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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서양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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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꼭 읽어야 할 서양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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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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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2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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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3.71MB ?
ISBN13 9788960604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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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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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윤은주
서울에서 태어나 줄곧 서울에서 살고 있으며, 숭실대학교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박사학위를 받아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공은 정치철학으로 주로 그람시와 아렌트를 공부하며, 연구 관심사는 정치적 행위 주체인 인간의 서로 다름에 있다. 다름의 영역이 광범위하다 보니, 분야를 막론하지 않고 두루 읽고 가끔 글을 쓰기도 해서 책읽기와 글쓰기 관련 수업을 부업으로 삼고 있다. 요즘은 고전이나 전공 책보다 제3세계 국가나 북유럽의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설들을 읽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전업인 철학 분야에서 ‘그람시의 실천철학에서 본 아렌트의 정치적 행위 개념’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그 외에 아렌트와 그람시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썼다. 또한 책읽기와 글쓰기에 관련해 몇 편의 글을 쓴 공저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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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좋은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 서양 고대 철학자 플라톤의 대화편 중에 있다. 바로 「향연」이다. 당시의 향연이 마음 맞는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즐기며 수다를 즐기는 잔치였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이 대화편은 친구들과 나눈 이야기를 담은 수다모음집쯤 될 것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수다를 좀 거창하게 했다. 지금처럼 삼촌부대들이 모여 소녀시대의 일상을 이야기하거나 골드 미스들이 통장 잔고를 들여다보며 재테크를 어떻게 할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니, 용기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도대체 밑도 끝도 없어 보이는 머리 아픈 것들을 논제로 삼았다. 그 가운데 「향연」은 사랑을 주제로 한 온갖 내용의 수다들을 모은 책으로, 그 부제가 ‘사랑(에로스)에 대하여’인 만큼, 사랑에 대한 담론집이라 할 것이다. 에로스에 대한 수다라면, 어제 본 야동에 대한 감상이나 음담패설이 아닐까 상상하겠지만, 그래도 명색이 철학자들이 모여서 나눈 이야기인지라 그런 것은 다 제쳐두고 에로스, 사랑, 혹은 에로스 신에 대한 찬양으로 가득하다. _p.25~26

그렇다면 행복은 어떻게 얻어지는가? 사람들마다 제각각 행복을 얻는 방법이 다르니 뭐라고 딱히 규정짓기는 어렵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뛰어난 학문적 성과를 얻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엉덩이에 땀띠 날 때까지 책을 붙잡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선천적으로 책만 손에 쥐면 그 어떤 수면제보다 강력한 효과를 얻는 사람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에게 그보다 더 불행한 일은 없을 테니 말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음의 3가지 유형으로 외적인 좋음, 영혼에 관련된 좋음, 그리고 육체와 관련된 좋음을 꼽았다. 외적인 좋음이란 나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들, 예를 들어 집안, 경제적 부유함, 학력, 인간관계 등이다. 맹모삼천지교를 들먹이지 않아도 외적 환경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잘 알 것이다. 육체와 관련된 좋음이라면 당연히 건강이다.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며, 인간 행복의 근간이 된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하지만 외적인 좋음과 육체와 관련된 좋음 모두를 아우르는 최상의 좋음은 바로 영혼에 관계된 좋음이다. _p.52~53

도덕적 행위가 법칙이 되어야 하고 필연성을 지녀야 하는 것은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지의 준칙이 필연적으로 자율성의 법칙과 조화를 이루는 신성하고 절대적으로 선한 의지이다. 절대적으로 선하지 않은 의지가 자율성의 원칙에 의지하는 것은 구속력이다. 구속력 때문에 어떤 행위를 객관적으로 해야만 하는 것을 의무라고 부른다.”19) 따라서 의무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는 것은 필연적으로 혹은 무조건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행위에는 예외가 없어야 하며, 누군가에게는 구속력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없어서는 안 된다. 또한 누구는 예외적이며 누구는 그렇지 않은 것도 아니다.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도덕적 법칙의 필요조건은 보편화 가능성이다. 누구에게나 적용되어야 하는 것, 그러니 도덕적 행위는 의무이며 도덕적 법칙은 필연적이다. 앞서 말했듯 도덕은 누구에게나 적용될 수 있으며, 누구나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것, 그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 목적 없는 행위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행위를 하는 인간은 또 다른 무언가의 수단으로 쓰여서는 안 된다. _p.73

