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 그럼에도 서핑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파도를 타기는커녕 마지막 수업까지 모두 필사적이었지만 거의 서지 못했다. 보드는 나가지 않고, 패들 하다 힘이 빠져 팔이 아프고, 그래서 제자리도 벗어나지 못했다.

 

『서핑하는 정신』이라니. 그렇다면 가까스로라도 파도를 타봐야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까. 자신을 자신답지 못하게 만드는 권태로운 일상을 떠나 양양의 아파트에서 새로운 시작을 한다면 독자로서 마음이 시원할 수 있을 텐데, 이 작품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다만, 제이는 서퍼가 되긴 한다. 회사에서 서핑과 한 달 살기와 공유 오피스를 묶은 워케이션 제품을 출시해 화제를 모아 도시를 가르는 시티 서퍼로 불렸다.

 

나는 지하철 2호선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고, 지하철이 한번씩 크게 요동칠 때마다 넘어지지 않게 양다리에 힘을 주었다. 바닥이 서핑보드이거나 요가 매트이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고서 어깨를 펴고,가슴을 열려고 하고 있었다. 계속 파도가 밀려왔고, 나는 파도를 보고 있었다. 이제 내가 타야 할 타이밍이었다. (274)

 

그렇다면 '서핑하는 정신'은 뭘까? 글쎄. 각자 나다운 게 무엇인지 정의 내릴 수 있는 만큼 수많은 정답이 있지 않을까. 제이가 권태로운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휴가 동안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받은 영감으로 일상에서도 꿋꿋이 잘 버텨내며 자신의 몫을 해내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게 우리의 모습일 테니까. 도시를 가르는 서퍼, 그건 우리 모두이다. 아직 물 위에 뜨지 못했을지 몰라도.

 

댓글 10 17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7
포토리뷰 서핑하는 정신 - 한은형 소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현*맘 | 2022.11.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제목을 검색할 때마다 '서핑하는 마음'으로 찾다가 없으면 아, '정신'이었지 하면서 [서핑하는 정신]을 다시 치곤 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반쯤은 마음을 풀어버리는 묘한 매력의 소설 [서핑하는 정신]의 주인공 이제이는 2020년 12월 23일 지금, 7번 국도를 달려 해변 아파트로 가고 있습니다. 패들, 패들, 패들. 양양 하조대 근처의 오래된 이 아파트는 엄마의 언니인 큰 이모가 매;
리뷰제목
책 제목을 검색할 때마다 '서핑하는 마음'으로 찾다가 없으면 아, '정신'이었지 하면서 [서핑하는 정신]을 다시 치곤 했습니다. 제목만으로도 반쯤은 마음을 풀어버리는 묘한 매력의 소설 [서핑하는 정신]의 주인공 이제이는 2020년 12월 23일 지금, 7번 국도를 달려 해변 아파트로 가고 있습니다. 패들, 패들, 패들.

양양 하조대 근처의 오래된 이 아파트는 엄마의 언니인 큰 이모가 매물이 나올 때마다 하나씩 사들였던 곳으로 어느날 '김향신 님이 죽음을 선택했다'는 전화와 함께 정리된 후 남은 재산 전부였으며 남편도 자식도 형제자매도 없는 큰 이모의 유일한 혈육으로 상속을 받게 된 아파트 입니다. 동해의 강렬한 햇살을 버티며 열여섯 시간을 잠들었다 깨어나니 오후 한 시가 넘어 있었고 긴 잠을 자는 동안 하와이 오아후에서 살던 시절 막연히 서핑을 하지 않았던 백 가지 이유 중의 하나인 산호초에 다치거나 그로인해 피 냄새를 맡은 상어 리우히가 달려들 것 같은 공포 때문에 두려움에 떨었던 악몽을 다시 꾸게 되었습니다. 생수 한 병조차 없는 해변 아파트에서 공복으로 이십사 시간이 지나 크리스마스 이브도 거의 끝나가고 있을 때 유일하게 제이의 행선지를 아는 친구 캐시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제9호 투자 품목' (63쪽)

