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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멈추는 찻집

: 휴고와 조각난 영혼들

TJ 클룬 저 / 이은선 | | 2023년 11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7 리뷰 66건 | 판매지수 7,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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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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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64쪽 | 632g | 130*210*28mm
ISBN13 9791197461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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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셔가 울었다. 월리스 프라이스는 누가 울면 싫었다. 살짝 눈물을 비치든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든 온몸을 흔들며 흐느끼든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울어봐야 소용없는 일인데 그는 시간만 낭비하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퍼트리셔는 눈물로 뺨이 젖은 채 월리스의 책상에 놓인 크리넥스 상자를 향해 손을 뻗으며 물었다. 그는 월리스가 인상 쓰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어떻게 모를 수 있지?” 월리스가 반문했다. 그가 오크나무 책상 위로 손깍지를 끼며 등받이에 몸을 묻자 아르퍼 아스톤 의자에서 끼익하는 소리가 났다. 월리스는 이 신파극이 금방 끝날 리 없겠다고 생각하며 표백제와 윈덱스 세정제 냄새에 얼굴을 찡그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야간 근무 조 직원이 그의 방에 뭘 쏟았는지 탁하고 역겨운 냄새가 났다. 그는 전 직원을 상대로 자신은 코가 예민해서 이런 환경에서는 일할 수 없다고 알리는 공문을 발송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건 정말이지 야만적이었다.

월리스는 오후 햇살이 들어오지 않도록 사무실 창문에 달린 블라인드를 닫고, 에어컨을 온몸이 얼어붙을 만큼 세게 틀어 놨다. 덕분에 직원들은 계속 똘망똘망한 정신을 유지했다. 3년 전에 한 직원이 실내 온도를 21도로 높이면 안 되느냐고 물었다. 그는 폭소를 터뜨렸다. 더우면 사람이 게을러지고 추우면 계속 움직이게 됐다. 월리스의 방 밖에서는 회사가 기름칠이 잘된 기계처럼 바쁘게, 엄청난 인풋이 없어도 자기 혼자 알아서 잘 돌아갔다. 딱 그가 바라던 대로였다. 그가 모든 직원을 일일이 직접 관리해야 했다면 이 정도로 회사를 키우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지금도 계속 예의 주시하고는 있었다. 그의 직원들은 죽기 살기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에게 제일 중요한 사람은 고객이었다. 월리스는 자신이 점프하라고 지시하면 모든 직원이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냥 기계처럼 점프하길 원했다. 기계가 고장 나면 마땅히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기계가 그냥 망가지게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까. 우리도 마찬가지다. 절대 실수를 범하지 않는 인간은 없고, 나사 빠진 자들을 그냥 두려고 지금까지 그렇게 열심히 일한 게 아니었다. 지난해에는 이 회사가 역사상 가장 엄청난 수익을 냈다. 올해는 심지어 그 액수를 능가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세계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든 누군가는 항상 고소를 당했다.
--- p.9~10

