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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상)

[ 양장 ]
리뷰 총점8.0 리뷰 28건 | 판매지수 1,6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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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4년 12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462쪽 | 544g | 130*195*30mm
ISBN13 9788956051079
ISBN10 89560510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영화 철도원과 파이란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아사다 지로가 구상에서 집필까지 무려 20년이 걸린 대작. 일본에서는 1998년에서 2000년 사이 <문예춘추>에 연재되었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되어 “아사다 지로 작가정신의 정수가 담겼다”는 평가를 받으며 130만 부 이상이 팔린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제13회 시바타 렌자부로 상을 수상했다. 27회 일본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동명 영화(한국 개봉 제목 <바람의 검 신선조>)의 원작이기도 하다.

아사다 지로는 생생한 묘사를 위해 주인공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고향으로 설정된 모리오카(오늘날의 이와테 현)를 봄, 여름, 가을, 겨울별로 답사하여 자연경관의 변화와 유적지를 살피고 사투리를 배우는 한편, 전투 상황을 실감나게 그려내기 위해 1860년대 교토, 오사카 고지도까지 살펴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이 작품이 한편으로 대하 역사소설로서의 면모를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칼에 지다』는 단순한 역사소설에만 그치지 않는다. 비록 칼과 무사 이야기라는 형식을 빌리긴 했지만, 그의 작품들 바탕에 흐르는 공통된 정서, 즉 생존경쟁에서 떠밀려난 존재, 주류에서 소외된 집단에 대한 따스한 시선과 무한한 애정이 글 전체에 살아 숨쉬는, 그야말로 아사다 지로다운 작품이다.

저자 소개 (2명)

책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뭘 할 수 있겠느냐고 할 만큼 네가 해본 것이 있더냐?
너는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어.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보면 뭔가 꼭 할 일이 있었을 거다.
아직 아무것도 한 게 없는 너는 여기서 죽어서는 안 돼.”

돌을 깨고 피어나려는 꽃을 어찌하여 원수 보듯 하시오.
북풍을 향해 피어나려고 애쓰는 꽃을 어찌하여 불의라 하시오.

그렇다, 나는 신센구미다.
온 교토를 피로 물들이고 미부 늑대라고 다들 벌벌 떨었던 신센구미 대원이다!
머릿수의 힘만 믿고 밀고 들어오는 너희와는 애초에 인물이 다르다.
성(誠) 한 글자의 깃발을 등에 지고
도바 후시미에서 이곳 하코다테까지 무시무시한 싸움판을 뚫고 나온 몸이시다!
그래, 나는 미부 의사다!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지금부터 130여 년 전 일본, 도쿠가와 막부의 기둥뿌리가 흔들리던 시절에, 막부에 고용되어 일한 신센구미(新選組)라는 무사집단이 있었다. 메이지유신의 주체세력과 반대편에 섰던 관계로, 이들은 한동안 개혁에 저항한 보수 반동 무장집단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오히려 패망한 주군에게 마지막까지 충성을 바쳤다는 면이 부각되며 진정한 의협심의 표본처럼 인식이 바뀌고, 신센구미를 찬양하거나 영웅시하는 소설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시모자와 칸의 『신센구미 시말기』, 시바 료타로의 『신센구미 혈풍록』(최근 개봉작인 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고하토>의 원작) 등이 그 대표작이며, 국내에서도 수많은 팬을 확보한 만화-애니메이션 <바람의 검심>을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의 신센구미물이 일본열도를 휩쓸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아사다 지로가 신센구미에 관한 작품을 쓰기 시작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더이상 쓸 거리가 있을까?’라는 생각까지 했다고 한다. 그러나 1998년 <문예춘추>에 연재되기 시작한 이 작품은 단숨에 장안의 화제가 되었다. 기존의 작품들이 답습했던 ‘무사도를 위해 장렬하게 목숨을 바치는’ 근엄한 사무라이 대신, 가족을 지켜주기 위해 어떤 고통이든 감내하면서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무사도가 아니냐고 주장하는 어수룩한 촌뜨기 무사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대의보다도 가족이 소중하다…… 이 메시지는 거품경제의 붕괴 끝자락에서 희망을 잃고 살아가던 수많은 일본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일본의 신센구미 열풍은 식을 줄을 모른다. NHK는 2004년 벽두부터 대하드라마 <신센구미>를 방영하기 시작했으며(<겨울연가>에 이어 올해 시청률 2위), 도쿄 지하철은 신센구미 컨셉으로 꾸민 특별열차를 운행하고, 신센구미의 활동무대였던 교토에는 신센구미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투어상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는 『칼에 지다』가 그려낸 새로운 관점이 기존의 신센구미 담론의 폭을 넓히며 생명력을 부여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돈벌이 나선 사무라이, ‘義’를 위해 지다

