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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데아

가족이데아

케이스릴러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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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70g | 145*210*17mm
ISBN13 9791163162117
ISBN10 116316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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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만든이 코멘트 만든이 코멘트 보이기/감추기

안녕하세요. 이책의 저자 입니다.
2021-10-30
각자의 환경 속에서 열심히 사시는 독자님들, 제 이야기를 선택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설을 통해 만나뵐 수 있어서 반갑습니다. 혹시 책을 읽고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면 예스24 리뷰에 적어주세요. 하나 하나 살펴볼 수 있다면 정말 기쁜 일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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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굳이 노량진까지 올 필요는 없었다. 학원 강의는 온라인으로만 들어도 되었고 피시방과 도서관은 어디에나 있었다. 그럼에도 원형이 노량진으로 오는 건 관성 같은 것이었다. 원형은 각자가 하나의 섬처럼 자리 잡은 노량진의 폐인들, 자기 길을 개척해본 적 없이 제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썩어가는 청춘들, 허수로 불리고, 장수생으로 불리는 그들을 보며 안도했다. 그들의 현실은 하나였다. 참고서와 문제집이 잔뜩 쌓인 좁아터진 도서관 책상을 벗어날 길이 없었다.
난 아니야.
원형은 곧장 지정석과 마찬가지인 가상현실 게임 전용 공간 메타룸으로 향했다.
회장님 의자처럼 쿠션이 빵빵한 가죽 의자 깊숙이 몸을 기대고 가방을 발밑에 두었다. 팔을 쭉 뻗고 목을 툭툭 꺾은 뒤 고글을 썼다. 이제 재벌 3세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 p.32~33

원형은 핏발이 선 눈으로 소리치다 문득 아까 벽면에 걸린 그림이 무엇인지 생각났다. 크로노스였다! 자식을 잡아먹는 괴물, 크로노스.
(…)
현실에서 아버지에게 죽도록 얻어맞던 날, 원형은 아버지를 죽이고 싶었다. 온몸이 타오를 듯 피가 뜨거워졌다가 곧바로 차갑게 식어버리는 것을 느꼈다. 자식을 잡아먹는 아버지가 있는데 자식이라고 아버지를 잡아먹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 같았다. 아버지는 세상을 향한 이글거리는 적개심을 자식에게 쏟아내곤 했다. 아버지의 망가진 감정을 고칠 방법이 없으니 원형도 아버지를 받아주던 감정을 그만 놓아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털끝 하나 손댈 수 없었다. 나를 공격하는 대상에 보복할 수 없는 건 부모 자식 간의 도리를 아는 인간이어서가 아니었다. 감히 그 힘을 거역할 생각조차 품을 수 없을 정도로 겁이 났기 때문이었다. 자신의 알량한 힘을 유지하고 싶었던 아버지가 아들을 겁쟁이로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공고한 위계질서 따위, 이 이상적인 세계에서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었다. 위기에 처하면 도와주겠다던 하 집사의 말이 떠올랐다.
“하 집사!”
하 집사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하 집사, 가족들을 다 죽여버려. 아무리 가족이라도 잘못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 p.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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