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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사람들아, 책 좀 사 보소 [1장 이야기는 시작됐다] 어쩌다 책방 주인 덜 익은 시작 버티는 것도 능력이다 지원 없는 지원 사업 작지만 큰 시간들 결국 사람이 남는다 광고쟁이의 책방 이 구역 미친 책방지기 제가 사장이군요? 모든 책을 읽을 순 없지만 설명할 수는 있어야 한다 여전히 책 사러 서점에 갑니다 잔소리가 필요해 비교는 금물 경쟁은 선물 [2장 당신을 만나고 나를 만났다] 멋진 우리 손님 눈 딱 감고 그냥 해봐요 현명한 그녀들의 덕질 책방 손님과 어머나! 비밀 없는 비밀번호 계산 못하는 책방지기와 계산 안 하는 손님들 반갑다 친구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발걸음 어릴수록 우대합니다 전주를 책방 여행의 도시로 [3장 더 사랑하고 더 살아가리] 책으로 하나 된 우리, 손잡아요 종이산을 오르다 잘 익은 언어들이 책을 고르는 법 내일은 내일의 책이 떠오를 테니 누군가를 바라보는 법 나는 사랑을 해보기나 했을까 고마워요, 착하게 살아도 괜찮다고 해줘서 끝까지 가봐야만 아는 어떤 것들 이것은, 엔젤투자자가 쓰는 글 [4장 여기서만 하는 이야기] 그냥, 가족 앞을 보면 화나고 뒤를 보면 짠하고(딸에게) 짜샤, 엄빠가 있잖아! 알아도 모르는 척 밥상과 보청기 무보수 영업맨과 홍보 담당 나의 야망은 멋지고 웃긴 책방 할머니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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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녀 심청이는 아버지 눈을 뜨게 해드린다고 공양미 3백 석의 값을 치렀다는데, 나는 그만큼 대출받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버지의 노후 대책인 땅(밭)까지 팔게 만들었으니 불효녀도 이런 불효녀가 없다. 앞으로 70대 할머니가 될 때까지 매달 꾸준히 그 빚을 갚아나가야 하기에 책방지기는 자동으로 평생 직업이 되었다.
--- p.7 겸손을 가장한 게 아닌, 모자람을 진심으로 인정하는 태도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장벽을 무너뜨리는 힘이 있다. 언제나 배우겠다는 자세로 〈슈렉〉의 고양이처럼 눈을 반짝거리며 손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다 보면 그들의 책과 인생에 흠뻑 빠지는 시간까지 덤으로 얻는다. --- p.62~63 책방 초기엔 때때로 서가에 떡하니 꽂혀 있는 책도 읽지 않아서 팔지 못한 일이 있었다. 손님이 와서 책에 대해 질문을 던질 때 차라리 솔직하게 “안 읽어서 잘 모르겠어요”라고 대답하면 됐을 텐데, 나도 모르게 긴장하다 보니 그 솔직함마저 나오질 않았다. 인터넷에서 봤음 직한 한두 줄의 서평을 떠올리며 애써 설명했지만, 말하는 나도 듣는 손님도 설득이 안 됐다. --- p.71 두려운 마음 가득 안고 출근하는 날에도 이상하게 책방에만 오면 스르르 두려움이 사라지고 용기가 솟았다. 이는 힘든 시간 동안 나를 붙잡아 주고 위로해 준 우리 손님들 덕분이었다. 그들은 온라인 서점에서 핸드폰 버튼 한 번 누르면 편하게 받아볼 책을, 굳이 동네책방에 주문한다. 그렇게 애써 주문했건만 책방지기가 주문 실수를 해도 너그러이 용서한다. 화를 낼 만도 한데 나보고 다시 하라며 기회를 준다. --- p.126 매 순간 치열하게 사느라 너덜너덜해진 영혼으로 와도 좋다. 거친 언어와 통하지 않는 관계 속에서 상처만 남아 울고 싶을 때 와도 좋다. 엉엉 울고 갔으면 한다. 같이 울어줄 수도 있고 자리를 비워줄 수도 있다. 책방 한구석에서 꺼이꺼이 울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그곳이 동네책방이니까. --- p.138 매일 새로운 책들이 태어난다. 그 책들을 다 살펴볼 수는 없다. 하지만 수많은 책들 속에서도 눈에 걸리는 운명 같은 책은 꼭 있게 마련이다. 나는 그것을 찾고 발견하는 사람이다. 그 발견은 나의 삶 속에서 이뤄진다. 책 속에서 발견하는 책이 아니라, 삶 속에서 발견하는 책. 내가 하루를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는지에 따라,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상을 사는지에 따라 발견하는 책은 달라진다. --- p.183 늘 답은 내가 스스로 찾는 거라 생각한다. 딱 한 가지만 놓지 않으면 된다. 하고자 하는 것이었으니까 끝까지 가보는 것. 만약에 이래도 저래도 안 되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지만, 책방만큼은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오기가 생긴다. 남들이 ‘책방으로 먹고살기 힘들 거야’라고 여기는 그 관념을 넘어서고 싶다. 책방 하면서도 얼마든지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힘들 것이다. 울 일도 생기겠지. 그러나 울 때 울더라도 끝까지, 가봐야겠다. --- p.204~205 그리고 알았다. 