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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즈데이북 1~2 세트

[ 특별구성, 전2권 ]
리뷰 총점9.1 리뷰 1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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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18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944쪽 | 137*197*4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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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소중한 사람을 향한 진실한 마음은 시대를 뛰어넘어 희망의 씨앗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데 급급하기보다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고,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살리는데 헌신하는 사람들.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많지만 그 아픔을 보듬는 것 역시 사람들 덕분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여전히 절망스러운 상황이 우리 앞에 있지만 희망의 빛은 누군가에 의해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 소설MD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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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둠즈데이북 1 | <코니 윌리스> 저/<최용준> 역 | 아작(디자인콤마)
[도서] 둠즈데이북 2 | <코니 윌리스> 저/<최용준> 역 | 아작(디자인콤마)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고?’
옥스퍼드 역사학도 키브린이 펼치는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
원인 불명의 질병과 싸우는 인간 군상의 파노라마.


과거로의 시간 여행이 가능해진 2054년, 옥스퍼드의 역사학도 키브린이 14세기 중세로 홀로 역사 연구를 떠난다. 지도 교수 던워디는 위험등급 10의 중세로, 특히 “어린 여학생 혼자”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것을 극구 반대하지만, 총명하고 씩씩한 수제자 키브린은 뜻을 굽히지 않는다. 그런데 키브린이 시간 여행을 떠나자마자 ‘강하’를 담당한 기술자가 “뭔가 잘못되었습니다”라는 말을 남긴 채 갑자기 쓰러지고, 키브린 역시 중세에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로 정신을 잃고 마는데….

“우리가 불안해하는 일은 단 하나도 일어나지 않아.
무슨 일이 일어난다면, 그건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겠지.”


지금까지 휴고상 11회, 네뷸러상 7회, 로커스상 12회를 수상하며 명실상부한 SF 그랜드마스터이자 지존으로 자리잡은 코니 윌리스의 대표작이자, 단편 [화재감시원]의 세계관을 이은 옥스퍼드 시간 여행 연작의 첫 장편 소설. 발표 즉시 휴고상과 네뷸러상, 로커스상을 휩쓸었고, 독일과 스페인의 SF 문학상까지 받은 글로벌 베스트셀러. 아마존 [죽기 전에 읽어야 할 SF와 판타지 100선] 선정.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부
1_5
2_30
3_54
4_74
5_97
6_120
7_133
8_156
9_171

2부
10_199
11_228
12_253
13_285
14_315
15_348
16_374
17_403
18_434
19_467
20_494
21_521
22_555
23_579

3부
24_609
25_637
26_655
27_686
28_713
29_738
30_760
31_780
32_808
33_833
34_861
35_885
36_901

저자 소개 (2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고비만 넘기면 멋진 세상이 올 거예요."
도서0팀 김도훈 (eyefamily@yes24.com)
2020-06-10
명실상부 SF 그랜드마스터로 꼽히는 코니 윌리스 대표작. “여성은 시간 여행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선입견에 보란 듯이 어퍼컷을 날리며 시간여행을 떠난 역사학도 키브린의 파란만장한 중세 체험기를 그렸다. 무시무시한 전염병은 물론, 여자에게는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중세로 건너간 역사학도 키브린은 도착하자마자 원인 모를 고열과 두통에 시달린다. 키브린이 떠난 후 2054년의 옥스퍼드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지역 전체가 격리 조치되고, 던워디 교수는 소식을 알 수 없는 키브린의 무사귀환을 위해 노력하지만 상황은 절망스럽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소중한 사람을 향한 진실한 마음은 시대를 뛰어넘어 희망의 씨앗이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자신의 안위만 챙기는데 급급하기보다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고,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을 살리는데 헌신하는 사람들. 사람 때문에 상처받는 일이 많지만 그 아픔을 보듬는 것 역시 사람들 덕분이라는 점을 새삼 깨닫는다. 여전히 절망스러운 상황이 우리 앞에 있지만 희망의 빛은 누군가에 의해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아니에요. 지금은 그저 안좋은 시기라서 그래요.
끔찍한 시기이지만 사람들이 다 죽지는 않을 거예요.
그리고 이 고비만 넘기면 멋진 세상이 올 거예요."
(본문 중에서)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성 호흡기 질환과 싸우고 있는 2020년에 다시 『둠즈데이북』을 꺼내 읽는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는 바이러스에 때문에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소설과 마찬가지로) 온 힘을 다해 헌신하는 사람들 덕분에 결국 '함께' 이겨내리라 믿는다. 일선에서 맞서 싸우는 의료진과 방역 당국은 물론 각자의 현장에서 저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두들 '#덕분에', 이 고비만 넘기면 멋진 세상이 올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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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비밀정보부 ‘서커스’ 국장과 옥스퍼드 역사학부 ‘던워디’ 교수의 공통점

존 르 카레에게 조지 스마일리가 있다면 코니 윌리스에게는 제임스 던워디가 있습니다. 키가 크고 성마른 느낌이 드는 초로의 남자입니다. 안경을 쓰고 있고요. 냉정해 보이지만 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러고 보니 토마스 알프레드손 감독의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나온 버전의 조지 스마일리와 닮았네요(오히려 소설의 스마일리와 게리 올드만은 하나도 닮은 데가 없죠). 던워디는 21세기 중반의 옥스퍼드 대학 역사학과 교수입니다. 역사학자들의 특권이라 할 수 있는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수없이 기획하고 감독했지요. 코니 윌리스의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에는 모두 이 사람이 등장합니다.

