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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만큼 다정한 북유럽

너만큼 다정한 북유럽

: 애쓰지 않고 지치지 않는 온 가족 치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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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96g | 145*200*18mm
ISBN13 9788994939001
ISBN10 899493900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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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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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막상 여행지에 도착하면 무언가 새로운 할 일을 만들어내고 또 다시 지쳐버렸다. 이렇게 되면 장소만 바뀌었을 뿐이지 몸과 마음이 피곤하다는 사실은 떠나기 전과 다름없는 꼴이 되고 만다. 반평생 세계를 여행한 무라카미 하루키는 “피곤하지 않은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지만, 이제 몸과 마음이 고생스러운 여행은 옛 시대의 유물로 남길 바란다. 여행지에서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지워버리는 일, 그것이 앞으로 내가 할 여행이었다.
---「햇살 따뜻한 날은 휴일」중에서

지금 이 순간도 그립다. 그녀가 준비한 커피 향기로 가득했던 거실도, 격자무늬 마룻바닥에 일렁이던 그림자와 햇살도, 창 밖으로 내다보이던 초록의 가문비나무 잎사귀들도, 해 질 녘 집으로 돌아오는 길을 분홍빛으로 물들이던 석양도. 잔디 위를 신나게 뒹굴던 초등학생들도. 집마다 켜진 노란 조명과 가로등 불빛도. 린다의 털이 복슬복슬한 갈색 푸들도. 다정한 나의 린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
---「다정한 나의 린다」중에서

우리는 낯선 여행지에서 서로의 속도를 맞춰 걸으며 관계가 더욱 끈끈해졌다. 걷다가 아이가 힘들어하면 벤치에 앉고, 지루해하면 놀이터에서 놀고, 배가 고프거나 목이 마르면 카페나 식당에 들러서 쉬어갔다. 언젠가는 아이도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무조건 빠르고 편한 방법을 택하기보다는, 조금 돌아가더라도 결과보다는 과정을 즐길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면서.
---「아이와 함께 걷는 여행」중에서

드넓은 바사 공원에는 수많은 아이가 웃으며 뛰놀고 있었다. 새파란 잔디와 언덕, 누구든 탈 수 있는 자전거와 킥보드가 널려 있었고 한쪽 구석엔 이 모든 시설을 마다하고 오로지 점프와 나무타기에만 열중한 소년들도 있었다. 아이들 숫자만큼 많은 부모가 나와 있었지만 아이와 실랑이를 벌이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나는 바사 공원의 푸르른 오후를 만끽하며 아이들의 위대함과 소중함을 널리 알려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게 마음속 깊이 고마움을 전했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에게」중에서

아이는 언제나 나를 돌아보게 만들고 전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게 해준다. 내 자신이 한없이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날에도 아이는 나를 태양보다 찬란한 존재로 바라봐준다. 내가 받기에는 너무나 과분한 대우다. 나는 평생 갚아도 다 갚지 못할 빚을 아이에게 졌다. 이 길다면 긴 여행길에서, 때로 위축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엄마 아빠를 믿고 따라와 주는 아이의 존재로 우리 부부는 더욱 힘을 내며 다닐 수 있었다. 이 여행에서 우리가 얻은 기쁨은 모두 아이가 준 것이었다.
---「이 여행의 기쁨은 다 네가 준 거야」중에서

흰 눈이 도넛 위에 뿌린 슈가 파우더처럼 온 세상을 살포시 뒤덮고 있었다. 아침 일찍 잠에서 깬 우리는 어제보다 한층 더 떨어진 기온에 가지고 있는 방한용품을 모두 꺼내 두르고는 캐빈 뒤편으로 이어진 숲속 산책에 나섰다. 청량한 아침 공기를 마시며 눈이나 좀 밟다가 금방 들어와야지 싶었는데 발밑에 빨간 열매 하나가 눈에 띄었다. “어? 베리다!” 다시 보니 주변이 온통 크랜베리 덤불이었다.
---「눈 덮인 숲에서 베리 따는 곰 가족」중에서

자정이 넘어서야 잠들었던 나는 결국 새벽 4시쯤 다시 눈을 떴다. 도저히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조그만 차창 앞에 놓인 접이식 의자를 펼쳐서 앉은 다음 블라인드를 말아 올렸다. 창밖으로 달빛에 물들어 희미하게 빛나는 검푸른색 호수가 스쳐 지나가고 있었다. 혹시 이 기차는 철로가 아니라 물 위를 떠가는 것이 아닐까. 술 한 방울 마시지 않고도 취한 기분이었다. 이 열차는 진정 환상 열차였다. 이대로라면 산타클로스와 요정들이 사는 마을을 지나 신들이 사는 아스가르드까지 닿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산타클로스를 만나러 가는 야간열차」중에서

우리는 과연 좋은 어른일까. 괜찮은 부모일까. 아직 자신할 순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가 북유럽을 떠나오기 전보다는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우리보
다 조금 더 먼 미래에 있는 나라들을 여행하며 나는 멈추지 않고 직진만 해온 지난날의 내 모습을 되짚어보고, 나의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조금씩 치유해나갔다. 그리고 ‘어른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한 단계 더 밟을 수 있었다.
---「우리는 괜찮은 어른일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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