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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바닐라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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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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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0.75MB ?
ISBN13 9788954679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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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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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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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잠든 후, 미연은 조용히 책을 덮었다. 문득 스위스의 설야가 떠올랐다. 하얗고 폭신한 눈, 영원히 녹지 않을 것만 같던 눈 덮인 구릉…… 연주는 그때를 떠올리며 눈이 휘어지게 웃었다. 그제야 미연이 아는 연주로 돌아온 것 같았다. 그들 넷은 잠시 동안 한마음이 되었다. 미연 역시 그 시절을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과거에 사로잡힌 채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비록 모든 아름다운 것이 과거에 있다 할지라도.
--- p.36, 「잉글리시 하운드 독」

나는 저절로 발걸음을 멈추었다. 눈을 감은 채로도 그 향기를 알아챌 수 있었다. 그것은 인공적인 바닐라향이었다. 사람의 체취에 섞여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는 향기. 내가 아는 사람에게서는 바닐라와 술의 향기가 났다. 달콤하고 시큼한 향기. 나는 율이에게 그 향기를 맡아보라고 했다. 아이는 아무 감흥이 없었다.
--- p.69, 「술과 바닐라」

만약 내게 일말의 언어가 남아 있었다고 해도, 그에게 사실을 말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내 인생은 어디선가부터 잘못되었다고, 나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아이에 관한 모든 것을 후회한다고.
--- p.98, 「참새 잡기」

한 번도 말할 수 없었다. 항상 딸애를 잃게 되지 않을까 두려웠다고. 불의의 사고나 질병이나 아니면 어떤 죽음이 내게서 그 아이를 빼앗아가고 말 거라는 생각에 시달려왔다고. 실제로 그런 상황을 수십 번, 수백 번 머릿속에서 그려보곤 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런 일을 당해 마땅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단 한 번도 아이를 위해 나를 내어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사랑에 완전히 실패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애를 잃어버린다 해도 할말이 없었다.
--- pp.133~134, 「바다와 캥거루와 낙원의 밤」

고양이는 미소 띤 얼굴로 눈을 감고 기지개를 켜고 있었다. 어떤 번뇌도 없이 홀로 만족한 미소. 그 고양이로 인해 내 인생은 전혀 다른 국면에 이르게 되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새로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기쁘면 이야기를 더 하는 사람이 있고, 멈추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다.
--- p.173, 「고양이 자세를 해주세요」

어쩐지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어디까지고 갈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노인은 기진을 이끌고 숲길을 걸어갔다. 그들은 점점 더 동굴 같은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숲은 거대한 동물의 뱃속 같았다. 별똥별 따위는 볼 수 없었지만, 기진은 검은 허공을 향해 눈을 감고 소원을 빌었다. 그것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었다. 뭔가를 바라고, 염원하고, 기도하는 일. 하지만 조금도 어색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그런 소원이 있었다는 것이, 늘 마음속에 그 소원을 간직해왔다는 것이 새삼 놀라울 뿐이었다.
--- pp.208~209, 「기진의 마음」

시장 안은 대낮처럼 환했다. 노인 외출복이 사방에 걸려 있었다. 과일과 야자수와 꽃의 패턴, 강렬한 원색의 색채가 눈을 찌르며 달려들었다. 그것들은 몸을 드러내기보다는 감추기 위한 옷들이었다. 그 색깔, 그 무늬에는 어떤 원한이 깃든 것 같았다. 그 옷들은 삶이면서 죽음인, 기이한 경계에 있었다. 마치 카니발 같았다.
--- p.242, 「할로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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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낙원이 실은 진짜 낙원이 아니었듯,
지금의 폐허 또한 진짜 폐허가 아닐 것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정한아 작가는 정공법으로 폐허를 재현한다. 언뜻 무사해 보였던 일상이, 견고해 보였던 관계가 미세한 균열로부터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핍진하게 그려낸다. 작가의 섬세한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우리가 한때 아름다웠던 시간 속에 있었음을, 아름다운 줄도 모르고 그 시간을 떠나와버렸음을, 그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사후적으로 깨닫는 한순간을 체험하게 된다. 작가는 과거를 미화하거나 미래를 낙관하지 않는다. 지나간 낙원이 실은 진짜 낙원이 아니었듯, 지금의 폐허 또한 진짜 폐허가 아닐 것임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이 강렬한 미적 체험은 우리를 서늘하게 하는 동시에 폐허 위로 새로 피어날 풍경을 기대하게 한다. 설령 아무것도 없다 해도, 조금 늦는다 해도 괜찮다. 함께 파도를 바라보는 마음, 온기를 잃지 않으려는 마음,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만으로도 이미 아름답지 않은가.
- 정소현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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