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1년 05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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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안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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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5.07MB ? |
ISBN13 | 9791161571195 |
KC인증 |
발행일 | 2021년 05월 0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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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
파일/용량 | EPUB(DRM) | 25.07MB ? |
ISBN13 | 9791161571195 |
KC인증 |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심리학 (10만부 돌파 기념 스페셜 에디션)
12,400원 (0%)
MD 한마디
동네 골목의 작은 편의점을 배경으로 삶의 희로애락을 따뜻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린 소설. 서울역에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편의점에서 일하게 된 한 인물과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편의점을 찾는 이들의 이야기, 그 속에서 지친 하루를 위로하는 편의점의 밤이 열린다. -소설MD 박형욱
산해진미 도시락 제이에스 오브 제이에스 삼각김밥의 용도 원 플러스 원 불편한 편의점 네 캔에 만 원 폐기 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 ALWAYS 감사의 글 |
19세기 조선에는 세책방(貰冊房)이라는, 요즘의 도서대여점 같은 곳이 여럿 있었다고 한다. 세책방엔 어떤 책들이 있었을까. 기록에 의하면 유교 경전 같은 선비들의 교과서가 아닌 흥미위주의 번역소설과 한글소설이 다수였다고 한다. 아마 《불편한 편의점》같은 책도 있지 않았을까. 작품을 읽었을 때 드는 첫 느낌이 그랬다. 적당히 재미있고, 따뜻하고, 감동적이고. 커뮤니케이션이 발달하지 못한 조선시대라도 재미있다고 입소문 나서 세책방의 인기도서가 되었을 법하다.
《불편한 편의점》은 이번에 yes24북클럽에 가입하면서 다운받은 책 중의 하나이다. 워낙 유명해서 알고는 있었지만 신간으로 사기는 망설여지고, 도서관에서 대출받기도 번거로워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북클럽 도서로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쓴 김호연 (1974~ )작가는 시나리오, 만화스토리, 소설을 모두 쓴다고 한다. 시나리오를 쓰는 작가라서인지 소설이 영화처럼 생생하게 읽혀서 일하다가 잠깐씩 봤어도 한나절 만에 완독할 수 있었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서울시 용산구 청파동 어느 골목의 편의점, 시간적 배경은 2019년 가을부터 2020년 봄까지이다.
작품은 8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옴니버스 소설로 편의점 사장과 직원, 손님들이 각각의 이야기마다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편의점 사장인 70대 퇴직교사 염 여사, 편의점 알바이며 취준생인 시현, 게임에만 빠져 사는 아들 때문에 힘든 오 여사, 편의점 앞 테이블에서 매일 밤 혼술 하는 영업사원 경만, 작가의 분신처럼 보이는 슬럼프에 빠진 작가 인경, 하는 사업마다 실패하는 염 여사의 아들 민식, 흥신소 일을 하는 곽, 그리고 매 에피소드마다 등장해서 평범하다 못해 초라한 소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해주며 자신도 치유해가는 독고 씨. 이들이 작품의 등장인물이다.
이야기는 염 여사의 잃어버린 파우치를 서울역에서 노숙하던 독고 씨가 찾아주면서 시작된다. 이것을 인연으로 염 여사는 독고 씨를 편의점 야간알바로 채용한다. 그는 알콜성 치매로 기억을 잃은 상태라 말과 행동이 어눌하지만 의외로 일도 열심히 하고 사람들에게도 친절하다. 험상궂은 첫인상과 다르게 주변사람들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그들의 말을 경청하며 적절하게 조언도 한다. 취업이 안 되어 자존감이 약해진 시현은 그의 권유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잡고, 은둔형 외톨이가 되어버린 아들 때문에 고민인 편의점의 다른 직원 오 여사는 독고 씨 덕분에 삼각김밥을 매개로 아들과 소통한다. 슬럼프에 빠진 작가에게는 참신한 소재를 주고, 소시민 가장 경만에게도 가정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등 독고 씨는 청파동의 해결사가 되어간다. 정작 자신의 문제는 해결해줄 사람이 없었지만 작품의 말미에 보면 그가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듣고 해결해주면서 스스로도 치유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했지만 그냥 읽고 잊어버리기엔 아쉬운 책이다. 기억하고 싶은 몇 가지 문제에 대해 나름대로 답을 찾아보았다.
첫째, ‘불편한 편의점’이란 어떤 의미일까
편의점은 소비자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장소인데 작품 속의 편의점은 불편한 곳이라고 한다. 이유가 뭘까? 작품에서는 물건을 제대로 못 갖추어서 손님들이 불편해하는 편의점이라고 하지만 이것은 표면적인 이유이고 아예 제목이 《불편한 편의점》인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어 보인다.
