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쾌하고 기발한 상상이 만들어낸 맛있는 미역국 유래담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생일날 먹는 음식, 미역국! 그만큼 미역국은 탄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음식이지요. 그렇다면 왜 생일날 미역국을 먹기 시작했을까요* 옛날 고려시대 중국문헌에 따르면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라고 적혀 있어요. 또 조선시대의 다른 문헌에는 산모가 첫 국밥을 먹기 전에 삼신 할머니에게 쌀밥과 미역국 세 그릇을 올리고 산모가 모두 먹었다는 기록도 있지요. 이처럼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풍습은 어머니가 산후조리 때 먹었던 것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해마다 고마움을 되새기자는 의미가 담겨있는 거였지요. 『몽돌 미역국』은 옛 문헌에 나온 미역국의 유래를 바탕으로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더해져 만든 옛이야기 형식의 그림책이랍니다. 환상의 동물인 용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판타지를 가미하고 서양 옛이야기 ‘돌멩이 수프’의 이야기 구성을 차용하여 극적 재미와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동서양의 옛이야기가 어우러져 유쾌하고 기발한 미역국에 얽힌 옛이야기 그림책이 만들어졌답니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면 더 큰 행복이 온다는 당연하지만 소중한 이야기 『몽돌 미역국』에서 용은 새끼를 낳는 딸을 위해 음식을 얻으러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옵니다. 그런데 그해 가뭄이 심하게 들어 사람들은 빗장을 걸어 잠그고 쌀 한 톨 내어 주지 않았지요. 그때 용에게 아주 좋은 생각이 떠오릅니다. 바로 커다란 솥을 얻어 몽돌이랑 미역을 넣고 끓이기 시작하지요. ‘돌멩이 수프’에서 전쟁을 치르고 집으로 돌아가던 배고픈 군인들이 먹을 것 하나 내어 주지 않던 동네 사람들에게 돌멩이를 넣고 수프를 끓여 준다고 꾀를 내어 이것저것 재료를 얻어 만든 돌멩이 수프를 끓이는 것처럼 우리 용도 마을 사람들에게 참기름, 마늘, 간장, 들깨가루, 소고기까지 얻어 고소하고 맛있는 국을 끓여 마을 사람들과 나누어 먹습니다. 힘들수록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베풀면 더 큰 복이 온다는 말이 당연한 것 같지만 실천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더 그렇지요. 이 상황은 비단 옛이야기 속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팬데믹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경제적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사람들의 마음 또한 점점 메말라가고 있지요. 전염병으로 함께 나누고 즐기는 문화가 금기시되고 있는 요즘 풍족하지 않더라도 이웃과 무언가를 나누는 작은 행복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특히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게 당연해진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음식을 나누어 먹는 행복을 언제쯤 누릴 수 있을까요* 아이들이 그림책으로나마 그런 기쁨을 알고,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인 그림책작가 권민조의 두 번째 그림책 『몽돌 미역국』은 작년에 『할머니의 용궁 여행』으로 데뷔한 권민조 작가가 선보이는 두 번째 창작 그림책입니다. 『할머니의 용궁 여행』은 옛이야기 ‘별주부전’의 캐릭터와 할머니의 맛깔나는 사투리가 어우러진 그림책으로 진지한 환경 문제를 유쾌하게 풀어낸 그림책이지요. 두 번째 책인 『몽돌 미역국』에서도 재미난 캐릭터와 옛이야기 형식으로 ‘나눔의 기쁨’이라는 주제를 아주 유쾌하게 담아냈습니다. 실제로 이 이야기는 작가가 산후조리를 위해 미역국을 먹으며 떠오른 엉뚱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었지요. 그후 작가는 많은 문헌과 옛이야기, 민화 등을 연구하여 자신만의 유쾌한 그림책으로 풀어냈습니다. 밝고 명랑한 그림체는 작가의 고유한 특징입니다. 용을 비롯한 강렬한 캐릭터 연출과 다채롭고 과감한 화면 구성 등이 돋보입니다. 또한 동서양의 옛이야기를 자연스럽게 하나의 이야기로 구성한 것도 탁월합니다. 미역국의 유래 뿐 아니라 미끌미끌한 미역국을 먹으면 시험에 낙방한다는 속설까지 깨알 재미로 그림책에 담아내고 있지요. 다음에는 어떤 그림책을 선보일지 기대 되는 그림책 작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