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특히 북미에서 두드러지는 (기독교의) ‘유대화’ 흐름에 속한다. 저자는 기독교의 사도 바울에게 다시 유대인의 옷을 입힌다. 그는 예수를 메시아로 믿고, 종말론적 왕국을 고대하며, 이스라엘의 회복과 ‘이교도’들의 귀환에 헌신했다. 열정적이고 독창적이었지만, 이는 전형적인 ‘제2성전기의 묵시적 사상가’의 모습 그대로다. 기독교인에게 친숙한 바울, 곧 (부족한) 유대교를 떠나 (완전한) 기독교로 ‘회심’한 바울의 초상은 바울 사후에, 교회 전통에 의해 이루어진 ‘탈유대화’의 산물이다. 이 대담한 논지는 저자의 광범위하면서도 세밀한 자료 해석과 논증으로 뒷받침된다. 기존 해석의 맹점을 파헤치고, 새로운 읽기를 제시하는 저자의 논증은 치밀하면서도 끈질기다. 칼끝은 날카롭지만, 그 칼을 휘두르는 몸짓은 신중하면서도 유쾌하다.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든 안 하든, 내용 면에서나 글쓰기 면에서 배울 것이 많은 책이다. 대부분의 ‘기독교인’ 독자들에게는 이 책의 주장이 다소 낯설고 불편할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 읽을 가치가 있다. ‘훌륭한 적수’의 역할이 그렇듯이, 친숙한 자료에 대한 저자의 ‘대안적’ 해석은 내 확신의 바탕이 되는 역사적. 신학적 이해의 타당성을 점검하게 하고, 익숙함 뒤에 숨으려 하는 나의 안일함과 나태함을 일깨운다. 물론 비판적 대화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학문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가벼운 책은 아니다. 그러나 역사적, 성서적 진지함을 추구하는 신앙인들에게는 신나는 도전과 배움의 기회가 될 것이다.
- 권연경 (숭실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바울서신을 읽는 것은 마치 두 사람 간의 통화 내용을 엿듣는 것과 같다. 발신자와 수신자는 모두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별다른 설명 없이도 소통이 원활하지만, 그 대화를 멀리서 엿듣는 사람은 대화의 전후 맥락과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 때문에 바울이 의미한 바를 파악하는 데 지쳐버린 레이제넨과 같은 일부 학자들은 바울을 그저 모순 덩어리로 치부한다. 파울라 프레드릭슨의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바울과 그의 서신의 수신자들 간의 대화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유용하고 솔깃한 고급 정보를 다수 제공한다. 율법에 대한 바울의 긍정적인 언급과 부정적인 평가는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아브라함 언약의 축복 속에는 분명 이교도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그럼에도 이교도의 사도인 바울이 그토록 박해를 당한 이유는 무엇인가? 로마서 7장에 나타난 ‘나’의 정체는 무엇인가? 갈라디아서 2장에서 바울이 식탁 교제로부터 물러난 베드로를 타박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가? 누구나 궁금해하지만 아무나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에 대해 프레드릭슨은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레드릭슨의 이야기의 타당성에 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이견이 있을 수 있으나, 그녀의 이야기가 매혹적이라는 사실만큼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톨레 레게!
- 권영주 (한국침례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사도 바울에 대한 이해는 초기교회의 신학을 이해하는 데 필수 불가결하다. 전통적으로 바울 신학의 배경을 그리스-로마, 유대교, 초기교회의 신학, 이렇게 세 줄기로 생각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수십 년간 바울 신학에 관한 전통적 관점과 새 관점 논쟁이 바울 이해에 대한 관심에 열기를 지폈다. 이후 차츰 논쟁의 열기가 식어져 갔지만, 이런 휴전기에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바울의 신학과 그의 신학적 배경에 대한 새로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이방인/이교도의 사도인 바울의 신학과 상황을 유대 묵시적apocalyptic 배경하에서 재구성하며, 잔잔한 바울 신학계의 호수에 파동을 일으킬만한 신학적 도전을 준다. 이방인/이교도의 기독교로의 유입이 당시 사회에 주었던 사회학적 함의들을 찾아내 설명하는 대목에서 독자들은 바울을 이해하는 데 있어 남다른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 김경식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최근 바울학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제안을 하는 연구서 중 하나이다. 저자인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유대인들에게 ‘신’은 민족적 개념이었으며, 이방인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여전히 이방인으로 남아 유대인들과 구분되며, 그들 자신의 원래의 민족적 정체성을 유지하는 ‘탈-이교적 이교도들’ex-pagan pagans이 된다고 말한다. 이에 따라 ‘탈-이교적 이교도들’은 종말론적 구속에는 참여하지만 민족적 유대인들에 비해 차등적 지위를 지니게 된다고 말한다. 프레드릭슨의 결론은 바울이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이 둘 사이에서 ‘공유된 공동체적 정체성’을 세우려고 했다는 프란시스 왓슨Francis Watson 등의 견해와 분명히 다른 것이다.