던워디가 하는 일도 스마일리와 비슷합니다. 던워디는 직접 현장에 뛰어들기도 하지만, 대개는 현장에 투입될 요원들을 감독하고 작전을 기획합니다. 시간 여행 중인 역사학자들은 사보타주를 할 수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스파이와 비슷합니다(정해진 역사의 흐름을 방해하려는 행위는 인과율을 거스르는 일로써 실행될 수 없습니다). 과거로 간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정말로 어디에서 왔는지, 진짜 정체가 무엇인지 밝혀서는 안 됩니다. 역사학자들은 자신이 투입될 시공간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위장합니다. 역사학자들의 주요 업무는 정보 수집입니다.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게 섞여 들어가서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고 유유히 사라지는 것이죠. 사실 그렇게 대단한 일들은 아닙니다. 성당을 복원하려는데 어떤 물건은 자료가 유실되어서 생김새를 알 수 없으니 직접 과거로 가서 보고 오라는 식이죠. 그래서 시간 여행은 냉전 시대 스파이들의 삶과는 달리 대개 별일 없이 진행됩니다. 냉전도, 철의 장벽도, 숙명적인 적도 없습니다. 옥스퍼드는 ‘서커스’가 아니죠. 애초에 목숨을 거는 작전 같은 건 기획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현장에 투입된 요원들만 주의하면 됩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스파이들과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는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으면 됩니다. 사람이나 건물, 그리고 고양이 같은 것들을요.

던워디 교수의 비밀스러운 마음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첫 작품인 단편 「화재감시원」의 주인공, 옥스퍼드의 역사학부 학생 바솔로뮤는 그런 면에서 시간 여행에 잘 어울리는 인물입니다. 바솔로뮤는 심드렁합니다. 시간 여행에 대해 큰 열망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죠. 역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요. 그냥 졸업을 위해 경험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그러나 2차 세계대전 중의 런던으로 투입된 바솔로뮤는 성 폴 대성당을 사랑하게 되었죠. 바솔로뮤는 이 성당이 독일군의 폭격으로부터 살아남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개입할 필요가 없었죠. 그렇지만 바솔로뮤는 최선을 다해 성당을 폭격으로부터 지키고자 애씁니다. 던워디 교수는 바솔로뮤에게 너무 애쓰지 말라고 하죠. 어차피 시간 여행자들은 역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요. 역사는 정해져 있고 시간 여행자들은 관찰 이외의 일을 했을 때는 오히려 사고만 일으킨다고요. 바솔로뮤는 던워디에게 항변합니다. 세상은 그런 식으로 돌아가지 않는다고요. 사람의 마음은 수치와 자료만으로 좌우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요. 그 결과와 성패를 미리 알고서도 어떤 일을 할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고요. 던워디가 이 항변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코니 윌리스의 팬이라면 이 사람이 좀 신경이 쓰일 겁니다. 코니 윌리스는 캐릭터의 선악을 확연히 구분하고 악역의 경우 인정사정없이 꽉 막힌 인간들을 만들어 냅니다만, 던워디는 이상하게 예외적인 캐릭터죠. 던워디는 좋은 사람 같지만 이상하게 냉소적이고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습니다. 이 사람한테는 뭔가 더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죠. 알고 보니 정말로 그랬습니다. 「화재감시원」에서 아주 짧게 언급되고 지나가는 사건,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이 던워디의 세계관을 바꾸었으니까요.

옥스퍼드 시간 여행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에서 가장 긴 소설인 『둠즈데이북』은 시리즈 내에서 시간상으로는 가장 먼저 있었던 일입니다. 프리퀄이죠. 키브린이라는 학생이 중세에 갔다가 무시무시한 고생을 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열성적인 학생은 최고로 위험한 시대로 꼽히는 중세로 가겠다고 우깁니다. 던워디는 그 고집을 꺾지 못했죠. 그리고 이런저런 불운이 겹친 끝에 사고가 납니다. 사고는 2054년에 있는 던워디의 세계와 1300년대로 투입된 키브린의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납니다. 두 시대의 옥스퍼드에서 모두 전염병이 발발하죠. 전 세계적인 전염병 대비 시스템이 갖춰진 시대와 민간요법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시대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런데 2054년과 1300년대로 나뉜 두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자신이 사랑하는 것들을 먼저 보호하려 한다는 거죠. 불가피하게 우선순위가 생겨납니다. 던워디의 경우에는 키브린입니다. 키브린은 던워디를 잘 따랐던 총명하고 열성적인 학생이었고, 던워디는 자신이 그런 학생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사실에 커다란 죄책감을 느낍니다. 그때 그걸 다시 검사했어야 했는데, 이걸 한 번 더 봤어야 했는데, 아니 애초에 중세에 가지 못하게 해야 했는데. 던워디는 키브린이 정확히 어떤 상태에 있는지, 어떻게 과거로부터 구해낼지 고민하느라 치명적인 인플루엔자가 퍼진 옥스퍼드를 정신없이 뛰어다닙니다. 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는 사람을 추궁하고,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동료를 채근하기도 합니다. 던워디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에서 ‘선(善)’에 속하는 사람이죠. 던워디는 자신의 우선순위(키브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더 고생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가 없지요. 던워디는 자기 마음을 어쩔 수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일을 마지막까지 계속하는 것뿐이죠. 「화재감시원」에서 냉정해 보이던 던워디는 사실 마음이 어떻게 사람을 움직이는지 알고 있었던 겁니다. 던워디가 냉정한 이유는 애초에 마음이 쓰일 일이 없도록 노력하기 때문입니다. 던워디는 착한 사람입니다. 아마 다시 사고가 발생한다면 던워디는 또 뛰어들 겁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을 통과한 던워디는 그 노력이 얼마나 커다란 희생을 요구하는지 알고 있죠. 마음은 딱 소중한 만큼 위험합니다. 그리고 리더는 조직원들이 맞닥뜨릴 수 있는 모든 위험을 가능한 한 배제해야 하죠.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 유독 특별한 캐릭터인 던워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독생자를 주셨나니