『칼에 지다』의 주인공 요시무라 간이치로는 궁상에 찌든 행색에 촌뜨기 냄새 풀풀 나는 우직한 무사이다. 천왕을 받들고 서양 오랑캐를 몰아낸다는 명목으로 고향을 떠나(무사가 원적지를 이탈하는 것은 중죄로 간주되던 시절이다) 상경하여 신센구미 대원이 되었으나, 사실은 가족이 먹고살 길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의 유일한 바람은 어떻게든 돈을 벌어 고향에 두고 온 처자에게 보내는 것뿐. 하지만 입에서는 공자님 말씀이 술술 나오고 귀신이라 불리는 놀라운 칼솜씨를 지녔어도, 그는 돈벌이에 환장한 타락한 사무라이로 동료들에게 멸시를 받는다.
신센구미는 눈부신 활약을 보였지만 정치적 상황은 점점 불리해지고, 마침내는 일본 근대사를 바꿔놓은 1868년 도바 후시미 전투에서 천왕을 거역한 역적군으로 몰리기에 이른다. 그런데 패주하는 전선 한가운데 뛰쳐나온 요시무라 간이치로, 바로 그 돈벌이에 미쳤던 사무라이가, 결정적 순간에 조금도 망설임 없이 ‘의를 위해 싸운다’는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남기고 적진으로 뛰어든 것이다.
?칼에 지다?는 이 장면에서 반세기가 지나, 한 신문기자가 이 알려지지 않은 신센구미 대원과 관련된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청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이들의 증언을 통해, 요시무라 간이치로가 전투에서 죽지 않고 빠져나와 오사카에 있던 고향 난부 번 저택에 피신해 왔었지만, 때마침 그 저택의 총책임자로 있던 죽마고우 오노 지로우에몬이 그에게 할복자살을 강요했다는 것이 밝혀진다.
아사다 지로는 이 기막힌 사연을, 하인에서부터 신센구미 고위간부, 요시무라의 동료, 후배 사무라이 그리고 주인공의 아들 세대에 이르는 다양한 인물들이 더듬어가는 기억을 통해 풀어낸다. 인터뷰가 무르익어가면서 주요 등장인물에 대한 평가가 첨예하게 엇갈리기도 하지만, 메시지의 본령을 읽어내기는 어렵지 않다. 가족에 대한 사랑, 진실한 우정, 후회 없는 승부, 위정자로서의 책임감…… 『칼에 지다』에는 각자가 걸머져야 했던 짐이 무엇이건, 요시무라와 그 기억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가슴속에 품었던 ‘진정한 의’ ‘사람으로서 걸어야 할 길’의 투박한 미학이 마지막 페이지까지 진하게 배어 있다.


마지막 사무라이의 러브레터, 그리고 인간에 대한 예의

『칼에 지다』에서 아사다 지로가 그려낸 ‘진정한 의’는 단순히 기존 무사도관에 대한 도전이나 상식파괴의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생생하게 다가오는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흉년이 들었다고 아사자가 나오는 상황은 사라졌지만, 오늘날에도 불황이 닥치면 고통받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가족의 붕괴가 시작되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보아도, 『칼에 지다』는 실로 탁월한 작품이다. 아사다 지로 특유의 잔잔하고 따뜻한 감수성이 살아 있으면서도, 회고담 형식을 빌린 절제된 문장의 매력이 읽는 이의 시선을 빨아들인다. 흘러가는 입담 속 아주 하찮은 이야기들 사이에서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통찰이 거침없이 툭툭 튀어나온다. 분명히 풍경화를 그리고 있었다 싶었는데 어느덧 성화(聖畵)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작품은 분명 칼과 무사를 소재로 한 소설이지만, 작은 사랑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생명의 존엄함을 일깨운다는 점에서 남녀와 세대를 뛰어넘는 호소력을 가진다. 아사다 지로의 매니아건 그의 작품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건, 『칼에 지다』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가슴에 잔잔하지만 강한 여운을 오래도록 남기는 작품이 되리라 믿는다.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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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에 지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가살가죽 | 2018.11.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작품,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어냄에 있어,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다시 말해 ---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일면(aspect)이란 게 어쩌면, 1930년대 초반의 스페인에서 일어났었던, "공산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 사이의 갈등"(p194)으로부터 기인된 '혁명의 실패'와 같은 결과로서
리뷰제목



이 작품,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어냄에 있어, 스페인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라는/아닐 수도 있겠다라는, 다시 말해 --- 우리가 주목해서 보아야 할 일면(aspect)이란 게 어쩌면, 1930년대 초반의 스페인에서 일어났었던, "공산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 사이의 갈등"(p194)으로부터 기인된 '혁명의 실패'와 같은 과로서의 일 현상(phenomenon)이 아닌, (그것이 반드시 '아나키즘'과 같은 특정의 것이 아닐 지라도) '이념', '사상' 혹 넓게는 '신념'으로도 표현되어질 수 있겠는 정신적 가치에 대한 일 개인/집단의 확신(이 지니는 숭고함)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을/까지를 해보기도 합/됩니다. 


조지 오웰의 작품 「카탈로니아 찬가」를 읽고 썼던 감상문 속 위 구절처럼, 이 소설 「칼에 지다」를 읽기/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일본의 당시 역사를 알아야 한다,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역자 양윤옥이 밝힌 대로, 이 작품을 (메이지 유선 전후 시대의 일본 역사와는 그나마 비교적 무관할 수 있는) "현대 사회에서 점점 힘을 읽어가는 남성성, 참된 부성을 지닌 가장에 대한 천착"(p454)으로 이해하는 것도 이 작품을 받아들이는 (저는 절대 동의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시선일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나!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



- 자오팅양 · 레지 드브레, 「상실의 시대 :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p231, 메디치, 2016.


마오쩌둥의 힘 있는 위 한 마디가 건네어 주는 무게감은 이내 --- 메이지 유신 근방의 일본사에 대한, 더 나아가 일본 '무사도'란 것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이 작품에 대한 이해와 감정 이입의 폭(뿐만 아니라, 어쩌면 비판의 폭)을 훨씬 더 넓혀줄 수 있을 거라고도 생각에 힘을 실어줍니다. 물론, 이 작품에 대한 위 두 가지 방식의 이해 사이에 우열 같은 건 당연히 존재하지 않겠지요. 제가 읽은 건, 역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한 편의 문학 작품이지 문학적 감수성이 곁들여져 있는 역사서가 아니었으니까요. 선택은 그저 개인의 취향일 뿐. 


