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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금과 복지의 정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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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영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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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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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24g | 150*225*20mm
ISBN13 9788901258218
ISBN10 8901258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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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재정의 역할 또한 중요해졌다. 조세재정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전주성 교수가 기본소득부터 종부세 등 각종 재정 논쟁이 뜨거운 우리나라의 현실을 분석하고 조세, 복지, 재정 정책에 대한 제언을 책으로 담았다. - 경제경영 MD 김상근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대전환의 시대와 재정전쟁의 서막

1부 재원 없는 복지와 포퓰리즘 논쟁
1. 복지 논쟁의 축소판, 왜 기본소득인가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
재원 조달과 기득권 장벽
‘노벨상 사대주의’에 대한 우려
2. 오페라하우스와 보이지 않는 복지
‘국민 혈세’ 논리를 극복하려면
오페라하우스의 재원
3. ‘스웨덴식 복지’는 환상이다
과세의 핵심은 정보와 저항
정치 이념과 복지 경쟁
4. 재난지원금과 금 모으기, 그리고 포퓰리즘
애국심 마케팅과 국론 통일
포퓰리즘 감별법
5. 큰 정부, 이념의 문제가 아니다
시대 조류와 경제 발전 단계
새로운 시대정신: 정부 역할의 부각
지출 확대와 정부 실패

2부 세금의 절반은 정치다
6. 저소득 근로자도 세금 많이 낸다
소득세 중심의 조세 논쟁
자영업자 들볶는 선무당들
7. 세금의 절반은 정치다
능력원칙과 조세 형평
편익원칙과 납세자 주권
부자 과세에 대한 시사점
8. 세금을 피하는 세 가지 수단
조세 전가: 세금 떠넘기기
조세 회피: 합법과 불법 사이
조세 저항: 선거의 힘
9. 험난한 복지 증세의 길
실용주의적 과세
복지 증세의 조건
10. 누더기 세제의 개혁이 먼저다
세 가지 개혁 원칙
세제 단순화

3부 양극화 시대, 부자들의 세금 전쟁
11. 로빈 후드 과세가 안 먹히는 이유
부자 과세에 대한 편견
부자 과세가 어려운 이유
12. 종합부동산세와 헨리 조지의 부활
헨리 조지는 억울하다
한국형 지대 과세
13. 부동산 세금의 여러 가지 얼굴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보유세는 맞고 거래세는 틀린 걸까
14. 이건희 상속세와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재벌의 사회적 책임
불로소득의 병목형 과세
15. 한국형 부자 과세의 대안
부자 과세는 왜 필요한가
세원 다양화와 편익원칙
소득 과세와 소비 과세
재산 과세와 대기업 과세

4부 복지국가 리모델링
16. 최악의 복지 정책은 적자재정
좋은 빚과 나쁜 빚
그리스, 미국, 그리고 일본
경쟁력과 재정 규율이 핵심
17. 최선의 복지 정책은 경제성장
정치 이념과 정책 시계
안정적 성장의 분배 효과
18. 재분배 정책과 성장 잠재력
계층 갈등은 어떻게 성장을 저해하는가
인적 자본과 계층 사다리
19.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하려면
확실한 ‘출산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저출산 해결책으로서의 교육개혁
연금 개혁과 세대 갈등
20. 복지 재원의 다원화를 위한 대안
조세와 지출의 연계
목적세 방식과 ‘2단계 복지 체계’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난 40여 년과 달리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국가 간 경쟁의 지평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의 경제 전쟁이 환율을 둘러싼 ‘통화전쟁(currency war)’이었다면,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재정의 힘이 좌우할 것이다. 시장의 기능은 중요하지만 과거와는 차원이 다른 정부 개입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날로 심화되고 있는 불평등에 대처할 복지 확대가 불가피하다. 화석연료를 깨끗한 에너지로 대체하고, 공공 의료를 확대하며, 전략물자의 자체 생산을 위한 정부 지원을 늘리는 데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다. 바야흐로 ‘재정전쟁(fiscal war)’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프롤로그」중에서

세금과 복지의 절반은 정치다. 다른 분야와 달리 ‘효율’ 같은 추상적 개념을 무기로 장착한 학자는 뒤로 밀리고 정치인, 관료, 이익집단 간의 힘겨루기가 현실을 움직이기 쉽다. 그래서 더욱더 합리적인 전문가 논쟁과 대중적 관심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우리 고유의 역사적·제도적 맥락을 무시한 채 수입 이론에 의존해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일부터 삼가야 한다. 교과서식 재정 적자 이론을 생각 없이 받아들이다 위기를 자초한 나라의 사례는 흔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정부의 재정 규율은 빠른 속도로 흔들리고 있다. 그런데도 검증되지 않은 외국 이론을 근거로 포퓰리즘에 가까운 적자재정을 옹호하는 정치 세력이 늘고 있다. ---「프롤로그」중에서