작품 속의 인물들은 모두 소통의 부재로 인해 고통 받는다. 그중에서도 가족. 그들에겐 가족이 사랑이고 고통이다.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는 가족의 모순적인 현실을 ‘불편한 편의점’이란 말로 표현한 듯하다.
“가족들에게 평생 모질게 굴었네. 너무 후회가 돼. 이제 만나더라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
......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불쑥 튀어나온 말에 그가 나를 돌아보았다.
“손님한테...... 친절하게 하시던데...... 가족한테도...... 손님한테 하듯 하세요. 그럼...... 될 겁니다.” (137/147)
전에 어디선가 사춘기 자녀를 대할 때 ‘조카’처럼 대하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만나면 덕담해주고 용돈 주고. 딱 거기까지만 하란다. 자녀 뿐 아니라 배우자, 부모 모두 마찬가지다. 너무 사랑하고 가까워서 함부로 대할 수 있기에 어느 정도 거리를 두라는 얘기다. 이 책에서는 편의점 손님처럼 대하란다. 거리두기는 전염병 예방에만 필요한 게 아니다.
둘째, 선한 영향력이란 무엇일까
퇴직 교사인 염 여사는 충분한 연금이 나오므로 굳이 힘들게 편의점을 운영할 필요가 없지만 직원들의 생계 때문에 가게를 접을 수가 없다고 한다. 처음엔 입에 발린 말이 아닐까 했지만 사람을 귀하게 대하는 염 여사의 언행을 보면 진심이 느껴진다.
염 여사는 편의점으로 돈을 왕창 벌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다만 매출이 줄어 망한다면 직원들이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 걱정될 뿐이다. 하지만 이토록 경쟁이 심한 줄은 몰랐고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 지도 알 수 없었다. (20/147)
직원을 가족처럼 아끼는 어른다운 어른이다. 평소에도 늘 넓은 마음으로 살아왔기에 노숙자도 편견 없이 대하고 그 영향을 받은 독고 씨도 주변을 선하게 만든다. 바이러스만 강력한 게 아니다. 선한 마음도 빠르게 전파된다. 이런 영향력이 작품으로 전달되어 읽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한다.
하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그 중 하나는 지나치게 동화적인 전개이다.
편의점 알바가 유튜브로 금세 유명해져 좋은 조건으로 스카웃 된다든지, 은둔형 외톨이 오 여사 아들이 삼각김밥과 편지 한 장으로 엄마와 사이가 좋아진다든지 하는 등의 소망하지만 좀처럼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일들이 독고 씨가 개입만 하면 쉽게 이루어진다. 이쯤 되면 염 여사가 데려온 독고 씨는 그냥 노숙자가 아니라 톨스토이의 단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나오는 하느님의 벌을 받고 지상으로 내려와 구둣방에서 일하는 미하일 천사처럼 보인다.
다른 하나는 마지막 에피소드가 어설프다는 점이다. 독고 씨가 기억을 찾는 부분이 생뚱맞게 코로나와 엮여 부랴부랴 끝나고, 이미 중년인 그가 몇 년씩 노숙을 할 정도로 방황하는 이유도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앞의 에피소드들이 동화 같은 결말이었다면 마지막 편은 시청률은 높았지만 뒷심 없이 끝나버린 드라마를 닮았다.
우리는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읽는다. 정보나 교훈을 얻으려할 때도 있고 재미와 감동을 찾기도 한다. 사람들은 역경에 빠진 소설 속 인물을 응원하며 자신도 힘을 얻곤 한다. 하지만 작중 인물들이 개연성 없는 행복을 찾는다면 잠깐은 즐거워도 마음속에 긴 여운이 남기는 어렵다.
몇 가지 미진함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전히 잘 팔리고 있고 지금은 2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베스트셀러는 그 시대를 보여준다고 한다. 비현실적인 줄 알면서도 많은 사람이 찾아 읽고 좋아하는걸 보면 작품 속 밥 딜런의 자서전에 나오는 말처럼 ‘모두들 힘든 싸움’을 하고 있나 보다.
“...... 행복은 뭔가 얻으려고 가는 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길 자체가 행복이라고. 그리고 네가 만나는 사람이 모두 힘든 싸움을 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고.” (79/147, 밥 딜런의 자서전 <바람만이 아는 대답> 중에서)
이전에 액션영화를 볼 때, 자동차 추격신을 보면
주인공과 악당은 아슬아슬하게 비켜가는데,
아무 상관 없이 지나가던 차들만이 서로 뒤엉켜 찌그러지고 터지는 것을 자주 보고,
'저 차를 타고 있는 애꿎은 사람들은 무슨 생각이 들까?
하는 생각을 자주 했었다.
그 사람도 나름의 계획이 있어서 차를 운전하고 있었을 텐데.
별 의미 없이 내 옆을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도, 각자에게는 많은 사연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