“진심이시로군요.” 퍼트리셔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심장 마비 일으킬 일 있어, 이런 거 가지고 농담하게? 자, 이제 실례하지. 할 일이 산더미―”
“이 괴물!” 퍼트리셔는 고함을 질렀다. “나는 사과를 받아야겠어요!”
어련하실까. “사과는 내가 뭔가를 잘못했을 때 하는 건데, 나는 잘못한 게 없어. 오히려 내가 사과받으면 모를까.”
퍼트리셔의 악다구니에 사과하는 내용은 없었다.
월리스는 여전히 침착하게 인터컴에 달린 버튼을 다시 눌렀다.
“셜리? 경비 와 있어?”
“네, 대표님.”
“좋아. 내 머리로 뭐가 날아오기 전에 들여보내.”
월리스 프라이스가 마지막으로 그를 보았을 때 퍼트리셔 라이언은 월리스가 협박죄를 두고 한 경고를 무시한 채 제랄도라는 이름의 거한에게 끌려가며 발길질하고 비명을 질렀다. 뜨겁게 달군 부지깽이를 목구멍에서 아랫도리―그가 쓴 표현이었다―까지 쑤셔 넣어 고통으로 몸부림치게 만들겠다는 퍼트리셔의 한결같은 투지는, 인정하기 싫지만 인상적이었다. “이겨낼 수 있을 거야!” 월리스는 그 층 전 직원이 듣고 있다는 걸 알았기에 자신의 방문 앞에서 외쳤다. 그에게도 배려심이 있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문이 닫히면 창문이 열린다고들 하잖아.”
엘리베이터 문이 스르르 닫히며 퍼트리셔의 독설을 중간에 잘랐다.
“아, 이제 좀 살겠네. 다들 다시 일에 매진합시다. 금요일이라고 해서 게으름 피워도 되는 건 아니야.”
여기저기서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완벽해. 기계가 다시 순조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월리스는 방 안으로 들어가 등 뒤로 문을 닫았다. 그는 그날 오후 장학금 문제를 처리하겠다는 인사팀장의 이메일을 확인했을 때 말고는 퍼트리셔를 떠올린 적이 없었다. 가슴이 또 찌릿했지만 걱정할 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퇴근길에 텀스 제산제나 한 통 사면 됐다. 그는 흉통에 대해―그리고 퍼트리셔에 대해서도―다시 생각하지 않았다. 계속 전진하는 거야. 그는 이메일을 직원 고충 처리 폴더로 옮기며 속으로 주문처럼 외웠다. 계속 전진하는 거야. 월리스는 기분이 좋아졌다. 적어도 이제는 조용했다. 다음 주에 새 법무사가 출근하면 그는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다고 똑똑히 알려주기로 마음먹었다. 나중에 무능함을 맞닥뜨리느니 일찌감치 공포감을 조성하는 편이 나았다. 하지만 그는 그럴 기회를 누리지 못했다. 월리스 프라이스는 이틀 뒤에 죽었다.
--- p.20~22

“떠난다.” 월리스는 중얼거렸다. “휴고와 함께.”
메이는 고개를 젓다가 중간에 멈췄다. “뭐, 그렇다고 볼 수도 있겠네. 그가 사공이니까.”
“뭐라고?”
“사공.” 메이는 다시 한번 말했다. “너를 태우고 강을 건널 사람.”
월리스의 머릿속이 미친 듯이 돌아가고 있었다. 뭐 하나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 너무 거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나는 네가―”
“아우. 내가 마음에 들었구나? 고마워라.” 메이는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그냥 사신이야, 월리스. 너를 사공한테 무사히 데려다주는 게 내 일이고. 나머지는 휴고가 알아서 할 거야. 두고 보면 알게 돼. 그를 찾아가면 기분이 좋아질 거야. 그는 사람들의 마음에 영향을 미치거든. 강을 건너기 전에 성가시고 찜찜한 부분을 그가 전부 설명해줄 거야.”
“강을 건넌다.” 월리스는 머릿속이 멍해졌다. “…어디로?”
메이는 고개를 치켜들었다. “당연히 다음 단계로 건너가는 거지.”
“천국으로?” 끔찍한 생각이 천둥처럼 월리스를 강타하자 그의 얼굴이 새하얘졌다. “지옥으로?”
“그렇지.”
“그 대답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하잖아.”
“나도 알아. 이거 재밌네. 나 지금 무지 재밌는데. 너는 안 그래?”
아니, 월리스는 전혀 재미없었다. 메이는 월리스를 재촉하지 않았다. 그들은 하늘이 분홍색과 주황색으로 물들고 3월의 태양이 지평선을 향해 점점 저물 때까지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아래윗니로 담배를 물고 코로 연기를 내뿜는 여자가 능수능란하게 운전하는 불도저가 등장할 때까지. 무덤은 월리스가 생각했던 것보다 금세 메워졌다. 여자가 작업을 끝냈을 무렵 샛별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도시의 빛 공해 때문에 희미하게 보였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월리스 프라이스의 잔해라고는 봉분과, 벌레들의 먹이가 될 시신뿐이었다. 엄청나게 충격적인 경험이었다. 그럴 줄은 미처 몰랐고 정말 이상했다.