한편 중세에서 키브린이 겪은 일들은 「화재감시원」이 제시한 또 다른 주제를 확장합니다. 바로 정해진 운명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이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문제입니다. 중세에 간 키브린은 여러 사람을 만납니다. 좋은 사람들도 있고 나쁜 사람들도 있죠. 그리고 전염병이 사람의 선악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퍼집니다. 키브린은 착한 아이들과 선한 사람들이 살아남기를 바라지만, 운명은 키브린의 기원에 아무런 관심이 없습니다. 키브린은 인과율을 건드릴 수 없죠. 키브린이 아무리 애를 쓰더라도 과거의 역사 속에서 병으로 죽은 사람을 살릴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어쩔 수가 없지요. 좋아하는 사람들이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보기만 할 수는 없어요. 키브린은 자신의 목숨까지 걸어가면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세계와 운명에 대한 믿음을 잃어갑니다. 키브린은 깨닫지요. 역사는 비뚤어질 수밖에 없었다고요. 선하고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이들은 모두 타인을 위해 죽음을 불사했고, 스스로의 의무를 저버리고 비겁하게 도망친 이들은 살아남아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되었다고요.

그렇다면 신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 어느 시대보다도 신의 뜻을 좇아 살아가던 중세의 선한 사람들을 저버린 신은 어떤 가르침을 주려는 것일까요? 코니 윌리스가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단편’ 중에는 아서 C. 클라크의 「동방의 별」이 있습니다. 이 단편은 질문으로 끝납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 뜻을 헤아릴 수는 있을까? 바꾸어 말하면 이렇습니다. 만약 신이 인간의 사고방식을 초월한 존재라면(당연히 그렇겠지만), 신이 선한 의도로 내린 은총이 그걸 받아들이는 인간에게는 고통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해하지도 못할 신의 뜻을 받아들이기 위해 고통을 겪는 건 대체 어떤 의미가 있을까?

아서 C. 클라크는 여기서 멈춥니다. 존재한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그 심리적 효용조차 줄어드는 신을 받아들일 이유가 없으니까요. 클라크는 (종족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했고 구원의 가능성을 늘 탐색했지만, 신으로부터는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도 끌어내지 않았습니다(광고: 『낙원의 샘』을 꼭 읽어보세요).

그런데 기독교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코니 윌리스는 여기서 다시 출발합니다. 인간을 둘러싼 운명이 때로 잔혹한 건 사실이죠. 이걸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신은 존재하지 않는 걸까요? 코니 윌리스는 인간 바깥이 아닌 내면을 향해 시선을 돌립니다. 만약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소금처럼 존재하는 선한 이들은 어디서 온 걸까 하고요. 코니 윌리스는 심지어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넣으면서까지 신의 뜻을 이어가는 선한 인간들이야말로 신이 남긴 흔적이 아닐까 하고 묻는 듯합니다. 어쩌면 신은 이 세상을 만든 뒤에 다른 곳으로 떠나갔거나 무슨 사정이 생겨서 관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그냥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태초에 신이 있었고 인간이 그를 본떠 만들어졌으므로, 그의 피조물 중 일부는 현재 부재중인 신의 선함을 기억하고 신이 행했을 법한 일들을 대신 해 내지요. 코니 윌리스는 (몇몇) 인간 스스로의 고결한 마음속에서 선한 신의 흔적을 찾습니다.

