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감수의 글
옮긴이의 글 1장 소신 있는 뜨개인 2장 게이지 : 반드시 읽을 것 3장 배색 스키 스웨터 4장 심리스 스웨터 5장 그 밖의 뜨개거리 6장 스웨터 세탁하기 참고문헌 |
저엘리자베스 짐머만
관심작가 알림신청Elizabeth Zimmermann
역서라미
관심작가 알림신청서라미의 다른 상품
감수한미란
관심작가 알림신청한미란의 다른 상품
원통뜨기 스웨터 반대론자들은 (안타깝게도 이런 사람들이 좀 있다) 논쟁의 여지가 있는 한 가지 이론을 받아들인다. 바로, 솔기가 없으면 원통 스웨터의 앞뒤 판이 제대로 들어맞지 않을 것이라는 이론이다. 딱 들어도 틀린 주장이며, 가짜 솔기라는 깔끔하고 감쪽같은 기법으로 반박할 수 있다. 보통 가짜 솔기는 두 단마다 한 번씩 솔기 코를 걸러뜨기 해 만드는데, 이렇게 하려면 원통뜨기 스웨터를 뜨는 무념무상의 평화로운 순간에 계속 솔기를 신경 써야 하는 피곤함이 있다. 가짜 솔기는 몸판을 다 뜬 뒤에 만들 수 있어 더 재미있고, 무엇보다 내 뜨개의 보스(boss)는 나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준다.
--- p. 78 이제 내가 늘 우쭐대며 이야기하는 뜨개 철학을 말할 차례다. 철학이 원래 그렇듯 내 뜨개 철학도 몇 마디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뜨개의 주요 목적은 즐거움과 만족감이다. 거기에 절약과 창의성, 산업이라는 외관, 그리고 무엇보다 풍부한 기지(resourcefulness)가 따라가야 한다. --- p. 89 뜨개에는 옳은 방법도 틀린 방법도 없다. 좋은 뜨개 방법이란 곧 내게 맞는 방법이다. 실과 어울리고 무늬와 어울리며 여러분이 뜨려는 모양을 잘 살려주는 뜨개법이다. 여러분이 내게 “잘못 뜬 것 같다”고 말하며 편물을 보여주면, 나는 무늬가 부적절하다거나 기법이 적당하지 않다는 말만 들려줄 것이다. 코를 빠뜨리거나(drop stitch) 코를 꼬아 뜨는 기법이 들어간 무늬도 있다. 있는 힘껏 쫀쫀하게 떠야만 뜰 수 있는 것이 있는가 하면 무기력할 정도로 힘을 빼고 느슨하게 떠야만 뜰 수 있는 것도 있다. 하지만 실을 가르며 뜨라고 말하는 도안은 아직 본 적이 없다. 내가 아는 잘못 뜬 경우는 이것뿐이다. 그러니 누군가 여러분이 뜨는 것을 보고 “틀렸다”고 말한다 해도 화내지 말자. 좋은 뜻으로 하는 말일 테니까. 동의할 수 없다는 생각은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가만히 웃으며 들어보자. 그들이 맞을 수도 있다. 혹여 틀렸다 해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나중에 유용하게 쓰일 정보를 알려준 것일지도 모른다. --- p. 106 다른 동네에서 온 생면부지의 두 여인에게 늘 감사한다. 어느 날 우연히 수예점에 들른 그들은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뜬 스웨터를 보고 감탄하더니 내 스웨터의 겨드랑이를 살펴보고는 “이은 건가?”라고 중얼거리고는 떠났다. 잘됐다. 그들은 내 스웨터를 따라 뜰 것이고 나는 그들이 던져준 잇기라는 아이디어를 채택할 것이다. 이것은 풍부한 기지를 발휘한 것일까 아니면 그저 표절일까? 어쨌든 나는 스웨터 겨드랑이에 잇기 기법을 넣었고, 덕분에 심리스 스웨터가 탄생했다. 겨드랑이에 있는 자국도 솔기로 친다면 솔기가 전혀 없는 스웨터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럼에도 잇기는 정말이지 마법 같아서 그것까지 솔기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이다. 잇기 기법은 너무나 감쪽같아서 거의 속임수라고 불러도 될 정도다. --- p. 128 심리스 스웨터에는 두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장점은 사방으로 늘어나 편하다는 점이다. 스웨터를 벗을 때 소매에서 팔을 꺼내며 솔기 뜯어지는 소리에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두 번째, 솔기가 없으니 바느질 솜씨가 필요하지 않다. 심리스 스웨터를 한 벌 만들어 봤다면 다른 장점도 발견했을 것이다. 연습을 조금만 하면 무념무상으로 뜰 수 있다는 점이다. 도안에 시선을 빼앗기는 대신 읽을거리나 풍경이나 텔레비전을 보며 뜰 수 있다. 그러니 마음을 열고 심리스 스웨터의 세계에 과감히 뛰어들어 보자. --- p. 129 뜨개는 위안일 수도, 영감일 수도, 모험일 수도 있다. 뜨개는 육체적, 정신적 치료제다. 뜨개는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우리 자신도 따뜻하게 해준다. 뜨개는 지구상에 양이 존재해온 시간만큼이나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다. 울실은, 털에 둘러싸여 무더운 여름을 보낸 양이 자신의 털을 기꺼이 내어준 덕분에 우리에게 왔다. --- p. 210 |
“뜨개는 위안일 수도, 영감일 수도, 모험일 수도 있다. 뜨개는 육체적, 정신적 치료제다. 뜨개는 우리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우리 자신도 따뜻하게 해준다.”
〈엘리자베스 짐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