……………………………………………………………………………… 


【 막부 체제의 유지, 그리고 몰락 1 

막부 체제의 우두머리, 지금으로 말하자면 대략 국방부 장관쯤이지 않을까 싶은 '쇼군'이 실질적인 권력을 쥔2 1600년부터 1868년 (메이지 유신) 간의 시대는 혹자의 서술에 따르면 '일본 역사상 유례없는 태평한3 시기'였다고 합니다.  이 때 쇼군이 에도(지금의 도쿄)에 머물고 있었기에, 이 때를 '에도 시대'라고도 하지요. 어쨌든, 


이 때를 가리켜 '태평한 시기'라 칭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지금 방식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지방자치제의 실현 때문이었다라고 합니다. 전국을 대략 250여 개의 '번'(자치제의 단위)으로 나누어, 쇼군에게 일정의 공납을 하는 한 각 '번'들의 자치를 최대한 보장해주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죠. 근데 이 '번'이라는 것이 그저 지리적인 이유만으로 각자의 자리에 위치했던 것이 아니라, --- 쇼군이 자신에게 한껏 충성하는 다이묘(번의 수장, 영주)에게는 에도와 가까운 곳의 '번'을 맡겼고, 그저 그런 충성도의 다이묘들에게는 에도에서 아주 먼 곳의 '번'을 맡겼었다라는 데에서 문제의 불씨가 시작됩니다. 절대 권력과의 거리가 곧 자신이 지닌 힘의 크기와 동치되는 군사 정권의 속성 상, (그렇지 않아도 그저 그런 충성도 때문에) 에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번'을 맡게 된 다이묘들의 불만이 높아지게 되는/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었겠죠.  


"언제 어디에 사는지가 어떻게 사는가를 결정한다."


- 버지니아 울프, 「런던을 걷는 게 좋아, 버지니아 울프는 말했다」중, 2017. 정은문고


1840년 아편전쟁에서 중국의 참패는 일본에게도 적지 않은 충격으로 다가왔었었거늘, 그 충격의 극복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기도 전인 1853년 드디어 일본에도 서양의 함선이 출현하게 됩니다. 당연히 일본도 그들의 무력 앞에서 어쩔 수 없는 개방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인 각종 불평등 조약으로 인해 예의 민중들의 삶은 나날이 피폐해지게 되었죠. 봉건제의 특징인 (서열과 그에 따른 고정된 수입, 그리고 대물림 되는 직업으로 대표되는) 신분사회였던4 당시의 일본에서 그와 같은 신분제는, 주어진 혼란을 극복하는 것이 아닌, 그저 하염 없이 당할 수 밖에 없게 하는 커다란 '억압'으로 작용하게 됩니다.5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란 마오쩌둥의 힘찬 한 마디는 이제 일본 사회에서도 작동하게 되었으며, 그 저항은 예의 --- 에도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번'의 (그저 그런 충성도를 지녔던) 다이묘들로부터 시작되었죠.  


제 아무리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 해도, 그 저항에는 반드시 명분이 필요한 겁니다. 그저 '배고파서 못살겠다, 이 세상 갈아엎자'란 구호는 파급력이나 생명력의 관점에서 그리 유익하지는 못하겠죠. 그리하여 그 저항 세력이 내세운 명분이란 게 바로 '존왕양이' 즉, 일본이 힘을 모으려면 막부 체제를 종식시키고 천황 중심의 나라를 세워야 한다라는 것이었었으며, 이 와중에 발생된 반 막부파6와 막부파간의 대립이 바로 --- 이 소설 「칼에 지다」의 주요한 역사적 배경이자 동시에 아이러니를 자아내는 기제가 됩니다. 



【 삶의 이유, 그리고 삶의 명분 


이자는 대체 무엇을 위해 사는가누구를 위해 사람 죽이는 짓을 하는가. (상권, p98)


지금으로부터 약 150여년 전 일본에서 살았던 한 인물의 한 생이7 보여주고 있는 삶의 이유와 죽음의 이유를 통해, 작가 아사다 지로는 위 두 가지 물음에 대한 답을 독자에게 건네주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이미 읽은 독자라면 아마도 대부분, 


  "짐승의 발톱과 뿔은 누군가를 사냥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 구병모, 「파과」 p51, 자음과모음, 2013.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작가 구병모가 적어놓은 위 구절이 가장 완벽한 정답임을, 그리고 그 정답의 의미란 게 결국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걱정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은 것입니다. 그들은 오직 사랑의 힘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p65, 더클래식, 2012.


처음 접했던 5년 전 그 당시, 뭔가 모르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었던, 이건 마치 주일날 듣게 되는 목사님의 설교스럽잖아란 느낌만을 받았던 위 구절, 누구나 다 알고 있을 작가 톨스토이가 직설적으로 적어놓은 구절에 적확하게 표현되어 있다라는 걸 알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1. 명분에의 구속


"전쟁이 구경거리인 한은 좋다. 그러나 우리를 선수로 끌어들이려고 할 때, 특히 우리가 아무런 준비나 경험이 없을 때 문제가 시작된다."


- 주제 사라마구, 「코끼리의 여행」 p155, 해냄, 2016.


