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3월 27일 |
---|---|
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30g | 135*194*15mm |
ISBN13 | 9788936434618 |
ISBN10 | 8936434616 |
발행일 | 2022년 03월 27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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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형 |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 256쪽 | 330g | 135*194*15mm |
ISBN13 | 9788936434618 |
ISBN10 | 8936434616 |
프롤로그 개암나무 가지 악마의 시나몬 쿠키 땅콩버터 맛 대보름빵 체인 월넛 프레첼과 마지팬 부두 인형 몽마의 습격 타임 리와인더 화이트 코코아 파우더 바로, 그 순간 Y의 경우 N의 경우 초판 작가의 말 개정판 작가의 말 |
<위저드 베이커리>
구병모 장편소설 / 창비
책은 너무나 유명해서 작가 이름까지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냥 빵에 관한 아름답고 행복한 이야기이겠지 하면서 일부러 모른척했었다.그리고 베스트셀러에 대한 남다른 거부감이랄까? 창비 출판사에서 낸 청소년 문학을 읽고 감동을 받은 적이 있기에 약간의 호기심이 생기긴 했을 정도. 딱 거기까지였다.
하지만, 개정판이 나올 정도면 정말 괜찮은 책이라는 것이 검증된 것인데 이제는 인연이 되었다고 나름 판단하여 읽게 되었다. 솔직히 읽다가 재미없으면 덮어버리고 중고로 팔려고까지 했었다. 하지만 읽고 난 후, 뒤늦은 후회. <난 왜 이 책을 지금까지 읽지 않았단 말이냐!> 이런 좋은 책을 십 년이 넘도록 모른 척 한 나 자신이 한심스러웠다. 어른이라는 오만한 우월감으로 청소년 문학은 나랑 거리 두기해도 괜찮다는 생각을 했던 것일까? 책을 읽을 때 습관이 있는데 좋은 문장이 있으면 스티커를 붙여 표시를 하고 다음엔 그 문장만 따로 읽고는 한다.
그런데 마치 시간에 쫓기는 사람처럼 급하게 두껍지도 않은 이 책을 들고 스티커를 지저분할 정도로 많이 붙이고 있는 나를 발견했고 일부러 천천히 읽자 하며 스스로를 진정시켰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아주 천천히 곱씹고 되새김질했다.
한번 읽고 버릴 책이 아닌 두고두고 꺼내 볼 소중한 친구가 생겨서 너무 기쁘다.
처음부터 위저드 베이커리가 좋았던건 아니였지만 왜 사랑하게 되었는지 미숙한 글이지만 표현하고 싶다.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 향해 신랑이 하는 말. "빵순이 아니랄까 봐 책도 베이커리를 읽고 있네~" 하면서 놀려댔었다. 인정! 빵을 너무 좋아한다. 진열되어 있는 빵들을 보면 정신을 못 차리고 초등학생 아이처럼 하나하나 신중하게 고르며 우울할 때도 슬플 때도 제일 먼저 생각해 내는 것이 새로운 빵이다.
빵 냄새가 너무 좋아서 빵향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자기 전에도 빵지순례글들을 검색하며 빵의 맛을 상상해 보고 언젠간 가야지 하며 저장을 하곤 할 정도이다. 그런데 프롤로그 한 장을 넘겼을 뿐인데 빵은 지긋지긋해.라는 문장이 떡 하니 굵은 글씨로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작가 양반 이건 반칙이지! 어떻게 빵을 지긋지긋 하다고 표현할 수가 있지? 라며 반감을 가진 채 화를 꾹 참고 이유나 들어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어 나가야만 했다.
그러다가 (p94) 땅콩버터 맛 대보름빵 편에서 또 한 번 빵이라면 지긋지긋해 라는 문장을 보고 고구마를 100개 먹고 얹힌 기분이었다. 그리고 밀려오는 슬픔.. 열여섯 살 소년이 겪은 가족사라기엔 너무나 가혹한 이야기들. 초반엔 그저 나쁜 새엄마의 학대와 아빠의 방임이라고만 생각했었다. (p26) 아버지가 소년에게 전래 동화 속의 새엄마가 절대로 없다고 단언했으나 절대로라는 말만큼 폭력적인 표현이 세상에 어디 있을까. 동화가 아무리 가공의 이야기라도 덮어놓고 허튼소리는 하지 않는다. (p40) 나는 단지 이 자리에 있었을 뿐인데, 라는 이유로 집에서 엄마를 잃고 공간마저 잃어버린 가여운 소년의 이야기.
