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발자국처럼 나른한 음표의 언어로 매혹적인 이야기를 연주하면서 사람과 음악, 감정 사이를 맴도는 영혼에 관해 들려준다. 이토록 망망한 설경과 파란만장한 인생의 어우러짐은 궈창성의 『피아노 조율사』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정말 아련해지는 소설이다.
- 간야오밍(甘耀明) (소설가)
『피아노 조율사』 속 ‘정(情)’은 근원적 물음이면서 의문의 대상이고 궈창성이 평생 추구하며 변주해 온 주제이다. 데뷔작 『동반』부터 시작해 그의 모든 책은 제목에서 주제가 드러난다. 『동반』은 외로운 사람이 또 다른 외로운 사람과 계속 짝을 이루려 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번 『피아노 조율사』는 제목만 봐서는 주제를 눈치채기 어렵다. 시간의 여과와 침전 속에서 끝내 억누른 사랑과 그 사랑만큼의 쓸쓸함이 차곡차곡 쌓여 가는 과정이 무척 신선하다.
- 주톈원(朱天文) (작가)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피아노 현의 장력은 평균 68킬로그램에서 90킬로그램인데 『피아노 조율사』는 첫 페이지 첫 글자부터마지막 페이지 마지막 마침표까지 팽팽한 장력을 유지한다. 모든 페이지가 장력으로 가득해 한순간도 긴장을 놓을 수 없다. 피아노 조율사와 피아노에 관한 이 소설은 애절하지만 절제되어 있고, 문장 하나하나가 정확하면서 우아하다. 마치 음이 악보에 완벽히 상응하며 빛을 발하는 듯하다. 리흐테르가 슈베르트를 연주할 때 음과 음 사이에 짧은 정적을 두듯, 글자와 글자 사이에 호흡을 남겨 가볍고 조용하게 독자의 공감을 끌어내는 동시에 깊은 탄식을 자아낸다.
- 리퉁하오(李桐豪) (작가)
『피아노 조율사』에는 음악과 악기에 관한 묘사가 많다. 어려서부터 음악을 가까이해 음감이 무척 발달한 궈창성은 이 청각적인 소설로 감정을 한층 순수하고 생기있게 만든다. 이 책은 예술에 관해 말하지만 소설 창작이라는 서사 예술에 더 치중하고 있다. 그리고 그의 작품에서 사랑은 언제나 궁극적 예술이다. 완벽하지 않아서, 심지어 구멍투성이라서, 섬세하고 순수한 사랑이 더 예술적임을 잘 보여 준다. 이는 저자의 고독한 예술이자 서글픈 구원이다.
- 저우펀링(周芬伶) (작가)
『피아노 조율사』에서 가장 빛나는 묘사는 ‘훼손’에 관한 부분이다. 음악의 아름다움 끝에는 뜻밖에도 구멍투성이 폐허, 시들어 버린 화관, 망가진 천사의 서글픈 애가가 있다. 그 슬픈 노래는 소설 속 인물의 비밀스러운 사연을 복잡하게 드러낸다. 아무도 모르는 과거의 회상 속에서 욕망과 좌절이 짝을 이루다 마지막에는 무언의 고독만 남는다.
- 하오위샹(?譽翔) (작가)
수백 년 동안 무수한 대가가 흑백건반을 수천수만 번 두드리고 억만 개의 귀가 선별한 끝에 인류문명의 최절정이 탄생했다. 그 최상의 아름다움을 만들기 위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영혼이 망가지고 재능이 허비되었으며 시간이 버려졌다. 그렇게 나아갈 때 반대편에서 기다리는 것은 최정상일 수도 있지만 바닥없는 심연일 수도 있었다. 나는 이 책이 심연의 어둠과 함께 최상의 아름다움을 써냈다고 생각한다.
- 마스팡(馬世芳) (방송인, 작가)
『피아노 조율사』를 읽는 동안 구성진 곡조가 귓가를 맴도는 듯하고, 앨리스 먼로의 『행복한 그림자의 춤』, 가즈오 이시구로의 『녹턴』, 토마스 만의 『베네치아에서의 죽음』,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 등이 떠올랐다. 이 소설은 다른 모든 음악 소설, 복잡한 인간성과 운명을 탐색하는 소설, 예술과 미를 추구하는 위대한 소설 들과 호응하는 듯하다. 이렇게 영감을 주는 책은 정말 만나기 힘들다.
