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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의 초상

중국인의 초상

: 떠오르는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들

자젠잉 저 / 김명숙 | 돌베개 | 2012년 08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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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488g | 152*205*30mm
ISBN13 9788971994962
ISBN10 8971994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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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초, 형기를 1년 반 남긴 오빠는 읽고 싶은 책이 얼마나 많은지 이야기했다. “사실, 여기가 그렇게 나쁜 곳은 아니다.” 이렇게 말하는 오빠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2008년이면 출소하는데, 그때 네가 베이징에 있으면 우리 같이 올림픽을 보게 되겠지.” 오빠와 나는 상하이에서 성공한 사업가나 변호사로 사는 사촌들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빠가 이런 말을 했다. “다들 하는 일이 잘된다니 기쁘구나. 그런데 사람들은 인생의 목표가 다 다르다. 국가의 민주화를 달성하기 위해 누군가는 그 싸움에서 피 흘리고 목숨을 바쳐야 하지 않겠니. 남한이나 타이완을 보렴. 참 많은 사람들이 탄압을 받았고, 참 많은 사람들이 감옥엘 갔다. 하지만 국민들은 밀려오는 파도처럼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민주화로 가는 길을 닦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
오빠의 두 눈은 열의에 차 있었고 태도에서는 여유가 묻어났다. 잠시나마 오빠가 자신이 감옥에 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렸다는 것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누구든 알아보았을 것이다. “중국은 거대한 나라다.” 오빠는 이렇게 말을 이었다. “인구가 13억이나 돼. 민주화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사람이 적어도 몇 명은 있어야 하지 않겠니.” ---pp.66~67

중국인들은 오래전부터 왕을 노벨문학상 후보로 점쳐왔다. 수년 동안 왕의 수상 가능성을 놓고 언론들은 이런저런 보도를 했고, 사람들 사이에 이러쿵저러쿵 소문이 돌았다. 중국 언론은 해마다 어김없이 이 문제로 왕을 괴롭힌다. 왕이 후보로 지명되었나? 왕은 올해의 수상자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왕은 노벨문학상을 어떻게 보는가? / 왕의 반응은 언제나 중국인들의 망상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다. 왕은 역대 수상자들의 면면을 볼 때 노벨문학상이 변덕스럽다고 말하고는 했다. 노벨문학상이 위대한 작가들을 수상자로 선정했지만 훨씬 더 위대한 작가들을 제외시키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황소의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붉은 천처럼 파격적인 반응을 유도하고 사람들을 자극해서 공격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왕은 노벨문학상 수상자 선정에 어떤 패턴이 있음을 꿰뚫어보았다. “선정위원들은 자신들이 독립적이고 취향이 독특하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사회주의 국가의 반체제 작가와 서방 자유주의 국가의 좌파 작가들에게 상을 주는 것을 좋아합니다.” / 날카로운 통찰이다. 2000년 가오싱젠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중국 외무성과 관영 중국작가협회는 공히 강력하게 항의하며 그 수상을 문학적 가치보다는 정치활동에 근거를 둔 결정이라고 단정했다.
---pp.76~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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