이 소설의 배경이 되고 있는 막부 말기 시절은 대기근이 지속되었던 시기였습니다.8 "어떤 타자에게 충실하려면 다른 타자를 희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9이라는 (국가 우선의) 논리가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다. … '국가 우선'은 '가족 우선'이 되었다"10라는 현실 논리 앞에서 흔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문제는 현실 논리로의 전환을 변호해줄 수 있는 명분을 가지고 있느냐입니다.   


사무라이라는 건 체면에 살고 체면에 죽는 족속이에요. … 아무리 하잘것 없는 사무라이라도 일단 우국의 지사라는 걸 코끝에 걸지 않으면 안 되지요. (상권, p345) 


소설의 주인공인 요시무라 간이치로에게도 예의, 가족 특히 자식들의 안위에 대해 스스로 약속한 것을11 지키기 위한 삶의 방편 마련을 정당화시켜줄 수 있는 '명분'이 필요했더랬습니다. "소멸의 한 지점을 항해 부지런히 허물어지고 있다는 데에서 비롯되는 서글픔"12을 이겨내기 위한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선택은 그리하여


돈을 구걸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처자식은 먹여 살려야 한다. 그러니 존왕양이의 뜻을 이루고자 탈번했다는 것 말고는 생각나는 방도가 없었다. (하권, p193)



2. 명분의 실상


"'야스쿠니의 논리'를 창출해낸 국가의 의도, 그리고 '야스쿠니의 논리'를 '활용하는' 측에서는 '새로운 전쟁 속으로 국민을 동원하기 위하여 전쟁터에서 죽는 것이 행복하다고 유족들과 그 유족을 바라보는 국민 모두가 느끼도록 만드는' 의도가 있었다는 점이 가장 큰 핵심이다. … 이렇게 생각할 때 '희생의 논리'는 전쟁에 국민을 동원할 것이며, 또 그 전사자들과 유족들을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 것인가 하는 물음에 직면했던 국가가 창출해낸 하나의 프로세스(장치)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13


- 다카하시 데쓰야, 「국가와 희생」 p111, 책과함께, 2008.


"군사적 기능으로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직능집단"14으로서의 사무라이의 사회적 책무를 빌어 요시무라 간이치로는 '존왕양이'라는 대의 명분을 탈번15의 이유로 내세우게 된 겁니다. 이것이 과연 요시무라 간이치만의 선택이었느냐? 탈번 이후 요시무라 간이치로가 속하게 된 '신센구미'16라는 조직 역시, 같은 이유로 탈번한 무사들이 대부분었었을 만큼17 --- 천왕을 모시고 서양 세력을 배격한다라는 명분은 이제 더 이상 순수한 일 '명분'으로서의 의미를 지니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이제 그들은, 



3. 명분의 실종


전투는 죽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으니까 전투를 하는 것이다. 죽고 싶지 않아 남을 베는 것이다. (상권, p236) … 남의 칼에 죽지 않기 위한 방법은 단 한 가지, 내가 죽기 전에 죽이는 것뿐이다. 이제는 그 길 밖에 없다. (상권, p312)


인의 생존, 더 나아가 그 개인이 책임지고 있는 가족의 생존을 위해 전투에 참가할 뿐인 겁니다. "백성이 안심하게 살게 해주는 기구야말로 국가"18라 믿었었기에 "우리의 목숨, 이 나라에 바치지 않겠나"19라 다짐했던 사무라이들의 오랜 믿음이 깨어져 버리고 만 것이지요. --- 나를 죽이려는 자를 먼저 죽여야만 내가 살 수 있고, 내가 살 수 있어야 나의 가족이 살아갈 수 있다라는20 생존의 절박한 이유 앞에서, 더 이상 '국가를 위하여'란 명분은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겁니다.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관군이고 역적군이고 없어요. 그저 내 눈앞에 들이닥친 굶주림과 추위가 있을 뿐이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막부 말기란 그런 시대였습니다. (상권, p203) 



4. 진정한 삶의 명분


 

타 이인부치의 말단 무사에게 제 목숨 바칠 주군은 바로 제 식솔이었어. 그건 모든 말단 무사들의 본심, 아니, 입에 풀칠도 못하던 가난한 백성들의 본심이었을 거요. …  사내라는 건 제가 먹여 살려야 하는 자들을 위해 죽는 거요. 여자에게 반했다면 그 여자를 위해, 자식이 생겼다면 그 자식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거요. (하권, p262) 


"이념, 사상 혹 넓게는 신념으로도 표현되어질 수 있겠는 정신적 가치에 대한 일 개인/집단의 확신(이 지니는 숭고함)에 대한 이야기"라 적었던 「카탈로니아 찬가」에 대한 소감의 구절을, 이 작품 「칼에 지다」에도 동일하게 적게 됩니다. '무사도'라는 이름의 당시 일본 사회의 지배적 가치관이 지닌 '주군에 대한 충성',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죽음에 대한 성별(聖別)21이 감추고 있는 이데올로기22에 반하는 행동을 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삶과 죽음의 과정을 통해 '아나키즘'(이라는 이념)에 대한 확신이 보여주었던 숭고함과는 또 다른 --- "시대의 진흙탕에 빠진 채 옴짝달싹을 못하는"(상권, p126) 상황을 기어이 이겨내고자 하는 (톨스토이가 말했던) '사랑의 힘'이 지닌 숭고함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간에게는 각각 주어진 환경이 있고 그 속에서 웬만큼 노력을 하다 보면 이제 이만하면 됐다 하고 멈추는 지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하물여 예전의 무가사회란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는 신분의 벽이 있었으니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 요시무라 선생은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보답이 있을 거라고 믿으셨던 것일까요. 자신의 노력으로 옴짝달싹할 수 없는 신분의 벽을 깨고 요시무라 가문을 꽁꽁 묶은 숙명을 초월할 수 있다고 믿으셨던 것일까요. (하권, p142)


