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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그물
최정례 | 창비 | 2020년 11월 13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3 리뷰 3건 | 판매지수 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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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132쪽 | 184g | 128*188*20mm
ISBN13 9788936478476
ISBN10 8936478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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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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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제비를 돌았다
꿈속이었다

(...)

당나귀가 한밤중에 마구간을 뛰어넘어
공중제비를 돌았다
긴장을 완화하는 한 방법이라고 했다

기쁨이 지나갔다
슬픔이 지나갔다
발을 굴렀다

공중제비를 돌았다

혼자였다
---「공중제비」중에서

천변에 핀 벚나무가 꽃잎을 떨어뜨리고 있었다 바람도 없는데 바람도 없이 꽃잎의 무게가 제 무게에 지면서, 꽃잎, 그것도 힘이라고 멋대로 맴돌며 곡선을 그리고 떨어진 다음에는 반짝임에 묻혀 흘러가고

그늘과 빛이, 나뭇가지와 사슴의 관이 흔들리면서, 빛과 그림자가 물 위에 빛그물을 짜면서 흐르고 있었다
---「빛그물」중에서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에서 흘러내리고 있었다. 북두칠성은 편수 냄비 모양이고 그 잇댄 끝은 북극성, 작은 곰은 거기 꼬리를 댄 채 뒤집혀 있고, 큰 곰이나 작은 곰이나 하늘에는 그들만의 자리가 있고, 그것은 그들만의 일이고.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의 그것을 따르고 있었다. 문득 생각해보니 뭔가를 잡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늘 잡고 있으려 했고 놓지 못하고 있었다. 긴 손잡이 달린 편수 냄비의 월요일이었다. 일요일 같기도 했다. 앉아서 컵을 제자리에 놓고 접시의 것을 먹고 그러면 다 되는 하루였다. 울컥 쏟아질 것 같았다.
---「긴 손잡이 달린」중에서

잠시 잠깐
저 노란 꽃과 눈 맞추는 것처럼
아이가
잠깐 기다려봐 내가
생일 선물로 사다리를 그려줄게
무슨 색 좋아해, 보라, 초록?
초록으로 그려줄게
사다리를 기다리는 그 순간만
세상이 푸르게 출렁이며 잠깐

그 잠깐을 뺀 나머지는 다 그들의 것
---「다른 사람들의 것」중에서

깊은 숲길에서 문득
가만히 서 있던 사람

모른 척하고 지나쳐버린
무성한 그 숲

그러고는 새벽에 깨어나

우짖다 멀어지는 새소리 듣는다
젖은 바퀴 소리 가까이 다가오다
멀어져간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나는 전혀 모르겠고
---「젖은 바퀴 소리」중에서

그런데 가브리엘 카사졸라, 당신이 설마 마틸다 아로마이트의 그 가브리엘은 아니겠지요. 세상에 같은 이름은 흔해 빠졌으니까. 아니, 당신이 바로 그 마틸다의 가브리엘이라 해도 좋아요. 난 당신의 유혹을 뿌리칠 능력이 없어요. 내 계좌번호를 보내요. 씨티은행 4531-567-2984. 나의 천사 가브리엘, 당신이 보낼 25억 2천만 달러, 상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가브리엘 나의 천사, 감옥 속에 갇혀 있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같은.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같은」중에서

1mg의 진통제를 맞고
잠이 들었다

설산을 헤매었다

설산의 빙벽을 올라야 하는데
극약 처분의 낭떠러지를
기어올라야 하는데

1mg이 너무나 무거웠다
1mg을 안고
빙벽을 오르기가 힘들었다
그 1mg마저 버리고 싶었다

너무나 무거워
엄마 엄마 엄마
죽고 없는 엄마를 불렀다

텅 빈 설산이 울렸다
---「1mg의 진통제」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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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례는 갈등과 단절과 분리와 공허에서 매 순간 새롭게 태어나는 욕망의 진실을 기록하는 시인이다. 시인은 결핍과 혼란을 청동 재료로 삼아서, ‘생각하는 사람’ 대신 ‘사랑하는 사람’을 조각해내었다. 시인의 우주적인 사랑은 아이와 남편과 부모 같은 가족에서 시작하여 마틸다와 다케후지 같은 친구들을 넘어서 토끼와 앵무와 족제비와 고슴도치 같은 동물들 전체를 향한다. 시인은 자신의 아픈 몸을 방에 갇힌 코끼리라고 부르고 혼의 리듬에 맞춰 움직이는 토끼가 되어 가볍게 춤추고 싶어 한다.

의미의 공백을 의미의 진술만큼 중요하게 활용하는 시인은 현실의 표층을 뚫고 들어가 이념과 사상의 밑바닥에 흐르는 심층의 감각을 회복하고, 자신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자기’라는 저 미지의 세계를 기록한다. 본다는 것은 언제나 보이는 것이다. ‘나’의 눈은 타자의 눈에 보일 때에만 세계를 향하여 열린다. 자기 고유의 내면에서 시인은 단독자가 아니라 자기의 시선과 뗄 수 없이 얽혀 있는 눈길들을 발견한다. 원리로 환원할 수 없는 사랑의 빛과 그림자가 일시적인 것들과 우연적인 것들을 오래도록 바래지 않을 빛그물로 변형해놓은 이 시집에서 우리는 어떠한 위기와 시련에도 손상되지 않는 인간의 신비를 읽을 수 있다.
- 김인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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