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이 커지면 낙하할 때 공기 저항을 받는다. 이에 따라 동그란 공 모양이었던 빗방울의 아랫부분이 평평해지면서 찐빵 같은 모양이 된다. 비를 모티프로 삼은 캐릭터들을 보면 머리 부분이 뾰족하게 묘사될 때가 많은데, 실제 공기 중에서 빗방울은 그런 모양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빗방울을 찐빵 모양으로 그린 작품이 있다면 그건 그 작품을 만든 사람이 빗방울을 정말 사랑한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빗방울이 더욱 커져서 빗방울 모양을 구형으로 변환했을 때 반지름(등가 반지름)이 2.5~3mm 정도가 되면 분열되며, 그 밖에 다른 구름방울이나 빗방울과 충돌해서 분열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작은 구름방울들이 힘을 합쳐 하나가 되어 성장한 빗방울은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경험하며 지상으로 내려온다. 마치 우리네 삶 같기도 하다. ---「따뜻한 구름, 차가운 구름」중에서
구름이 좋아지기 시작하면 과연 저 구름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는지 궁금해진다. 구름이 태어나는 대기를 생각해보자. 핵형성으로 만들어진 구름 입자가 구름을 형성할 때 공기는 차가워짐으로써 포화에 가까워진다. 공기가 차가워지는 원인 중 하나는 차가운 지면 등에 열을 빼앗기는 것(열전도)이다. 청명한 밤이 지나고 이튿날 아침에 방사 냉각으로 공기가 차가워져서 발생하는 방사 안개가 열전도의 전형이다. 또한 공기는 차가운 공기와 섞여서 식기도 한다. 이를테면 추운 겨울날에 나오는 하얀 입김이나 뜨거운 된장국에서 올라오는 김은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차가운 공기와 혼합되면서 포화되어 생긴 구름이라고 할 수 있다. ---「구름의 생을 결정하는 것들」중에서
장대한 폭포는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속의 때가 씻겨 내려가는 것 같다. 그런데 그곳에 무지개까지 걸려 있으면 기분 더욱 밝아진다. 폭포라고 하면 무지개의 명소이니까. 그러나 사실 폭포의 볼거리는 또 있다. 폭포에서는 카타락타Cataracta라는 구름을 만날 때가 있다. 이 아이는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안개 형태가 되어 날아오른 결과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구름이다. 거대한 폭포에서는 낙하하는 물이 만들어내는 로딩으로 하강류가 발생하고, 이것을 메우는 흐름(보상류)으로서 국지적으로 상승류가 발생한다. 그러면 이 상승류와 함께 적운이나 층운이 발생한다. 규모가 큰 폭포로 둘러싸인 장소에서는 낙하하는 물이 발생시킨 하강류가 서로 충돌해서 상승류가 강화되는 상황도 생각할 수 있다. 폭포에 무지개 구름을 펼치면 에 카타락타라니, 그야말로 최고의 경치다. ---「하늘에만 구름이 있는 건 아니다」중에서
그리고 중요한 것이 적란운의 관천망기다. 두건운이나 농밀 권운, 선반구름, 유방운, 아치클라우드, 슈퍼셀 특유의 구름이나 누두운은 국지 호우 또는 낙뢰, 용오름이나 돌풍, 우박 등의 위험성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려준다. 왜 적란운의 관천망기가 중요한가 하면 현재의 기술로도 적란운을 정확히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불안정한 대기 상태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지만 적란운이 발생하기 전에 정확히 예측하기는 어려우며, 따라서 적란운의 관천망기는 우리의 목숨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한편 적란운을 비롯한 구름들에 대해 사랑을 느낀다면 그들과 적당한 거리감을 두면서 친하게 지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