과연 나는, 나의 이제까의 삶은 '이제 이만하면 됐다 하고 멈추는 지점'에 이르기까지의 노력을 해보았던 적이 있었던가라는 자문에, 세상의 불의에 맞서겠다는 결의 따위는 애초부터 내 삶의 영역 이외였었다라 하더라도, 


아비는 인간의 길을 걷고자 하였을 뿐 부귀를 탐하였던 것은 아니다. 빈과 천을 부당하게 벗어나려 했던 것도 아니다. 호의호식까지는 못 시켜주더라도 너희가 비참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해줄 수만 있었다면 아비가 그토록 어긋난 짓을 할 까닭이 없었다. 평생을 이타 이인부치의 말단 무사여도 좋았어. (하권, p100)


나의 아이에게 아버지로서의 제 삶을 설명할 수 있는 구절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하는 자문에도 기어이 답해낼 수 없음이, 사뭇 창피하기까지 합니다. 자존심 때문에 회피했었던, 뭐 그렇게까지 해서 굳이,라는 변명성 접두어를 앞세워 나의 삶을, 그리고 내 가족의 삶에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라는 의미에서의) 소홀하지는 않았던가 하는 (약간의) 반성까지도 해보게 되고 말이죠. 



【 그러나 한 편으론... 


사내라면 사내답게 살아야지. 지조 있게 죽자는 게 아뇨. 지조 있게 살자는 거야. 지조 있게 산다는 건 제 몫을 다한다는 거요. 내가 꼭 해야 할 일,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는 일,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을 칼같이 해내면서 살아야지. …그거 어려울 거 아나도 없어. 처자식이나 수하의 고생을 사내라면 제 등판으로 짊어지면 되는 거야. (하권, p231) 


「82년생 김지영」으로 대변될 수 있겠는, '남 탓' 내지는 '사회 탓'에 몰입되어 있는 일부 페미니스트들에게는 당연하겠으나, 그들의 생각에 동조할 수 없는 저에게도 또한 --- "현대 사회에서 점점 힘을 읽어가는 남성성, 참된 부성을 지닌 가장에 대한 천착"(p454)이란 시선으로 이 작품을 바라볼 독자가 있을 수 있다라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라는 점은 좀 아쉽기도 합니다. 남편/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내가 꼭 해야 할 일, 내가 안 하면 아무도 안 하는 일, 내가 아니면 안 되는 일'로 이해하는 건 요즘의 시대에선 아무래도 적합하진 않을 테니 말이죠. 더 나아가, 


아버님은 도련님께 피에 더렵혀지지 않은 칼을 남겨주시려고 칼끝마저 부러진 다 닳아빠진 칼로 배를 가르셨다오." (하권, p279)


기어코 저의 눈에서 눈물을 핑 돌게 해주었던 위 구절 역시,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포장하는 것'에 오용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과연 이 소설을 나의 고딩 아들에게 권해주어도 되겠느냐'란 의구심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 "진공상태이던 우주를 불법들이 가득 채워버렸다면 사소한 불법 하나를 이 세계에 보태봐야 불법의 총량에는 거의 변화가 없을 것이다"23란 작가 손아람의 견해가, 추가적 불법의 부당함을 지워낼 수 있다라는 점에서 비판 받아야 마땅하듯, '너를 위해 내가 사람을 죽였다'란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행동 역시 감성이 부여하는 정당성을 득할 염려/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삶이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로구나. (하권, p190) … 이제 더 이상 고개 숙일 염치도 없으나 나는 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고만. 아무리 몸부림쳐도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 뿐이었네. (하권, p197)


가난을 이겨내고자 했던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삶을 "이상을 실현하고자 하는 행동이 바로 근대적 의미에서의 혁명"24이라 표현하는 것에는 이성적 동의를, 그의 죽음에 대한 "가난한 사람이 마지막까지 어떻게든 그 가난을 뚫어내려고 했던 처절한 죽음의 모습"(하권, p267)25라는 표현은, 동료들의 수근거림을 이겨내었던 그의 삶을 떠올리게 하며 오랫만에 저로 하여금 "좋아도 한숨은 터진다는 것"26을 일깨워 주었습니다만.... 그 한숨은 이내, 


"최선의 선택은 패배를 받아들이고 승자에게 무릎을 꿇는 것 … 최선의 선택은 이제 투쟁을 포기하는 것 … 최선의 선택은 내가 따랐던 용감하고 위대한 사람을 가슴 속 깊은 곳에 묻는 것 … 최선의 선택은 그 시절을 지우는 것."


안토니오 아타리바 · 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pp123-124, 길찾기, 2013.