어딘가에 빠진다는 것은 외부적 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된다는 수동적 행동을 말한다. 그런데 사랑이 수동적이 되면 잘못된 길로 접어들기 쉽다. 오히려 사랑은 능동적인 활동이다. 그래서 어딘가 구렁텅이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관계 안에 참여하는 것이다. 내가 직접 참여하는 것이기에 받기만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 사랑의 본질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다. 그런데 다들 받기만 하려고 하니 주는 사람 입장에서는 빼앗기는 것만 같아 화가 난다. 하지만 주는 사랑이 빼앗기는 사랑은 아니며, 줄 때는 즐거움 마음으로 주어야 한다. 그렇게 이루어진다면 사랑이란 좋은 결실을 맺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생산적 사랑이다.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주는 사랑, 그를 통해 프롬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랑은 지식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이며, 사랑은 합일의 행위를 통해 나의 물음에 대답한다. 사랑하는, 곧 나 자신을 주는 행위에서, 다른 사람에게 침투하는 행위에서 나는 나 자신을 찾아내고 나 자신을 발견하고, 나는 우리 두 사람을 발견하고 인간을 발견한다.” _p.89

아렌트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에서 아이히만을 이렇게 평가했다. “더 구체적이고 결정적인 아이히만의 성격 결함은 그에게 그 어느 것도 타인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점이다.”29) 자신을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여 판단을 내리고 실천하여 그 결과를 책임지는 것, 그것이 행위30)다. 그런데 아이히만에게는 다른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생각의 능력이 결여되어 있었다. 아렌트가 보기에 아이히만의 가장 큰 악은 생각하지 않음이다. 상대가 생각을 하는지 안 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말하는 내용에서 파악할 수 있다. 아이히만은 재판 진술 과정에서 관용어나 상투어, 고리타분한 문장들을 선택했다. 이런 표현들은 사실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때 의례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나치는 유대인 학살 과정에서 학살이라는 직접적인 단어를 ‘최종적 해결’이라는 은유적 표현으로 바꿈으로써, 단어에 내재되어 있는 감정이나 윤리 의식, 혹은 생각과 판단의 책임에서 벗어나 현실감을 상실하도록 만들었다. _p.105~106

지도자는 구성원들의 생명과 재산권을 보호하고 그들이 살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며, 구성원은 지도자에게 보호를 받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기꺼이 내놓을 수 있다는 사회계약에 대해 좀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론이 바로 『리바이어던』이다. 더구나 여전히 종교의 그늘 아래 놓여 있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해 진정한 기독교 국가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려는 홉스의 종교적 신념 또한 담겨져 있다. 따라서 『리바이어던』은 철학적 사유의 개념화이자 지도자와 구성원의 정치적 관계에 대한 정당화로, 혹은 기독교 국가로 이끄는 보편적이고 올바른 길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절대군주를 상정하는 1인 독재, 혹은 전체를 위해 개인은 희생되어도 좋다는 전체주의와 같은 오도된 정치 이념으로 홉스의 『리바이어던』을 단정지어서는 안 될 것이다. 홉스는 지도자에게 모든 권력을 주기 위해 논의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홉스는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세계에 기준을 세울 만한 잣대를 제공하려고 무던히 애쓴 사상가다. 정치란 머리 아픈 권력싸움이나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몇몇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합리적으로 국가를 유지해나가기 위한 정치철학적 방법론이라고 『리바이어던』은 말하고 있다. _p.122

자비로운 지도자와 강압적인 지도자, 누가 더 그럴듯해 보이는가? 물론 두 가지를 한꺼번에 잡는 것이 좋다. 자비롭기만 하면 좋겠지만 사랑도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는 것처럼 한 가지만 너무 많이 하는 것도 재미는 없다. 물론 재미있자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런데 마키아벨리는 자비로움과 강압, 사랑과 두려움 가운데 무엇이 더 나은가라는 물음에 강압이나 두려움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인간이란 은혜를 모르고, 변덕스러우며, 위선자인데다 기만에 능하며, 위험을 피하고 이득에 눈이 어둡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갈대 같은 사람들에게 자비로움이나 사랑만 주면 그들의 이익에 끌려 다니기만 해서 제대로 군주노릇을 하기 어렵다. 더구나 사람들은 강하거나 두려움을 불러일으키는 자보다 자비롭고 사랑스러운 이에게 해를 끼치는 데 덜 주저한다. 지나치게 이해타산적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이익 앞에서 다른 사람을 쉽게 팽개쳐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함이나 두려움이 사람들에는 훨씬 효과적이다. 강함과 두려움, 자비로움과 사랑의 대결 구도, 이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이 가정에서의 부모 역할이다. _p.145~146