아파트가 제1호, 상가 건물이 제2호, 주식이 제3호, 비트코인이 제4호, 미술품이 제5호, NFT가 제6호, 펜트하우스가 제7호, 별장이 제8호, 해변 아파트가 제9호. 제10호는 선박이었는데 한국에서는 의미가 없는 투자 품목이라고 했던 앤드루의 분류표를 떠올리며 자세히 보지 않으면 나쁘지 않은 해변 아파트 인근을 살펴보기 위해 나가려다 배터리가 1퍼센트라 베드서핑으로 '양양'과 '에어비앤비' 검색창들의 아이콘들을 다 눌러보며 크리스마스를 맞이합니다. 그리고 우연히 듣게 된 와이키키 하우스와 서핑 이야기.

서퍼들의 천국 하와이 살 때는 해 본적 없는 서핑을, 강남의 테헤란로가 내려다 보이는 직장을 다니다 이모의 해변 아파트 처리 결정을 연말까지 해야 한다는 말에 급 휴가를 내고 달려와 나와 상관없다 치부했던 서핑을 하게 된 사연과 그 우연의 자리에서 만들어진 인연들이 때론 흐지부지 되었다가 또 때론 강렬한 작용으로 이후로의 삶에 패들, 패들, 패들을 외치게 하는 소설 [서핑하는 정신]은 도전과 모험과 환상의 메들리 입니다.

메이브 빈치의 소설 [그 겨울의 일주일]도 생각나고 팬데믹 코로나로 힘들었던 공유 오피스와 에어비앤비, 한달 살기 등등 기존의 개념과는 다른 여가, 여행, 숙소에 관한 딴세상 이야기들이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바다의 파도를 타는 서핑 뿐만아니라 침대에서 구글링을 하며 이것저것 검색하는 걸 '베드서핑'이라고도 하고 온라인 상에서 맺은 친구에게 자신의 집을 숙소로 제공하고 나중에 자신도 그 친구의 숙소에 머물며 여행을 하는 경우에도 '베드서핑'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각종 SNS 상의 자신을 검색하는 행동을 '에고서핑'이라고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낯선이들과도 쉽게 소통하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들이 저의 세대와는 참 다르다고 느껴집니다.

한은형 작가님의 긴 소설을 읽은 건 처음인데 이렇게 초면에 반할 수도 있구나 싶습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결국은 젖을테니 겨울 바다 서핑 강습은 계속된다는 말이 눈으로 들어와 귀에 박혀버렸습니다. 겨울 바다에 서핑보드를 올리고 파도 하나에 사람 하나가 패들, 패들, 패들. 서핑하는 정신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신(223쪽) 입니다. 멋진 도전이 어떤 세계로 우릴 데려갈지 기대 되는 소설 [서핑하는 정신] 꼭 만나보시길 추천합니다.

*출판사 제공 도서
*YES24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개인적 리뷰입니다.

#서핑하는정신 #한은형 #소설 #작가정신 #서핑 #욜로홀로
#워케이션 #서퍼케이션 #강원도바다_서핑 #책추천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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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올 연말, 양양으로 떠나야 하는 이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h****k | 2022.11.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서평'하는 정신이 아니라'서핑'하는 정신입니다. ????이 책이 왜 여름이 아닌 겨울에 나왔을까 싶었는데 서핑은 원래 겨울이 제격이란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강원도는 여름 파도보다 겨울 파도가 좋아서이고 (걍 농인 듯) 두번째는 사람이 적어 서핑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바다의 온도가 육지 온도보다 2~3개월 늦어 12월의 물 온도는 9월이나 10월의 것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리뷰제목
'서평'하는 정신이 아니라
'서핑'하는 정신입니다. ????

이 책이 왜 여름이 아닌 겨울에 나왔을까 싶었는데 서핑은 원래 겨울이 제격이란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강원도는 여름 파도보다 겨울 파도가 좋아서이고 (걍 농인 듯) 두번째는 사람이 적어 서핑하기 좋기 때문이라고.