또한 바울이 유대인과 이방인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고, 과거의 민족적 정체성이 유지된 채, 그 지위들을 재정의 내리고 ‘그리스도 정체성’Christ-identity을 형성하려고 했다는 윌리엄 캠벨William Campbell의 견해와도 다르다. 이 책이 민족, 인종의 개념과 이스라엘의 의미와 같이, 전통적 바울 읽기에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해 보다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도전적인 주장들을 모두가 동의할 수는 없을 것이지만, 보다 폭넓은 연구를 위한 시작점 혹은 자극제가 되기에는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바울 신학의 최근 동향 혹은 ‘유대교 안의 바울’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 김규섭 (아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늘 그러하듯이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신선하며 도발적인 통찰을 유려한 문장으로 전달한다. 후대의 기독교 신학 전통에서 가능한 한 벗어나 차가운 역사가의 눈으로 바울서신을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 효용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전범이다.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적극적 상호 교류 및 신들과 민족들 사이의 불가분의 관계 등 바울의 말을 이해하기 위해 적확한 배경을 섬세하게 그리는 동시에 몇 가지 시대착오적 개념을 걷어 낸다. 또한 철저하게 바울을 임박한 유대 묵시적 세계관 안에 놓은 뒤 바울서신을 오로지 이방인만을 청중으로 삼은 문서로 해석하는 이 책은 분명 많은 독자들에게 건강하고 건설적인 당혹감을 줄 것이다. 프레드릭슨의 논점을 이미 알고 있음에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손을 뗄 수 없을 만큼 큰 흥미를 느꼈고 또한 각주에 담긴 풍성한 정보에 설레었다. 가장 촉망받는 신약학자인 정동현 교수는 이 번역서를 통해 탁월한 번역자로도 자리매김했다.
- 김선용 (신약학 연구자 Ph.D. University of Chicago)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이 책을 통하여 복합적이고 입체적으로 재구성된 그리스-로마의 고대 사회 가운데 바울과 그가 대표하는 유대교적 전통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하여 프레드릭슨은 기존의 반유대교적 관점에서 바라봤던 “이방인 기독교의 창시자”로서의 바울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었던 “이교도의 사도”로서의 바울의 유대교적 모습을 살핀다. 프레드릭슨은 당시 이교적인 고대 사회를 구체적이고 생생하게 묘사하고, 또한 그 가운데 있던 유대인들과 그들의 전통을 상세하게 서술하는 가운데 바울의 모습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런 바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바울이 서술한 서신서들에 담겨 있는 그의 신학과 교훈들을 해석하려 한다.
바울서신들을 교회의 정경으로서가 아니라 1세기의 고대 문서로 접근함으로써 그것들을 다른 자료들과 마찬가지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며 바울의 모습과 신학을 설명하려고 하기 때문에, 접근법의 전제에 대한 차이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신학적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유대교 전통을 떠난 바울의 모습에 대해서만 치우치게 바라보는 이해를 지양하고, 그보다 균형 잡힌 이해를 성실하게 도모한다. 이를 통하여서 바울서신들에 담긴 신학과, 이교적인 사회와 문화 가운데 있던 교회와 성도들을 향한 그의 가르침이 훨씬 더 입체적이고 실감나게 다가온다. 따라서 바울과 그의 신학의 사회,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 더 심도 깊은 연구를 수행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책이다.
- 김의창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신약학 교수)
어떻게 바울은 그 자신을 예수 그리스도의 사절로 인식하게 되었을까? 바울의 자의식과 관련해 바울 자신의 이방인 선교에 대한 인식은 무엇이었을까? 이 자의식에 대한 정의가 달라진다면, 바울의 선교에 대한 해석은 어떻게 바뀔 수 있을까? 파울라 프레드릭슨의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위 질문들에 새로운 방향의 답을 추구한 저작이다. 이 책에서 프레드릭슨의 핵심 명제는 크리스터 스텐달 등을 위시한 선행 연구자들의 ‘이교도pagan를 위한 선교사 바울’의 테제를 보다 심화한 것이다. 곧, 바울은 철저히 유대교적 정체성을 유지했고, 이방인들에게만 ‘복음’을 전하기 위한 사도였지 유대인들에게 ‘복음’을 전한 사도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프레드릭슨의 주장은 1세기 그리스도 추종자들 전부에게 복음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급진적인 주장까지는 아니지만, 분명 이방인과 유대인의 정체성과 구원 방식을 선명하게 나누어 기존의 바울 선교관 이해에 도전한 급진적인 해석이라 할 수 있다.