이렇게 보면 『둠즈데이북』은 코니 윌리스의 종교적 묵상 같습니다. 중세로 떨어져 지상의 운명과 홀로 싸우는 키브린은 작품 내에 등장하는 성경의 복음서(특히 「마태오의 복음서」)와 직접 연결돼 있습니다. 키브린은 하늘에서 내려온 독생자지요(여성이 주인공인 시간 여행물이 매우 드문 점과 더불어 복음서를 재현한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 역시 의미심장합니다). 그런데 이 독생자가 중세라는 ‘지상’에서 위험에 처했을 때, 모든 일을 금방 해결해줄 수 있는 학과장은 소설 내내 부재중입니다. 그리고 부재중인 학과장의 권력을 사용 중인 학과장 대리 길크리스트는 자신의 안위 말고는 관심이 없죠. 길크리스트는 심지어 키브린을 희생시켜서라도 학교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고 믿습니다. 역시 복음서와 닮았죠. 다른 점이 있다면 기적의 유무입니다. 『둠즈데이북』은 복음서에서 하느님과 그리스도의 권능을 뺀 다음 이 위기를 권능 없이 어떻게 헤쳐나갈 거냐고 묻는 듯합니다. 기적이 사라진 자리는 미약한 인간들이 그 몸과 마음을 바쳐 메꿉니다. 방파제를 쌓듯이요.

『둠즈데이북』이 코니 윌리스의 작품치고는 지나치게 무겁고 우울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지요. 그러나 「화재감시원」이 던졌던 질문을 복음의 형태로 재현했을 때, 수난극이 펼쳐지는 건 피할 수가 없습니다. 천사도 기적도 없이 운명의 화살을 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이들은 더 많은 피를 흘릴 수밖에 없습니다. 절망의 끝까지 가야 하니까요. 신의 아들이었던 예수 그리스도조차 하느님을 향해 왜 자신을 버리셨냐고 묻게 할 정도로 깊은 절망이 수난극의 핵입니다. 그저 평범하고 선한 사람들이 그 핵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무시무시한 슬픔과 상실을 겪는 수밖에 없습니다.

코니 윌리스는 갑자기 평소와 다른 작품을 쓴 게 아닙니다. 코니 윌리스는 자신이 「화재감시원」을 통해 던졌던 질문에 답하고자 했고, 그 질문은 숙명에 대응하는 인간의 태도에 대한 것이었으니까요. 이는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이 동네 주인공들은 다들 왜 이렇게 착한가?” 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세계에서 다른 이들을 위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코니 윌리스는 답합니다. 신이 자리를 비운 세계에서, 이기적이고 냉정하게 살아도 아무도 손가락질하지 않을 상황에서 스스로 피어난 선한 불꽃들이 방금 태어난 증거라고요. 이 불꽃들은 어둡기만 한 세계 속에서 홀로 창세기를 재현합니다. 텅 빈 우주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통해 태초의 말씀을 재현하는 것이죠. 이는 신과 닮은 피조물로서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고결한 행위입니다. 그리고 이런 불꽃들을 피워내기 위해서는…, 세상은 어두워야 하지요.

(또 광고: 얼마 전 출간된 코니 윌리스의 단편집 『고양이 발 살인사건』에 실린 「동방박사들의 여정」이 이 연장선에 있습니다. 꼭 함께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아그네스는 너무 귀여워

코니 윌리스는 1992년에 『둠즈데이북』을 쓴 뒤 아직까지 이만큼 무거운 소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작가에게도 고통스러운 작업이었을 겁니다(코니 윌리스는 무고한 등장인물들을 괴롭히고 죽이는 이야기를 매우 싫어한다고 말했죠). 아직 이 작품을 읽지 않은 독자들은 약간 마음의 준비를 하셔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둠즈데이북』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소설입니다.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을 살핀다는 목적에 아무 관심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이 소설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방법을 보여 줍니다. 찰스 디킨스 풍이랄까요. 캐릭터의 매력 포인트를 단순화하고 한두 가지 매력을 극대화시킵니다. 요즘 작가들은 잘 쓰지 않는 방식이죠. 등장인물들이 너무 전형적으로 보일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코니 윌리스는 거의 늘 이런 방식을 쓰고, 또 거의 늘 성공합니다. 만약 다른 작가가 복음서를 재구성한 소설을 쓴다면 유다 이스카리옷의 비중이 커지지 않을까요? 실제로 그런 사례들도 있었고요. 그러나 『둠즈데이북』에서 유다의 역을 맡은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런 ‘복합적’인 캐릭터는 코니 윌리스의 세계관에서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단히 어두운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둠즈데이북』은 캐릭터들의 매력이 가득해서 계속 읽고 싶게 만듭니다. 중세의 생활상을 묘사하는 부분이 많다 보니 스토리 자체는 천천히 진행되지만(코니 윌리스는 자기가 꽂힌 것들을 끊임없이 작품 속에 집어넣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안에서 움직이는 매력적인 인물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 생각이 없어져요. 중세로 간 키브린이 거기 살던 꼬맹이 아그네스와 함께 보내는 일상을 보면 뭐랄까, 중세판 「초원의 집」 같은 느낌도 들고요. 키브린은 아그네스와 그녀의 언니 로즈먼드를 너무 사랑하게 되죠. 키브린은 이 아이들을 두고 다시 현재로 돌아가는 걸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아픕니다. 키브린은 모든 독자가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겠죠. 거기에 자신도 포함돼 있다는 것도요. 잊지 못할 인물들을 마음에 남겨두는 것은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죠. 오늘 제가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어쩌면 이것만으로도 『둠즈데이북』을 읽을 이유는 충분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이제 책을 펼쳐 보시죠.

