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후에 오는 것들』이라는 소설로 한일 최초로 함께 작업을 했던 츠지와 연락이 끊긴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간다. 예쁘고 유명한 여배우인 아내와 그 결실인 아들과 함께 파리의 한국 식당에서 오징어볶음을 자주 먹는다는 그를 나도 잊고 산 지 오래다. 오늘 츠지의 새 책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는 절망으로 가득 찼던 싱글대디가 어두워진 아들에게 주었던 밝고 힘찬 요리들을 모았다. “싱글대디가 되었을 때의 절망감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는 말로 시작하는 그의 글에는 이런 절망을 이기라고 응원하는 양파, 감자, 올리브 그리고 치즈들이 등장한다. 아침마다 부엌 창가에 서서 찬물에 쌀을 씻으며 “지지 않을 거야.” 하던 읊조림이 어느새 “맛있게 할 거야.”로 변해 갔다는 그의 말은, 절망과 눈물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살자.”로 변해 갔다는 뜻일 것이다. 이 글을 읽으며 그의 절망의 편린들에 울컥하다가 어느새 나는 감자를 깎고 양파를 볶고 토마토를 썰고 싶어졌다. 그러니까 오늘, 잘 살고 싶어졌다는 것이다. 고마워요, 츠지상. 간바테!
- 공지영 (소설가)
‘주방으로 도망가자. 그곳에서 인생이 새롭게 시작된다.’ 츠지 히토나리가 알려주는 새로운 인생 시작법이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세상에 맞서 싸우라고 조언하지 말자. 가끔은 힘겨운 현실로부터 도망가라고 해 주자. “소설 속으로 영화 속으로 게임 속으로 도망가도 된단다.” 츠지 히토나리는 주방으로 도망가라고 추천한다. 재료를 다듬고 요리에 집중하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데, 이 책은 그 속에서 휴식을 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주방으로 도망친 아빠와 아들의 대화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레시피북을 보다가 울다니, 책 속에 양파와 마늘이 많이 든 모양이다.
- 김중혁 (소설가)
글이 안 풀릴 때면 요리를 한다. 맛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음식은 어떻게든 완성되니까. 작게나마 성취한 것 같으니까. 츠지 히토나리의 『네가 맛있는 하루를 보내면 좋겠어』를 읽으며 여기에 ‘함께’라는 이름의 향신료가 더해질 때 먹는 입을 뜻하는 ‘식구(食口)’가 완성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이 책은 요리 비법뿐 아니라 삶의 단맛부터 신맛, 쓴맛, 짠맛에 이르기까지 인생 비결이 담긴 책이기도 하다. ‘누군가를 위해 요리하는 사람’은 살아 있음을 긍정하는 사람이다. 살아 있으니까 요리를 한다. 음악을 한다. 책을 쓴다. 사랑을 한다. 아빠는 아들에게 들려주듯 우리에게 다정하게 속삭인다. “즐겁게 만든 건 분명히 맛있으니까.”
- 오은 (시인)
자식의 눈높이에 맞춘 레시피여서 생초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따라 해 보고 싶은 충동이 생기게 하는 훌륭한 요리책이다. 레스토랑에서나 먹던 프랑스 요리를 가정에서 간단히 재현할 수 있다니. 채소를 많이 먹으면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는 지론의 츠지 히토나리. 자식을 향한 싱글대디의 애틋한 사랑이 레시피에 속속 배어 있다. 배달앱을 즐겨 찾는 싱글맘으로서 번역하는 동안 그저 부끄럽고 그저 존경스럽고 그저 감탄스러울 따름이었다.
- 권남희 (번역가)
책장을 덮을 때쯤 알게 되었다. 이 책의 주제는 결국 ‘온기 (溫氣)’라는 걸. 부모의 이혼으로 얼어붙은 아들의 마음을 데우기 위해 주방의 불을 끄지 않고 토마토 파스타를 만들던 아빠의 마음. 고통 속에서도 아들을 먹여야겠기에 굽고 찌고 볶으며 자그마한 행복을 긁어모아 미래를 꿈꿔 온 아빠는 이제 훌쩍 자라 고등학생이 된 아들에게 말한다. “힘들 땐 언제든 도망쳐 오렴. 주방은 절대 배신하지 않아.” 독창성보다 기본을, 자유보다 일의 순서를, 긍정과 함께 부정도 소중히 여기라는 삶의 레시피를 요리법 속에 살짝 숨겨 놓은 아빠의 재치란! 냉정과 열정 사이에서 갈피 못 잡고 방황하던 내 마음도 소박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 책을 읽는 동안 뭉근히 데워졌다.
- 곽아람 (기자, 『공부의 위로』 저자)
아빠와 아들이 나누는 사랑과 추억, 미래의 약속. 식탁 위에서 이루어지는 찬란한 장면들이 한 권에 담겨 있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그것의 가치를 알기에 두 아들이 아주 어렸을 때부터 아무리 바빠도 부러 시간을 내 함께 식사를 하곤 했다. 아마 우린 요리를 통해 삶의 지속성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지구 저편의 낯선 것일지라도. 그의 위트 있는 표현과 탁월한 요리 선정에 찬사를 보내며 모든 이에게 전가의 오렌지 소금 같은 책이 되길 소망한다.
- 이종혁 (배우)
이 책에 옮겨 담은 츠지 히토나리의 부엌은 잠시도 따듯함을 잃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를 통해 인생이 담고 있는 따듯한 위로를 사춘기의 아들에게 전해 준다. 그런 그의 요리 교실은 이 글을 읽는 다른 모든 이들에게도 김이 피어오르는 훌륭한 한 그릇의 격려가 되어 줄 것이다.
- 박준우 (셰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