- 성하오웨이(盛浩偉) (소설가)
담화와 탄주, 연주와 연정. 탐색, 탐사, 탐문. 조율과 조정, 기예와 기억. 운을 맞추면 매력이 배가 된다. 세상에는 똑같은 피아노 소리도 없고 대체할 수 있는 관계라는 것도 없다. 은밀한 감정의 충돌을 판별하고 인생의 상실을 체험해 보라며, 궈창성은 『피아노 조율사』에서 가슴속 공간과 가느다란 현, 사랑의 영혼과 몸을 구성해 낸다.
- 마이항(馬翊航) (작가)
피아노를 찾으며 사람도 찾아다니지만 결국 그는 인생 속 유령을 발견할 뿐이다. 피아노는 사람을 비유하고 악곡은 감정을 의미한다. ‘피아노’를 예리하게 활용해 음악에 영생을 부여해도 사람의 눈에는 유령의 그림자만 남는다. 음악에 대한 적절한 이해로 사물과 상황과 감정을 확대하고 정제한다. 인물들은 나름의 이유를 가지고 과거의 아픔으로 운율의 순수성을 되살리지만, 인생의 음색은 하염없는 탄식으로 점철되고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미 존재하는 ‘소실’은 슬프고 현실적이며 아름답다.
- 천제안(陳?安) (작가)
내가 콩쿠르 프로그램 지도 교수라면 소설의 첫 장에서 의자를 돌렸을 것이다. 『피아노 조율사』로 궈창성은 타이완 문학사의 진정한 ‘권위자’가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아직 시각적 묘사에 매달리고 있을 때 궈창성은 이미 청각적 묘사에 능숙해서,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것은 물론 청각적으로도 아름다운 문체를 선보인다. 강력한 힘은 리듬감 있게 수축했다 팽창하고, 솟구쳤다 가라앉으며, 느려졌다 급해진다. 플롯은 심장을 목구멍까지 끌어 올리나 싶다가 가벼운 두세 마디로 감정의 음계를 몇 도씩 뒤로 물리고, 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다시 세차게 끌어 올린다. 진정한 대가답게 막힘없고 자유롭다. 그에게 어울릴 법한 길고 아름다운 손가락과, 굳이 손가락으로 들쑤실 필요 없이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을 심장을 계속 상상하게 된다.
- 천바이칭(陳栢?) (작가)
‘모든 음이 정확하다고 음률까지 정확한 것은 아니다.’ 업계의 내부 비밀과 외부 상황, 정확함과 부정확함 사이를 넘나들면서 『피아노 조율사』는 미묘하고 모호한 감정의 선율을 포착해 독자의 깊은 공감을 끌어내고 피아노 선율에 젖게 만든다.
- 자오위안푸(焦元溥) (『흑백의 유희』, 『쇼팽 청취』의 작가)
『피아노 조율사』는 언뜻 피아노를 찾는 듯 보여도 사실은 사람을 찾는 이야기이다. 1990년대 말 동성애자인 주인공은 스스로를 포기할 뿐만 아니라 예술의 극치인 ‘무아’를 통해 자신을 지워 버린다. 그런 슬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오기가 있다. ‘나’는 고통의 모든 조각에 늘 귀를 기울이려 노력한다. 어쨌든 그건 ‘나’가 세상에 존재하면서 몸이라는 악기로 연주해 내는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음색이기 때문이다.
- 예자이(葉佳怡) (소설가)
음악과 영혼의 결합을 통해 영혼과 육체의 애증을 엿볼 수 있다! 조율사가 된 천재 피아니스트는 어린 시절의 감정이 투영된 대상에 몰입하다가 피아노의 종착점에서 가슴속 깊이 억눌렀던 감정을 폭발시킨다. 그 순간 격정적인 피아노 음이 뚝 끊어지는 듯하다. 이후 소설은 러시아 피아니스트 리흐테르의 독창적인 연주와 사랑 이야기를 통해 영적 사랑과 음악에 대한 미련을 차분하고 세밀하게 서술한다. 책 전반에 걸쳐 피아노 음악이 상세히 서술되고 플롯도 교향곡 악장처럼 빨라졌다 느려지기를 반복한다.
- 차이쑤펀(蔡素芬)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