2020년 총선 때 보았던 전 국민 재난지원금의 위력은 대단했다. 일단 보편적으로 전 국민에게 지급하고 애국심에 호소하며 기부형 반납을 권유했지만, 약 98%의 가구가 돈을 받아썼다. 평소 인간의 합리성과 사회 전체의 후생을 강조하던 전문가들도 당장 쓸 수 있는 공돈이 100만 원 생긴다면 당초 기부를 생각했더라도 흔들릴 수 있다. 부자들은 돈의 한계효용이 낮으므로 기부를 많이 할 것이라 한 예상도 빗나갔다. 정치는 곧 돈이고, 돈이 승리를 약속한다면 돈풀기를 주저할 정치인은 드물다. 하지만 이런 일회성 지원금과 달리 한 나라의 복지 체제로서 누구에게나 같은 금액을 꾸준히 지급하겠다는 제안은 역공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선택이다. 재난지원금과 정반대로 여론이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1장 복지 논쟁의 축소판, 왜 기본소득인가」중에서

실패로 돌아간 오 시장의 오페라하우스 건립 구상은 좁게는 기존의 복지 논쟁, 넓게는 정부 재정의 역할에 대한 관행적 사고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경우, 그 초점이 지나치게 눈에 보이는 현금 복지에 치우쳐 있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 느끼는 복지는 현금성 이전지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각종 공연이나 전시와 같은 문화 복지 역시 시민 후생을 높여주는 중요한 경로다. 서울에만 천만 시민이 살고, 이들의 소득이나 선호에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당장 먹고살기 힘든 사람에게 문화는 사치처럼 보이겠지만, 다른 생각을 가진 사회 구성원도 많다. 다양한 계층과 취향의 사람들이 고루 만족해야 전체 사회 효용이 높아진다. ---「2장 오페라하우스와 보이지 않는 복지」중에서

하지만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스웨덴처럼 높은 수준의 복지로 가려면 이를 가능하게 해줄 재원이 필요한데, 이것이 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스웨덴의 경우 다른 서구 복지국가에 비해서도 조세부담률이 월등히 높다. 지금은 다소 낮아져 43% 수준이지만, 한때 GDP의 절반 가까이를 세금으로 낸 적도 있다. 우리에게는 사실상 불가능한 기준점이다. OECD의 평균 조세부담률은 33% 수준이다. 반면 사회보장성 세금을 포함하는 우리나라의 조세 부담은 꾸준히 높아졌는데도 아직 27%대에 머문다. 한편 GDP 대비 복지지출 규모를 보면 OECD 평균이 20% 선인 데 비해 우리는 12% 수준에 머문다. 그나마 최근 복지지출이 빠르게 늘어나 이 정도에 이른 것이다. GDP의 8% 수준에 달하는 복지 격차를 모두 증세로 감당하려면 30% 정도의 증세가 필요하다[=27%×0.3].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은 주문이다. ---「3장 ‘스웨덴식 복지’는 환상이다」중에서

구체적인 조세정책의 차원에서 보면 편익원칙은 특정 세금과 지출 항목을 연계시키는 목적세 방식을 통해 실현된다. 예를 들어 도로세는 도로를 사용하는 사람이 내고, 수도 요금은 수도를 사용하는 사람이 낸다는 의미다. 이처럼 세금과 지출의 연계가 수익자부담의 원칙에 근거해 정밀하게 이루어지는 목적세는 이상적인 경우다. 그런데 실제 사례로 나타나는 목적세를 보면 경제적 합리성보다는 납세자 저항을 줄이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교육세는 납세자와 수혜자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목적세는 정부 재정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어느 정도 보장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본인이 직접적 수혜자는 아니지만 자신이 낸 세금이 어디에 쓰일지는 알 수 있다. 넓은 의미에서의 납세자 주권과 연결되는 것이다. ---「7장 세금의 절반은 정치다」중에서