그런데 뜨끔하게도 새엄마가 소년에게 대하는 태도와 내가 신랑에게 대하는 태도가 일치한다는데 소름이 끼쳤다. 신랑이 미워서 그가 다니는 곳곳마다 잔소리를 퍼부었었다. 집에 오지 않으면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면 집안 곳곳을 지저분하게 만든다는 이유를 들면서 나만의 공간에 피해를 주지 않을 것을 강조했었는데 딱 소년이 배선생이라고 부르는 새엄마의 모습이 나의 모습과 겹쳐졌고 갑작스러운 반성을 하게 되었다.
동화 속 이야기처럼 궂은 일을 시킨다거나 독사과를 먹이지는 않지만 정신적으로 학대를 당하던 소년은 결국 새엄마의 친딸 무희를 성추행했다는 오명을 쓰고 폭력을 피해 도망치는데 평소 단골이었던 이상한 점장과 조금 친절한 점원이 있는 위저드 베이커리로 들어가 도움을 청하게 되고 자신이 만든 빵의 재료에 대해 끔찍한 소리를 해왔던 점장은 오븐 속에 소년을 숨겨주면서 그들의 이상한 동거가 시작 된다.
알고 보니 점장은 갖가지 이상한 주술들을 걸어 빵을 만들어 팔았고 여자 점원은 파랑새가 낮에만 사람으로 변신을 하는 것이었다.
핸드폰도 없이 나온 소년은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운영하는 쇼핑몰 홈페이지 관리를 하게 되고 실연의 상처를 빨리 잊을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마들렌이나 도플갱어를 만들어 주는 피낭시에 같은 이상하고 수상한 것들의 주문서를 출력하여 점장에 주는 일을 하면서 가족과는 떨어져 지내게 된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집을 생각하며 위저드 베이커리에 눌러앉게 되는 꿈같은 일도 상상을 하며 ( p138) 때로는 한심하거나 어리석기까지 하지만 그것밖에는 선택할 수 없는 남들의 바람을 이루어지게 도와주면서, 정작 자기 자신은 소원이 없는 사람. 남들의 감사만 받아도 모자랄 마당에 뜻밖의 뒤틀린 결과 때문에 비난을 받아야 하는 사람. 바로 점장에게 의지를 하며 긴 대화는 없지만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 준다. (p141) 그래도 이 모든 일에서 피해 갈 수는 없다는 것을. 흘러가는 대로, 일어나도록 둘 수밖에 없는 일이 있어. 현실은 쓴데 입속은 달다라는 생각을 하며 얼마나 많이 힘들었을지 상상조차 할 수가 없다. 악몽에서조차 (p154) 그게 무슨 소리야. 내가 너와, 네 엄마와 함께 저녁을 먹을 수 있다고? 어느새 나한테 그런 자격이 주언진거야? 라며 간절히 가족 간의 화목을 원하면서도 소년은 씁쓸해하며 자신만 사라지면 된다는 생각을 매일 했을 것이다. (p163) 자신의 아픔은 자신에게 있어서만 절대값이다. 말까지 더듬으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없었던 심정이 얼마나 답답하고 무기력하게 느껴졌을지 가슴이 아프다. 점장의 "힘들었을 텐데." 이 짧은 한마디에 눈물을 쏟는 장면에선 나 또한 펑펑 울었다.위저드 베이커리와 소년의 이별도 아름답지 않았다. 점장은 소년을 저주할 인형을 정성스럽게 만들고 소년은 자신과 너무나 닮은 저주인형을 주문한 새엄마에게 가져다 줘야 한다니..
소년은 그냥 있었을 뿐인데 존재 자체만으로도 저주받을 인간이 된 것이다. 마법사 점장은 마지막 헤어질 때 누구에게도 판매한 적이 없는 재벌도 감히 살 수 없는 그런 귀하디 귀한 시간을 되감는 쿠키를 소년에게 다급하게 준다. 바로 타임 리와인더. 책을 잠시 덮고 한참을 울었다. 마치 내 앞에 쿠키가 있는 것처럼 상상하고 또 상상을 하며 울고 아파했다. 불면증인 나는 밤마다 다시 돌아간다면.. 이라는 생각을 한다.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매번 상상을 하고 후회를 하며 가슴을 친다. 임신하자마자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했다면.. 수술하라고 할 때 수술을 했다면.. 입원해서 퇴원하라고 했을 때 느낌이 안 좋으니 퇴원을 거부하겠다고 했다면.. 우리 아기는 그 큰 고통을 겪지 않고 지금 내 곁에 있을까? 이 글을 쓰면서도 목이 메이고 그저 내가 겪은 일들이 꿈이길 바랄 뿐이다. 소년도 나만큼 절대값인 상처를 안고 맞닥뜨릴 냉대 아니면 폭력을 수없이 상상했을 것이다.