그녀의 대안적 바울상 제시는 바울을 무조건적으로 탈-유대교, 탈-율법의 맥락에서 설명했던 기존의 해석들에 의문을 제기했다는 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 우선은 독자들에게 이 책의 논지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각자의 선입견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저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를 당부드린다. 혹여 프레드릭슨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녀가 제공한 신빙성 있는 증거와 날카로운 주해에 근거한 바울의 선교사적 정체성은 분명 바울 연구의 흐름에서 주목해야할 중요한 지점이다. 따라서 프레드릭슨이 연 토의의 장 안에서, 신학 사조에 따라 단편화 되기 쉬운 바울 읽기를 넘고 바울 연구의 풍성한 색채를 한껏 음미하길 바란다. 새로운 바울 읽기에 도전하고픈 모든 이들을 기꺼이 환영하며 『바울, 이교도의 사도』를 권하고 싶다.
- 김주헌 (신약학 연구자 Ph.D. University of Aberdeen)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바울의 유대성을 강조하는 점에 있어서 “바울에 대한 새 관점”보다 한 발 더 진화된 형태인, “바울에 대한 급진적 새 관점” 혹은 “유대교 안의 바울” 학파에 속한 학자이다. 또한 최근까지 SBL 바울서신 분과의 의장을 맡기도 하는 등 바울 학계에 영향력이 있는 학자이다. 『바울, 이교도의 사도』라는 이 책의 제목 자체가 바울서신의 수신자가 유대인들이 아닌, 이방인들이었다는 “바울에 대한 급진적 새 관점” 학파의 가장 중요한 주장 중 하나를 암시하고 있다. 또한, E. P. 샌더스의 책,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를 연상시키는 이 책의 표지는 샌더스의 노선을 따르면서, 샌더스가 바울학계에 미친 영향을 닮고자 하는 저자의 야심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현재 바울학계에서 점점 더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는 “바울에 대한 급진적 새 관점” 학파에 속한 주도적인 학자의 가장 최신 논의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책이며, 실제로 2017년에 이 책이 출판되었을 때, 바울학계에서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내용에 대한 찬반 여부를 떠나, 바울을 연구하는 진지한 학생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 김형태 (신약학 연구자 Ph.D. University of Durham)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바울에 대한 급진적 새 관점”이라 불리는 소위 “유대교 안의 바울” 학파에 속한 학자들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바울에 대한 새 관점” 학파가 그렇듯이, 이 학파에 속한 학자들의 주장 역시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그 가운데서도 프레드릭슨은 바울이 평생 머물러 있었을 기원후 1세기 디아스포라 유대교의 세계를 역사학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있어 학문적 탁월함을 보여준다. 바로 이러한 점 때문에 『바울, 이교도의 사도』의 첫 장을 펴는 순간부터 독자들은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며 여행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익숙하던 것이 어색해지는 과정을 통해 바울의 세계를 보다 생생하게 체험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익숙하지만 낯선 세계로의 안내서는 아니다. 프레드릭슨은 바울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가운데, 친절한 안내자에서 치열한 논쟁자로 변모한다. 그녀의 주장은 급진적이면서 논쟁적이다. 독자들은 긍정적으로든 부정적으로든 그녀의 바울 이야기가 초기 교회 공동체가 처한 다양한 정황에 타당한지 이리저리 곱씹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옛 관점, 새 관점, 급진적 새 관점에 속한 학자들이 그리는 바울 신학의 지형을 조망하게 될 것이다. 바울을 진지하게 탐구하기 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 남궁영 (칼빈대학교 신약학 교수)