사람이 살면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죽음과 세금’이라 했다. 세금이 죽음과 동격으로 취급되는 것은 그만큼 피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지는 않다.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세금 줄이는 법을 정리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남에게 세금을 적당히 떠넘기는 ‘조세 전가’, 행동 변화를 통해 세금을 줄여보려는 ‘조세 회피’, 그리고 정치적 힘을 동원해 세금을 막아보려는 ‘조세 저항’이 그것이다. 이 중 어떤 방법이 최선인지는 납세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세금을 피하다 보면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애매한 경우도 적지 않다. 그리고 조세 회피는 개별적인 차원에서 행해지는 데 비해 조세 저항은 집합적 성격을 띨 때가 많다. 뭉쳐야 목소리가 커지기 때문이다.
---「8장 세금을 피하는 세 가지 수단」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퍼주겠다는 ‘복지 포퓰리즘’은 넘치는데, 왜 ‘증세’에는 침묵하는가!”
2022 대선의 화약고, 기본소득에서 종부세, 연금 개혁까지… 재정전쟁의 서막 오르다

속도를 높여가는 양극화와 불평등 속에서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는 각국의 중산층 이하 서민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큰 타격을 입혔다. 그로 인해 대공황 이후 실로 오랜만에 전 세계에 ‘큰 정부’와 ‘적자재정’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국내에선 대통령 선거라는 이벤트까지 더해 ‘전 국민 재난지원금’, ‘소상공 방역지원금’, ‘기본소득제’ 등 매일 같이 선심성 정책과 공약들이 쏟아지는 중이다. 그러나 이렇게 ‘나랏빚’을 무작정 늘려도 괜찮은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하버드대 경제학과 졸업 후, 예일대 교수와 전미경제연구소(NBER) 교수위원, IMF 방문학자 등을 거쳐 이명박?노무현 정부의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위원 등을 역임한 한국 재정학계를 대표하는 전주성 교수가 이런 상황 속에서 신간 《재정전쟁》을 출간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갈수록 뜨거워지는 대한민국 세금과 복지, 정부 지출에 관한 냉철한 분석과 독자적 해답을 건넨다. 일찍이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비롯하여, 드물게 진보?보수 정권 모두에서 재정?조세 자문을 해오던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대중에게 선보이는 첫 책이기도 하다.
전 교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복지 지출은 늘고 있지만 아직도 서구 선진국과의 복지 격차는 상당하다. 여기에 인구구조 고령화와 정치권의 복지 경쟁, 적자 구조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2050 탄소 중립’이 상징하는 환경지출 등 지출 수요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바야흐로 ‘재정전쟁’의 시대가 열렸다. 이 상황을 이대로 묵과할 수 없다는 긴박한 인식에서 이 책은 시작한다.

“저소득자는 세금 안 낸다? 세금으로 집값 잡을 수 있다? 적자재정, 괜찮다?”
원칙 없이 복잡한 누더기 세제, 행정 편의주의, 잘못된 오해와 편견들이 만든 덫

세금은 정부의 일방적 권한이 아니라 납세자 주권을 바탕으로 하는 국가와 시민 간의 사회계약이다. 복지 재원이 필요하다고 행정 편의주의식 증세를 하면 저항에 부딪힌다. 또한 원칙 없이 복잡하기만 누더기 세제 속에서 증세는 비효율과 불공평을 키운다. 그런데 이에 더해 전 교수는, 세금과 복지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편견들이 현재 주류 의견처럼 대중을 파고들어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일갈한다.
‘우리나라 근로소득자의 40% 가까이 소득세를 안 내다 보니 시민들의 납세 의식이 부족하다’라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세수 구조를 보면 선진국에 비해 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다. 대부분의 세금은 다른 데서 나온다. 소비세나 거래세 등 간접세 비율이 높기 때문이다. ‘부동산 세금으로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 정부의 계산도 틀렸다. 크게 두 가지 실책이 있었다. 하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 또 하나는 세금에 대한 이해 부족이었다. 부동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수요 감소’를 노렸으나 가격 기대 거품과 ‘영끌족’이 탄생했다. 세금이 늘자 이를 회피하기 위해 ‘전세시장’으로 세금이 이전됐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집값 안정에 실패했고, ‘세금만 올리는 정부’라는 식의 조세 저항감만 높였다. ‘우리 정부 채무 수준은 주요국에 비해 괜찮다’는 몇몇 전문가들의 인식도, 현재 치솟는 정부 채무 상승 추이를 바탕으로 2060년까지 시뮬레이션해보면 상당히 위험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처럼 저자는 복지 논쟁의 축소판이 된 기본소득과 복지 포퓰리즘 논란부터 ‘로빈 후드식 과세’라 꼽히는 종합부동산세나 대기업 법인세 문제, 세대 갈등의 화약고가 된 연금 고갈과 정부 채무를 어떻게 손볼지 등 오늘의 대한민국이 직면한 재정에 관한 쟁점들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깨부수고, 오리무중 같은 세금과 복지제도의 난맥상을 명쾌하게 짚어나간다.

