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다소 논쟁적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편하게 써 왔던 말들을 다루니, 당연히 거부감이 있을 수 있고, 읽으면서 방어적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정죄하는 데 오용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각 장의 주제가 성서신학적이고 조직신학적인, 또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논쟁을 할 만한 주제들이어서, 더 깊은 연구와 토론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책은 논쟁이나 정죄, 또는 학술적 연구를 위해서 쓴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나라 백성 모두가 성경이 말하고 있는 가장 근본적인 진리에 뿌리를 내리고 그 위에 굳건히 서서, 그리스도인 개인으로서 또한 공동체로서 마땅히 걸어야 할 길을 걷도록 섬기는 것이 이 책을 쓴 목적입니다.
---p.8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물질적 축복이나 세상적인 성공에는 아예 관심이 없으시고 우리에게 이런 것을 주지도 않으시는 걸까요? 우리는 물질적 축복이나 성공을 위해서는 기도하지 말아야 할까요? 저는 이런 제목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부자들의 경우를 잘 살펴보십시오. 성경에는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은 부자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까지 본 바에 의하면, 성경에는 부를 추구해서 부자가 된 사람은 없습니다. 그들이 하나님을 찾았을 때, 그들이 하나님을 섬겼을 때 부가 따라왔습니다.
---p.84
많은 사람들이 인격의 변화가 자신의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우리의 인격과 인생이 우리의 의지력으로 변화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만약에 그런 강력한 의지가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큰 축복을 받으신 것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의지력의 한계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 인격의 어떤 부분을 매우 싫어합니다. 무엇이 이러한 한계를 넘어 모난 인격을 변화되게 할 수 있을까요? 바로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며, 예수님에 대한 우리의 사랑입니다.
---pp.134-135
이렇게 손해를 보면서 주님을 -따랐더니 주님께서 나중에 갚아 주셨다는 간증만 많지, 그냥 손해를 보고 끝난 것은 간증이 되지 못하는 한국 교회의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초대교회의 사도들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나중에는 다 잘되었더라” 식의 간증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끝까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는 간증이 대세를 이룹니다. 예수님 자신이 그러하셨고, 스데반, 야고보, 바울, 베드로 등 모두가 갖은 어려움을 주님의 능력을 의지해서 견뎌 내었습니다. 자신의 의지로 이렇게 살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성령님의 능력을 누렸던 것입니다.
---pp.182-183
오히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할지라도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했을 때,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으로 고백할 때, 우리의 작은 섬김을 통해서 누군가가 위로를 받고 힘을 얻게 되었을 때, 주를 위해서 고난 받고 있을 때, 그때 하나님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영광 받고 계십니다.
---p.210
참고로 신약 성경에 나오는 ‘소망’이라는 단어는 대부분 앞으로 좋은 일이 있기를 희망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이 예수가 다시 오시기를 기다리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소망을 가지니, 그들은 이 소망을 공유한 사람들과의 깊은 연대감을 가지고, 어떻게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살지를 고민하고 격려하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p.225
교회는 더 이상 세상의 불을 끄는 소방서가 아니라, 세상보다 더 심한 불이 난 소방서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소망이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기억하십시오. 예수께서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겠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유대인들은 그들의 역사 속에서 가장 지리멸렬할 시기를 보내고 있었으며, 예수님이 거느리셨던 제자들은 그 시대의 평범 이하의 사람들이었습니다. 최악의 상황, 최악의 구성원들이었지만,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제대로 들었을 때, 그들은 결코 “어차피 완전하지 않아”라는 말 뒤에 숨을 수 없었습니다. 이 놀라운 사랑을 누리며, 이 놀라운 소식을 전하며, 살아가며, 진정한 그리스도인, 진정한 교회로 한 걸음씩 성장해 갔습니다.
---p.245
오늘날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닥친 재앙 중 하나는 바로 예수를 잘 모른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간다는 것은 그저 착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예수를 닮아가기 위해 예수에 대해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성경에서 가르치는 바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를 보는 것입니다.
---p.260
이렇게 제사장으로서 복음을 전하고 성도들을 준비시켜 나간다면, 당연히 예수 그리스도의 공동체가 세워집니다. 진정한 성도는 하나님의 공동체를 세워야 합니다. 성경이 가르치는 공동체는 단순히 조직이 아닙니다. 공동체는 예수를 주인으로 삼고 하나님을 아버지로 삼아 사랑의 관계를 맺은 이들이 모인 곳입니다. 조직은 나중에 필요합니다. 처음에 필요한 것은 사랑의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성도들이 해야 할 일은 ‘○○회’를 만들어 회장을 선출하고, 회계, 서기를 뽑는 일이 아닙니다. 성도들이 배워야 할 것은 조직 만드는 법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세우는 법입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엮어 가는 삶을 배우고, 함께 꿈꿔야 합니다.
---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