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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죄책

: 일본 군국주의 전범들을 분석한 정신과 의사의 심층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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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8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484쪽 | 720g | 140*210*26mm
ISBN13 9791198127990
ISBN10 119812799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MD 한마디

2차 세계대전에서 저지른 만행에도 일본은 전쟁 범죄를 사과하기보다는 패전하며 겪은 피해 사실을 강조했다. 전후에는 물질 만능중의로 치달았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 노다 마사아키는 궁금했다. 일본사회는 죄책감이 없나? 그는 전쟁범죄자들을 만나 물었다. 어떤 생각으로 왜 그랬냐고. - 손민규 인문 P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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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연말에는 베트남전쟁에서 학살에 관여한 한국 해병대원을 면접하고 진찰할 기회가 있었다. ‘한국군에 의한 베트남 농부 학살 토론회’ 장소에서는 행사장 밖에서 위장복을 입은 수백 명의 전 해병대원들이 고함치는 소리가 들렸다. ‘밖에서 만나면 죽여 버리겠다’라는 말을 외치고 있다고 했다. 2003년에는 한국 국가인권위원회의 협력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수십 년 이상 감옥에서 지낸 장기수들(1990년대 말 겨우 가석방된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2004년에는 제주도 4·3사건(1948년 4월부터 1954년 9월까지 수많은 도민이 학살·처형되고, 상당수가 섬에서 탈출해 재일한국인이 되었다)을 조사하러 갔었다.
2015년에는 한국의 인권단체인 5·18기념재단의 초청으로 ‘극한상황의 인간’이란 제목으로 광주에서 강연하고, 2017년 10월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원하는 ‘차세대열전 2017!’ 공연제에 한 젊은 연출가가 『전쟁과 죄책』을 기반으로 만든 연극, 「무순 6년」 공연을 계기로 초대받아, 대학로에서 ‘침략전쟁의 반성은 왜 불가능한가’란 제목의 강연을 했다.
--- 「한국어판 서문」 중에서

사회 전체가 부국강병을 향해 공격성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했기에, 다들 심기가 편치 않았다. 기분이 쉽게 바뀌었고 권위를 내세웠으며, 늘 공격할 대상을 찾느라 자극에 민감했다. 지위, 역할, 신분, 성별 등에 따라 우월감과 열등감을 동시에 지니고, 누구에게 굽히고 누구에게 공격성을 드러낼지 누구에게 관대할지 늘 긴장하고 있었다. 우월감과 열등감, 자기 비하와 위세 부리기의 결합은 가족, 친구, 이웃 간의 관계부터 아시아 각국 사람들과의 국제 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 「서장 죄의식을 억압해온 문화」 중에서

“수술 연습이 끝난 후 두 명의 중국인은 숨이 거의 끊어질 듯했지만, 아직 숨을 쉬고 있었어요. 이대로 해부실 건물 뒤편에 파놓은 구덩이에 던져 넣기에는 마음이 쓰였습니다. 주사기로 심장에 공기를 주입했지만, 소용없었죠. 나는 목을 졸라 경동맥을 압박했는데, 그래도 호흡이 멈추지 않았어요. 그 중국인의 허리띠를 목에 감고 O 중위와 양쪽에서 잡아당겨 목을 졸라보았는데, 여전히 숨이 끊기지 않았습니다.
그때 방에 들어온 위생조장이 “마취약을 정맥에 주사하면 바로예요” 하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남아있던 클로로에틸을 왼팔 정맥에 주사했죠. 그 중국인은 대여섯 번 가볍게 기침을 하고는 그대로 호흡이 멈췄습니다.”
--- 「제1장 의사와 전쟁」 중에서

“유아사 씨, 어쩌다 전범이 다 됐어요? 혹시 ‘그 전쟁이 옳았다’고 주장한 것 아니에요? 대충 속여넘겨도 좋았을 텐데.”
“그게 아니야. 자네랑 그 일을 했잖아.”
“네? 무슨 얘기예요?”
그는 유아사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생체 해부를 기억해냈다. 패전 후 11년이 지난 때였다. 이것이 중국 북부에서 귀국한 전직 군의관들의 태도였다. 북지나방면군이 약 30만 명이었고, 육군병원이 20여 개 있었다. 병원의 군의관과 야전 군의관을 합치면 수천 명에 달했을 것이다. 위생병과 간호사도 수천 명 있었다. 그들은 ‘전쟁이란 원래 비참한 것’이라는 편리한 변명 속에서 자신들이 한 일을 기억의 한쪽 구석에조차 남기지 않았다.
--- 「제1장 의사와 전쟁」 중에서