★★★★★ 1993년 휴고상 수상
★★★★★ 1993년 네뷸러상 수상
★★★★★ 1993년 로커스상 수상
★★★★★ 1994년 독일 쿠르드 라스비츠상 수상
★★★★★ 1995년 스페인 이그노투스상 수상
★★★★☆ 1992년 영국SF협회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3년 아서 C. 클라크상 최종 노미네이트
★★★★☆ 1996년 프랑스 이마지네르상 최종 노미네이트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철저한 연구와 뛰어난 글 솜씨, 잘 연마된 본능이 조합되어
평범한 SF가 다루는 영역을 훌쩍 뛰어넘었다.
- [커커스 리뷰]

고통과 희망을 함께 아우르는 놀랄 만한 작품. 최고의 SF 작가가 쓴 최고의 작품.
- [덴버 포스트]

전통적인 과학소설과 역사소설의 만족스러운 조화.
- [퍼블리셔 위클리]

14세기의 세계가 마음 속에서 불타 오르고,
모든 등장 인물이 살아 숨쉬는 것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코니 윌리스가 해냈다.
- [워싱턴 포스트]

가장 슬픈 책 가운데 하나이지만, 쥐어짜거나 공허한 슬픔이 아니다.
슬픔 가운데서도 처연한 아름다움이 있다.
우정, 위엄, 헌신, 영웅, 그리고 사랑 같은 것들.
- [북 스머글러스]

강렬하고 놀라워서 얼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독자들에게 너무 많이 언급되고, 너무 많이 읽혀서, 차마 추천하기조차 어렵다.
- [북리스트]

어마어마하면서도 섬세한 묘사로 눈을 뗄 수가 없게 만든다.
- [로커스]

회원리뷰 (10건) 리뷰 총점9.1

혜택 및 유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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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둠즈데이북2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오***팡 | 2022.07.0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코로나 시대가 아니였다면 이 책의 존재도 몰랐을 나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정말 긴 여운이 남았다. 물론 1992년 작이라서 그런지 뭔가 의학적, 과학적, 기술적인 묘사나 표현이 좀 뒤떨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개인 각자의 휴대폰이 있으며 영상통화도 가능하고 이메일이나 사진, 서류, 각종 법적 효럭을 지닌 신분증, 증명서 확인도 폰으로 가능한 시대가 2054년 전에;
리뷰제목

코로나 시대가 아니였다면 이 책의 존재도 몰랐을 나였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정말 긴 여운이 남았다. 물론 1992년 작이라서 그런지 뭔가 의학적, 과학적, 기술적인

묘사나 표현이 좀 뒤떨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개인 각자의 휴대폰이 있으며 영상통화도

가능하고 이메일이나 사진, 서류, 각종 법적 효럭을 지닌 신분증, 증명서 확인도 폰으로

가능한 시대가 2054년 전에 가능하다는 것을 코니 윌리스는 그 당시 몰랐을 것이다) 

그게 뭐 대수랴 싶을 정도로 둠즈데이북2는 재미있고 감동적이였다. 

 

  1편에 이여서 계속되는 이야기는 중세시대를 헤매는 키브린과 2054년도에서 신종바이러스

질환때문에 아비규환이 된 도시에서 던워디가 고민하는 모습을 좀더 심화된 갈등으로

보여 주고 있다. 키브린은 자신이 도착한 시대가 1320년대인줄 알았으나 여러 가지 사건들을

통해서 페스트가 창궐하여 잉글랜드를 초토화 시켰던 1348년이란 사실을 알게된다. 그와

더불어 페스트 환자들이 주변에 썰물처럼 밀려오는데,  키브린과 함께 생활했던 일가족과

로슈신부님도 페스트로 하나둘씩 죽게 된다.  그 과정에서 겪는 인간적인 고뇌와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의심하는 종교적인 사색, 이 것은 2054년도의 던워디도 믹소바이러스

전염병을 겪으면서 느끼게 되는 감정들이다.  중간중간에 외치는 성경의 구절들은 각각의

소설의 장면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신의 존재와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페스트가 사람들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키브린은 생각한다.

하나님은 없어.  정말 계시다면 이렇게 사람들을 죽게 놓아두시지는 않으실꺼야라고 한다.

하지만 키브린은 결코 포기 하지 않는다. 비록 그 시대에 아직 항생제도 없고 소독이나 수혈

같은 치료 개념없는 시대지만 그 시대안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서

환자들을 돕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이 시대로 오길 잘했어.