월리스는 메이를 쳐다보았다. 메이는 그를 보며 미소 지었다. 월리스는 “내가….”라고 입을 열었지만 어떤 식으로 말을 맺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메이는 월리스의 손등을 건드렸다. “맞아, 월리스. 이거 진짜야.” 놀랍고 놀랍게도 월리스는 메이의 말을 믿었다. 메이가 물었다. “휴고 만나러 갈래?” 아니다. 월리스는 휴고를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도망치고 싶었다. 비명을 지르고 싶었다. 별을 향해 주먹을 들고 너무한 거 아니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그에게는 계획이 있었다. 목표가 있었다. 할 일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는 절대 그걸 할 수가…. 월리스는 눈물 한 방울이 뺨을 타고 흐르는 게 느껴지자 화들짝 놀랐다. “나한테도 선택권이 있나?”
“이승에서? 항상 그렇지.”
“그럼 저승에서는?”
“저승에서는 좀 더 엄격하게 정해져 있지. 그건 다 당신을 위해서고. 진짜야.” 그는 얼른 덧붙였다.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휴고가 전부 설명해줄 거야. 휴고는 대단한 사람이야. 너도 보면 알겠지만.”
그 말을 들어도 월리스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지만, 메이가 일어나 손을 내밀자 그는 1, 2초 정도 쳐다보다 그 손을 잡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월리스는 하늘 으로 고개를 돌려 숨을 마시고 뱉었다. 메이가 말했다. “이번에는 느낌이 조금 이상할지 몰라. 거리가 아까보다 머니까 당연히 그렇겠지? 너도 모르는 새 끝날 거야.” 월리스가 반응을 보이기도 전에 메이가 다시 손가락을 튕겼고, 모든 게 폭발했다.
--- p.46~49

메이는 현관 앞 계단을 두 칸씩 올라가 문 앞에서 멈춰 섰다. 천장에 매달린 화분에서 기다란 넝쿨이 늘어뜨려져 있었다. 창문 앞에는 ‘개인 사정으로 오늘은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라고 적힌 팻말이 놓여 있었다. 메이가 문에 달린 나뭇잎 모양의 오래된 철제 노커를 들어서 초록색 문에 대고 세 번 두드렸다.
“문을 왜 두드려? 여기 사는 거 아니었나?” 월리스가 물었다.
메이는 그를 돌아보았다. “아, 맞지만 오늘 밤은 다르거든.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준비됐어?”
“나중에 다시 오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메이는 재밌다는 듯이 미소 지었고 월리스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 “지금이 최고로 좋은 때야. 첫걸음만 떼면 돼, 월리스. 할 수 있어. 모르는 걸 맞닥뜨렸을 때 믿기 어렵다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나는 너를 믿거든. 너도 나를 살짝 믿어보는 건 어때?”
“나는 심지어 너를 알지도 못하는데?”
메이는 들릴락 말락 하게 웅얼거렸다. “하긴 그렇지. 하지만 그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하나뿐인 거 알지?”
월리스는 메이를 노려보았다. “그런 멘트 날리려고 계속 준비하지, 맞지?”
메이는 유쾌하게 웃었다. “맞아.” 그는 문고리에 손을 올려놓았다. “들어가는 거지?”
월리스는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이제는 완전히 어둠이 깔렸다. 하늘은 별이 천지였다. 그는 이렇게 많은 별을 지금까지 본적이 없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가 된 느낌이 들었다. 길을 잃은 느낌이었다.
아, 길을 잃은 자여.
“첫걸음.” 월리스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는 집 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심호흡을 하고 가슴을 내밀었다. 계단을 올라가는 동안 조리 슬리퍼가 내는 우스꽝스러운 소리는 못 들은 체했다. 할 수 있었다. 그는 월리스 프라이스였다. 그의 이름을 들으면 사람들은 움츠러들었다. 경외하며 그의 앞에 섰다. 월리스는 냉정하고 계산적이었다. 그는 물속에서 계속 빙글빙글 맴을 도는 상어였다. 그는―
―맨 위 계단이 아래로 꺼지는 바람에 자기 발에 걸려서 앞으로 비틀거렸다.
“맞다!” 메이가 말했다. “마지막 계단 조심해. 저런, 미안. 휴고한테 그거 고치라고 얘기한다는 걸 자꾸 깜빡하네. 명상의 순간이었는지 뭔지 모르겠지만 방해할 생각은 없었어. 중요한 순간인 것 같던데.”
“뭐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네.” 월리스는 이를 악물고서 말했다.
메이가 카론의 나루터로 들어가는 문을 열었다. 끼이익 하는 경첩 소리에 이어 따뜻한 불빛이 쏟아졌고 향신료와 허브의 진한 향이 그 뒤를 이었다. 생강과 계피, 민트와 카더멈이었다. 월리스가 무슨 수로 그걸 구분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향이 났다.
그의 집보다 더 친숙했고 세정제와 인공적인 공기 냄새를 풍기며 모든 게 쇳덩이에다 엉뚱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었던 사무실과는 달랐다. 그는 그 고약한 냄새를 질색했지만 익숙해져 있었다. 그곳이 안전지대였고 현실이었다. 그가 아는 세상이었다. 놀랍게도 그곳이 그가 아는 세상의 전부였다. 그건 월리스가 어떤 인간이라는 증거일까? 월리스를 앞으로 부르는 듯 갈고리에 연결된 케이블이 다시 한번 부르르 떨렸다. 그는 걸음아 날 살려라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월리스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다. 그는 메이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 p.65~67

