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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99쪽 | 148*210*20mm
ISBN13 9788970131139
ISBN10 897013113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유일한 낙원은 바로 우리가 잃어버린 낙원이라는 말이 사실이라면, 오늘 내 마음속에 깃들이고 있는 감미로우면서도 비인간적인 그 무엇인가에다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지 나는 알고 있다. 어떤 이민(移民)이 자기의 고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나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새롭다. 빈정대고 싶은 마음, 경직된 태도, 그런 것 모두 털어버리고 나는 내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행복을 되씹어보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간단하고 훨씬 더 쉬운 일이다. 왜냐하면, 망각의 밑바닥으로부터 내가 건져 올리는 이 시간들 속에는 무엇보다도 어떤 순수한 감동의, 영원 속에 정지하고 있던 한순간의 추억이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나의 마음속에서 오직 그것만이 진실한 것인데도, 나는 언제나 그것을 뒤늦게야 알게 된다. 우리는 어떤 동작의 유연함이라든가 풍경 속에 서 있는 한 그루 나무의 알맞은 자태를 사랑한다.

그리고 그 모든 사랑을 재현시켜보고자 할 때 우리에게 떠오르는 것은 하찮은 적은 사실뿐이지만 -- 너무나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방의 냄새, 길 위에 울리는 야릇한 발걸음 소리 같은 -- 그것이면 충분하다. 나의 경우도 그러하다 그 당시 내가 나 자신을 내맡김으로써 사랑에 잠길 수 있었다는 것은 마침내 나는 나 자신일 수 있었다는 뜻이 된다. 왜냐하면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 돌아오게 해주는 것은 사랑밖에 없기 때문이다.
--- p. 51~52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나로서는 잘 모르는 일이긴 하지만 고독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이따금 천국처럼 그것을 꿈꿀 권리가 사람에게는 있을 것이다.
나도 모든 사람들처럼 고독을 꿈꿀 때가 있다.
그러나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두 천사가,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언제나 나에게 금하였다.
한 천사는 친구의 얼굴을 하고 있고, 또 한 천사는 적의 모습을 하고 있다.
"삶에 대한 절망이 없이는 삶에 대한 사랑도 없다." 이렇게 나는 그 글 속에서 제법 엄숙한 어조로 썼었다.
---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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