   

 한편 믹소바이러스 신종전염병(사실 이것도 엄밀히 신종은 아니다. 고고학자 몬토야가

발굴하던 곳에서 과거의 바이러스가 전염되어 몇백년후에 다시 부활한 바이러스이다. 마치

미이라처럼 말이다) 에 걸려 죽다 살아난 던워디는 키브린이 엉뚱한 시대로 잘 못 간것을

알고 그녀를 구하러(?) 가기 위해 노력한다.  "조금만 기다리렴, 키브린. 곧 내가 갈꺼야" 

이말을 하는 던워디를 보니 정말 눈물이 났다.  외국 소설인데 약간 우리나라 정서가 난다고

해야할까? 작가는 미국인이고 배경은 유럽인데  던워디가 키브린을 생각하는 마음을 보니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아무튼 이 소설은 결과적으로 보면 해피엔딩이긴하다. 물론 페스트 창궐시기에

유럽의 한마을이 다 죽었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바꿀 수 없기에 그 부분은 새드 앤딩이긴

하지만 픽션부분은 해피엔딩이다.  키브린을 내팽개쳐버린(?) 길크리스트 교수, 끝까지

키브린을 데러와야한다고 힘을 주었던 12살 콜린, 그리고 안타깝게도 바이러스와 싸우다가

죽게된 의사 아렌스도  이 소설을 빛나게 했던 등장인물들이다. 

 

  정말 인류의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그리고 언제나 그 반복되는 곳에는

또 하나의 키브린, 또 하나의 던워디가 항상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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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둠즈데이북1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오***팡 | 2022.06.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코로나 시대가 아니였다면 나는 이책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연히 페스트에 관한  책을 뒤져 보던중 1992년도, (벌써 28년, 거의 30년 전에 나온 책이다)에 발표된 둠즈데이북 이란 소설을 알게 되었다. 발표연도는 1992년도 이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2054년도로 미래 시대를 예측하는 SF 소설이다.  2050년대에와 1300년대를 왔다갔다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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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시대가 아니였다면 나는 이책의 존재를 알지 못했을 것이다.  우연히 페스트에 관한 

책을 뒤져 보던중 1992년도, (벌써 28년, 거의 30년 전에 나온 책이다)에 발표된 둠즈데이북

이란 소설을 알게 되었다. 발표연도는 1992년도 이나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2054년도로 미래 시대를 예측하는 SF 소설이다.

 2050년대에와 1300년대를 왔다갔다하며 펼쳐지는 이소설은 2019년부터 지금(2022년)까지

우리를 괴롭히고 있는 코로나 시대를 예상한것 처럼 보여진다. 유럽인구의 절반을 죽음으로

몰고간 페스트나 2050년대의 알수 없는 믹소바이러스(?) 가 원인인 소설의 전염병이나

현 시대의 코로나19이나 어쩌면 전염병이 일어나는 시대의 이야기들은 비슷한지! 

 그나마 전염병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생물체라는 과학적인 사실을 알고 있는

코로나 시대가 좀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전염병의 원인을 유대인, 마녀,

노인 등 말도 안되는사회적 약자탓을 하며 그들을 화형시키거나 몰살하는 등의 비인간적,

비과학적 행태가 자행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감염자들이 격리를 당하기 싫어하고 거부하는 모습이라던가 전염병 대책을 행하는 정부의

모습에 반기를 들고 시위하는 사람들, 그 와중에 자신의 이익, 자신의 개인적인 생활을

침해 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여러 인간 군상들을 모습들이 이 소설에서는 보여지고

있는데...어쩜 이 시대 ,,코로나 시대의 뉴스에서 보이는,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현실 사람

들과 비슷한지.. 책을 읽는 내내 1992년의 작가가 2050년을 예상하고 썼을 인간사를

읽으면서 2022년의 독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게 바로 소설, 문학의 매력이자 힘인 듯

 싶었다. 

 주인공 키브린은 2050년대를 살아가는 역사학자이다. 그녀는 페스트가 창궐하고

살인마, 강도가 득실대는 중세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가기전 그녀의 스승 던워디교수는

그녀를 혼자서는 절대 그 시대로 보내선 안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여자 혼자서는 안된다고

말이다. 소설 초반에 나는 "아니 2050년대에 왠 남녀차별? 아직도 그 시대까지도 남녀차별

이 남아있을꺼라고 이 작가는 생각한건가?"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오산..

던워디 교수가 그의 수제자 키브린을 중세로 보낼 수 없다고 주장한 것은 그녀가 여자이기

때문은 확실한 이유이나.. 그것이 중세 이기 때문이였다. 중세는 여자 혼자서는 밖을 나돌아

다닐 수 가 없었으며 그랬다가는 십자군 원정에서 돌아온 군인이 강간하는 것은 아무렇지 

않은 일이 였다. 귀족집안의 딸이 아니면 이름조차 없었으며 죽어도 무덤조차 가질 수 없던

존재.  그런 시대로 여자 혼자 시간 여행을 간다는 것은 살아 돌아오기조차 힘들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것은당연한 것이였다. 

 그래도 소설은 갈등속에 전개되는 것이 당연하기에,,, 키브린은 중세로 시간여행을 가게되고

우연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어 귀족집안에서 케서린이라는 이름을 쓰며 역사학자의

소임을 다하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이자 키브린이 작성하는 중세기록문의 이름인

"둠즈데이북"은  원래 중세 영국의 왕 윌리엄이 백성들에게 세금을 걷기 위해 아주 자세히

토지현황을 조사 작성한 책이라고 한다. (이런 사실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한편 2050년대에서는 신종 감염병이 창궐하여 던워디 교수를 여러모로 괴롭힌다. 

코로나 시대이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머어머..이럴 수도 있겠구나..이랬어?.