“‘재원을 더 넉넉히 마련해 잘 사용하느냐’가 국가 존폐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통화전쟁’에서 ‘재정전쟁’의 시대로, 갈수록 ‘이념’ 아닌 ‘과세 능력’ 중요해진다

전 교수는 “세금과 복지의 절반은 정치”라고 단언한다. ‘큰 정부와 복지 확대’라는 전 세계적 흐름 속에서 재정을 탄탄하게 지키기 위해선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어야 하고, 불평등과 기후위기 등 범지구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점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결국 ‘어떻게 더 걷어서 누구를 위해 더 쓸 것인가’라는 첨예한 갈등을 관리하며 유능하게 역할을 해내는 정부만이 국가 비전과 경쟁력을 확보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40여 년과 달리, 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강조되면서 국가 간 경쟁의 지평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의 경제 전쟁이 환율을 둘러싼 ‘통화전쟁(currency war)’이었다면, 앞으로의 국가 경쟁력은 재정의 힘이 좌우할 것이다. (중략) 정부 지원을 늘리는 데도 막대한 재정이 소요될 것이다. 바야흐로 ‘재정전쟁(fiscal war)’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거대한 전환임을 선언한다.
국내적으로도 한정된 예산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계층 갈등과 세대 갈등이 전쟁처럼 심화될 것이라 예측한다. 이미 연금고갈 문제 등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사회 갈등은 경제 안정을 해쳐 성장 잠재력을 끌어내린다. 그렇다고 위기 모면을 위해 복지 포퓰리즘에 의존하다 보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튼튼한 재정을 가진 나라만이 버틸 수 있다는 말이다. 전 교수는 이 지점에서 정부 규모나 ‘보수냐 진보냐’ 같은 이념보다 ‘정부의 과세 능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선진국의 문턱, 해외 이론에 휘둘리지 않는 독자적 재정 청사진이 필요하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 저택 모임에서 결심한 한국형 재정 모델 연구, 성과 거둬

10여 년쯤 전, 전 교수는 UN 주최 회의에 참석하러 뉴욕에 갔던 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 Stiglitz) 교수의 맨해튼 자택에서 있었던 저녁 모임 이후로 ‘한국형 이론’ 연구에 집중해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한다. 주류 경제학자이면서도 미국식 신자유주의 비판에 앞장섰던 스티글리츠 교수가 여러 학자들에게 개발도상국 특성에 맞는 이론 정립의 필요성을 당부한 데에 크게 공감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꾸준히 해왔던 정부 자문과 언론 기고 등을 멈추고, 이론과 현실이 부딪치는 맥락을 좀 더 이해하고자 개도국 정부 자문에 힘을 쏟았다.
그 과정에서 전 교수는 많은 나라에서 세금은 회피와 저항의 대상이고 부패와 지대 추구의 통로라는 것을 절감했다. 다들 조세 개혁을 쉽게 말하지만, 쉬워 보이는 국가는 한 군데도 없었다. 특히 IMF와 같은 국제기구들이 제시하는 “One size fits all(모든 상황에 적용 가능한)”식 처방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악화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 책 《재정전쟁》은 그가 오랜 연구과 각국 재정 정책 등을 검토하며 고안한 독자적인 한국형 재정 청사진을 담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무너진 ‘재정 규율’의 복원, 성장 잠재력을 키우는 재분배 정책 강화가 골자다. 일관성 있는 교육개혁과 확실한 ‘출산 인센티브’ 모색도 논의한다. 특히 그의 복지 재원 다원화 전략 중 독자적 대안으로서 눈길을 끄는 것은 목적세 강화와 ‘2단계 복지 체계’ 구축 전략이다.
다시 복지국가의 시대가 오고 있다. 우리에겐 눈에 보이는 회계상의 수치가 아니라 사회적 편익과 비용을 사회 후생의 잣대로 사용하는 책임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세금과 복지의 절반은 정치다. 전 교수는 “경제 논리와 정치 논리를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대안을 만들고 이를 실천하는 정책 능력을 갖춘 세력만이 ‘재정전쟁’의 승자로 살아남을 것”임을 강조했다.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하여 독자 모두에게 이 책이 새로운 시대를 슬기롭게 살아나갈 혜안을 제공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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