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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바카라

이 죽일 놈의 바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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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바카라 (큰글자도서)
[도서] 이 죽일 놈의 바카라 (큰글자도서)
오현지 저 팩토리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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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바카라 (큰글자도서)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23쪽 | 358g | 134*200*20mm
ISBN13 9791165343538
ISBN10 116534353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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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장의 카드가 테이블에 올려졌다. 나는 어젯밤 그가 하던 대로 나에게 밀어진 뱅커 카드를 1장씩 열어 보았다. 내 카드는 7점이었다. 플레이어는 어쩐 일인지 세 번째 카드를 받더니, 이내 ‘BANKERS WINS’라는 버튼을 뒤집었다. 그리고 내 칩 옆으로 3,000달러의 칩을 배당해주었다.
나의 첫 번째 승리였다.
곧이어 아주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그저 몇 개의 칩을 뱅커 혹은 플레이어에 올려놓고 진행시킨 게임들이 연달아 나의 승리로 돌아왔다. 윤석은 신기해했다. 그것이 도박을 처음 접한 사람의 수덕 手德 이라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그의 얼굴에는 다시 화색이 돌았다.
나는 그 테이블에서 정확히 18번을 연속해서 이겼다. 3,000달 러씩 베팅하다가, 운이 좋은 것 같아서 금액을 더 올렸다. 덕분에 윤석은 바로 본전을 찾았다. 나는 그저 테이블만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가 칩만 올려놓았을 뿐이었다. 카드는 아무렇게나 뒤집어도 높은 숫자가 나왔다. 나는 그가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에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고, 나를 치켜세워주어서 신이 났다.
나는 윤석에게 그 칩을 그대로 건네주었고, 그는 나에게 샤넬 가방을 선물했다.
그렇게 우리는 첫 여행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맛보았다.
--- 「프롤로그 」
――――――――――――――――――――

나는 곧장 혼자 방으로 돌아와 이불속에 몸을 꽁꽁 싸맨 채 울었다. 왜 눈물이 났을까. 1억이라는 큰돈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서일까.
1억.
1억….
그가 아무리 부자라고 해도 1억이면 무너질 거야.
만약, 내가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아니야. 내 잘못이 아니야. 아까 윤석은 미친 사람의 표정이었어.
두 번 다시는 여기 오지 않을 거야.

이불을 말고 우는 내 모습이 몹시 처량했다.
내가 우는 동안 그는 방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그와 이별을 하면서
내게는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진짜 게임, 나만의 게임도 함께 시작되었다.
--- 「1장. 마카오에 빠지다」
――――――――――――――――――――

온라인 카지노의 특성상 접근성이 좋아 제대로 중독돼버린 나는 어느새 술과도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어 있었다.
게임을 한다.
게임에서 진다.
술을 마신다.
계속 마신다.
뻗어서 잘 때까지 마신다.
금, 토, 일 사흘 만에 24병의 소주를 비워내기도 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대부분 배달 앱으로 술과 안주를 주문했다. 월요일 초저녁쯤 깨어 술병을 세어보니 그 정도가 됐더라.
나는 온라인 카지노 생활도 힘들었지만, 술과의 전쟁도 너무 힘들었다. 그러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더 고통스러웠다.
잔고가 바닥을 치면 몸이 부르르 떨렸다. 막벳 (마지막 베팅)에서 플레이어가 아니라 뱅커를 갔어야 했다. 화가 나고 분통이 터졌다. 돈이 조금만 더 있으면 복구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니, ‘무조건 나는 복구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강하게 자리 잡았다.
나는 어느새 ‘여성 대출’, ‘무직자 대출’, ‘카드 대출’ 등을 검색하고 있었다. 나의 빚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나는 조금씩 술과 도박에 지쳐갔다. 지치지만 나에게 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술과 도박을 제외한 모든 것, 특히 사람은 웬만하면 끊어냈다.
--- 「3장. 생활 바카라」
――――――――――――――――――――