기타노 교수로부터 ‘현지 원숭이를 사용한 발진티푸스 예방 백신 개발 실험’ 강의를 받았다. 그는 온화한 얼굴로 칠판에 그림을 그리며 설명했다. 오가와는 ‘만주에 원숭이가 있었나?’ 의아했다. 원숭이가 아니라 중국인과 러시아인이었고, 실험 장소가 자신이 다니는 의대였다는 사실을 그는 전혀 몰랐다. 기타노 마사지는 1939년 열세 명의 중국인을 발진티푸스에 감염시킨 뒤 그들을 생체 해부해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발진티푸스 예방 백신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
--- 「제3장 마음이 병드는 장병들」 중에서

그는 증상이 개선된 후 자살하는 장병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오가와는 한 병사에게 ‘치유 퇴원’ 진단서를 써 줬고, 그에게 원대 복귀 명령이 떨어졌다.
얼마 후 관내 방송에서 오가와를 찾았다. “화장실로 바로 오시오.” 달려가 보니, 피투성이가 된 병사가 화장실에 있었다. 총검으로 목에서 가슴까지 찌른 채 웅크린 자세로 죽어 있었다.
오가와는 생각했다. ‘여기서는 환자를 치료하는 게 죽이는 것이다. 병이 나았다고 하면, 돌아갈 곳은 전쟁터밖에 없다.’ 전쟁터로 돌아가는 것을 죽음으로 거부한 이 병사의 마음을 군의관인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다는 자책의 감정이 북받쳤다.
--- 「제3장 마음이 병드는 장병들」 중에서

“당신은 지금 피 묻은 손을 떠올리는 겁니까? 아니면 살해당하는 중국인의 얼굴을 떠올리는 겁니까?”
“피입니다.”
“손 쪽입니까? 상대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나요? 자신에 대해서밖에 생각하지 않나요?”
“병사의 손에 피가 묻게 돼요. 내가 생각한 것은, 우리가 돌아간 뒤에 저 걸레가 된 시체를 가족이 찾아내어 가져가겠구나, 하는 거죠. 그럴 때 그들의 슬픔이 어떠했을까를 생각하면, 잠을 이룰 수가 없어요. 가족은 울며불며 만신창이가 된 가슴을 보고 미쳐버리지는 않았을까…….”
여기서도 고지마는 남겨진 가족의 감정이라는 회로를 거쳐 행위의 잔인함을 얘기하고 있다. 먼저, 살해당하는 자의 원통함을 느끼고, 그다음에 유족의 비통함을 상상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금 말씀하시는 걸 듣고 있으면 살해당한 사람이 추상화되어 버려서 얼굴을 느낄 수가 없어요. 살해당하는 사람의 얼굴은 기억이 안 나나요?”
“얼굴은 생각나지 않는군요. 그냥 찌른 부분만…….”
“그렇다면, 역시 물체로밖에 인식하지 않은 거네요.”
--- 「제6장 슬퍼하는 마음」 중에서

“민가를 수색한 후 가족을 모두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병사들은 일가족 다섯 명을 일렬종대로 딱 붙여 세우고는, 총을 한 방 쏘았습니다. 다음날, 그 집에 가봤습니다. 노인은 숨이 끊어지고, 부부도 큰아이도 죽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작은아이가 뒤로 넘어진 채로 큰 눈을 똑바로 뜨고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어요. 아직 살아있었던 거예요.”
고지마는 수많은 사람을 고문한 뒤, 부하들이 “대장, 어떻게 할까요?” 하고 물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찔러 죽이게 했다. 그 모든 경우에 ‘내가 직접 손댄 게 아닌걸’ 하는 변명을 준비해놓고 있었다. 이 일도, 늘 그랬던 것처럼 살해 명령 중 하나쯤으로 잊고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도 아버지가 되었다.
“이 일에 대해 나는 누구에게도 말한 적이 없어요. 아이가 다섯 살이 됐을 땝니다. 밤중에 문득 깨어나 아이 얼굴을 보면, 그날 새벽의 중국 아이 얼굴이 겹쳐지는 거예요. 더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어요. 같은 나이 때가 됐기 때문이겠죠. 또렷한 눈망울이 내 얼굴을 가만히 바라본답니다. 똑 닮았어요, 그 얼굴이. 정말 참을 수 없더군요.”
--- 「6장 슬퍼하는 마음」 중에서