아버지의 삶을 접어둘 수 밖에 없다란, 결국엔 그 시절을 지우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수 밖에 없다라 말하는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막내 아들의 강요된 체념을27 보며 다른 의미의 한숨으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하여/그렇게 당시 일본 역사에 대한 평가는, 


"메이지 체제는 지금까지의 명예문화의 구성에서 세습적 요소를 제거함으로서 보다 순수한 능력사회를 향한 길을 개척했다. 도쿠가와 시대 평민의 아들들에게는 명예공동체에 참가하는 형태로 진정한 사회적 신분상승을 이룰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것을 생각해 보라. … 새로운 유행 이데올로기 즉, 평민의 아들이라도 근면하게 일해 경제적인 성공을 거두면 세상에 '이름'을 떨칠 수 있다는 확신은 이 명예지향 사회의 기업가적 활동에 엄청난 탄력을 주었다. 즉, 메이지 유신은 일본 민중의 잠자고 있는 능력주의적이고 실적본위적인 욕구를 불러일으켰고 이런 야심은 시장에서의 성공과 명예를 목표로 하는 새로운 정렬로 나타났다."


- 이케가미 에이코, 「사무라이의 나라」 pp528-530, 지식노마드, 2008.


위와 같은 승자의 소회로 이루어지게 되는 겁니다. 이러한 승자의 평가가 틀렸다라 말할 지식은 제게 없습니다만, ---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처럼) '막부파'와 '반막부파'를 선악의 기준만으로 보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저의 선택은


"인류가 공존하는 사회의 구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 사상28은 결코 서양의 이념과 대립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경애해 마지않는 메이지라는 시대에서 역사상의 커다란 실책을 찾아낸다면 나는 일본과 서양의 정신, 새것과 옛것의 이념을 철저히 대립함으로만 취급했다는 점을 들겠다. …… 근대 일본의 비극은 근대 일본인의 교만 그 자체였다. 


- 아사다 지로,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p249, 문학동네, 2013.


아사다 지로의 평가에 손을 들어주게 됩니다. 현재 우리의 삶이란 게 "기나긴 시대의 지혜와 인내가 축적된 것"(상권, p118)임을 부인할 수 없다면, 옛 시절의 불합리한 점들 역시 그러한 불합리가 있었었기에 그것들의 극복을 통해 현재의 합리를 얻어내었다라는 것, 현재의 합리 또한 미래엔 불합리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자각이야말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지녀야 할 과거와 미래에 대한 겸손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지요. 


이보쇼, 손님. 한 가지 우리하고 당신네들이 다른 점이 있는데, 일러드릴까? 잘 들으쇼. 윗사람에게 딱 한 마디 "모가지다"라는 소리가 떨어지면, 우리는 정말 모가지가 몸통에서 뚝 떨어져나갔소. (상권, p110) 


세르반테스 작품 속 '돈키호테' 이후,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아~ 이제 이 주인공과도 이별이구나'란 아쉬움을 처음으로 느껴본 주인공이었었습니다. 이 작품의 제목 「칼에 지다」 속 '지다'라는 동사의 의미가 패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바람에 꽃잎이 지다'라는 의미의 '지다'일 꺼라 믿습니다.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삶이란 걸 결코, '패배'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잘 가요, 간이치로...



 읽어본, 아사다 지로의 작품 :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위대한 개인의 신념 :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카탈로니아 찬가



'내가 아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지금 이 블로그에 와있는 당신에게마저 여하한 구실로라도 '나를 아는' 이란 형용사를 붙여 --- 꼭 한번 읽어보시라 말하고 싶은 책들의 제목 앞에 ★표시를 붙입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표시이겠지만 가끔은, 타인의 주관을 한번쯤 믿어보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더군요.