필리핀은 페소가 싸서 좋았다. 그리고 마카오보다도 훨씬 더마음에 들었던 점은, 바로 10만 페소짜리 커다란 블록이다. 마카 오에서 보던 칩들과는 달리 10만 페소부터는 칩이 동그랗지가 않고 크고 네모난 블록 모양이다.
일단, 1층 일반 객장에서 주는 칩은 1,000페소, 5,000페소, 1만 페소가 동그란 모양이지만 10만 페소부터 칩이 다르다. 또, 층별로 칩의 모양이 다 다른데, 1층 일반 객장의 10만 페소는 손바닥 크기와 비슷한 네모난 모양의 하얀색 칩이었다. 그게 꼭 떡 모양 같아서 우리는 ‘떡집’이라고 부르곤 했다. 그 당시 10만 페소는 한화로 약 220만 원 정도였다.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도 이렇게 큰 블록 모양의 칩을 쥘 수 있었다. 커다란 칩을 손에 넣게 되면 꽤 큰돈을 가지고 게임을 하는 느낌이 들었 다. 그런 10만 페소짜리 떡집이 몇 개 들어있는 주머니를 흔들면 묵직하면서 둔탁한 소리를 낸다. 큰돈을 배팅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느낌. 바로 그거다.
그리고 GDP가 낮아 물가도 매우 쌌다. 이곳에서는 10만 페소로 할 수 없는 것보다 할 수 있는 것이 훨씬 많았다.
결국, 나는 필리핀에 매료되고 말았다.
온라인 카지노에서는 내 돈이 숫자로만 보여서 그저 가상 머니 같았다면, 여기서 나의 돈은 형체가 있기에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손으로 만질 수 있었다. 내 주머니 안에 묵직하게 자리 잡기도 했다.
--- 「4장. 또 다른 시작」
――――――――――――――――――――

1,000만 원짜리 패가 돈다.
플레이어 패는 자리에 고정되어있고 딜러는 뱅커 패를 내게 밀어냈다.
나는 평소에 상대 패를 먼저 까라고 요구하는데, 이번엔 왜 그랬는지 몰라도 딜러에게 플레이어 패 중 1장을 까라고 했다.
원 카드. 딜러는 곧 플레이어 패 중 오른쪽 카드를 열었다. 8이었다. 순간적으로 숨이 막혀왔다. 저 왼쪽 카드가 그림이라면 플레이어는 내추럴 8이다. 내가 질 확률도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나는 등줄기 아래로 식은땀이 흐르는 게 느껴졌다. 내 패를 쪼았다. 사이즈는 전혀 없었 다. 그림에 그림. 나는 제발 플레이어의 한쪽 카드가 그림만은 아니길 바랐다. 너무도 간절히.
결과는 간단했다. 나는 서드 카드를 잡을 수 없었다. 플레이어의 남은 한쪽 카드는 에이스였다.
플레이어는 나인. 나는 바카라. 나의 참패였다.
그렇게 내 칩을 딜러가 순식간에 거둬들여 갔다. 그제야 한숨을 내뱉으며 주위를 살펴봤다. 준석이 놈이 눈을 피한다. 하지만 아직 나는 따놓은 칩 30만 페소가 남아 있었다.
다시 승부를 노리기로 한다.
플레이어 줄인가?
20만 승이 두 번, 30만 승이 한 번, 40만 패가 한 번이었으니 30만 페소를 땄다. 750만 페소란 큰돈을 딴 셈이었지만, 나는 또 플레이어가 장줄을 줄 것 같은 느낌에 베팅을 줄이지 못했다. 다시 30만 플레이어에 베팅.
줄은 없었다.
플레이어는 보기 좋게 6대 7로 뱅커에 잡히고 말았다.
나는 분명 30분 전만 해도 이 돈을 본전으로 잘 버티고 있었다. 돈을 딴 적도 잃은 적도 있지만, 대게는 10만에서 20만을 위아래로 오가며 힘겨루기를 실컷 하고 있었다. 나는 베팅을 올리고 원투원투에서 세 번을 내리 맞추고 나서 나는 승리의 기쁨과 전율을 맛보았고, 전례 없는 40만 베팅을 함으로써 호기의 끝을 부렸다.
그렇게 36.5시간의 대장정이 막을 내렸다. 결과는 올인.
부서진 멘탈은 객장에선 절대로 되찾을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빈손으로 돌아왔다.
온라인 카지노에서 수없이 많은 패배를 경험했지만, 막상 꽤큰돈을 현장에서 잃으니 먹먹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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