나만 전투 경험이 없었다. 부하들을 지휘해야 하는데, ‘포로 하나도 베지 못한다’는 말을 들으면 소대장으로서 야전 지휘를 할 수 없다. ‘볼썽사나운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고 바짝 긴장했는데, 의외로 절도 있게 몸이 움직였다. 단단히 땅을 딛고 서서 오른쪽으로 팔을 들어 올려 자세를 취했다. 기합과 동시에 단번에 내리쳤다. 턱 하고 뭔가 묵직한 느낌이 손에 전해졌다. 목은 날아오르고, 몸통은 피를 뿜으며 구덩이로 굴러떨어졌다. 피비린내가 진동했다. 칼날의 피를 물로 씻어낸 뒤, 물을 털고 종이로 닦자, 칼날이 빠진 곳이 한 군데 있었다. 아마 턱뼈에 걸렸을 것이다. 칼날에는 번들번들 지방이 묻어서 아무리 닦아내도 지워지지 않았다.
자리로 돌아오자 드디어 ‘임무’를 다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는 포로의 목을 베어 떨어뜨린 순간부터 ‘이제 제대로 된 군인이 됐다’는 실감이 났다.
--- 「제7장 과잉 적응」 중에서

A급 전범 도조 히데키의 유서는, 장래의 재건군(즉, 자위대)은 용병제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는 데에서부터, 학교 교육의 방향, 야스쿠니신사 합사 등에 이르기까지 서술하고 있다. 이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그 후 일본이 반세기에 걸쳐 도조의 의사를 그대로 따라온 것처럼 보인다.
--- 「제9장 죄의식 없는 악인」 중에서

피난민 중에서 끌어낸 남자들을 20명 정도 차에 싣고 양쯔강가로 데려가 살해했다. 나가토미는 처음 살인을 저지른 그때 일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몇 천은 되어 보이는 시체가 겹겹이 쌓여 있었다. 그 사이로 난 좁은 길을 지나갔는데,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처음 보는 광경이었으니까. ‘나는 검도 4단,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더 흥분됐다.’
양쯔강 제방에 다다르자, 인솔해온 장교가 학생들에게, “너희들, 자유롭게 이 중국인들을 죽여 봐라. 학교로 돌아가면 이야기 선물이 될걸?” 하고 권했다. 그래서 학생 중 유도를 잘한다는 사람은 목을 조르고, 가라테 선수는 때려죽이려 했지만, 쉽게 죽지 않았다. 장교는 “내가 시범을 보여주지!” 하더니, 일본도에 물을 뿌려 단번에 목을 베어 떨어뜨렸다.
--- 「제9장 죄의식 없는 악인」 중에서

‘그래도 밖으로 끌려 나가 대중재판에서 욕설을 들으면서 죽는 것만은 싫다. 어차피 죽는 거라면 이 방에서 죽고 싶다.’ 나가토미는 이렇게 생각하고, 목매어 죽을 끈을 만들었다.
내일은 죽자고 결심한 날 밤, 감방을 비추는 달빛을 보고, 그는 ‘살고 싶다’는 생각에 어쩔 줄 몰랐다. ‘죽을 수 없다. 어떻게든 살고 싶다. 살아서 감옥의 창틀 사이로 보이는 달과 태양을 보고 싶다. 여기서 한 발자국도 못 나가도 좋으니, 살아있고 싶다. 아내도, 아이들도, 못 만나도 좋으니까, 살 수만 있다면!’ 감정의 폭발이었다. 군국주의 이데올로기로 만들어진 갑옷을 입고 있던 감정이, 억압을 뚫고 ‘괴롭다’고 외쳐댔다. 나가토미의 자아는 죽음에 직면해서야 비로소 적나라한 감정의 부르짖음을 들었던 것이다.
그 뒤로 태도가 바뀌었다. “내가 어떤 상태로라도 살아있고 싶다고 생각한 것처럼, 죽음에 직면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나는 이 인간의 본성을 짓밟으며 가차없이 죽여왔던 겁니다. ‘정말로 지독한 짓을 했다, 어떤 형벌이라도 달게 받겠다’는 마음이 되었어요.”
--- 「제10장 세뇌」 중에서

