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8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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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6쪽 | 318g | 128*188*30mm |
ISBN13 | 9791168220836 |
ISBN10 | 1168220831 |
발행일 | 2022년 08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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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396쪽 | 318g | 128*188*30mm |
ISBN13 | 9791168220836 |
ISBN10 | 1168220831 |
제1화 노인과 벚꽃 제2화 청년과 반딧불이8 제3화 여고생과 노을 제4화 사신과 에메랄드 막 간 검은 고양이와 왈츠 제5화 꿈을 좇는 사람과 악마 제6화 제비와 불꽃놀이 막 간 검은 고양이와 천사 최종화 그와 그의 세계 |
영혼에 색이 있다면, 나는 어떤 색일까? 노란색이나 빨간색, 혹은 녹색계열도 좋을 것 같지만, 내가 좋아하는 파란색이면 좋겠다. 그렇게 투명하고 맑은 사람은 아니어도 뒤로 다른 말 하는 사람은 아니었으니, 영롱한 파란색이면 좋겠다. 그렇게 되려면 착하게 그리고 앞과 뒤가 같아야겠지만 말이다. ^^ 아직은 내 곁에 죽음이 가까이 있다고 생각하며 살지 않았다. 아직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고, 나에게는 오지 않았음 좋겠는, 바람 같은 게 죽음 아닐까?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기억. 그 기억을 누군가에게 보낼 수 있다면 나는 어떤 기억을 누구에게 보낼 수 있을까
여기 미모의 사신이 있다. 그는 영국에서 일본으로 파견 온 저승사자다. 그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한 뒤, 그 대가로 죽은 사람이 살아생전 가장 아름답다고 느낀 기억의 영혼 조각을 받는다. 그 영혼 조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신. 사신이 저승으로 인도한 다양한 사람들. 쓰나미가 쓸고 지나간 고향의 벚꽃을 그리워하던 노인, 사랑한 사람이 있었지만 그 말을 전하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한 청년, 태어나 처음으로 선택한 죽음 앞에서 노을빛에 매료된 여학생,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볼 수 없는 장애인이지만 누구보다 다양한 색을 품고 살아온 소녀 등. 사신이 마지막을 지킨 사람들은 죽기 직전 아름다운 기억을 품고 떠난다. 지금 사신 역할을 하지만 자신이 왜 사신이 되었고, 어떻게 죽었는지 알지 못했던 사신은 타인의 죽음을 지키면서, 자신이 어떤 과거를 가진 사람이었는지 조금씩 기억해 내는데..
죽는 순간. 그 짧은 찰나의 순간을 상상할 수 있을까? 눈을 감는 순간 나는 미안한 마음이 앞서는 사람이 될까? 아니면 감사한 마음이 앞서는 사람이 될까? 영원히 사는 게 아닌 이상, 나는 감사한 마음을 안고 떠나고 싶다. 당신들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고, 그래서 감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꼭 하고 싶고, 그걸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 태어나 누군가는, 큰 굴곡 없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느낄 것이고, 누군가는 매 순간이 전쟁 같을 수도 있을 것이다. 나도 한때는 내 인생이, 아무런 희망이나 빛이 없는 내 인생이 힘들고 아파, 죽으면 해결 될거라 생각했던 사람이다. 만약 그때 삶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했다면 나는 어떤 기억을 가지고 눈을 감았을까? 그때 삶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지금 내 곁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이란 나이가 어리든, 나이가 많든 수월하거나 편안하지 않다. 한 고개를 넘으면 또 다른 고개가 나를 마주한다. 어떤 고개는 수월하지만 어떤 고개는 도저히 넘어갈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삶이란, 인생이란 그런 것 같다. 그냥 사는 거라고. 살다 보면 의미를 갖게 되고, 의미를 갖게 되면 살아지는 거라고. 사신에게 죽음은 삶의 또 다른 연장선은 아니었을까? 적어도 죽을 때 찬란하게 빛나는 기억 하나, 색깔 하나 간직하고 떠날 수 있다면 그 또한 감사한 일 아닐까?
사신의 과거. 그리고 찰스의 과거. 그걸 알아가는 것이, 이 책을 읽는 포인트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죽음 이후의 순간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저 어떤 식으로든 죽었다고 생각했던 이가 다시 깨어나는 경우 그들의 증언을 통해서, 아니면 자신이 환생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나 종교나 작품 등의 이야기 속에서 언급된 내용을 기준으로 어디까지나 증명할 수 없는 이야기로 접할 뿐이다.
왜냐하면 일단 죽은 이는 말이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누구라도 죽기 직전, 생의 마지막 순간에 그 영혼이 가지는 색깔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적어도 나는) 단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저 마지막 순간 덜 후회하기를 바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가장 아름다운 기억을 너에게 보낼게』라는 작품에서 말하는 죽은 이의 영혼에 대한 색깔을 이야기하는 점이 흥미롭다. 그러면 나는 무슨 색일까를 덕분에 생각해보게 된다.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의 삶을 반추해보면 화려한 색은 아닐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색이 기억의 집합체라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생의 마지막 순간 소중한 이와의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가는 사람이 얼마나 행복할까 싶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요즘 다양한 매체에서 나오는 저승사자는 과거의 무섭게 생긴 모습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은근 핸섬하다. 역시나 이 작품에서도 잘생긴 저승사자가 나오는데 그는 영국에서 일본으로 온 저승사자로 그려진다.
