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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 양장 ] 푸른도서관-54이동
리뷰 총점9.4 리뷰 63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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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1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288g | 127*188*20mm
ISBN13 9788957983287
ISBN10 8957983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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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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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폭풍에 휩싸이면 금방이라도 다시 발작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찰흙을 손바닥으로 문댄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지는 우스꽝스러운 표정까지 들키면 어떤 후폭풍이 닥칠지 안 봐도 비디오였다. 나는 또다시 얼굴 근육이 무너질까 봐 두려워 무작정 입을 열었다.
“난 쓰러질 때마다 랄라랜드로 가거든.”
거기 담긴 음악은 랄라랜드로 가기 위한 출입증 같은 거라고 녀석들에게 말했다. 랄라랜드는 소리 나는 모든 것이 리듬으로 움직이는 곳인데, 여태껏 들어 본 적 없는 음악이 나오는 곳이며,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비트로 죽은 사람이 벌떡 일어나 무덤 위에서 탭댄스를 추게 만드는 곳이라고. 그래서 상상을 넘어서는 그곳에 너무 가고 싶어서 나를 잠에 맡기는 거라고. 단언컨대 너희들은 죽었다 깨도 절대 못 가는 곳이라고.
(중략)
모두들 자야 할 시간에 난 이렇게 깨어 있고, 모두들 깨어 있을 때는 시도 때도 없이 잠들어 버린다. 나 혼자 시간도 공간도 어긋나 버린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든 이쪽 세계에 붙어 있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전기가 점점 닳아가는 홀로그램처럼 내 존재가 희미해지고 있다.
누구 잘못인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내 잘못인 것 같다. 애당초 이런 쪽팔리는 병에 걸린 내 잘못이다. 하루하루가 짜증 난다. 인생을 통째로 빨리감기 해서 그냥 결말만 보고 싶다. --- pp.24-31

마지막에 붙인 ‘플리즈’는 잘 굴려지지 않는 발음 때문에 외국인이 앵그리 코리안으로 오해할까 봐 나름대로 꼼수를 쓴 것이었다. 어쨌거나 난 이렇게 밑도 끝도 없는 영어를 구사하며 손님을 방으로 안내했다. 외국인들은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주인이 영어 울렁증인 데다가 그 아들이라고 내세운 사람 역시 오십보백보로 콩글리쉬를 한다는 사실에 무척 당황한 얼굴이었다. 하지만 다른 곳보다 월등히 싼 가격에 이곳으로 결정을 굳혔다. 하우 머치란 물음에 엄마가 어색하게 승리의 브이를 그렸던 것이다. 그 브이는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 p.60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열일곱 살 용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무 데서나 쓰러져 잠드는 기면증을 남몰래 앓고 있다. 가족들은 빚보증 문제로 뿔뿔이 흩어져 살다가 이모할머니가 물려준 게스트하우스에서 비로소 함께 살게 되었지만 어색한 기류를 숨길 수가 없다. 용하는 부모님도 모르는 자신의 병을 장기투숙객인 망할 고 할아버지에게 들킨 뒤부터 꼬박꼬박 일기까지 쓰게 된다. 마지못해 시작한 일기 쓰기지만 어쩐지 감추고 있었던 진심을 휘갈겨 쓰고 나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 하지만 용하의 일상은 순탄치가 않다. 전학 간 학교에서 마주친 재수탱 녀석들은 기면증을 빌미로 용하를 끊임없이 괴롭히고, 엉겁결에 나온 ‘랄라랜드’ 이야기에 관심을 내비치며 주변을 서성이는 이상한 소녀 나은새와는 얽힐 때마다 사건이 터진다. 그러던 중 이모할머니의 친아들 피터 최가 등장해 게스트하우스의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갈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잠과 싸우랴, 집 지키랴, 병 숨기랴 바쁜 용하와 그의 가족들은 피터 최로부터 게스트하우스를 지키기 위해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고, 그 과정에서 용하의 기면증과 랄라랜드 이야기는 더욱 흥미진진한 양상을 띠게 된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는 우선 주인공이 갖고 있는 ‘기면증’이라는 지병과 ‘게스트하우스’라는 작품의 배경이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다양하며 입체적이고 다면적인 점이 현실적이었다. 특히 허점 많은 인간 군상들의 심리를 날것으로 생생하게 드러내는 작가의 인간에 대한 통찰력이 돋보였으며, 기면증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 또한 자연스러웠다. 다소 과장스러운 듯한 캐릭터들과 시트콤처럼 벌어지는 소동들이 이야기를 흥미 있고 활기차게 끌어주는 역할을 하는 점 또한 인상적이다.
이금이 (작가, 제10회 「푸른문학상」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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