  1. 역사에 대한, 특히나 일본 근대사에 대한 얇디 얇은 저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정리입니다. 오류가 있다면 언제든지 지적해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다.
  2. 당시에 이미 사실상의 힘은 에도에 있는 쇼군이 가지고 있었고, 교툐에 살고 있던 천황은 현재와 비슷한 상징적인 존재에 불과했었다 합니다.
  3. 물론, 이 때의 '태평'이라는 단어가 모든 이가 행복해하는 시기였었다는 뜻은 아닐 수도 있을 겁니다. 거시적으로 보아 국가의 태평성대가 이어졌었다라는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4. "옛 시대에 엄연히 존재했던 사농공상의 구분, 무사와 평민의 격차에 대해서는 다들 잘 아시지만, 실은 그 무가사회 속에도 영원히 타파되지 않는 계급이 있었다는 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디다."(상권 p162)
  5. 이같은 사회구조는 동서양의 역사를 막론하고 모두 공통된 것이었을 뿐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죠. --- "나는 어떤 사람들에게는 장애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점차 알게 됐다. 그들에게는 그걸 마음대로 들었다 놨다할 수 있는 힘이 있으므로. …… (반면) 우리의 가난함은 나눠봤자 더 가난해질 뿐이었고." 안토니오 아타리바 · 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pp23-24, 길찾기, 2013.
  6. 약간의 무리를 감안하고 표현한다면 일종의 '개화파'쯤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7. "시모자와 칸의 「신센구미 시말기」에 단 몇 줄로 등장하는 요시무라 간이치로" (하권, p451)
  8. "전쟁이라는 건 항상 그 나름의 대의가 있겠습니다만, 그 배경에는 반드시 대의 따위와는 상관없는 굶주림과 가난이 있어요." (상권 p214)
  9. 다카하시 데쓰야, 「국가와 희생」 p258, 책과함께, 2008.
  10. 안토니오 아타리바 · 킴,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 p144, 길찾기, 2013.
  11. "어머님, 간이치로는 문무에 정진하고 입신 출세하여, 내 자식의 눈에 눈물 나게는 하지 않으리다. 설령 병이 들더라도, 전장에 나가더라도, 어린 자식을 남기고 죽는 일은 없으리다." (상권 p405)
  12. 구병모, 위의 책 p202.
  13. "희생논리의 편재성(omnipresence)"(p255)을 내세워,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일본만의 행위가 아닌 것으로 교묘하게 둘러 세우는 다카하시 데쓰야의 논조는 분명 비판 받아야 하겠습니다만, 어쨌든 위와 같은 논리의 주입이 일본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것 자체는 사실이며 다카하시 데쓰야 역시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기에 인용하였습니다.
  14. "사무라이란 원래 전문가 즉, 그들이 가지고 있는 군사적 기능으로 지배계급에 봉사하는 직능집단이었다. … 그들은 군사전문가로서 명확한 자기정체성을 갖는 일본 최초의 사회 집단이었다." - 이케가이 에이코, 「사무라이의 나라」 p89, 지식노마드, 2008.
  15. "다이묘들이 다스리는 '번'(현재 일본의 현과 유사한 지방단위)'은 하나의 국가로 존재하다보니 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무라이, 백성은 모두 번을 벗어나 살 수가 없었다. 다이묘들은 자신만의 강력한 지방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번을 벗어나는 행위, 이른바 '탈번'을 엄하게 처벌했다. 특히 번 방위의 최고 병력인 사무라이들이 탈번을 할 경우 토벌대를 보내 끝까지 추격해 잡아들이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살해하는 등 내부단속에 철저했다. 지금으로 따지면 탈번은 나라를 버리는 매국노 정도로 취급받을 정도였다." - 뉴스웍스, '탈번, 목숨을 건 도박' 중, 2017.3.21.
  16. "신센구미는, 이백육십여 년 동안 대대로 세습되던 도쿠가와 막부의 무가사회가 무너지고 새롭게 천왕을 옹립한 세력에 의해 메이지유신이 일어난 격변의 시대에, 도쿠가와 막부에서 마지막으로 조직한 교토 경호대였다. 교토에는 나라의 근분인 천왕이 있었고 불온한 세력이 호시탐탐 그 천왕을 들쳐업고 정권을 쥐려 할 때, 이를 막기 위해 막부에서 교토에 특파한 특수부대인 셈이다." - <역자 해설> pp448~449
  17. "대부분은 고향 영지에서 탈번해 온 낭사들이야. 서양 오랑캐를 몰아내고 천왕을 받든다, 세상을 위하고 백성을 위한 일이다, 하고 겉으로는 대단히 그럴싸한 명분을 내세웠지만, 물론(47) 실상은 그렇지를 못했어. 그저 다 먹고살자는 짓이었지." (상권, pp47~48)
  18. 아사다 지로,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p112, 문학동네, 2013.
  19. 아사다 지로,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p77, 문학동네, 2013.
  20. "나는 전쟁이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는 생각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 … 언제고 그저 내가 죽을 수 없어서 상대를 죽였지. 그저 그것뿐이에요."(상권, p323)
  21. "신성한 일에 쓰기 위하여 보통의 것과 구별하는 일" - 네이버 국어사전
  22. "국가가 국민을 전쟁에 동원하여 대량의 전사자를 낼 경우, 국가는 그 전사자를 위한 - 국가를 수호하기 위한, 그리고 국가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 숭고한 희생이었다는 식으로 성별하고 이들을 성스러운 존재로 추모하며 찬미하는 논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해서 깊은 정신적 타격을 입은 유족들을 위로하고 감사하고, 위무한다. 유족이 가슴에 품은 전사의 비애와 공허감, 애절한 심정을 국가는 그 같은 '국가의 이야기'로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동시에 국민들이 유족이나 전사자들에게 공감함으로써 그들을 모범으로 삼아 '우리 역시 그들을 계승해야만 한다'는 '자기희생의 논리'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전쟁을 거듭 반복할 수 있다는 전망이 선다." --- 다카하시 데쓰야, 위의 책 p117.
  23. 손아람, 「소수의견」 p68, 들녘, 2010.
  24. 자오팅양 · 레지 드브레, 「상실의 시대 : 동양과 서양이 편지를 쓰다」 p24, 메디치, 2016.
  25. "그 사람은 우리 가난한 사람들의 귀감이었어. 가난에 익숙해지는 건 옳지 않다며 거기에 끝까지 맞섰던 단 한 사람이었어. 적어도 선조 대대로 이어져온 가난이라는 것을 자기 대에서 어떻게든 끝내려고 애썼던, 세상 어느 누구와도 바꿀 수 없는 가난한 사람이었단 말요. … 다들 생각만 하고 포기해버리는 것을 그 사람은 꾸역꾸역 착실하게 해낸 거야." (하권, pp254~257)
  26. 아사다 지로,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의 <옮긴이의 말> 중 p254, 문학동네, 2013.
  27. "아버지 얘기가 금기라니 그것도 이상합니다만, 시대라는 높은 벽 너머의 일이니 어쩔 수 없다고 체념하고 지냅니다. 이런 일은 어린 시절에 메이지유신을 겪은 우리 세대애서는 흔한 일입니다. 집안의 역사를 묻어두지 않으면 자손들이 살아갈 수 없다, 말하자면 그런 거죠." (하권, p404)
  28. 무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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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칼에 지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댄디가이 | 2017.03.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일본 막부 말기 신센구미(신선조) 대원 중 제사취조역 및 감찰자인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얘기.이타 이인부치의 봉급 - 이타(네 가마), 이인부치(하루 한되. 일 년 서른여섯 말)으로 뱃속의 태어날 애기까지 먹이고 살 수 없어 탈번하여 신센구미 가입할 수 밖에 없었던...여러 군데에서, 여러 번 울었다. '죽지 마라, 요시무라' 그 짧은 문장에도 그냥 눈물이 나더라.간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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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막부 말기 신센구미(신선조) 대원 중 제사취조역 및 감찰자인 '요시무라 간이치로'의 얘기.