그리고 그가 만나는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사람들은 역시나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저승사자는 이런 사람들을 저승으로 인도하는 댓가로 그들이 간직하고 있던 기억이 담겨져 있는 영혼의 조각을 받게 된다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운데 사람들마다 기억이 다 다를테니 그 조각들의 색도 다를 것이기에 저승사자에게 주어진 조각조각들은 그 자체로 세상에 둘도 없는 귀한 보물 같지 않을까 싶어 여러모로 신기했던 부분이다.
다양한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 그들은 예전의 추억을 떠올리기도 전하지 못한 사랑에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리고 시각장애인의 이야기를 담아 왠지 어둠뿐일것 같은 이의 이야기를 통해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과연 이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 떠올린 사람들, 그래서 그들에게 보내고자 하는 기억의 그림은 무엇일까? (이 부분은 책으로 직접 만나보시길...)
요즘은 사신하면 왠지 영화 <신과 함께> 속 저승사자들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 작품에서도 사신을 도와주는(?) 존재로 사역인 찰스라는 검은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인간과 고양이가 파트너를 이뤄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놓인 인간과 관련한 일을 한다는 점도 꽤나 흥미로운 요소였던것 같다.
실사 영화보다는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참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영혼의 기억을 색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편이 더 멋질것 같고 전반적인 스토리의 분위기나 감동 포인트 역시 애니메이션이 더 어울릴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영상 제작이 현실화되길 바라본다.
사람이 죽으면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이 생의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떠올려본 적이 있을 겁니다. 죽음 뒤에 찾아오는 것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두려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같은 것은 타인이나 책을 통해 익힐 수 있는 것들이에요. 하지만 오직 하나, 죽음만은 그 누구로부터도 가르침을 얻지 못합니다. 죽은 사람은 이 세상에 속한 존재가 아니게 되므로. 한 번 떠나버리면 그것으로 더는 접촉할 수 없게 되니까. 그래서인지 더욱, 죽음과 관련된 소재에 사람들은 끌리게 되는 것일지도 몰라요. 이런 저런 이야기들 속에서 이왕이면 아름다운 희망을 발견해 그 용기로 죽음과 마주하고 싶어서.
그렇다면 우리의 영혼은 무슨 색일까요. 영혼에게도 무게가 있다는 말은 들어봤지만 색채라니,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으나 여기 사신은 각기 다른 색을 가진 혼의 조각을 얻어 물감을 만들고 그림을 그립니다. 비록 고양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역마인 찰스와 함께 임무가 떨어지면 죽음을 맞은 사람의 혼을 저승으로 인도하고, 그 혼의 조각을 약간 받는 것이죠. 각각의 영혼에 새겨진 기억들. 마지막 순간 인간들이 떠올리는 기억은 과연 무엇일까요.
안타까운 고독사, 한순간에 벌어진 사고사, 절망이자 희망으로 선택한 자살, 죽음을 인식하지도 못한 채 한 곳을 떠도는 혼, 그리고 살인. 사신이 만나는 죽음 사이사이에 그의 과거가 드러납니다. 현재에서는 괴물이자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인 '잭 더 리퍼' 소재를 활용해 사신의 정체에 궁금증을 심어두었는데요,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다른 독자님들 더 궁금하시라고 사신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드아!! 너무 길게 이야기하면 입이 안 멈출 것 같아요!! 다만, 사신과 사역마의 관계에 대해 깜짝 놀랐다는 것, 전하지 못한 마음이 너무 가슴 아파서 코끝이 시큰해졌다는 것만 말씀드릴게요. 아무리 잔인한 인간이라도 사랑으로 구원받을 수 있는 마음 한 자락은 남겨두었으면 한다는 바람도요.
처음에는 요즘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가벼운 슬픈(?) 소설인 줄 알았는데, 읽다보니 판타지 같기도 하고 예전에 한때 좋아했던 서양풍 미스터리 같아 점점 빠져들어 읽었습니다. 특히 시처럼 아름다운 묘사들,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통해 전해져오는 매력이 큽니다. 게다가 누구에게나 존재할 두 번째 기회, 그 기회가 인간 뿐만 아니라 사신에게도 있다는 것이 독특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두 번째 기회가 있을 거라고 해도, 우리 지금을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요. 끝내 전하지 못한 마음으로 안타까움만 남기지 말고, 죽음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현실 속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강구하면서. 매 순간을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채워보아요. 비록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자신은 행복하다고 했던 '우노하라 세이라' 처럼요. 사신은 죽은 이의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하지만, 이 작가님은 인간의 삶을 응원하고 있다는, 그런 기분이 강하게 듭니다!
** <서사원>으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