그랬겠지만...코로나 시대를 겪고 보니.. 이 책에 나와 있는 인간군상이 어쩜 현시대와

비슷한지.. 아직 1권밖에 읽지 못해서 단정을 못 하겠지만...

어느 시대, 어느 사건, 특히 전염병 창궐시대에 벌어지는 인간사 모습들은 어느 정도

비슷하지 싶다. 

  이어지는 2권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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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한 시간 앞에 여지없이 쓸려가는 개인의 힘 -둠즈데이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열**호 | 2020.11.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1992년에 발표된 [둠즈데이북] 은 옥스퍼드 시간여행 연작 중 [화재감시원]의 뒤를 잇는 두번째 작품이자 첫 장편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작인 [화재감시원]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에 발표된 작품으로,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안에서는 비교적 초기작이라 할 수 있지만, [화재감시원]으로 씨를 뿌린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작가로서의 역량도 농익으면서 "옥스퍼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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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에 발표된 [둠즈데이북] 은 옥스퍼드 시간여행 연작 중 [화재감시원]의 뒤를 잇는 두번째 작품이자 첫 장편이라고 할 수 있다. 

데뷔작인 [화재감시원]으로부터 정확히 10년 뒤에 발표된 작품으로, 코니 윌리스의 작품세계 안에서는 비교적 초기작이라 할 수 있지만, [화재감시원]으로 씨를 뿌린 아이디어가 구체화되고, 작가로서의 역량도 농익으면서 "옥스퍼드 시간여행" 연작의 초석을 다졌다. 물론 어마어마하게 많이 읽혔다.

  

 서기 2040년대의 잉글랜드.  

시간여행 기술, "네트"가 개발되고, 몇차례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서, 초기 데이터들이 수합되고 있었다.

그 중 옥스퍼드 베일리얼 칼리지에서는 네트 기술을 역사학부와 연계시켰다. 역사학 교수와 학부생들은 시간대를 쪼개 위험도를 체크,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시간대를 골라 강하를 시도해 실제 중세를 체험하고, 역사적 기록과 가설을 크로스 체크할 수 있었다. 네트의 정밀한 시스템은 현대인들이 과거의 타임라인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를 산정했고, 과거와 현재가 서로 간섭되지 않도록 제어했다.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분기" 로는 강하가 결코 열리지 않았다.

 아직 이 기술이 완벽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정확한 계산은 너무나 어려웠고, 강하 장소를 골라 네트를 여는 것 조차 계산대로 되지 않았다. 

아니, '네트' 는 시간여행의 "기술" 이 아니라, 시간을 넘나들 수 있는 특별한 "현상" 을 "발견" 해서 응용하는 것에 가까웠다.

예를들어, 1380년 7월 1일로 가고싶다고, 무조건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먼저 타겟을 설정하고, 그 타겟을 중심으로 강하 지점이 열리는 지점을 계산하고, 또 계산해야 했으며, 그렇게 계산해서 강하 지점을 찾아도, 적게는 수시간에서, 많게는 수일, 가깝게는 수킬로미터에서 멀게는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강하하기도 했다.  


연말까지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연휴의 초입, 역사학과장이 장기 휴가를 떠나 대행을 맡게된 길크리스트 교수는 진취적이고 도전정신 강한 역사학부생 키브린을 1300년대로 강하시킬 계획을 갖고 있었다.

키브린의 집요한 요구가 줄기차게 이어졌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차기 학과장을 노리는 길크리스트도 이 기회에 성공적인 강하 기록을 한 줄 채워넣고 싶었던 것이다. 

"강하" 의 1세대라 봐도 무방한 던워디 교수만이 이번 강하를 반대하고 있었지만, 길크리스트는 자신의 큰그림을 가로막는 그가 눈엣가시일 뿐이었다. 던워디 교수의 의견을 묵살하며, 길크리스트는 연휴에 소집한 수석연구원 바드리와 함께 키브린을 1320년의 옥스퍼드로 강하시킨다. 2주라는 기간동안 각종 병의 면역력 강화 시술을 받은 키브린은 흑사병이 유행하기 28년 전의 잉글랜드에서 중세인의 삶에 대한 생생한 자료들을 남길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강하 직후, 키브린의 강하를 담당했던 네트 기술자 바드리는 "계산이 뭔가 잘못됐다" 는 메시지를 남기고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열로 쓰러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전염병으로 판단되어 옥스퍼드 전체가 셧다운 되고 만다. 던워디는 당장 네트를 다시 열고 키브린을 데려오고자 하지만, 길크리스트는 던워디가 의도적으로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는 위기감에 네트 연구동을 폐쇄하고, 뒤이어 "전염병의 근원지가 과거, 즉 바이러스가 네트를 통해 넘어왔다" 는 낭설까지 퍼지게 된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던워디는 오랜 친구이자 의과 교수인 아렌스를 도와 옥스퍼드에 퍼진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게 된다.


 한편, 중세 잉글랜드로 강하한 키브린은 각종 병에 대한 예방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드리와 같은 증상을 보이고, 열악한 중세 환경 속에서 로슈 신부의 도움을 받아 기욤 경의 장원에서 몸을 추스리게 된다.