이타 이인부치의 봉급 - 이타(네 가마), 이인부치(하루 한되. 일 년 서른여섯 말)으로 뱃속의 태어날 애기까지 먹이고 살 수 없어 탈번하여 신센구미 가입할 수 밖에 없었던...


여러 군데에서, 여러 번 울었다. '죽지 마라, 요시무라' 그 짧은 문장에도 그냥 눈물이 나더라.


간이치로가 처한 상황이, 그 만의 주관, 어찌보면 융통성이라곤 전혀 없는 모습에, 또는 누구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 모습에, 그리고 강한 사무라이일 뿐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높은 수준을 갖춘 이런 여러 모습들이 겹치면서 그가 겪은 일들이 아무리 사소한 것들이라도 하나씩 하나씩 가슴에 짠하게 박히더라.


당연 나 혼자만의 생각이지만 - 갖다 붙이면 뭐든 안맞겠냐마는 어떤 부분은 나에게도 비슷한 모습이 보였다는... 그래서 더욱 공감이 되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추상적인 다짐까지 하게 되기도 했다.


간이치로를 취재하는 어떤 사람(기자?)이 생존해 있는 다른 신센구미 대원들에게 듣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 - 신센구미 국장, 부국장, 다른 대원들, 간이치로의 아들 가이치로의 삶, 딸, 뱃속의 아기 얘기, 그리고 간이치로를 존경하거나, 또는 무척이나 싫어했던 사람들의 관점으로 서술되는 내용이 깔끔한 문장으로 잘 쓰여진 책인 것 같다.

 

충, 효, 그리고 사무라이 얘기라 그런지, 남자로써 어떻게 살아야하는지에 대한 얘기가 많다.

효도도, 배우자에 대한 사랑도, 자식에 대한 사랑 역시, 귀감이 되는 내용이 많아서 좋았다.


세월이 좀 더 지나 다시 한 번 읽어야할 정도로 기쁘게, 기분 좋게, 그리고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다.


좋은 책을 찾고, 읽고, 많은 걸 느끼고, 얻고, 이것으로도 책 읽는 요즘의 보람에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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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칼에 지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cyann1 | 2015.09.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칼에지다
    남자를 만난다는 것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에게 이끌리고 그로 인해 가슴도 뜨거워지며  눈시울이 붉어도 지는 그런 경험을 지니게 한 책입니다  처음엔 그러하였습니다  참으로 황망하다 여겨진 기분  내가 익히 알던, 칼을 들고 세상에 나선 이들은 언제나 義와 忠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졌건만  이 남자는 꼭 그렇지만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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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만난다는 것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에게 이끌리고 그로 인해 가슴도 뜨거워지며 

눈시울이 붉어도 지는 그런 경험을 지니게 한 책입니다 

처음엔 그러하였습니다 

참으로 황망하다 여겨진 기분 

내가 익히 알던, 칼을 들고 세상에 나선 이들은 언제나 義와 忠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졌건만 

이 남자는 꼭 그렇지만 않은 듯 하게 보여 참으로 어이없다 여겼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어나갈수록 이 남자에 대한 이야기를 점점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시울이 뜨거워도 지는 것은 ... 

모름지기 라는 표현을 적는다는 것이 어쩌면 낯설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자라면 이러해야지 ... 이런 당위성이 느껴지면서도 

모름지기 라는 말을 그 앞에 적지 못함은 

내가 모름지기 남자답게 세상을 살지도 못했고 

내가 모름지기 남자답게 사랑을 하지도 못한 까닭인가 봅니다

남자답다는 말 

무엇이 남자다운 행동인지 ..,

글을 읽는 내내 뼈 마디마디 마다 새겨주는 듯하여 아프기도 하였습니다 

몇 장이 남지 않은 무렵에는 그의 이야기가 좀 더 있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그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끝까지 마저 읽지 못하고 책장을 덮었던 이유는 

이렇게 마지막을 고해야 할 시간이 아쉽다 여겨지기 때문인가 봅니다

참 고마운 책을 모처럼 만난 까닭입니다 

기억에 두고 두고 회자하며 되새김을 하고 싶은 책입니다 

이미 영화도 나와 있는데 아직 찾아 보지는 못하였습니다 

제목이 '바람의 검 신선조'라더군요 

기회가 닿는다면 영화 또한 꼭 만나보고 싶어집니다 

내 가슴을 잠시나마 뜨겁게 만들어준 한 남자를 만나보고 싶은 까닭에 말입니다 

일인 독백체의 글이면서, 여럿의 목소리를 빌려 이토록 가슴을 뎁혀줄 수 있는 

작가의 능력에 대해 부러운 만큼 이러한 책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에 무한한 감사 

또한 이 자리에서 대신해봅니다 

가슴에 스며드는 책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에 또 책방에를 갈 수 있게 되나 봅니다 

세상에 살아감이 고맙다 느껴지는 순간을 안겨준 이 소설에게 ..,

어떻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인지 재삼 일캐워준 작가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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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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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안의 자세로 가치가 왜곡된 세상에 당당히 맞서는 진정한 무사도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패밀리맨 | 2018.05.01
구매 평점3점
책보단 영상이 더 나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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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집 | 2017.02.09
구매 평점4점
군상극으로 흥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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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3esteem | 201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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