『바울, 이교도의 사도』는 파울라 프레드릭슨이 지난 20-30년간 학계에 제시해 온 주장을 집대성한 것으로, 저자의 관점을 담은 일종의 바울 신학 안내서라 할 수 있다. 이 책의 중심 질문은 다음과 같다. “사도 바울은 역사적 예수로부터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후에도 여전히 하나님 나라의 도래가 멀지 않았다는 묵시적 희망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것이 수많은 이방인들이 교회로 몰려 들어오고 있던 당시 상황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당시 유대 세계와 지중해 세계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기존의 성서학 흐름과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바울의 신학을 재구성한다.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유대교 안의 바울” 관점을 대표하는 학자들 가운데 한 명이다. 전통적인 성서 연구에 비해 “새 관점”은 유대교와 바울의 연속성을 강조하는데, 저자가 속한 흐름은 연속성을 그보다 더욱 강조하기 때문에 “급진적 새관점”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책은 “유대교 안의 바울” 관점의 연구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매우 좋은 사례이다. 이 관점의 책들이 국내에 거의 번역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책이 한국 성서학의 지평을 넒히는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번역도 깔끔하고 용어 사용의 일관성도 있어, 저자의 논지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 안용성 (서울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보스턴 대학교의 명예 교수인 파울라 프레드릭슨은 『바울, 이교도의 사도』에서 신약학의 전통적인 개념과 해석을 거부한다. 프레드릭슨은 인류학적인 담론을 활용하여 구약성경의 묵시적 맥락과 그레코-로만이라는 사회적 맥락 속에 종말론적 메신저로서 유대인 바울을 위치시키면서, 바울의 생애와 소명과 선교를 참신한 시각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초기 기독교의 기원과 신약 기독론에서는 구종교사학파의 계보를, 바울 연구에서는 새 관점 학파의 계보를 따르면서도 바울을 포함한 초기 기독교인의 정체성을 “유대적 기독교”보다는 “기독교적 유대교”로 본다. 곧, 21세기 신약학의 주요 흐름인 유대교와 기독교의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역사적 바울을 “유대교 안의 바울”로 강조한다. 바울 연구, 초기 기독교의 기원, 신약 기독론에 중요한 학문적인 이정표를 세운 『바울, 이교도의 사도』를 학자들과 전공자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 이상일 (총신대학교 신약학 교수)
프레드릭슨이 21세기 독자들에게 바울을 소개하는 방식은 최대한 교리의 껍데기를 걷어 내고, 그의 편지들을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정황 안에서 조망하는 것이다. 이신칭의, 이방인과 유대인, 할례와 율법, “주”, 종말과 같은 바울 신학의 열쇳말들은 종교개혁 이후 교리와 해석의 틀 안에서 해석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1세기 유대인 그리스도인 바울이 비유대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써보낸 서신들은 그 서술의 역사적 정황을 반드시 검토해야 한다. 난해한 바울 신학 개념을, 참신하면서도 논리적으로 풀어낸 프레드릭슨의 해석은 바울 서신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도전과 가능성을 함께 던져 준다.
- 조재천 (전주대학교 신약학 교수)
저자는 바울의 선교 대상이었던 ‘이교도들’이 어떻게 ‘탈-이교적 이교도들’(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이 되었는지를 당시 지중해의 종교적 상황에 기초한 자신의 신학적인 틀 안에서 설명해 나간다. 또한 종말에 이방인으로서 이스라엘의 하나님께 돌아오는 ‘종말론적 이방인’은 제2성전기 유대교의 묵시적 소망의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전제하면서, 헬레니즘 시대에 이미 각 도시들에서 유대인들과 이방인/이교도들은 서로 충분히 관계를 맺으며 살았고, 유대인들의 회당에서도 다양한 정도로 이교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이 열려 있었다고 설명한다. 그리고 초기 예수 운동의 에클레시아에 들어온 이방인들은 개종자, 즉 할례를 받고 유대교로 개종한 자들도 아니었고, 후대의 개념인 기독교로의 개종자도 아니었으며, 이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이스라엘의 신에게 배타적인 충성을 바치는 ‘종말론적 이방인’, 혹은 ‘탈-이교적 이교도들’이었다고 주장한다.
곧 바울이 기독교의 창시자나 첫 번째 신학자가 아니라 전적으로 제2성전기 유대교의 묵시적 소망 안에서 이교도의 사도로 살았던 환시자이자 하나님의 메신저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바울을 중심으로 펼쳐졌던 원시 기독교 선교와 관련된 지금까지의 기독교적인 이해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에 엄밀한 검토와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 이 책이 이 주제에 관해 최근까지 거침없이 진행된 서구 신학계의 연구와 논쟁 상황을 총망라한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들의 주장과 학문적인 계보를 상세하게 담고 있어 학문적 토론의 장을 활성화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 최재덕 (전 장신대학교 신약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