바다의 온도가 육지 온도보다 2~3개월 늦어 12월의 물 온도는 9월이나 10월의 것이기 때문에 생각만큼 춥지도 않단다.

??"서핑이란 해안으로 밀려오는 파도를 타는 행위를 말합니다. 하지만 서퍼들 사이에서는 파도를 타는 것만을 서핑이라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파도를 타기 전, 타는 중, 그리고 타고 나서의 변화된 삶 모두를 서핑이라고 말합니다."-p.170

하와이에서 태어난 주인공 이제이는 서핑을 하고 싶지 않았다. 바다와 파도와 서핑과 서핑보드와 서핑 잡지로 둘러싸인 곳에서 살다 보면 그렇게 된다는 게 그녀의 변. 그런 그녀가 뜻밖의 사건(?)으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홀로 강원도 양양에 오면서 겪게되는 서핑 이야기다..
#스포지양 #그럼에도불구하고

본격적인 이야기는 이제이와 서핑의 접점이 생길 때 시작되는데 '다 그런 건 아닌데 서핑을 하면서 삶이 변화하는 사람들이 있어요'라는 서핑강사의 대사 덕분에(!) 어떻게 전개될지가 대략 보였던 것 같다.

파도, 패들링, 서핑의 메타포도 어렵지 않게 읽히는 비교적 평이한 소설이지만 나처럼 서핑을 배워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일독해볼만하지 않나 싶다.

??"사람들이 서평에 홀리는건, 서핑을 하든 하지 않든 생이라는 파도를 타고 있다는 것이 모두의 보편적 경험이기 때문"-p.300 ,작가의 말 중에서

이야기가 끝나면 아주 친절하게 서핑용어사전도 가나다순으로 친절하게 수록해 놓았으니 SSG 한번 훑어보고 마침 12월이 다가오니 겨울의 양양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올 연말은 양양에서? 콜? #동해바다최고

내게 머무른 내용들을 남겨둘 건데 이게 스포가 될 수 있겠으니 책을 읽어보실 분들은 스킵해주시길??

참고로 이 작품은 대화문에도 쌍따옴표를 쓰지 않았다. 그 의도나 효과를 아시는 분 저 좀 알려주세요 PLZ~???♀???

??내성적인 분들은 아실 거예요. 내성적인 거지 얌전한 건 아니거든요, 욕망이 없는 것도 아니고, 화가 없는 것도 아니에요. 그저 밖으로 표출을 하지 않고 있는 거죠. 내 안에 있는 게 터질 때 보면 굉장하잖아요? 꾹꾹 누를수록 더 많이 터지지 않아요? (중략) 바다는 훨씬 더하죠. 사람도 그런데....아휴-p.134

??서핑하는 정신 뭘까?
위로하는 정신 아냐?
영미 씨가 이렇게 말한 뒤 한마디를 덧붙였다.
스스로를 위로하는 정신. (중략) 위로는 남한테 받는 게 아니거든요. 적나라한 것도 아니고요. 위로 장사꾼들은 힐링이니 치유니 하면서 위로를 팔고 있지만.....나는 그래서 치유 요가니 힐링 요가니 이런 거는 딱 질색이에요. (중략) 뭐,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도움이 되겠죠. 스스로 할 수밖에 없어요. (중략) 자기가 자기한테 해줄 수 있는 게 위로야. 너 잘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할 거다. 살자, 살자, 살아야겠다.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거네요? 에고서핑.- p.223~234

??한달살기의 심리학, 한국에서 서핑하기의 심리학에 대해 공통점을 찾자면 (중략) 이 한마디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중략) 오죽하면 그러겠어? -p.246

#도서협찬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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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8.6

혜택 및 유의사항 ?
구매 평점4점
우리의 삶은 계속 도전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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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뭉* | 2022.12.07
평점4점
좋은문구많음.
2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2
YES마니아 : 플래티넘 t*****6 | 2022.11.04
구매 평점5점
한은형 작가님 싸랑해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o | 202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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