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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근법 배우는 시간

원근법 배우는 시간

창비시선-483이동
송진권 | 창비 | 2022년 10월 24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4건 | 판매지수 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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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124쪽 | 174g | 125*200*20mm
ISBN13 9788936424831
ISBN10 893642483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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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말해야 하나
그 집 지붕 아래 수수깡 드러난 처마에 대하여
서까래를 밟으며 지나간 검댕 묻은 전깃줄을
꼬옥 쥐고 있던 애자에 대하여
처마마다 한발이나 되게 매달리던 고드름들에 대하여
댕그랑댕그랑 톰방톰방 뚝뚝 똑똑
오도독 오독 함께 살던 소리들에 대하여
그 집에 살던 사람들의 사진이 걸린 파리똥 앉은 사진틀에 대하여
저녁거리 시래기를 내리던 마른 손에 대하여
서까래에 매달려 있던 씨갑시 봉지들에 대하여
제비똥 떨어지지 말라고
제비집 아래 달아둔 송판에 대하여
처마 밑에 매달린 둘둘 말린 멍석이며
양말 주머니 매단 기다란 감전지에 대하여
고드름 떨어지는 소리에 놀란 개가
컹컹 짖던 것에 대하여
어떻게 다 말해야 하나
---「다시 그 저녁에 대하여」중에서

물봉숭아 쩔어붙은 골짜기
두꺼비 어정시러이 기어가는 저녁
돌 틈서리 바위굴마다엔 가재가 살고
가재굴 앞 돌멩이 밑엔 꾸구리가 살고
쇠똥 같은 초가지붕 아래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가지나물에 마늘쫑다리
고추장 풀어 지진 감자 먹고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드문드문 뉘 섞이듯
타성바지들과 섞여 은진 송가들이 살았습니다
호박잎 물들어 파란 밥 먹고 살았습니다
찬물구덩이 물 길어다 먹고
도롱골 오박골 큰골 작은골
구름 위 쇠물재 가릅재로 밭매러 다니며
우리들이 살았습니다
---「못골 살 때」중에서

흐르기도 하고
흥건히 고이기도 하고

안 떠나기도 하고
못 떠나기도 하고

차마 못 오기도 하고
지긋지긋해서 안 오기도 하고

더러는 머윗잎으로 앉았고
더러는 해바라기로 껑충하니 서서

달이산으로 비껴 내리는
수박 속 같은 노을이나 바라보는 곳
---「심천」중에서

호랑지빠귀 우는 밤이다
송홧가루 묻어나는 달도 떴다

이런 밤 같은 시 한편 쓰면
먹어도 다 살로 가고 아픈 데도 하나 없겠다
묵은 체기도 쑥 내려가고
죽는대도 슬프지 않겠다
---「지프니 봄밤에」중에서

여름 저녁에 나와 앉아서
들깨처럼 흩뿌려진 별을 보기도 하고
이제 마악 꽃잎을 여는 분꽃을 보기도 하는 때
기웃이 분꽃을 들여다보며
별자리마다 웅크린 이들까지도 들여다보면서
어릴 적 읽은 이야기책에서
꽃이 되고 별이 된 이들의 내력을 기억해내고는
꽃 속으로 주둥이 들이미는 박각시까지 반갑기도 합니다
붉은 다라이 속에 꽉 차게 들어앉은 달을
처마 물받이 쪽으로 옮기기도 하면서
이 많은 이들 다 누구인지
그 이야기들을 믿던 마음까지도 돌아와
도라지 꽃망울이나 투욱 터트리며
그 앞에 쪼그려 앉기도 합니다

누구여?
그 속에 들어앉은 이 누구시냐고 묻기도 하면서
---「누구여」중에서

그렇지
마음도 이럴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소나기 한줄금 지나가시고
삽 한자루 둘러메고 물꼬 보러 나가듯이
백로 듬성듬성 앉은 논에 나가 물꼬 트듯이
요렇게 툭 터놓을 때가 있어야 하는 거라
물꼬를 타놓아 개구리밥 섞여 흐르는 논물같이
아랫배미로 흘러야지
속에 켜켜이 쟁이고 살다보면
자꾸 벌레나 끼고 썩기나 하지
툭 타놓아서 보기 좋고 물소리도 듣기 좋게
윗배미 지나 아랫배미로
논물이 흘러 내려가듯이
요렇게 툭 타놓을 때도 있어야 하는 거라
---「소나기 지나가시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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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장대를 높이 든 아이들”(「장대 들고 따라와」)을 따라가는 시인이 있다. “해와 달이 한 하늘에서 놀고/명암이 음양이 한자리에서/지지고 볶고 놀”던 시절, “애초에 구분된 것도 없고/사람이고 짐승이고 다 한 말을 하”(「소나기 지나간 여름날」)던 시절, 태초의 혼돈 상태로 돌아가 시인은 배 속 핏덩이의 목소리로 “언젠가 내가 피로 뭉쳐지던 때/형체도 갖지 못했던 붉은 덩어리일 때의 기억”(「원근법 배우는 시간」)을 불러낸다. 원근법 너머의 시간 속에는 “하늘이 다 사람 살게 하시나부다”(「봄비가 오려 할 때」) 믿으며 살던 사람들과 그런 믿음이라도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들과 “팔밭 다랭이 일궈 먹고 살”다 죽으면 가릅재 “골짝으로 들어와 묻혀”야 할 사람들과 이미 묻혀 “하늘 위에 빼곡한 별”(「가릅재」)이 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일관되게 ‘못골’이나 ‘가릅재’와 같은 반(半)신화적 공간에서 살다 간 사람들, 전근대의 모순 속에서 상처 입고도 웃으며 살아야만 했던 사람들의 삶을 따스하게 그려내어 그들에 대한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시로 전한다. “진득하니 붉어서 서로 엉겨 붙으며 이상하게 아름다운 모양”(「가죽나무 에서 가죽나무로」)의 시를 쓰며 그는 “세상에서 지니고 온 노래”(「너무 많은 어머니들」)를 다 풀어놓을 때까지 아이처럼, 아이가 되어 지상에서 자라나 하늘을 가리키는 장대를 들고 씩씩하게 걸어갈 것이다.
- 김성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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