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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0년 11월 23일 |
|---|---|
| 쪽수, 무게, 크기 | 532쪽 | 546g | 128*188*25mm |
| ISBN13 | 9788954675048 |
| ISBN10 | 8954675042 |
살인자, 마녀 또는 아그네스
해나 켄트 저 / 고정아 역
|
엘릭시르
|
2020년 11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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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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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가장 사랑한 사람에게 최악이 되었노라. ―『락스다일라 사가』
--- p.12
우리 모두가 촛불처럼 느껴진다. 기름 냄새를 풍기며 어둠과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촛불. 고요한 방 안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나를 훅 불어 끄려고, 내 생명을 회색 연기로 날려버리려고 오는 섬뜩한 발소리가. 나는 공기 속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불빛만 남을 때까지 우리를 하나하나 차례로 불어 끌 것이다. 그때 나는 어디에 있을까?
--- p.13
가끔 내가 이미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둠 속에서, 침묵 속에서, 맑은 공기의 냄새를 잊을 만큼 불결한 방에서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 나는 눈을 감고 길고 긴 여름날의 계곡을 상상해본다. 태양이 땅의 뼈들을 따뜻하게 데워 마침내 백조들이 호수로 날아들고, 구름 뒤에서 나타난 하늘이 너무도 높고 푸르러서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그 시절을.
--- p.38
“아그네스”라고 말하면, 그들은 거미를, 스스로 짠 운명의 거미줄에 걸린 마녀를 볼 것이다. 까마귀들이 선회하는 하늘 아래서 어미를 잃고 우는 어린 양을 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없을 것이다.
--- p.56
사람들이 시가는 풀어주어도 나는 풀어주지 않으리라. 내가 아그네스이기 때문에, 똑똑한 아그네스이기 때문에. “한 가지 말씀드릴게요, 토티 목사님. 제가 살아온 내내 사람들은 저더러 너무 똑똑하다고 했어요. 정 떨어지게 똑똑하다고요. 그거 아세요, 목사님? 바로 그래서 사람들은 저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아요. 똑똑한 내가 이런 일에 걸려든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제게 머리가 있다는 걸 알고, 또 생각하는 여자는 믿을 수 없다고 여기죠. 절대 결백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목사님이 어떻게 생각하건 그게 진실이에요.”
--- p.12
우리 모두가 촛불처럼 느껴진다. 기름 냄새를 풍기며 어둠과 바람 속에서 펄럭이는 촛불. 고요한 방 안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나를 훅 불어 끄려고, 내 생명을 회색 연기로 날려버리려고 오는 섬뜩한 발소리가. 나는 공기 속으로, 어둠 속으로 사라질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불빛만 남을 때까지 우리를 하나하나 차례로 불어 끌 것이다. 그때 나는 어디에 있을까?
--- p.13
가끔 내가 이미 죽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둠 속에서, 침묵 속에서, 맑은 공기의 냄새를 잊을 만큼 불결한 방에서 이렇게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을 사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 나는 눈을 감고 길고 긴 여름날의 계곡을 상상해본다. 태양이 땅의 뼈들을 따뜻하게 데워 마침내 백조들이 호수로 날아들고, 구름 뒤에서 나타난 하늘이 너무도 높고 푸르러서 울음이 터질 것만 같은 그 시절을.
--- p.38
“아그네스”라고 말하면, 그들은 거미를, 스스로 짠 운명의 거미줄에 걸린 마녀를 볼 것이다. 까마귀들이 선회하는 하늘 아래서 어미를 잃고 우는 어린 양을 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를 보지 못할 것이다. 나는 없을 것이다.
--- p.56
사람들이 시가는 풀어주어도 나는 풀어주지 않으리라. 내가 아그네스이기 때문에, 똑똑한 아그네스이기 때문에. “한 가지 말씀드릴게요, 토티 목사님. 제가 살아온 내내 사람들은 저더러 너무 똑똑하다고 했어요. 정 떨어지게 똑똑하다고요. 그거 아세요, 목사님? 바로 그래서 사람들은 저를 불쌍하게 여기지 않아요. 똑똑한 내가 이런 일에 걸려든 건 우연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제게 머리가 있다는 걸 알고, 또 생각하는 여자는 믿을 수 없다고 여기죠. 절대 결백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목사님이 어떻게 생각하건 그게 진실이에요.”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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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해나 켄트의 『살인자, 마녀 또는 아그네스』는 살인, 가족, 낯선 풍경을 다루는, 얼핏 흔해 보이는 이야기가 신화적인 규모로 훌륭하게 쓰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아 감동을 준다. 이 소설은 당신을 흥분시키고, 피가 돌고 심장이 움직이게 만든다. 예술적이고 수준 높은 데뷔작이다.”
- 메건 애벗 (『이제 나를 알게 될 거야』 저자)
“역사 소설과 범죄 소설 모두에게 황금기이다. 양쪽을 아우르는 소설은 흔치 않은데, 이 작품은 올해 읽은 책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흥미롭고, 몰입할 수 있는 책 중 하나이다. 19세기 아이슬란드의 거친 자연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묘사로 가득한 이 소설은 당대 여성의 고된 삶을 거침없이 드러내어 정의의 본성을 생각하게 한다.”
- 케이트 모스 (『라비린스』 저자)
“사가와 시, 비통한 감정과 갇혀 있는 감각이 소용돌이치는 이야기. 아그네스의 운명을 향한 긴 카운트다운에 걸쳐, 해나 켄트는 심장 뛰는 이야기로 여운을 남긴다. 아그네스의 결말은 절망적이고 속이 뒤틀리도록 두렵지만, 숭고함에서 오는 뜨거운 감동이 있다.”
- [선데이 텔레그래프]
놀라운 작품이다. 『살인자, 마녀 또는 아그네스』는 마거릿 애트우드의 『그레이스』, 피터 케리의 『켈리 갱의 진짜 이야기』와 비견될 만하다.
- [선데이 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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