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격서(聲東擊西)는 동쪽에서 소리 지르고 서쪽을 친다는 뜻으로, 동쪽을 공격하는 것처럼 상대를 교란시키고 실제로는 서쪽을 공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중요한 것은 서쪽을 공략하기 전에 상대로 하여금 우리가 동쪽을 공격할 것이라고 믿게 하는 것입니다. 상대는 전혀 예상하지 않은 상황이라 무척 당황할 것이고, 그런 혼란을 틈타 공격하는 전략입니다. 반전이 담겨 있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를 볼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장면에서 스릴과 서스펜스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스포츠 경기에서도 가끔 믿기 어려운 기적적인 상황이 벌어지는데, 이런 극적인 반전이 청중을 열광으로 몰아넣습니다. 야구경기는 9회 말 투 아웃에 홈런을 날려서 역전승을 거둘 때 가장 재미있습니다. 축구경기에서도 제일 극적인 경기는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넣을 때죠. 이런 상황은 보는 이로 하여금 흥분과 감동을 자아냅니다. 극적인 반전 전략이라 할 수 있는 성동격서 전략은 청중의 마음을 자극하여 집중력을 높이고 청중의 마음을 훔치는 강의 테크닉으로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성동격서 전략은 설득의 법칙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일례로, 설득의 법칙 중 큰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는 먼저 아주 사소한 요구부터 시작하여 시나브로 점점 더 큰 것을 요구하라고 합니다. 처음에 “예”라는 긍정을 유도하면 점점 요구 조건을 늘려도 섣불리 거절하지 못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또, 처음에는 원하는 것보다 수십 배 이상 큰 것을 요구하고, 나중에 점점 줄여서 요구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이것은 계속해서 거절하다 보면 나중에는 미안해서라도 허락하게 된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설득은 상대에게 위장된 사실과 감정을 전하고 인간이 가진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결국은 원하는 것을 얻는 것인데 성동격서 전략과 흡사합니다.
성동격서 전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상대가 가짜 공격 목표를 진짜 공격 목표로 알게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상대가 자기의 술수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예측해야 합니다. 상대를 꾀기 위해서는 상대가 좋아서 어찌할 줄 모르는 미끼를 던져야 합니다. 아울러, 그 미끼에 걸리면 어느 정도 강도로 반응하며 그 반응에 대해 어떤 행동을 할지 예측할 줄 알아야 합니다.
제갈공명이 성문을 활짝 열어놓은 공성계(空成計)로 사마의를 물리친 것도 사마의를 잘 알았기 때문입니다. 제갈공명은 성문을 열어놓으면 의심 많은 사마의가 쉽사리 공격하지 못할 것을 미리 예측했고, 사마의는 평상시 준비성이 철저한 제갈공명이 매복이나 특별한 계책이 없으면 성문을 활짝 열어놓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기에 철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동격서 전략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상대를 잘 알아야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가 자기에 대해 어느 정도 알도록 일부러 정보를 흘리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강사는 청중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분위기를 좋아하며 어떤 문화를 선호하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교육학 용어로 청중 분석이라고 합니다. 청중의 연령, 성별, 학력, 직위, 출신지, 출신학교, 전공, 경력, 관심사 등 청중에 관해 알 수 있는 모든 것을 발췌하여 분석해야 합니다. 이에 더하여 강의 중에도 더듬이를 곤두세워서 교육에 참가한 청중의 일거수일투족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분석해야 합니다. 또한 새로 얻은 정보는 데이터베이스에 축적하여 다음 강의에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강사가 청중을 알아야 하는 이유는 청중의 요구에 합당한 미끼를 던져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청중의 눈높이에 맞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강의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아니라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모든 강사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강사는 청중의 성향을 파악하고 분석한 자료를 토대로 청중의 요구 조건을 십분 맞춰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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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계 _ 성동격서(聲東擊西) - 청중의 마음을 자극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