일본군에게 식량을 조달해야 하는 데다, 남쪽의 메콩 삼각주 및 북쪽의 중국 윈난의 곡창지대에서 나오던 쌀의 수송이 끊어지고 수해까지 겹쳐, 북베트남에서 200만 명의 아사자가 나왔다. 일본군의 침략이 불러온 대재해였다. 북베트남의 기아는 처참했다. 하노이에서는 매일 아침 굶어 죽은 주검들을 수레에 가득 채워 다리 밑으로 던져 버렸다. 하루에 300구가 넘는 주검을 치울 때도 있었다고 한다.
오노시타는 주먹밥을 손에 든 채 미소 띤 얼굴로 죽어간 남자아이의 모습을 늘 떠올린다. 깡마른 몸에 배만 부풀어 올랐고, 피부는 흑갈색이었다. 열 살 이상인 아이는 감자를 캐거나 도둑질을 하거나 해서 어떻게든 먹을 것을 찾는다. 갓난아기는 어머니가 데리고 있다. 그러나 네댓 살 된 아이들은 기댈 부모도, 음식을 얻을 방도도 없었다. 그날 오노시타는 아이에게 주먹밥을 주었다. 그 아이는 이미 먹을 기력도 잃었던 것일까? 주먹밥을 쥔 채 평온한 얼굴로 죽어갔다. 오노시타는 죽은 얼굴에서 기쁜 표정을 보았다. 그렇게 믿고 싶었다.
--- 「제14장 양식(良識)」 중에서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불안, 불면, 플래시백과 같은 ‘홀로코스트 증후군’을 호소했다. 몇몇은 자살했다. 클리모바는 ‘홀로코스트 이후의 가족’이라는 그룹이 만들어진 것은 “살아남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2세와 3세에게까지 감정 장애가 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50명에 한 명이라는 비율로 살아남은 제1세대 대부분은 가족을 모두 잃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가족을 이루었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들과의 감정 교류는 어려웠다. 유대인 말살수용소에서 생존하려면 학살이 일상화된 나날에 순응해야만 했기 때문에 그들은 모든 감정을 잃고 말았다. 그들은 자녀들에게 자신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말할 수 없었다. 홀로코스트의 체험을 얘기한 부모도 있었다. 그들 또한 자녀들의 이해를 받지 못하고 깊은 단절을 맛보았다. 자녀 중에는 부모가 유대인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었다. 부모는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그대로 감정을 고갈시키며 살았다. 이런 관계 속에서 자란 2세대 또한 어른이 된 뒤, 정서장애나 억울증에 걸리는 사람이 많았다. 2세대뿐만 아니라 손자 세대에도 같은 장애가 나타났다.
--- 「제16장 계승되는 감정의 왜곡」 중에서

“저녁에 2만 명의 포로가 불을 질러 수습하러 갔다. 그들을 모두 처분했다. 생존자는 총검으로 찔러 죽였다. 보름 전야의 달이 산 자락에 걸려 교교히 비추며 푸른 그림자를 드리운 가운데, 단말마의 고통을 호소하는 소리가 처참함의 극을 이루었다. 평생 잊을 수 없는 광경이다.”
달과 시체의 산을 대비하여 감탄하는 일본적 감성은 상처 입지 않는 마음을 가리는 엷은 비단과 같다. 집단에 의한 학살, 상처 입지 않는 마음, 펼쳐진 정경에 대한 일말의 감상, 이 세 가지는 하나가 되어 일본인임을 드러내고 있다.
--- 「제17장 감정을 되찾기 위해」 중에서