악법이 이런 상황이라면 적절하게 제정된 법이라도 제 기능을 해야 할 텐데, 법전에만 기록된 채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실례가 많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가운데 정부기관과 마찰이 있을 때 중재나 해결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있다. 개인이 찾아가서 문제를 제기하면 듣는 척도 안 하던 기관 관계자들이 카메라 한 대만 들고 사무실 문을 들어서면 만사 오케이가 된다. 카메라 한 대면 해결될 일이 그렇게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것을 보고 나면 입맛이 씁쓸해진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며 민생 문제를 해결해주라고 만들어놓은 기관이고 법인데, 공론화시키지 않으면 꿈쩍도 안 하는 돌부처처럼 구는 것이 화가 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확 세금납부 거부운동을 할까 하는 생각이 뒷덜미를 타고 올라온다. 하지만 그러다 세금 미납자 낙인이 찍혀 이런저런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올라 참을 인 자를 머리에 수백 번 써내려간다. 이런 상황이고 보니 법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인지 의문이 생긴다. 좋은 법이야 따르면 되지만, 그렇지 않고 피해만 주는 악법이나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법이라면 개정하거나 폐기하는 것이 정답 아니겠는가. _p.174~175

프랑스 혁명에서 이름 없이 사라져간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기에 자유?평화?박애라는 고귀한 민주주의 정신이 지켜질 수 있었다. 기요틴의 이슬로 사라질지라도 올바름을 추구하고자 했던 고귀한 정신의 소유자였던 그들의 희생은 보다 나은 정부를 만들기 위한 단단한 초석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소로우가 보여주었던 정부에 대한 불복종 행위는 범법 행동이 되어 곤경에 처하게 될지라도 지켜야 할 자신의 정의가 있다면 과감히 행동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그 정의는 개인만의 것이 아니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보편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불복종 혹은 저항은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변화를 가져와야 하며 올바름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이 대중적 차원으로, 개별성에서 보편성으로 확대되어야만 한다. 그때에야 비로소 시민의 불복종은 모든 이들에게 올바름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그렇기에 저항하기에 앞서 추구하는 바가 올바른 정의를 표현하고 있는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다. “반성하지 않은 삶은 가치가 없다.”고 말했던 소크라테스처럼. _p.185~186

공상과학소설의 효시처럼 여겨지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를 2013년에 읽는 것과 1983년에 읽는 것은 꽤 다른 느낌이다. ‘아, 옛날이야기’ 하며 읽을 수 있는 2013년과 ‘내년에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과 사실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안고 읽었던 1983년 말이다. 다양한 계급으로 분화되고 빅브라더에 의해 끊임없이 감시되는 사람들의 일상은 상상만으로도 숨 막힌다. 한때 신용카드나 상품에 찍혀 있는 바코드가 빅브라더라는 말이 나돌았다. 카드 사용이 일상화되고, 모든 물건에 바코드가 찍혀 있어 무엇을 사고 무엇을 쓰는지가 기록되기 때문이다. 간식거리로 과자 한 봉지 사는 것도 누군가에 의해 감시당하고 있다니 무서운 이야기 아닌가? 요즘은 어떠한가? 균형 있는 경제활동을 위해 포털 사이트에서
가계부 프로그램을 다운받는다. 그것을 사용하면 현금과 카드 사용의 비율, 소비 형태,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 등이 일정 기간에 맞춰 통계로 드러난다. 이 통계는 상품 판매자들에게 전달되어 그들이 적합하다고 우기는 상품을 강매당한다. _p.205~206

국가의 보호 속에 있으면서 국가는 인정하지 않는 것, 이것은 이율배반이다. 자신이 필요할 때 선택하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것, 이해득실을 따져서 얻고 버리고를 선택하는 것, 그것은 옳은 길이 아니다. 물론 국가법을 어기고 자연법을 선택한 안티고네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렀다. 그리고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하지만 “아아, 슬프도다! 판단해야 할 사람이 잘못 판단한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67)라는 파수꾼의 말처럼, 자신의 선택이 가져온 비극적 결말을 안티고네가 알았다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그 결과에 상관없이 무엇이 옳은지는 스스로의 가치관에 따라 판단하는 것이니, 그녀에게 무조건 왕명을 따르라고 강요할 수는 없을 것이다. 안티고네가 무조건 크레온에게 고개를 숙여야 했을까?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는 점에서 안티고네의 선택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자연법(혹은 신의 법)이든 국가법이든 어떤 것을 선택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예상했어야 했다. _p.230~231