엄마한테 버림받았던 기억, 고통속에 살다가 죽음을 택한 엄마의 모습, 새엄마로 인한 학대, 아빠로부터의 냉대와 무관심. 이 모든 것들은 소년의 마음을 죽이고 말까지 뺐어 갔던 것이다. 책의 초반에서 소년의 아빠에 대한 의문점이 컸었다.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하나뿐인 아들인데 아들이 성추행범으로 몰렸는데 왜 가만히 있었을까? 자기 아들을 잘 알 텐데라는 의문이 들었었다. 그런데 상상치도 못한 반전을 읽고 충격을 받았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년은 끝까지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 모든 죄의 근원으로 손가락질을 받으며 견딘다.
나름, 그동안 책 제목만 보고도 대충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다고 자부해왔는데 위저드 베이커리는 나의 뒤통수를 제대로 가격했다. 판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소년의 삶이 소설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서 생각하게 만들고 가슴이 먹먹할 뿐이다.
딸이 있는 엄마이기에 재혼을 가끔 상상할 때도 있는데 책에 나오는 사건이 나에게도 일어날까 봐 혼자 무섭기까지 했었다. 아빠는 아빠답게 엄마는 엄마답게 어른은 어른답게 이 진리가 어려운 일인가? 어른답게 행동 못한다면 인간답게라도 살면 안 되는 것일까? 나이가 들수록 관계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하지만 마음 기댈 곳 어느 누구든 한 명이라도 곁에 있다면 견딜 수 있을텐데 가장 가까운 가족에 의한 상처는 그냥 놔두기에는 인생이 가엾고 서글프다. 아빠라는 가해자 한명으로 인해 피해자였던 소년의 친엄마는 자살을 하고 또 다른 피해자 새엄마는 다른 피해자인 소년을 정서적 학대도 모자라 물리적 폭력까지 쓰면서 가해자로 몰아 세운다. 그리고 무기력한 또 한명의 피해자인 무희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게 될 것이다. 청소년 문학은 희망적이고 아름다워야 된다는 편견을 깨는 이 책은 내가 평소 추구하는 주제와 동일해서 더 감정이입이 되었고 그래서 많이 힘들었다. 드라마에서 보던 꽉 찬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이런 이야기가 바로 현실에서 찾을 수 있는 우리들의 아픔 그리고 우리들의 성장 스토리가 아닐까?
작가는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단지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이 실은 더 많을 터다. 그렇다 보니 귀향이나 회복, 치유와 화해를 넘어 미래에의 전망에 이르는 성장의 문법을 무의식적으로 배제했다. 라고 썼는데 깊이 공감한다. 상처가 났다고 해서 어쩌겠는가. 그냥 견디는 것 이외에는 방법이 딱히 없는 것을. 나에게도 마법사가 있다면 그리고 가슴 따뜻한 파랑새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들마저 내 인생을 바꿀 수는 없으니깐.
무엇보다 가장 바라는 건 찬란한 문장을 얻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그의 글에서 천상 작가의 삶은 이런 것이구나 깨달았다.
https://blog.naver.com/dorahj?Redirect=Update&logNo=222812067939
<위저드 베이커리>를 읽고
#위저드베이커리 #구병모 #창비 #소설Y #위저드베이커리리뷰대회
------- 텍스트 원문 ------
WIZARD BAKERY
물품명(도서명): 위저드 베이커리(개정판) 권당 14,000원.
성분(소설 구성의 3요소): 인물(나와 가족, 빵집 점장과 점원, 그밖에 저마다의 욕망으로 빵집을 찾는 손님들), 사건(꽤 오랫동안 가정폭력의 그늘에서 움츠려왔던 '나'가 집으로부터 탈출한 뒤 우연히 단골빵집에서 머물면서 자기와 타인을 들여다보는 시간들을 통해 몸과 마음 모두 한 뼘씩 성장해나가는 이야기), 배경(머물 공간이 점차 좁아지다가 하마터면 소실될 뻔한 '나'의 집과 언제부턴가 그 자리에 있었음에도 '나'의 앞에 마법처럼 홀연히 나타난 듯한 빵집을 무대로 하여 가정과 학교 그리고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현재진행형으로 비춘다.)