흑백논리의 폭력을 강요하는 사람들의 감정 마비는 폭력에 내몰린 사람들의 감정마저 마비시키며 확산된다. 온갖 곳에 정신적으로 상처 입지 않는 사람들의 가면이 있다. 무표정한 가면, 온화한 듯 허무한 미소를 띤 가면, 긴장한 가면, 피곤한 가면.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풍부한 감정을 회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상처 입을 줄 아는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까?
우선 알아야 한다. 변화는 우리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자 하는 노력에서 시작된다. 부모나 조부모, 우리 조상들이 무엇을 했는지, 물어봐야 한다.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알아야만 죽어간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생생하게 마음속에 그려보아야 굳어있는 정신에 균열을 만들 수 있다. 알고 서로 이야기하는, 그리고 느끼는, 이 두 단계를 차례로 거쳐서, 우리는 상처 입을 줄 아는 부드러운 정신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 「17장 감정을 되찾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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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 책은 과거 이웃 국가에 대한 식민지 지배와 폭력, 잔혹 행위에 죄책감이 전혀 없는 일본 사회에 대한 내부 고발장이자, 죄책 없이 성장과 발전을 구가하는 전후 일본 사회의 정신구조에 대한 분석서다. 모든 제국주의는 자신들의 가해행위를 문명의 이름으로 정당화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히 일본 사회에 대한 비판과 고발을 넘어선다. 이 책이 처음 번역 출간된 이후 한국을 방문한 저자와 대담한 적이 있었다. 한국전쟁기 민간인 학살에 대한 책임자들의 부인과 그 유족들의 고통에 대해 내가 이야기하자, 그는 어떻게 그런 상태로 한국 사회가 지탱될 수 있는지 내게 물었다. 어쩌면 죄책 없는 일본보다 죄책 없는 한국이 훨씬 더 중병에 걸려 있는지도 모른다.
- 김동춘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민주주의연구소장)
생체 해부를 한 의사의 생생한 수기와 반성. 731부대를 포함, 비윤리적 의학 실험과 실습을 했던 수천 명으로 추산되는 의사들은 대부분 처벌받지도 반성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대학에 남고 전쟁 전의 의국 체계를 유지하고 또 정부에 들어가 전후 일본 의료계 지배 블록의 일부가 된다. 그러나 의료계만 그런 것이었을까. 저자는 정신과 의사로서 만주 점령부터 2차대전까지의 15년 전쟁 중 일본군이 행했던 전쟁범죄의 구체적 실상을 전범들의 고백과 여러 자료로, 그리고 그들에 대한 정신분석으로 생생히 드러낸다. 이 책의 미덕은 전범들의 개인적 정신분석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일본 사회의 분석에까지 나아간다는 점이다.
저자는 왜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가 침략전쟁의 부인과 한 세트”인지, 왜 일본은 반성하지 않는 사회, 피해자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는지 묻는다. 그리고 일본의 반핵평화운동 세대에게도 질문을 던진다. 이 책은 원서 출간 25년이 흘러, 피폭국임을 그토록 내세우던 일본 정부가 오히려 전 세계를 향해 핵오염수를 방류하면서 핵 가해국이 되려고 하는 오늘, 훨씬 더 생생하게 읽힌다. 전범들의 정신분석에서 출발해 일본 사회 정신분석에까지 나아간, 반핵평화운동가이자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감동적이고 희망의 울림이 있는 역작.
- 우석균 (전 인의협 공동대표, 현 보건의료단체연합 운영위원장·반핵의사회 운영위원)
전쟁과 남성성의 관계는 정해진 법칙이 없다. 이 책은 남성성이 실체가 아니라 규범임을 증명한다. 전쟁 경험은 공동체의 문제의식과 노력에 의해 얼마든지 평화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여성에 대한 폭력, 군사력 등 공사 영역에 걸쳐 세계 최고의 무장 국가인 한국사회의 필독서이다. 이 책의 출간을 계기로 ‘한국판 전쟁과 죄책’이 생산되기를 기대한다.
-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 여성학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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