살아 있는 진리에 도달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토론 없이는 죽은 독단이 되고 만다는 밀의 이야기를 빌리지 않더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것, 혹은 알고자 하는 것이 참된 것이며 살아 있는 진짜 이야기인지를 확인하려면 누군가에게 물어보고 여러 답변을 들어봐야 한다. 그 답변들 속에는 올바른 것도 있고 그른 것도 있다. 물론 그것을 가려내는 것은 자신의 능력이다. 그런 능력이 없는 자신을 탓하지는 말아라. 해보니까, 자꾸 하면 는다. 끊임없는 노력과 지속적인 연습 앞에 장사 없다고 하지 않던가. 너무 쉬워서 창피당하기 쉬운 질문, 그것도 상관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토론장에서 창피당하지 않으려고, 혹은 무식을 감추려고 정말 중요한 기본적인 것은 질문하지 않는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그랬다.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이 선이라고. 그리고 모르는 것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모르는 것을 감추는 것은 나쁜 짓이라고 말이다. 더구나 토론장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말하는 곳이지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만 잔뜩 몰려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아니다. _p.251~252

오르테가 이 가세트는 “실제로 일반인은 기술적?사회적으로 완벽한 세계에 살면서도 그것이 자연의 산물이지 탁월한 개인들의 천재적인 노력의 산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더구나 이 모든 편의 시설이 고도의 인간 능력에 기초한 것이며 사소한 결정으로 장엄한 건물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86)라고 말한다. 대중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권리가 태어날 때부터 그냥 있었던 것이라 믿고 싶었을까? 천부인권설을 핑계로 권리는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이라는 당연함을 강조하려는 것일까? 현재의 모든 결과물들을 당연함으로 받아들이기 위한 것이라면 크게 문제될 건 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아무런 노력도 없이 거저 얻어진 것이라 생각할 때, 모든 노력의 산물이 가치 없음과 동격으로 여겨진다는 것이다. 우연히 길에서 주운 돈은 주인을 찾아줄 생각이 없다면 한시라도 빨리 써버려야 한다고 한다. 행운은 그리 길게 여운을 남기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노력과 수고가 곁들인 자기 것이 아니라서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기도 하다. _p.269~270

이 슬픈 현실에 순응하지 않는 것, 잘못된 세상을 바꾸는 것은 혁명이니 반란이니 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에서 하나의 점으로밖에 취급받지 못하는 내게 본래의 내 이름을 달아주는 것이다. 그래서 “억압적 힘의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길들여짐을 거부하고 공격해야 한다. 이것은 프락시스praxis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세계에 대한 성찰과 행동의 목적은 세계를 변혁하기 위해서이다.”90)라고 프레이리는 말한다. 프락시스는 무엇인가? 바로 실천이다. 거부하고 공격하는 것이 실천이다. 이렇게 말하면 세상을 뒤엎어야 하느냐고 반문할 것이다. 어떻게 뒤엎을까? 힘으로? 그렇게 해서 오래 유지되었던 세상이 있었던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 아직 세상을 제대로 볼 시선을 가지고 있지 않는데 실천부터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인터넷 게시판에 마구잡이로 비난의 글을 올릴 수는 있지만 내용을 제대로 분석하고 비판해 더 나은 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무력으로도 할 수 없고 마구잡이로 비난할 수 없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는가. 프레이리는 그 방안을 교육에서 찾았다. _p. 285~286

그람시가 생각했던 유기적 지식인이란 바로 이런 새로운 형태의 지식인들이다. 새로운 문화와 권력체계를 만들어줄 상황의 요구에 부응하는 새로운 형태의 지식인들, 집단의 이익을 대표하며, 그것을 현실화하기 위한 새로운 사회적 개념을 창출하며, 그것을 무기로 실천과 더불어 변화를 꿈꾸는 지식인들 말이다. 하지만 진보와 지식의 힘을 과대평가해 무조건 새로운 것, 현재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을 주장하는 것은 올바른 지식인의 모습이 아니다. 유기적 지식인이라면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집단의 이익을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적절한 실천적 힘을 갖춰야 하는 것이다. 또한 이 실천적 힘을 발휘할 때 오만함을 보여서도 안 된다. 유기적 지식인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힘을 마련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사회 구성원들과 함께하려는 상생과 연대 의식을 갖는 것이다. 난세의 영웅은 홀로 고난의 길을 가는 것처럼 역사에 기록되어 있지만 혼자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순신 장군이 아무리 위대한 영웅이었다고 하나 함께 싸워줄 장수들과 병사들, 그리고 함께하는 백성들이 없었다면 승리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_p.313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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