상세정보: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구워지고 진열대에 올려진 빵들은 '악마의 시나몬 쿠키', '브로큰 하트 파인애플 마들렌', '노 땡큐 사블레 쇼콜라', '도플갱어 피낭시에' 등 제각각의 이름표를 달고 있다. 일인칭 주인공 시점의 소설이기에 구태여 '나'의 이름을 불러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름이 없으니 독자 누구나 '나'에게 나 자신을 보내 '나'의 입장에 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에게 있어 가족은 이상한 정상가족의 형태를 유지한 채 서로에게 신체적, 정신적 폭력을 가하는 집단이었다. 적어도 위저드 베이커리를 만나기 전까지는 말이다. 그곳은 마치 우연이라는 반죽에 필연이라는 팥소를 넣어 만든 팥빵처럼, 먹음직스럽게 아니 믿음직스럽게 '나'를 감싸주는 피난처이자 안식처이다. 점장과 점원이라는 부캐로 빵집을 운영하는 마법사와 파랑새는 같은 지붕 아래에서 가족 아닌 가족으로 '나'를 감싸 안아준다.
빵이란 내게 있어 진절머리 나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초강력 아이템이긴 하다. 그러나 이곳의 마법사가 만드는 빵이라면 좋아질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그의 빵에는, 잘못 사용하면 위험한 향신료이기는 하지만 과거와 현재 대신 미래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112쪽, 「땅콩버터 맛 대보름빵」)
한때 버려지기까지 했던 아이의 과거는 어두운 터널을 달려 현재에 이르러서도 그 끝이 보이지 않았다. 세상의 거의 모든 불행을 혼자 짊어진 듯한 기분으로 눈치밥 아니 눈치빵을 먹으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던 '나'에게 '미래'란 영영 오지 않을 그 무엇이었을 텐데,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풍기는 '중불에 달구어진 설탕 냄새'가 '나'의 생에 대한 감각과 의지를 조금씩 깨워준 것이다. '나'의 짧고도 긴 인생은 '고달픈 맛', '애달픈 맛'이 나는 빵으로 비유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여전히 현실은 쓰디쓰지만 '나'의 입속에서는 서서히 달콤쌉싸름한 향이 돌면서 아주 조금이나마 미래를 꿈꿔볼 용기와 힘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가 손님들에게 주는 것은 등을 기대고 안주해도 좋은 행복이 아니라 무거운 책임감"이라는 '나'의 말처럼 독자 역시 손님들이 주문하는 빵을 통해 사람마다 품고 있는 다양한 욕망을 마주하게 된다. 나아가 선의든 악의든 그 빵이 누군가의 입속으로 들어가 만들어진 완전 혹은 불완전 소화의 결과물은 고스란히 빵을 산 사람의 몫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도 새삼 깨닫게 된다.
사용(일독) 시 유의사항: 책장을 넘기기 전, 모름지기 청소년 문학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독자의 머릿속 한 편에 내려놓길 바란다. 여타의 소설들과 결을 달리하는 설정과 방식으로 전개되는 '나'의 이야기는 연령과 성별에 관계없이 현대사회를 사는 독자에게 가족과 친구 그리고 무수한 타인들과의 관계 맺기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누구나 살다보면 '나'처럼 빵을 고를 일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것은 삶에서 무수한 선택 중 하나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위저드 베이커리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결코 가벼이 넘길 문제가 아님을 직감할 수 있다. 오늘도 선택을 기다리는 빵들 가운데 당신은 어떤 것을 고를 것인가? 위저드 베이커리의 빵이 누군가에게 양날의 검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가진 양가적 감정을 어떻게 다스릴지에 대한 하나의 답을 간직한 것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마법이 그러하듯 자신의 선택과 행위로 인한 대가와 결과는 오롯이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쪽지를 품은 포춘쿠키처럼. 끝으로 어쩌면 소설보다 더욱 잔인하고 비정한 일들이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지도 모른다. 위저드 베이커리가 개업한 지도 14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건만 해결의 실마리가 잘 보이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모쪼록 위저드 베이커리에서 공감과 연대를 머금은 빵효모(이스트)가 부풀어 올라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가는 개인과 사회라는 빵들을 맛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