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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야생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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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2일
쪽수, 무게, 크기 640쪽 | 636g | 140*210*32mm
ISBN13 9788954698191
ISBN10 8954698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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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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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그때껏 많은 죽음을 목격했다. 죽음에 무감각해져 있었다. 무시무시하거나 평범한 방식으로 목숨을 잃은 것은 커뮤니티 구성원들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을 둘러싼 모든 것이 공공연하게 죽음을 맞이했다. 죽는 것은 사는 것만큼 흔해빠진 일이었다.
--- p.66

비는 그들이 애초에 이 낯선 윌더니스에 온 모든 이유를 떠올려보았다. 지금쯤은 이미 다들 이곳에 머무는 각자의 이유가 바뀌었을까? 아니면 여전히 모험, 건강, 기회에 매달리고 있을까? 무엇을 위한 기회일까? 그녀는 어떤가? 비는 딸의 찌푸린 얼굴을 보며 딸아이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라는 자신의 이유를 비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한 여자아이에 대한 사랑의 서곡이었지만, 정작 지금 그애는 그런 유의 서곡을 혐오하는 듯 보였던 것이다. 비는 그것이 순교자의 서곡이기도 한지 궁금했다. 사람은 이타적인 이유만 갖고는 이런 식으로 살 수 없는 법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처한 어떤 상황도 더이상 진짜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딸을 걱정하는 마음이면 충분할까?
--- p.158~159

이곳에서 애그니스는 항상 작은 것들을 눈여겨보았다. 생명체들. 애그니스는 엄마라는 존재는 스스로 무엇인가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하기 전까지만 엄마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일찍이 이곳에서 지켜본 그 어떤 엄마도 영원히 엄마로 남아 있지 않았다. 애그니스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었다. 그애는 한 번도 울지 않았고, 그것은 틀림없이 그 상황에 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애그니스는 더이상 새끼곰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있는 청소년이었다.
--- p.240~241

애그니스는 물웅덩이 근처에 있는 동물들이 자신들의 캠프에서 들리는 그 새로운 소리에 무척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암컷들, 어미들은 흥분해서 경계 태세로 허공에 코를 벌름거려 냄새를 맡으며 캠프로 다가왔다. 그들은 사방으로 귀를 쫑긋거렸다. 베이비 이그레트는 그들의 새끼와 비슷한 소리를 냈다. 만족을 모르고 애처롭게 갈구하는 듯한 소리. 애그니스는 그들이 돕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밸에게 그 갓난아이를 달래는 법, 먹이는 법, 보호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은 베이비 이그레트가 자기들 무리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했고, 애그니스는 그것 때문에 저릿하도록 고통스러운 질투심을 느끼고 있었다.
--- p.484

이곳을 떠난다는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혔다. 무기력하게 콜록대며 손수건을 빨갛게 물들이던 예전의 그 어린 여자아이가 다시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세상에 아무런 힘도 행사할 수 없던 어린 여자아이. 하지만 그녀는 더이상 그애가 아니었다. 더이상 멀리서, 엄마나 글렌의 뒤에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빤히 바라보고만 있던 그 어린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축축한 사슴 코를 만져보려고 머뭇머뭇 손을 뻗고, 아침에 거미가 새로 지은 거미집을 찢고 지나갔다가 깜짝 놀라 얼굴에서 이슬과 실크 같은 거미줄을 닦아내던 그 어린 여자아이가 아니었다. 이제 그녀는 우두머리 엘크였다. V자 대형의 꼭짓점. 무리를 이끄는 암사슴. 그녀는 그 모든 것의 일부였다. 모든 것이 그녀에게 달려 있었다.
--- p.485~486

애그니스는 그들의 눈에 비친 자신을 보았다. 그녀는 너무 거칠고 통제하기 힘들고 너무나 이기적인 존재였다. 과거에는 그 점이 그들에게 쓸모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은 그녀의 생존 본능을 혐오스러워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녀는 다시 한번 그녀의 엄마를 쳐다보았고, 엄마 곁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눕고 싶은 압도적인 갈망을 느꼈다.
--- p.583

“그만!” 엄마는 필사적으로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여기는 어느 누구의 집도 아니야.” 몹시 화가 난 모습이었다. 마치 애그니스가 이 세상에 대한 아주 단순한 이치를 이해하지 못하기라도 한 것 같았다. “영원히 숨어 있을 수는 없어."
--- p.589

우리는 항상 숨어야 한다. 하지만 비록 숨어 있다 해도, 밤에 여기 오는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이유를 갖고 있다는 것은 감지할 수 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한때 세상이 어땠는지 알기 위해서였다.
--- p.629

나는 그애에게 이 이야기와 다른 이야기들을 모든 복잡함과 혼란을 포함해 들려줄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런 복잡함과 혼란이 그 이야기들을 진실되게 만들기 때문이다. 때때로 그것이 내 안에 남아 있는 유일한 본능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내가 아는, 딸을 키우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의 어머니가 나를 키운 방법이다.
--- p.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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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성에 대한 잔혹하고도 매력적인 우화. 시의적절한 것을 넘어 마치 최근에 재조명받는 고전인 듯 시대를 초월한 탄탄함을 갖췄다. 그 핵심에는 모성이란 무엇인지, 우리가 아이들을 위해 만든(혹은 망친) 세상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있다.
- [워싱턴 포스트]
5점 만점에 5점. 생존하고자 할 때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선과 최악을 그린, 눈을 뗄 수 없이 강렬하고도 무시무시한 고찰. 정말 마음에 들었다.
- 록산 게이 (작가)
우리 시대의 환경 소설. 충격적일 정도의 선견지명이 빛을 발한다.
- 2020 부커상 심사위원단
인간과 자연의 관계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 시대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 [USA 투데이]
생존할 수 있는 공간이 갈수록 줄어들고 공기와 물 같은 자원조차 안전하지 않은 세계에서 살아가는 절박함에 대해, 현실에 압도되는 어른들과 달리 환경에 적응하고 그것을 즐기기까지 하는 아이들의 탄력성에 대해 그린 소설. 작가는 대답이 쉽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살아남기 위해 인간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엇을 희생하고 무엇을 희생하지 않을 것인가.
- [커커스 리뷰]
폭력, 죽음, 공동체 내부의 동류의식, 갈망, 사랑, 배신, 경이, 천재성―이 모든 것이 놀랍도록 예리하고 서스펜스 넘치는 디스토피아 소설에 들어 있다.
- [북리스트]
쿡은 동물학자처럼 인간을 관찰한다. 그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은 낯선 동물과도 같다.
- 레이철 콩 (소설가)
이 소설은 문명의 껍질을 벗은 인간의 진짜 모습을, 즉 생존을 위해서라면 놀랍도록 잔인해질 수 있지만 맹렬한 사랑을 품은 우리의 모습을 드러낸다.
- 헬렌 세지윅 (소설가)
세상이 영영 변해버렸을 때 우리가 무엇을 붙들고자 하는지 고찰하는 매혹적인 소설.
- [걸리 북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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