병에 걸린 키브린을 돌봐준건 재판을 받기 위해 수도로 떠난 기욤경의 가솔들이었다. 기욤경의 아내인 엘로이즈, 큰 딸 로즈먼드와, 작은 딸 아그네스, 그리고 기욤 경의 어머니이자 엘로이즈의 시어머니인 이메인 부인과 함께 중세의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이야기는 이렇게, 현대(미래) 잉글랜드와 중세 잉글랜드가 끊임없이 교차되며 진행된다. 

[화재감시원] 에서 주인공 바솔로뮤의 동기이자 담당 교수인 '키브린' 과 '던워디 교수' 가 본격적으로 활약하는 시기로, 그 이야기보다는 앞선 시간대를 다룬다. 즉, [화재감시원]의 프리퀄인 셈이다. 


[둠즈데이북]은 이야기의 시작부터 두개의 미스테리를 툭, 던져놓는다.

1. 키브린은 왜 계산과 크게 동떨어진 시간대에 떨어졌는가?

2. 과연 던워디 교수는 키브린을 구하러 갈 수 있을까?


첫번째 미스테리는 이 다음, 다음 시리즈를 위한 떡밥으로 작품 안에서 던워디 교수는 계산이 정확했으리라 믿으면서도, 끊임없이 의심을 하며 이야기의 현실 파트가 과거 파트와 유리되지 않는 강력한 접착제로 사용된다. 두번째 미스테리는 이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서스펜스의 핵심이다. 모든 장치가 구조들이 흠 잡을 곳 없이 자리잡고 있다.


이 작품이 그리는 것은 시간여행자의 스펙터클이나 새로운 모험의 즐거움 따위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보다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중세 체험" 을 위해 시간여행이라는 장르를 사용한 것에 가까워보인다.

시간여행자가 과거에서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정신, 생각을 전파시킨다는 등의 허무맹랑한 전개는 결코 없다.

나 역시 클리셰에 쪄들어서, 등장인물 중 시간대에 고립된 인물을 찾는다던지, 키브린이 짠 하고 미래의 기술을 선보이는 장면들을 기대했으나, 결코, 없었다.

아무리 미래의 지식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단 한 사람의 인간이 완전히 다른 시간대와 세상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순히 텍스트가 아닌, 살아 움직이는 사람들과 공간 속에서.

그 끔찍한 냄새와, 낙후된 의료기술, 위생관념, 인권의 도가니 안에서, 키브린은 크게 다르지 않은 한명의 여성에 불과했다.

그리고, 이러한 지옥의 도가니는 2040년대의 옥스퍼드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인플루엔자가 옥스퍼드를 덮쳤고, 사람들은 쓰러졌다.

철저한 위생관념과 훌륭한 의료체계가 있었지만말이다.

2040년대의 지식으로 무장한 키브린이 장원의 가족들이 흑사병으로 쓰러져 가는 것을 막지 못했듯이, 2040년대의 사람들도 인플루엔자로 쓰러져간다.

심지어, "이 병이 네트를 통해 과거에서 왔다" 는 유언비어를 퍼뜨리기까지 하며.


이 작품이 그리고 있는 전염병의 양상은 새삼, 코비드-19가 덮친 현대의 지구촌을 떠올리게 한다.

격리를 거부하는 사람들과, 병마와 싸우기 위해 하루종일 방호복을 입고 있는 의료진들. 이기적인 사람들과, 헌신적인 사람들.

사랑스러운 사람들과, 짜증나는 사람들. 

그리고, 지옥처럼 덮쳐오는 병마와, 사람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우연과 타이밍의 악마들. 

이 작품이 1992년에 발표된 것을 떠올려보면, 팬더믹을 그려낸 코니 윌리스의 통찰력엔 감탄하고 또 감탄할 따름이다.


중세를 그려낸 작품들은 아주 많고, 나는 역사소설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많이 읽어왔지만, 이 작품만큼 생생한 중세를 그려낸 작품은 없었던 것 같다.

모든 등장인물들이 너무나 입체적이고, 전형적으로 보이는 인물들 모두가 아주 설득력이 있어서 쉽게 공감된다.

인물들을 포함한 소설적 장치들이 모두 적재적소에서 뚜렷한 목적성을 가지고 사용된다. 

역사는, 과거는 단지 텍스트가 아니고, 모두가 살아 숨쉬던 사람 한명 한명의 숨길임을 설파하듯.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스토리텔링도 정말 놀랍고 탁월하다.

"수다SF"라는 장르의 창시자라는 위명이 허명이 아님을 증명하듯, 맺고, 끊고, 모으고, 터뜨리고, 뻥치고, 살살 달래고. 

아주 농락당하는 느낌으로,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그리고, 아마도 나는 더 농락당할 것이 분명하다.

이 시리즈는 아직 두 편이 남았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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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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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4점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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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솟* | 2020.05.11
평점5점
천재적이며 위대한 소설. 안 읽으면 후회합니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l***a | 2020.02.23
평점5점
코니 윌리스의 즐거운 수다에 빠져들어볼까요?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f********l | 201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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