월리스는 목소리가 들리는 으로 고개를 돌렸다. 스윙 도어 사이로 어떤 남자가 등장했다. 월리스는 그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남자가 말없이 미소 짓자 치아가 눈이 부시도록 하얗게 빛났다. 앞니 두 개가 살짝 삐딱한 게 묘하게 매력적이었다. 그는 월리스보다 키가 3, 4센티미터 작아 보였고 팔다리가 가늘었다. 청바지에 오픈 칼라 셔츠를 입고 그 위에 카론의 나루터라고 수놓아진 앞치마를 둘렀다. 배가 조금 나와서 앞치마가 살짝 불룩했다. 피부는 짙은 갈색이었고 눈은 초록색이 점점이 박힌 적갈색이었다. 헤어 스타일은 짧고 심하게 곱슬곱슬한 아프로 스타일로 노인과 비슷했지만 머리칼이 검은색이었다. 젊어 보였는데, 메이만큼은 아니지만 월리스보다는 확실히 어린 것 같았다. 그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마룻바닥이 삐걱거렸다.

남자가 들고 있던 쟁반을 카운터에 내려놓자 찻주전자가 커다란 찻잔에 부딪혀 달가닥거렸다. 냄새가 페퍼민트 차인 것 같았다. 그가 카운터를 돌아 나왔다. 월리스는 이름이 아폴로라고 했던 개가 이리저리 들락거리다가 남자의 다리를 그대로 통과하는 것을 보았다. 남자가 개를 보며 웃었다. “알겠어. 궁금하구나?”
개는 그렇다며 짖었다.

월리스는 다가오는 남자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의 시선이 왜 남자의 손에 고정되어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손가락은 묘하게 섬세했고 손바닥은 손등보다 하얬으며 손톱은 초승달 모양이었다. 남자는 손을 비비다가 월리스가 달려들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처럼 그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쭈그리고 앉았다. 월리스는 자신의 가슴에서 뻗어 나온 케이블이 이 남자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차렸지만, 남자에게 갈고리는 보이지 않았다. 케이블은 남자의 흉곽 중에서도 정확히 심장이 있을 법한 지점으로 사라졌다.
“안녕하세요. 월리스 맞죠? 월리스 프라이스.”
월리스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고개만 주억거렸다. 남자가 함박웃음을 짓자 월리스의 가슴에 박힌 갈고리가 불에 달구어지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는 휴고 프리먼이에요. 사공이고요. 궁금한 게 많으실 텐데 제가 최선을 다해서 해결해드릴게요. 하지만 제일 먼저, 차 한잔 드릴까요?”
--- p.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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