나의 꿈과 야망은 ‘꽤 멋진 책방 할머니’가 되는 것임을. 칠십이 넘어도 활력이 넘치는 건강 미인이었으면 좋겠다(야망이니까 비웃지 마시라). 보랏빛 크리스털 책상까지는 아니더라도 보랏빛 자동차나 오토바이쯤은 멋지게 타고 다니는, 그런 할머니. 여전히 아이들에게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그림책을 읽어주고, 때때로 배꼽 잡고 넘어갈 만큼 웃긴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방지기이고 싶다. --- p.253 흥겨운 노래가 나오면 함께 춤을 추고, 그러다 슬픈 이야기를 들으면 같이 울어주고, 동네에서 아는 얼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 인공지능이 발달하여 고객 맞춤형 북큐레이션이 완벽한 세상이 올지라도 나는 사람 냄새 나는 오류투성이 책방의 오래된 주인이고 싶다. --- p.254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모든 책방지기의 이야기며, 책방을 드나드는 손님들의 이야기다. 또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들의 이야기이자, 코로나19와 싸우며 살아가는 당신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실 우리 모두는 일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늘 피곤함과 싸우고, 불의와 싸우고, 누군가와 경쟁하며 힘들게 살아간다. 한 개인이 따뜻함을 만들어내는 온도는 늘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서로’여야 한다. 책방에서는 ‘서로’가 만나 온기를 나누며 어느새 따뜻함 그 이상을 만들어간다. --- p.261~262, 「마치며」 중에서 |
★ 2021년 출판콘텐츠 창작지원사업 선정작 ★
잘 웃고 잘 울고, 잘 넘어지고 잘 일어나는 ‘잘 익은 언어들’ 책방지기 한번 만나보실래요? 책방 초기, ‘덜 익은’ 책방지기는 손님이 들어오면 반갑지만 어찌할 줄 몰라 한다. 그래도 책방의 적자를 메우느라 카피를 써서 돈을 벌고, 손님이 오지 않는 날이면 혼자 춤이라도 추면서 책방 자영업자의 자리를 지켜낸다. 차츰 저자 특유의 친화력이 빛을 발하며 ‘유쾌하고 재밌는’ 책방지기로 알려졌으나, 사실 그녀를 버티게 한 진짜 힘은 생계를 책임진 ‘엄마 책방지기’로서의 간절함이었다. 어느덧 책방지기 5년 차. ‘책’만큼이나 ‘사람’도 좋아하는 저자답게 이 책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하다. 핸드폰 버튼 한 번 누르면 되는 책을 굳이 동네책방에 주문하고 찾아가는 손님들. 그들은 그 과정 자체를 ‘여행’이라 부르며 즐기고, 명절을 맞이해 고향에 돌아오면 ‘잘 익은 언어들’의 안부부터 궁금해한다. 책방지기는 이 ‘소중한 손님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책방 비밀번호를 공유하는가 하면, 친정엄마이자 고향 누나가 되어주기도 하고 북큐레이션에 ‘찐단골들’의 애정 어린 추천을 참고하기도 한다. 저자는 ‘아직 세상이 살 만하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곳이 바로 동네책방이라고 고백하며, 이곳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기적들을 소개한다. 우리의 고단하고 지친 삶에도 누군가 추임새를 넣어준다면야 이 책 곳곳에서는 카피라이터 출신 저자의 재치가 느껴진다. 우선 책 제목 ≪책방뎐≫은 ‘책방전’의 ‘전(傳)’ 자를 ‘뎐’으로 표기함으로써 ‘소리의 고장’ 전주의 특색을 살렸고, 본문에도 판소리 형태의 글을 실어 흥을 돋웠다. 또 자신의 체험에서 우러난 진솔한 이야기는 재미와 감동은 물론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여운을 남긴다. 1장 ‘이야기는 시작됐다’에서는 〈이 구역 미친 책방지기〉 등 책방지기의 열정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동시에 책방 운영에 관한 ‘뼈 때리는’ 조언도 가감 없이 들려준다. 2장 ‘당신을 만나고 나를 만났다’는 〈책방 손님과 어머나!〉라는 제목이 상징하듯 손님들과의 귀한 인연에 관한 이야기다. 3장 ‘더 사랑하고 더 살아가리’는 더불어 사는 책방과 삶의 이야기로, 특히 〈이것은, 엔젤투자자가 쓰는 글〉에 이르러서는 판소리 절정에 버금가는 감동을 선사한다. 4장 ‘여기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의 가족 이야기는 책방 이야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 사회의 이면까지 들여다보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추천 포인트!] 고단하고 지친 어느 날, 누군가의 응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면 이 책을 꼭 펼쳐보세요. 저자의 진심 어린 한마디가, 또는 저자와 닮은 카피 한 줄이 다시 살아갈 힘을 전해줄 겁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